본문 바로가기
News/태양광-태양열

태양광 폐패널의 오해와 진실

by R.E.F. 15기 민정윤 2019. 10. 9.

태양광 폐패널의 오해와 진실

15기 민정윤

 

  ‘중금속 범벅 ‘폐 태양광 패널’ 폭증… 무방비로 매립만’, ‘태양광 발전, 유독성 폐패널 비상’ 이러한 기사의 제목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최근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과 발암 물질 성분이 함유된 폐패널이 현행 재활용 제도의 미비로 인해 2030년까지 무방비로 매립될 수 없다는 기사가 많이 쓰여지고 있다. 수명을 다한 태양광 패널은 납, 카드뮴, 크롬 등 유독성 물질이 범벅이며, 심지어 이를 처리할 시설이 부족하여 어쩔 수 없이 토양에 매립해 유독성 물질이 토양으로 흘러들어 수질을 오염시킨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태양광 패널은 정말 유독한 것인지 알아보고, 현재 태양광 폐패널을 처리할 정책이나 제도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논해보려 한다.

 

1. 태양광 패널 및 폐패널의 유독성에 대한 진실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에서는 태양광 패널과 관련된 유독성에 대해 “이미 제작되어 사용되고 있는 태양광 패널에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건강 위험은 0에 가깝습니다. 태양광 패널이 가져올 수 있는 환경 오염은 주로 제작 및 폐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다른 모든 전자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책임 있는 제작 및 폐기 과정을 통해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라고 한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현재 태양광 패널에 이용되는 태양전지의 소재는 어떻게 될까? 처음부터 지금까지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실리콘(규소)이다. 실리콘이 많이 사용되는 이유로는 가격이 싸고, 전자 산업에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다루는 방법이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 이외에도 많은 물질이 태양전지의 재료로 연구되고 있으나, 현재 널리 실용화된 물질은 실리콘과 CIGS(구리, 인듐, 갈륨, 셀레늄의 화합물), CdTe(카드뮴 텔루라이드) 등이다.

그림1. 태양전지 종류별 효율 및 특징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2014 신·재생에너지 백서』

  그렇다면 폐기되는 패널에서는 어떠한 유해물질이 나올까? 국내 연구에서는 2018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국립환경과학원에 의뢰한 국내 태양광 폐패널 유해물질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용출분석 대상 중금속은 7가지 금속(Cu, Pb, Cd, As, Hg, Cr, Cr6+)이며, 분석 결과 3가지 금속(Cu, Hg, Cr6+)이 모든 시료에서 정량한계 이하로 검출되었다. 반면 납(Pb)은 모든 시료에서 0.064~0.541mg/L의 범위로 분석되었다. 또한 3가지 샘플에서 비소(As)가 0.008~0.138mg/L 범위로 검출되었다.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의 [별표1] 지정폐기물에 함유된 유해물질에 명시된 지정폐기물 기준에 따르면 7가지 중금속 모두 지정폐기물 기준 미만으로 검출되었다.

  함량 분석은 6가지 중금속(Cu, Pb, Cd, As, Hg, Cr)을 대상으로 수행되었다. 그 결과, 2가지 중금속(Cd, Hg)이 검출한계 미만으로 나타난 반면, Cu, Pb, As, Cr은 모두 검출되었다. 특히 납의 함량분석 결과 88.7~201.8mg/kg의 범위로 나타났다. 이는 폐패널에 다량의 납이 포함되어 있음을 의미하며, 폐패널이 자연환경에 무분별하게 노출될 경우 납 유출로 인한 환경 및 인체영향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폐기된 태양광 패널이 땅에 매립되는 등 방치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일이다. 이러한 일을 방지하고자 태양광 폐패널 관리상의 안전과 단순 매립이 아닌 재사용이 중요하다고 본다.

2. 국내 태양광 폐패널 관리 및 처리에 대한 정부의 제도도입

   태양광 패널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2020년 약 95톤에서 2030년 1,868톤으로 연평균 34%의 성장률로 크게 증가할 예정이라고 한다. 따라서 향후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태양광분야 폐기물들의 모니터링 및 통계 구축, 처리 방법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그리하여 정부와 업계는 2022년까지 태양광 폐패널 회수·보관 체계 구축, 재활용 기술개발 등 기반 마련 후, 2023년부터 태양광 패널에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를 도입하기로 합의하였다.

  첫 번째로, 태양광 패널 등 23종의 전자제품을 생산자책임재활용제(EPR) 및 유해물질 사용제한(RoHS) 품목에 추가한다. 그동안 생산자책임재활용제 및 유해물질 사용제한이 적용되는 전자제품은 냉장고, 세탁기, 텔레비전, 컴퓨터 등 27개 품목이었으나, 이번에 태양광 패널 등 23개 품목이 추가되면서 총 50개 품목으로 늘어나게 된다. 환경부는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생산자책임재활용 대상 품목을 모든 전자제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0년부터 이번 확대되는 품목에 대한 재활용 의무량을 부과할 계획이나, 태양광 패널의 경우 회수 체계, 전문 재활용 업체 등 재활용 기반이 마련되는 기간을 고려하여 의무량 부과를 2021년 이후로 유예함으로써 업계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두 번째로, 태양광 폐패널의 안전하고 친환경적 재활용의 방법 및 기준을 마련하는 등 미래폐기물 재활용 시스템(재활용 유형과 재활용의 방법 및 기준)을 구축한다. 또한 미래 폐자원 공공수거체계를 구축하고 전문 재활용업체를 육성하는 등의 ‘미래폐기물 재활용 체계 구축 방안’도 추진한다. 또한 2019년부터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를 구축하여 민간의 수거 및 재활용 체계가 활성화되기 이전 배출되는 태양광 폐패널 등을 안전하게 수거 및 보관할 예정이다. 거점수거센터에서는 가정에서 배출된 태양광 폐패널의 경우, 지자체 책임 아래에서 수거하고, 태양광 발전소에서 배출될 경우, 발전 사업자 책임 아래 ‘거점수거센터’로 수거하여 재활용되도록 하였다.

3. 국내 태양광 폐패널 관리 및 처리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른 국내 태양광 폐패널의 관리상 주요 문제점 및 검토사항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태양광 폐패널의 관리체계가 미흡하다. 현재 폐패널(가정용, 공공용, 발전사용)은 대부분 시공업체, 제조업체, 입대업체 등을 통해 배출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인증기준 없이 제3국에 수출되거나 재사용이 불가능한 패널은 상당량이 혼합건설폐기물로 처리되어 결국 매립 처분되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태양광 발전설비는 건설폐기물로 처리해서는 안된다. 이렇게 부적정 처리될 경우 앞서 말했던 납 등의 유해물질에 따른 환경유해성 우려가 높아진다.

  두 번째로, 태양광 폐패널 통계관리가 미흡하다. 태양광 폐패널 발생 시 신고하도록 하는 의무가 부재하다. 국내 태양광발전의 경우 설치에 관련된 규정만 존재하고, 사용 후 처리 규정은 미흡한 상황으로 폐패널 발생량, 처리량 등 파악이 어려운 상태이다.

  세 번째로, 재사용에 대한 국내 인증기준 부재하다. 현재 발생된 폐패널의 국내 재사용에 대한 인증기준 부재로 국내에서는 재사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인증기준이 필요없는 해외 동남아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해외 판로의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수출이 불가능하게 될 수 있으므로 국내 재사용 시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네 번째로, 재사용 이외는 단순 매립처분 되는 실정이다. 국내 제조된 태양광 패널 용출시험 결과에서 납이 용출되었으며, 일부 모듈의 경우 비소 등이 검출되었다. 이로써 깨진 모듈 등이 단순 매립될 경우 환경오염을 초래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아직까지는 상용화된 재활용 기술이 부재하고, 경제성이 낮은 상황이다.

  다섯 번째로, 폐기 이후 철거 및 운반 등 안전 지침이 부재하다. 태양광 발전 설비는 감전 위험이 있으므로 철거 작업부터 주의가 필요하고, 태양광 패널은 빛이 닿으면 발전하므로 감전 방지를 위해 표면을 절연 처리되는 시트로 덮고 절연 처리된 공구를 사용하여 위험을 줄여야 한다.

 

   국내 태양광 폐패널 유해물질 분석 결과,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의 [별표1] 지정폐기물에 함유된 유해물질에 명시된 지정폐기물 기준에 따르면 7가지 중금속(Cu, Pb, Cd, As, Hg, Cr, Cr6+) 모두 지정폐기물 기준 미만으로 검출되었으나 함량분석에서는 Cu, Pb, As, Cr은 모두 검출되었고 특히 납의 함량분석 결과 88.7~201.8mg/kg의 범위로 나타났다. 이는 폐패널에 다른 성분에 비해 다량의 납이 포함되어 있음을 의미하며, 폐패널이 자연환경에 무분별하게 노출될 경우 납 유출로 인한 환경 및 인체영향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처럼 실제로 태양광 폐패널에는 유독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미량(납 0.01%)이고, 공정 및 폐기 처리에서의 관리를 통해 환경으로의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 따라서 현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한 논의를 거쳐 태양광 폐패널의 관리체계를 구체화하고, 단순매립이 아닌 재사용을 위해 국내 인증기준을 설정하여야 한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중 하나인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바로 잡기 위해 대중매체나 에너지 행사를 통해 기존의 오해를 해소하고 새로운 정보를 알릴 필요가 있다. 10월 23~25일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에너지전환의 사회적 측면에 대해 논의하는 제8회 세계재생에너지총회(KIREC)가 열린다고 한다. 이러한 국제 컨퍼런스에 참여해 보며 재생에너지에 대한 오해를 풀고, 관련 기술의 정책이나 재생에너지 확산의 도시 모델을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참고문헌

1. 그린피스, 『팩트 체크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진실은?』, 2018.04.16

2. 산업통상자원부, 『2014 신·재생에너지 백서』

3. 조지혜, 서양원, 김유선, 『태양광 폐패널의 관리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2018.05

4. 환경부, 태양광 폐패널 재사용·재활용 확대 추진, 2019.08.1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