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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세, 더 내야 하나요?

알 수 없는 사용자 2021. 6. 28. 09:00

탄소세, 더 내야 하나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8기 이시은

 

3월 10일, 유럽의회는 톤당 40유로(5만 원)의 탄소 국경세를 부과하겠다는 의회 보고서를 채택했다. 탄소국경세가 도입된다면 자칫 ‘자국 보호주의’로 보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유럽의 움직임에 따라 탄소국경세와 탄소세에 대한 논의들이 오가고 있다. 탄소 국경세의 논의가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한 국가가 탄소국경세를 도입하게 된다면 타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뿐 아니라 도의적인 문제 또한 아직 과제로 남아있기 때문에 탄소 국경세의 입법 진척이 근래에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보다 낮은 단위의, 탄소세의 도입이 여러 국가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탄소세 도입과 관련하여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를 계기 삼아, 탄소세에 대해 알아보고 탄소세가 도입될 경우 국내의 기업과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논의를 해보고자 한다. 탄소 국경세에 대해서는 “관세를 더 내라니, 무슨 EUro?: 탄소국경세” 기사를 참고해주길 바란다. 

[자료 1. 탄소세]

출처 : Maravilla Stereo

탄소세란?

탄소세는 1990년 핀란드에서 처음 도입되었다. 탄소세는 비(非)시장재인 ‘탄소 배출’에 가격을 부여하는 행정적 장치로, 가격신호를 활용하여 환경오염의 부정적 외부효과(외부불경제)를 수정하는 규제 정책이다. 탄소세는 직접적인 금지 규제와는 달리 환경오염이 유발하는 사회적 비용을 시장기구 내부로 들여와 인위적으로 가격을 부여하여 시장참여자들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시장친화적 규제라고 볼 수 있다. 정부가 세율을 책정하고 이러한 세율이 적용되는 기업체들은 배출량에 따라 톤당 해당 세율을 적용하여 금액을 지불하게 된다. 탄소세를 채택하면 농업, 항공, 해상운송 등의 예외 대상을 제외하고 화석연료에 우선적으로 탄소세를 부과하게 된다. 탄소세는 탄소에 대한 가격을 책정하는 장치로 이용될 수 있으며, 따라서 비용 대비 굉장히 효율적인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탄소세를 부과를 하게 되면 이에 따라 세수가 증가하는 부차적인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탄소세 과세의 목표가 세수 증가가 아니라 해당 국가가 설정한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임을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학계에서 탄소세는 탄소배출권 거래제와 많이 비교되는데, 배출권 거래제(ETS)에 비해 탄소세는 탄력적으로 세율을 조정할 수 있다. 경제위기나 다른 비상사태 발생 시 상황에 따라 세율 인상 속도를 적절히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과세 대상 범위를 에너지 부문에 한정하지 않고 일반 소비재까지 확대할 수 있어 낮은 세율로도 교정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더불어, 역진성 효과를 방지하기 위한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지만, 세금 부담이 탄소 배출량에 충실하게 비례하기 때문에 에너지 취약계층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도 상대적으로 작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수량 확실성을 지니는 ETS에 비해 가격의 확실성을 지니는 탄소세는 정부 측의 행정 부담은 적으나 추후 탄소 배출량 감소에는 덜 효과적일 수 있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자칫 목적과 수단이 주객전도 되어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 대신 돈만 내면 탄소를 더 배출해도 된다는 사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배출량이 에너지 수요와 연료 가격에 민감하다는 점도 최종 배출량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역진적인 소득 분배를 초래하고 조세 저항이 심하다는 점이 아직 탄소세의 큰 과제로 남아있다. 

[자료 2. 세금의 종류]

출처 : 조선 멤버스

잠시 역진성에 대해 언급을 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세금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누진세, 비례세, 역진세이다. 비례세는 기울기가 일정하게 증가・감소하는 세금으로, 세율이 동일한 반면 누진세와 역진세는 소득의 수준에 따라 적용되는 세율이 다르다. 현재 한국의 소득세 같은 경우는 누진세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계층이 더 높은 세율을 부담한다. 반대로 역진세의 경우는 소득 수준이 낮은 계층이 더 높은 세율을 부담한다. 현실에서 역진세의 사례는 잘 없으나, 역진적인 성격의 세금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에너지세인데, 에너지 사용량은 개인의 소득 수준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휘발유 사용을 예로 들면, 소득이 높다고 해서 한 번에 자가용을 3개씩 타고 다닐 수 없다. 기껏해야 연비가 좋은 자가용을 쓰는 정도의 차이뿐이고, 개인이 소비하는 휘발유의 양은 소득 수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반대의 예를 들면 명품 가방이나 액세서리 같은 사치품의 경우는 소득 수준이 낮다면 이를 전혀 사지 않아도 일상생활 영위에 무방하기 때문에 사치품은 소득 수준에 따라 소비량이 크게 차이가 난다. 즉, 에너지는 소득 수준에 따라 소비량이 크게 변하는 재화가 아니다. 따라서 에너지에 있어서 대부분의 가계는 비슷한 양을 소비하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소득 수준이 낮은 가계의 에너지 소비 금액은 전체 가처분 소득에서의 비중이 더 큰 것이다. 같은 천 원을 쓰더라도 전 재산이 만원인 사람과 100만 원인 사람에게 그 영향의 크기가 다른 것과 같은 논리이다. 이러한 역진성을 에너지세가 갖고 있고, 화석연료에 부과되는 탄소세가 따라서 역진적인 소득 분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탄소세의 효과 및 반응

탄소세에 대한 반응들은 다양하다. 관련 산업계에서는 SK E&S, GS에너지, 포스코에너지, E1, 두산중공업, 한화에너지 등 10여 개 에너지기업이 모여 만든 민간 기업 중심의 에너지 연대체인 에너지얼라이언스가 출범하여 4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였다. 업계의 관계자는 큰 틀에서는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방안을 환영하지만 탄소중립 추진과정에서 충분한 대안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하였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탄소세의 도입은 소비자의 부담을 배가할 것이다. 탄소세의 과세 대상 범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조세 귀착이 누구에게 더 많이 가느냐에 따라 이에 대한 국민의 반응도 달라질 것이다. 아래 그래프와 같이, 조세 귀착은 탄력성이 낮은 쪽에 귀착이 되는데, 탄력성이란 가격의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변하는가에 대한 지표이다. 다시 말해, 쌀이나 물 등의 필수품은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쉽사리 소비를 포기하기 힘든 제품인 만큼 그 수요가 비탄력적이고, 악세사리나 사치품의 경우는 가격이 올랐을 경우 쉽게 포기할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에 그 수요가 탄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세금이 필수품에 부과가 된다면 수요가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조세 귀착이 더 크게 일어날 것이며, 반대로 공급이 비탄력적인 경우에는 기업들이 더 큰 조세 귀착을 부담하게 된다. 탄소세의 경우, 에너지 등에 부과가 된다고 생각을 해보면, 앞에서 언급한 역진성에 대한 논의와 비슷하게 에너지 소비와 사용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재화이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높은 조세 귀착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자료 3. 탄력성에 따른 조세귀착 ⓒ이시은]

더불어, 이미 교통·에너지·환경세 부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그대로 두고 탄소세를 도입하면 이중과세라는 지적 또한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다. 소비자뿐 아니라 한국 기업들에게도 부담이 가중될 것인데, 기업의 경우는 현재 이미 국제 조세와 국내 탄소배출권거래제로 인한 환경 관련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데, 여기에 탄소세가 추가될 경우 삼중고에 시달리게 될 거라는 예상이다. 연구에 따르면 탄소세가 도입될 경우 국내 기업들의 세부담이 최대 36조 원 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사회적인 반응으로는 당연히 조세 저항이 있을 것이며, 역진적인 소득 분배로 인한 정치적인 부담 또한 예상된다.

탄소세 도입 현황

탄소세를 도입하고 있는 국가들은 주로 유럽 국가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주목할 만한 점은 각 국가의 제조업 비중이다. 탄소세 논의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미국과 EU의 경우는 제조업 비중이 각각 11.0%, 16.4%이다. 이에 반해 한국의 제조업 비중은 28.4%로, 탄소세로 인한 효과가 미국과 EU보다는 클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 영국,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스위스 등이 탄소세 도입 성공국으로 여겨진다. 이들 대부분은 세수 중립 정책과 세제 개혁을 통해 탄소세를 성공적으로 도입했으며, 특히 스웨덴은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구의 소득세를 인하해주고 온실가스 배출 저감 정책을 도입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과 경제 성장까지 동시에 이뤄낸 바 있다. 스위스 또한 탄소 배당제를 실시함으로써 조세 저항을 막아 효과적으로 탄소세 도입을 마쳤다. 이에 반해 탄소세 도입에 실패했거나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국가들도 있는데, 프랑스는 산유국의 감산 조치와 파리와 근교 지역을 둘러싼 사회적 특성으로 인해 조세 저항이 너무 심했고, 노란 조끼 시위로 이어져 탄소세 인상을 6개월 유예한 바 있다. 호주와 캐나다의 온타리오 주 또한 탄소세에 반대하는 사회적 분위기 주를 이루어 탄소세를 폐지하거나 연방 탄소세에 반기를 들었다.

한국은 연간 7억 톤 수준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데 이는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세계 10위권 정도이다.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2010년대 들어 증가폭이 크게 둔화되었으며, 이와 함께 경제성장률 대비 온실가스 증가 속도도 크게 개선되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용혜인 기본 소득당 의원의 탄소세법과 탄소세 배당에 관한 법률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이다.

발의된 법률은 탄소세의 도입과 함께 기본소득의 도입 또한 주장하고 있다. 발의안의 주요한 내용으로는 첫째, 에너지, 제조, 운송 등에 쓰이는 화석연료의 과세대상. 둘째, 화석연료의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른 과세 표준. 셋째, 온실가스 1톤(이산화탄소 상당량톤, CO2e) 당 8만 원의 세율(국제통화기금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각국에 제안한 온실가스 1톤당 가격은 75 달러이다). 넷째, 유상 할당받은 온실가스 배출권으로의 탄소세 대납 가능. 다섯째, 탄소세 배당 특별회계로 탄소세 세입 관리이다. 2021년 1톤당 4만 원으로 시작해 2025년에 이르러 8만 원에 도달하도록 하는 방안으로, 그 세입을 전 국민에게 월 10만 원씩의 탄소세 배당으로 균등하게 배분하고자 하는 바이다. 2019년 기준의 약 7억 8000만 톤의 온실가스 배출량에 1톤당 8만 원을 과세하면 약 58조 원의 세수가 확보되며, 현재 세수의 80%가 도로 건설 등에 사용되는 교통·환경·에너지세를 폐지하자는 세제 개혁안까지 담고 있다. 자세한 세율 책정에 대한 내용은 용혜인 의원의 홈페이지에 기재된 탄소세의 배당에 관한 법률안탄소세 법안을 참고해주길 바란다. 

탄소세 도입을 향한 과제 및 문제점

탄소세가 도입되기 위해 아직 해결될 과제가 많이 남았는데, 먼저 과세 대상의 범위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탄소 배출을 하는 모든 품목을 포함할지, 축소한다면 어디까지 축소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선제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세제 개편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독립 세목으로 신설할지, 교통·에너지·환경세를 개정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다. 독립 세목으로 신설할 경우에는 탄소세의 효과가 큰 대신 조세 저항이 크며, 기존 세목으로 조정할 경우에는 그 효과가 덜할 것이다. 조세정책은 국민이 공감하는 공평한 과세를 목적으로 해야 하며, 탄소세 도입과 교통·에너지·환경세 개편이 자칫 세수확보만을 위한 지나친 증세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특히 세제 개편에 있어 탄소세가 이중과세라는 지적이 가장 피하기 힘든 지적이다. 기업의 경우에는 앞서 말했듯이 이미 ETS 제도에 대한 비용을 지불 중이며, 소비자 또한 부담이 배가된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휘발유를 구매할 때 내는 세금은 관세, 교통·에너지·환경세, 주행세, 교육세, 부가가치세로 이미 5가지의 세금을 내고 있다. 최종 소비자 가격의 2/3가 세금인 셈인데, 여기에 탄소세가 추가된다면 소비자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자명한 결과일 것이다. 또한, 역진적 소득 분배 또한 해소를 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역진성 해소를 위한 수단으로는 현금 또는 현물의 형태로 저소득층의 소득을 보조하는 기존의 복지 정책을 활용하며, 이는 저소득층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경감해주지만 정책 본래의 목적인 저탄소 소비의 유인이 되지는 못한다. 더불어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명확한 정의의 부재에서 기인하는 선별적 복지의 필요 이상의 행정비용과 불공정성의 문제 또한 해결하기 힘들다. 에너지 복지를 확대할수록 도덕적 해이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빈곤층의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하면 재정 지원을 다시 확대해야 하는 악순환에 갇힐 우려가 있다. 이러한 역진성과 이에 수반되는 부작용들을 위해서는 현명하고 효과적인 세제 개편안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들의 타격이 있다. 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축 기술의 부족을 이유로 탄소 감축이 어렵다는 여러 차례의 호소를 해왔었는데, 대한상공회의소가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 투자 계획이 없는 약 65%의 기업들은 그와 같은 계획이 없는 이유를 감축 투자를 위한 아이템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답한 바 있다. 전 세계적 추세인 탄소 저감과 탄소세에 대해 공감을 하지만 제도 도입 전 다른 부문에서의 세금을 감면하는 등의 부수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나 배터리, ICT 분야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보다 철강, 화학, 시멘트, 정유 기업들과 같이 영업이익이 낮은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출량 기준 상위 100대 배출처는 전체 탄소세의 89.6%를 부담하고 있는데, 1톤당 각 $10, $30, $50의 탄소세 부과 시나리오를 고려해보았을 때, 영업이익 대비 탄소세 비중은 시나리오별로 10.8%, 32.3%, 53.8%로 나타났다고 한다. 심지어 여기서 영업이익 상위 10개 배출처를 제외하면 탄소세 비중이 39.0%, 117.0%, 195.0%까지 상승하게 된다. 톤당 $30를 부과하는 중위 시나리오의 경우, 발전 에너지 업계는 8조 8000억 원, 철강 업계는 4조 1000억 원, 석유화학 업계는 2조 1000억원 등, 전통적인 중공・제조업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철강업의 경우,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내야 하는 탄소세는 약 3조 7000억 원인데, 두 회사의 영업이익은 4조 2000억 원으로, 탄소세가 도입된다면 연간 영업이익의 89%를 세금으로 내게 된다. 특히 이미 현대제철을 2019년 탄소배출권 구매를 위해 배출 부채 1571억 원을 재무제표에 반영한 바 있는데, 이는 작년 영업이익인 730억 원의 두배를 주고 배출권을 사와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국내 정유 4사 (SK 에너지,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GS 칼텍스)는 5조 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교통·에너지·환경세의 95%를 차지하는 정유제품에 탄소세를 부과하게 될 경우 국내 정유 산업이 쇠퇴의 길을 걷게 될 거라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기 공급을 주로 하는 한전 등 공기업들의 부담 또한 늘어나 전기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 또한 높다. 이와 더불어, 해상 또는 항공 수송 부문은 업계의 구조적 특성상 현재 사용하는 화석연료를 단기간 내에 재생에너지로 대체할 수 없다. 따라서 탄소세가 부과된다면 제조업계 못지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세의 문제점에 대한 대책

이러한 탄소세의 문제점과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들에 대한 보완책으로, 먼저, 과세 대상의 범위는 탄소배출권거래제 대상이 아닌 부분부터 적용하되, 탄소배출권거래제와의 과세형평을 유지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일 것이다. 다음으로, 세제 개편을 통해 탄소세를 독립 세목으로 하되 낮은 세율을 적용한 후 차츰 확대해가야 할 것이다. 특히, 탄소세 도입 초기에는 교통·에너지·환경세의 일부를 완화해 세부담을 낮추는 것도 필요하다. 탄소세 도입에 앞서 휘발유와 경유 등 수송용 석유 제품에 부과되는 유류세, 특히 교통·에너지·환경세 개편이 선제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개편을 통해 환경세를 거두더라도 전체 세금이 늘지 않도록 하는 세수 중립적 세제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탄소세로 늘어난 세수를 통해 공중 복지를 향상해 세금 체계를 전환할 수 있는 여유 능력을 제공하게 된다면 탄소세의 큰 강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에너지 세제 개편 방안 중 지배적인 입장은 목적세인 에너지세를 보통세로 전환하고 이를 일반회계로 편입하는 것이다. 일반 회계는 일반 세입으로 일반적 지출을 담당하며 국가예산의 근간으로 수입과 지출의 연계가 배제되어 있다. 반면, 특별회계는 특정한 목적을 위한 세입과 세출을 계리하여 수입과 지출이 연계가 되어 있다. 특별회계는 예산집행의 탄력성을 높이지만, 지나치게 비대해질 경우 일관성 있는 재정운용을 어렵게 하고 결과적으로 재정배분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 만약 현재 에너지세를 일반 회계로 편입하게 되면 재정운용의 탄력성을 높일 수 있고, 에너지 세제의 수입은 녹색성장 기반 구축과 에너지 빈곤층 지원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역진적 소득분배의 가능성 해소를 위해서는 생활필수품에 대해 부가가치세 면세를 적용하는 것처럼, 필수품에는 낮은 세율을 적용해 역진적인 소득분배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탄소배출권거래제와 연동해 이중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면서 탄소 배출량 감축효과를 올리도록 해야 한다. 특히, 현재 수준에서는 다소 급진적이지만 탄소 배당제의 논의를 해볼 수 있겠다. 탄소 배당제란 탄소세의 세수를 기본소득의 방식으로 국민에게 동일한 금액으로 다시 배분하는 제도이다. 즉, 탄소세를 걷어 얻은 수입을 다시 국민에게 환급해주는 방안으로, 탄소세 세입을 기본 소득의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이다. 탄소 배당제를 도입하고 있는 국가는 현재 스위스뿐인데, 스위스의 경우는 탄소 부담금 수입의 2/3가 탄소 배당으로 환급하고 있으며, 납부자의 사용량과는 상관없이 스위스에 거주하는 이들에게는 동일한 금액을 지급한다. 나머지 1/3은 건물과 주택의 에너지 절감 개량사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지원하며, 매년 2500만 프랑은 환경부가 관리하는 친환경기술보증기금에 출연하고 있다. 탄소 배당제를 도입하게 될 경우 환급금은 사용량과 상관없이 납부자 모두에게 균등하게 지급된다. 환급금은 동일하지만, 탄소배출 제품을 많이 사용하는 소비자는 환급금보다 더 많은 탄소세를 내는 반면, 적게 사용하는 소비자는 환급금보다 더 적게 내기 때문에 과다 소비자로부터 상대적으로 많은 부담금을 거두어 평균 소비량 이하로 난방을 절약한 소비자에게 나눠주는 재분배 효과가 있다. 즉, 역진성을 누진성의 특성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탄소 배당제의 경우 전혀 새로운 재정활동이고, 스위스 외에는 선례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문제제기 수준의 논의일 뿐이다. 그러나 탄소세를 도입하게 된다면 탄소세의 단점을 잘 보완하는 제도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탄소 배당제에 관한 논의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탄소세로 인해 기업들이 받는 타격은 사실상 대책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정부에서 기술을 개발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결국 위 정책들로 인해 국민의 조세 저항 등을 해결해도 조세 귀착의 나머지 부분은 기업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소비자에게 조세 귀착이 더 이루어진다고 해도 영업이익과 탄소세 지출을 고려했을 때 기업들이 받는 타격과 조세 귀착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행상 및 항공 수송 부문에 있어서는 노후 경유 화물차를 수소 전기 화물차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고, 세제 혜택이나 수소 충전 인프라 지원 등을 통해 조금이나마 그 타격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볼 수는 있을 것이다. 

결론 및 제언

탄소세를 포함하여 결국 에너지 전환 비용은 모든 사람들이 같이 부담을 해야 하고, 결국은 소비자의 몫이기도 하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또한 국제적으로 봤을 경우는 모든 나라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경제적으로는 탄소세가 결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없을 것 같다는 의견과 그에 따른 지적이 마땅하지만, 에너지 전환의 당위성을 고려해보았을 때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더 현명한 탄소세 도입이 필요할 것이다. 에너지 전환과 탄소 중립에 있어 최고 선진국이며 시장의 규모가 큰 미국과 EU가 탄소 국경세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하는 것을 계기로 삼아 한국에서 또한 탄소세 등에 대한 논의가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그에 따라 탄소중립 사회로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길 기대해본다. 


탄소세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관세를 더 내라니, 무슨 EUro?: 탄소국경세”,  16기 임상현 18기 김채연 19기 문서영 19기 이성학,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275?category=745296

2. "CGE 모형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 분석, 하류 탄소세의 손을 들다", 17기 이명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m/3176 


참고문헌

1) 강찬수, “프랑스 노란조끼 시위 뒤에는 탄소세 있었다”, 중앙일보, 2018.12.19, https://news.joins.com/article/23220417

2) 권유정, "바이든 행정부 탄소세 도입 가능성…경기민감株 선별해야”, 조선비즈, 2021.01.19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1/19/2021011900429.html

3) 박영민, “'탄소세' 밑그림 그리는 정부…증세 논란은 여전히 부담”, ZDNet, 2021.01.14,  https://zdnet.co.kr/view/?no=20210113154321

4) 박혜진,"탄소세 도입세율은 CO₂ 1톤당 50달러 바람직…주기적 인상해야”, 한국세정신문, 2020.12.17, https://www.taxtimes.co.kr/mobile/article.html?no=247646

5) “발등에 떨어진 '탄소세'...탄소 감축 컨트롤 타워도 없어”, YTN, 2021.03.17 https://www.ytn.co.kr/_ln/0101_202103170630447373

6)  변국영, “온실가스 배출량에 탄소세 부과하고 세입을 국민에게 나눠준다”, 에너지데일리, 2021.01.07,   http://www.energy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5214

7) “배출권 거래 및 탄소세:두 가지 정책수단, 하나의 목표”, International Carbon Action Partnership, 2019

8) 손정아, 신다임, “탄소세, 지구를 살릴까”, 오마이뉴스, 2019.12.02,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92479

9) 손정아, 신다임, “한국에서 '탄소세' 도입 가능할까? 외국 사례 살펴보니...”, 오마이뉴스,  20.02.27,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16609

10) 안수교, “韓기업에 미칠 탄소세, 탄소국경세, 탄소배출권 이슈와 해결”, Daily NTN, 2021.03.12,  https://www.int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15653

11) 안종현, “'탄소세' 최대 36兆… 포스코·현대제철 영업익 90% 날아갈 판”, 뉴데일리경제, 2021.03.31 http://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1/03/31/2021033100060.html

12) 유재희, “해외 탄소세 도입 속도 ... 10년부터 국내 논의, ‘지지부진’”, 전자신문, 2021.01.21,  https://www.etnews.com/20210121000182

13) 임명규, “ESG와 탄소세”, TaxWatch, 2021.01.14 https://www.taxwatch.co.kr/article/tax/2021/01/14/0003

14) 조양준, "탄소세 부담 큰 산업에 제도적 지원 병행해야”, 서울경제, 2021.02.04, https://www.sedaily.com/NewsVIew/22IEGZTDJF

15) 조혜경, “탄소배당 연계 탄소세 도입의 필요성 및 기본 방향”,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2020.11

16) 최인수, “말 많은 탄소세 도입…올해 정부 용역 시행한다”, 에너지신문, 2021.03.25, http://www.energ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5837

17) 최혜림, “글로벌 탄소세 도입 논의 가속화…미국석유협회, 탄소 가격 책정 찬성”, 이투데이,  2021.03.02,  https://www.etoday.co.kr/news/view/1999886

18) 한재영, “'3중 탄소세'에···질식하는 한국 기업”, 서울경제, 2021.03.03,  https://www.sedaily.com/NewsVIew/22JNXDIH5C 

19) Joe Kennedy, “How Induced Innovation Lowers the Cost of a Carbon Tax”,  Information Technology & Innovation Foundation, 201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