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 녹색에너지 일까?
원자력발전, 녹색에너지 일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9기 김수정
서론
지난 2021년 12월 EU 집행위원회에서 마련한 ‘그린 택소노미‘ 초안에서 원자력 발전을 친환경으로 분류한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2022년 2월 2일에는 원자력 발전이 그린 택소노미로 분류된 ’EU택소노미‘가 확정·발의되었다. 원자력발전은 최근 가장 논란이 많은 에너지 발전 방법 중 하나로 이번 기사에서는 그린 택소노미와 원자력 발전에 대한 EU 회원국의 입장을 살펴볼 예정이다.
[자료 1. 원자력 발전소]
출처 : 아시아경제
본론1. 그린 택소노미란?
그린 택소노미란 녹색 산업을 뜻하는 그린(Green)과 분류학을 뜻하는 택소노미(Taxonomy)의 합성어로,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 활동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다. 즉, 어떤 산업 분야가 친환경 산업인지 분류하는 녹색 산업 분류체계로,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을 위한 투자 유도를 위해 친환경 사업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결국 어떤 사업이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된다면 투자가 활발해지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많은 기업과 투자자들도 사업이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
그린 택소노미는 EU에서 2020년 6월 세계 최초로 발표했으며 EU의 그린 택소노미 규정에 포함되기 위해선 해당 사업이 기후변화 완화, 기후변화 적응,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보전 및 복원, 환경오염 방지 및 관리 등의 환경목표 중 하나 이상의 달성에 기여하고, 그 과정에서 다른 환경목표에 중대한 피해를 주지 않아야(DNSH, Do No Significant Harm) 한다.
본론 2. 원전에 대한 EU 회원국들의 의견
[자료2.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집행위원회 위원장]
출처: KBS뉴스
2020년 6월에 발표한 EU의 그린 택소노미에서는 원자력 발전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2021년 12월에 마련한 초안에서는 원자력 발전에 대한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계획을 수립, 자금과 부지가 마련되었다면 친환경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새롭게 설치되는 신규 원전이 친환경으로 분류되기 위해선 2045년 이전에 건설 허가를 받거나 2050년까지 방폐장 관련 계획을 제시해야 하며, 수명이 연장되는 원전은 2040년까지 친환경 투자 대상 사업으로 인정받게 된다.
그린 택소노미 초안 발표 이후 원자력 발전의 포함과 관련하여 EU 회원국들 간의 갈등이 발생했다. 프랑스 등 10개국은 원자력 발전의 녹색 분류에 찬성하며 독일 등 5개국은 녹색 분류에 반대했다. 찬성하는 국가들의 경제 및 에너지 장관은 작년 10월 원전의 필요성과 안전성을 강조하는 공동 기고문을 EU 언론에 일제히 “우리 유럽인은 원자력이 필요하다”는 공동 기고문을 실은 바 있다. 이들은 원자력 발전의 낮은 탄소배출과 독립적인 에너지원 확보를 이유로 찬성했으며 최근 천연가스 가격 폭등으로 인해 전기요금이 오른 것에 불만인 여론을 겨냥하며 원자력 에너지는 소비자들을 에너지 가격 변동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이라 했다.
이에 따라 원자력 발전의 녹색 분류에 발전하는 국가들은 COP26에서 원전의 녹색 에너지 분류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이들은 원전이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되기에는 위험성과 방사성 폐기물 처리가 문제 되며 이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원전이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된다면 향후 녹색 분류 체계의 완전성과 신뢰성이 훼손될 것이라 주장했다.
결론. 확정·발의된 “EU택소노미”
위와 같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EU에서는 결국 원자력 발전을 탄소 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그린 택소노미로 분류하는 규정안을 확정·발의했다. EU 금융서비스 담당 집행위원인 매이리드 맥기네스는 “택소노미에 가스와 원자력을 포함하는 이유는 이것들이 전환기에 필요한 에너지원이라고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
EU의 규정안은 앞으로 4개월간 EU 회원국 간의 논의를 거친 뒤 내년 1월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규정안에 대해 27개 EU회원국 중 20개국이 반대하거나 EU의회에서 353명 이상이 반대할 경우 규정안은 부결될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에너지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원전 개발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분위기 속에서 EU의 이번 발의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21년 12월 20일, 환경부에서 한국형 녹색 분류체계의 지침서(K-택소노미)를 공개했다. 이 지침서에는 액화 천연가스, LNG는 포함되어있었지만 원자력 발전은 제외되어 있어 EU의 이번 결정으로 국내에도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는 직접적인 원전 수출 등에는 지장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국내 경제계는 우리나라만 세계적인 흐름과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하며 원전을 녹색 에너지로 서둘러 인정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서고 있다. 정부는 K-택소노미에서 원전 배제가 확정된 것이 아니라며 우선 1년간 녹색 분류체계를 시범운영하면서 EU의 그린 택소노미 규정안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포함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U에서는 원자력 발전의 경우 다양한 조건들을 통과해야만 친환경 사업으로 분류될 수 있으니 안전장치는 마련된 셈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이 갖고 있는 위험성과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와 원전 반대 회원국들의 매우 강경한 자세로 인해 아직도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원자력이 포함된 그린 택소노미를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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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재생과 원전 양자택일이 아닌, 상생은 답이 될 수 없나?", 작성자(15기 김민서, 19기 이희정), 신재생과 원전 양자택일이 아닌, 상생은 답이 될 수 없나? (renewableenergyfollowers.org)
2. "한국 '온건한 탈원전' 노선 택했으나, 끝없을 탈원전 딜레마", 작성자(19기 이희정), 한국 ‘온건한 탈원전’ 노선 택했으나, 끝없을 탈원전 딜레마 (renewableenergyfollowers.org)
참고문헌
1) 위클리어스.한 눈에 보는 주간 환경 이슈, "녹색인가 아닌가? 그것이 문제로다.", 2020.01.14, #142 녹색인가 아닌가? 그것이 문제로다☢️ (stibee.com)
2) 중학도서평설, "그린 택소노미와 원전 논란", 네이버포스트, 2022.02.02, 그린 택소노미와 원전 논란 : 네이버 포스트 (naver.com)
3) "그린 택소노미", 네이버지식백과, 2022.02.04, 그린 택소노미 (naver.com)
4) 이동우, “원전 제외한 K-택소노미, 재조정 탄력 받나”, 아시아경제, 2022.02.05, 원전 제외한 K-택소노미, 재조정 탄력 받나 - 아시아경제 (asiae.co.kr)
5) 최명신, "EU, '택소노미'에 원전 포함.. 국내 대응 비상", YTN, 2022.02.06, [사회]EU, '택소노미'에 원전 포함...국내 대응 비상 | Y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