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기후변화-환경

눅눅한 종이 빨대, 이제는 안녕!

R.E.F. 21기 곽서영 2023. 1. 30. 09:00

눅눅한 종이 빨대, 이제는 안녕!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곽서영

 

[식당, 카페 내 플라스틱 빨대 사용 전면 금지]

[자료 1.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적용범위 가이드라인]

출처: 환경부

지난 11월 24일부터 일회용 종이컵 및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등이 일회용품 사용제한 품목에 새로 추가되어 집단급식소 및 식품접객업 매장 내에서 사용이 제한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배달 및 소규모 구매 증가, 커피 문화 확산 등으로 일회용컵, 봉투, 접시 및 용기 등 일회용품 사용량이 증가하여 자원 낭비 및 생태계 등의 환경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일회용품 규제 배경으로 꼽았다. 뿐만 아니라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품 생산에 소요되는 불필요한 자원 낭비 및 폐기물 처리비용 발생으로 경제적으로도 피해가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빨대는 연간 100억 개로, 국민 한 명이 1년간 206개의 빨대를 쓰는 셈이다. 그만큼 플라스틱 빨대의 사용을 줄이는 것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 따라서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재인 종이 빨대의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요즘 카페에서도 플라스틱 빨대가 아닌 종이 빨대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지만, 이러한 종이 빨대는 여러 가지 단점들로 인해 사람들이 사용하기를 불편해하는 경우가 많다.

 

[종이 빨대의 단점]

[자료 2. 눅눅해진 종이 빨대]

출처: 인사이트

종이 빨대의 가장 큰 단점은 내구성이라 할 수 있다. 빨대를 음료에 넣을 때 종이 빨대가 쉽게 젖으면서 눅눅해져 버리기 때문이다. 카페를 찾는 많은 소비자들이 종이 빨대에 원성을 내는 이유인데, 그렇다면 종이 빨대가 왜 이렇게 쉽게 눅눅해질까? 이는 종이 빨대가 100% 종이로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빨대의 대부분이 종이로 만들어지지만, 마지막 코팅 과정에서 플라스틱 재질인 폴리에틸렌(PE)이 코팅된다. 빨대의 내구성 등을 만들어주기 위한 과정인데, 이때 우리가 겪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한다. 폴리에틸렌은 물과 친하지 않은 소수성이다. 반면 종이는 물과 친한 친수성인데 성질이 전혀 다른 소재가 만나다 결합하다 보니 100% 완벽한 코팅이 이뤄지지 않는다. 우리 눈엔 전혀 보이지 않는 미세한 차이지만, 이 미세한 차이 때문에 눅눅함이 생긴다. 코팅이 덜 된 부분으로 음료가 침투하고 종이에 흡수되면서 빨대 전체가 눅눅해지기 때문이다. 파도를 막기 위해 방파제에 테트라포드를 설치해도 테트라포드 빈틈 사이사이로 바닷물이 들어오는 원리처럼 음료가 코팅막의 빈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성질이 전혀 다른 두 가지 물질을 결합해 사용하다보니 재활용이 힘들다는 것이다. 종이는 종이대로 플라스틱은 플라스틱대로 재활용해야하는데 플라스틱이 코팅된 종이 빨대는 어느 쪽으로도 재활용이 힘들기 때문이다. 또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빨대의 종이 성분은 자연에서 분해되더라도 플라스틱 재질인 폴리에틸렌은 분해되지 않고 미세 플라스틱으로 남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점들을 해결하고자 바이오플라스틱을 사용한 빨대가 등장했는데 옥수수 빨대라고 불리는 폴리락틱산(PLA) 빨대, 쌀 빨대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옥수수 빨대는 해양에서 분해가 잘되지 않고 쌀 빨대는 비싸고 단면이 날카롭다는 단점이 있어 널리 상용화되지 못했다. 바이오플라스틱도 해결책이 되지 못한 것이다. 바이오플라스틱 자체로만 빨대를 만들면 분해가 잘 안돼서 문제고, 바이오플라스틱을 코팅제로 쓰면 일반 플라스틱보다 물을 잘 투과해 더 눅눅한 빨대가 되기 때문이다.

 

[눅눅해지지 않는 '종이 빨대' 개발]

이에 국내 연구진이 쉽게 눅눅해지지 않으면서 100% 생분해되는 친환경 종이 빨대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생분해 플라스틱인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PBS)를 합성한 후, 여기에 종이와 주성분이 같아 잘 붙는 셀룰로오스 나노크리스탈을 소량 첨가해 코팅 물질을 만드는 방식으로 종이 빨대를 개발했다. 종이 빨대를 코팅할 때 종이 표면과 생분해 플라스틱을 단단히 붙여주는 일종의 접착제 역할을 하면서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PBS)의 자체 내구성도 강화하고, PBS가 종이 빨대를 빈틈없이 코팅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여기서 PBS는 석유계 폴리프로필렌과 유사한 성질을 보이는 polyester 계열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이며, 셀룰로오스 나노크리스탈은 셀룰로오스를 직경 10~20 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길이 200 나노미터로 만들어 표면적을 넓힌 소재다.

[자료 3. PBS에 CNC를 섞은 결과 비교]

출처: Biodegradable, Water-Resistant, Anti-Fizzing, Polyester Nanocellulose Composite Paper Straws

a는 PBS 바이오플라스틱만 사용한 경우로, 단면이 고르지 못하고 울퉁불퉁하며 빈틈이 많다. b는 PBS와 CNC(셀룰로오스 나노크리스탈)를 섞은 경우로, 단면이 A보다 고르고 빈틈도 적다. c는 화학 공정을 통해 PBS와 CNC를 정밀하게 섞은 경우로, 가장 고르고 빈틈도 가장 적은 것을 볼 수 있다.

[자료 4. 일반 종이 빨대와 친환경 종이 빨대의 내구성 실험 결과]

출처: 채널A뉴스

위 자료는 뜨거운 물 속에 일반 종이 빨대와 친환경 종이 빨대를 넣고 실험해본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1분 뒤, 기존 종이 빨대는 쉽게 구부러지지만, 친환경 종이 빨대는 형태를 유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차이가 나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일반 종이 빨대는 100% 종이가 아닌 비닐봉지를 만들 때 쓰는 ‘폴리에틸렌’으로 겉면을 코팅하여, 분해도 잘되지 않고 빈틈으로 음료가 스며들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친환경 빨대는 생분해 플라스틱에 종이의 주성분을 코팅하였기 때문에 일반 종이 빨대에 비해 내구성이 좋은 것이다.

[자료 5. 일반 종이 빨대와 친환경 종이 빨대의 분해력 실험 결과]

출처: SBS뉴스

실제 자연환경에서의 분해 속도를 보기 위해 포항의 인근 해역에 빨대 샘플을 담가 120일 정도 관찰했다. 그 결과 일반 종이 빨대는 120일이 지나도 잘 분해되지 않아 무게 변화가 거의 없었던 반면, 연구진이 개발한 친환경 종이 빨대는 60일 후 무게가 50% 이상 줄었고, 120일 후에는 완전히 사라졌다. 바다는 온도가 낮고 염도가 높아 미생물 증식이 어려워 종이, 플라스틱 분해가 토양에 비해 느리다. 이를 통해 친환경 빨대가 모두 생분해되는 물질로 기반을 하고 있어 분해가 어렵다는 해양에서도 100% 분해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래 환경 속 친환경 종이 빨대]

현재 연구진이 개발한 친환경 종이 빨대는 특허 출원을 마친 상태로 시중에 나오기 위한 기술 이전도 검토 중에 있다. 이번 연구는 플라스틱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사례로, 일회용 플라스틱을 다양한 친환경 소재로 바꾸면 미래 환경은 우리가 걱정하는 것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다. 또한 종이 제품을 수분에 강하게 만들면서 생분해 속도를 촉진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종이 빨대뿐만 아니라 종이 식기, 종이컵, 종이박스 등의 제품에 널리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진은 기존 종이 빨대와 제조 비용이나 공정도 비슷해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 만큼 하루 빨리 카페에 친환경 빨대가 사용되어 기존 종이 빨대의 단점을 극복하여 환경 보호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플라스틱 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폐플라스틱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2기 박재욱,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844

2. “친환경 플라스틱, 어디까지가 친환경일까?”, 20기 황지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670


참고문헌

[식당, 카페 내 플라스틱 빨대 사용 전면 금지]

1) 서상희, “눅눅한 종이 맛은 가라…젖지 않는 종이 빨대 나왔다”, 채널A, 2022.12.08, http://www.ichannela.com/news/main/news_detailPage.do?publishId=000000325854

2) 강욱현, “눅눅해지지 않는 종이 빨대 개발”, KBS NEWS, 2022.12.07,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618678&ref=A

3) 환경부,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적용범위 가이드라인”, 2022.08.24.

[종이 빨대의 단점]

1) 서동균, “[취재파일] 환경은 생각하지만 눅눅한 종이 빨대는 싫었는데…”, SBS NEWS, 2022.12.06,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997075&plink=ORI&cooper=NAVER

[눅눅해지지 않는 ‘종이 빨대’ 개발]

1) 서상희, “눅눅한 종이 맛은 가라…젖지 않는 종이 빨대 나왔다”, 채널A, 2022.12.08, http://www.ichannela.com/news/main/news_detailPage.do?publishId=000000325854

2) 강욱현, “눅눅해지지 않는 종이 빨대 개발”, KBS NEWS, 2022.12.07,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618678&ref=A

3) 송복규, “눅눅해지지 않는 ‘100% 생분해’ 종이 빨대 나왔다”, 사이언스조선, 2022.12.06, https://biz.chosun.com/science-chosun/science/2022/12/06/IDC3SI55TNAOFIWSFNQLSHYMSM/?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4) 서동균, “[취재파일] 환경은 생각하지만 눅눅한 종이 빨대는 싫었는데…”, SBS NEWS, 2022.12.06,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997075&plink=ORI&cooper=NAVER

5) Hojung Kwak, Hyeri Kim, Seul-A Park, Minkyung Lee, Min Jang, Sung Bae Park, Sung Yeon Hwang, Hyo Jeong Kim, Hyeonyeol Jeon, Jun Mo Koo,* Jeyoung Park,* and Dongyeop X. Oh, “Biodegradable, Water-Resistant, Anti-Fizzing, Polyester Nanocellulose Composite Paper Straws”, ADVANCED SCIENCE, 2022.11.20, https://doi.org/10.1002/advs.202205554

[미래 환경 속 친환경 종이 빨대]

1) 강욱현, “눅눅해지지 않는 종이 빨대 개발”, KBS NEWS, 2022.12.07,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618678&ref=A

2) 송복규, “눅눅해지지 않는 ‘100% 생분해’ 종이 빨대 나왔다”, 사이언스조선, 2022.12.06, https://biz.chosun.com/science-chosun/science/2022/12/06/IDC3SI55TNAOFIWSFNQLSHYMSM/?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