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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인식조사] 고요 속의 외침, 국회를 향한 청년들의 목소리

R.E.F. 20기 윤진수 2023. 8. 1. 09:00

 

[기후위기 인식조사] 고요 속의 외침, 국회를 향한 청년들의 목소리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9기 김수정, 20기 윤진수, 21기 김채윤, 홍서현

 

대한민국 청년국회 앞에서 기후를 외치다!

모든 의견은 단체의 공식 의견이 아닌 개인의 의견임을 밝힌다.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그린피스와 3개의 청년환경단체(빅웨이브, GEYK,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이 국회의사당 앞에 모였다. 퍼포먼스를 통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촉구하고, 지난 4월 진행했던 ‘제21대 국회의원 대상 기후 위기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3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퍼포먼스에서는 2.5미터에 달하는 검은색 풍선에 CO2라는 글씨를 새겨 탄소 배출 문제와 미래 세대에 부과되는 기후 위기의 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으며, 청년들이 풍선을 짊어지는 모습을 통해 탄소의 짐을 짊어진 청년들의 부담과 고통을 호소했다. 이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아틀라스 형벌에서 그 모습을 착안했으며, 총 3개의 퍼포먼스로 진행했다.

[자료 1. 첫번째 퍼포먼스]

출처 : © Jung Teakyong/Greenpeace

첫 번째 퍼포먼스에서는 “청년 세대가 짊어지게 되는 기후위기의 무게가 마치 무거운 짐처럼 느껴진다”라고 말하며 “탄소의 짐, 왜 우리가 짊어져야 하나요?”라고 쓰인 배너를 들고 있다. 이어진 씬에서는 국회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지하면서도 적극적인 행동은 보여주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무거운 탄소부담, 국회는 행동하라”가 적힌 박스 피켓을 들어 보였다.

 

청년들은 왜 국회 앞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했을까? 청년들이 이렇게 국회 앞에 선 이유를 참여자들에게 질문했다.

김민 빅웨이브 대표는 “최근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는 속도와, 세계적인 기후 위기 대응 속도 모두 빨라지고 있다”라며, “21대 국회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기후 위기 대응이 뒷전이 되지 않을까, 발의한 법안이 그대로 폐기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걱정을 했다. 김 대표는 이러한 위기의식 때문에 퍼포먼스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곽대현 빅웨이브 활동가는 “기후 위기 문제에 대한 한 명의 책임자로서 책상을 벗어나 실질적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각종 규제와 법안 발의가 중요한 상황에서 국회의원에게 청년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윤해원 빅웨이브 활동가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개인의 실천보다 큰 변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며 “그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이번 퍼포먼스에 참여했다”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청년 활동가들은 퍼포먼스에 참가한 계기는 기후위기 대응과 답답한 현실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함이었다. 그렇다면 왜 청년들이 이러한 퍼포먼스를 기획했을까? 그린피스 캠페이너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선주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기후 위기의 불평들을 느끼는 당사자인 청년들이 직접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현 정책과 계획대로라면 2030년 이후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탄소배출총량(이하 탄소예산)은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약 4억 톤인데, 이러한 탄소예산에 대한 고려 없이 과도하게 탄소를 배출하고 미래 세대에 탄소 배출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세대 간 형평성에 위배된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청년세대가 느낄 부담과 불평등을 당사자가 목소리로 전할 수 있게 청년 단체들과 처음부터 함께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국회의원 대상 설문조사 문항부터 국회 요구사항까지 청년들의 의견이 담기도록 기획했다”며 청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여 그들의 목소리와 요구사항을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정상훈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기후 위기는 기성세대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청년세대에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며 “그러나 기후 위기 대응에 있어 기성세대와 청년세대가 부담하는 책임은 전혀 공평하지 않다며 이에 대한 불공평함을 좀 더 알리고자 청년들의 목소리가 담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그린피스 보도자료에 따르면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린 미국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의 해수면 상승 및 해안 홍수 데이터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현재 21살 청년이 30세가 되기도 전인 2030년 한국에는 300만명 이상이 홍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밝혔다. 청년세대와 기성세대의 기후 위기 대응의 책임이 달라야 하는 이유이다. 필자는 이례적으로 청년들끼리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가 국내에서 뜨거운 화두가 되었다는 것에 다행스러움을 느낀다.

 

[자료 2. 두번째 퍼포먼스]

출처 : © Jung Teakyong/Greenpeace

두 번째 퍼포먼스는 국회의 현실을 보여주기 위해 청년 활동가 한 명이 정치인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짐을 짊어지고 괴로워하는 청년들의 옆에 선 정치인은 귀를 막은 채 방관하는 액션을 취하며, 설문조사 결과 기후위기 대응이 중요하다는 의식은 있으나 국회의 적극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번 퍼포먼스에 참여한 청년들에게 국회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김선률 GEYK 부대표는 “기후변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직무유기”라고 말하며 국회의원들의 적극적인 기후 위기 대처의 필요하다고 강하게 주장하였다. “퍼포먼스를 할 때, 국회로 들어가는 사람들 중 누군가 “그만 좀 해라, 지금도 너무 힘들다.” 라는 말을 했다. 부디 잠시의 힘듦으로 눈앞의 미래를 놓치는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기후 위기에 대한 적극적인 국회의 활동이 다가오는 기후위기와 지구온난화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임을 언급하였다.

곽대현 빅웨이브 활동가는 “단순히 다음 세대 사람들이 아닌 여러분의 자녀들이 폭탄을 들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깨달아주셨으면 합니다. 일차원적으로 보면 폭탄을 저희가 들고 있지만, 부디 정치인분들 마음에도 회복하지 못할 상처를 남길 폭탄의 심지가 타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국회가 기후 위기에 대한 안일한 대처는 미래 세대뿐만 아니라 현세대까지 모두 피해 보는 것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해원 빅웨이브 활동가는 “청년과의 대화를 보여주기식 퍼포먼스로 열기보다, 실행 가능한 정책을 고민하고 직접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하며 국회의 적극적인 입법 활동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답했다.

[자료3. 세번째 퍼포먼스]

출처 : © Jung Teakyong/Greenpeace

마지막 퍼포먼스에서는 퍼포먼스에 참여한 청년 환경단체 활동가들 모두가 앞으로 나와 “무거운 탄소 부담, 국회는 행동하라!”라는 구호를 제창하며 공식 기자회견과 퍼포먼스를 마무리했으며, 이후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위원장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퍼포먼스에 참여한 청년들이 생각하는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질문했다.

김민 빅웨이브 대표는 “더 이상 개인적인 실천에서 머무를 것이 아니라,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고 뜻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국회를 향해 더 큰 목소리로 요구해야 하며 투표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에 진심인 국회의원 후보자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선률 GEYK 부대표는 “기후변화 시대의 당사자라는 것은 이 담론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참여해야 하는 의무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며 기후변화를 위한 청년들의 참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단한 일을 하지 않아도 개인의 여력이 닿는 선에서 정치와 정책에 관한 인지와 참여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거시적 행보에 동참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많은 참여자들이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과 함께 적극적인 활동 참여를 통해 의지와 열정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번 퍼포먼스는 시민단체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퍼포먼스를 기획하고 진행한 그린피스 캠페이너에게 그 의미를 물어보았다.

정상훈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이번 퍼포먼스에 대해 언론과 온라인에서 반응이 뜨거웠다. 내부 확인 결과 팀 차원에서는 지금까지 퍼포먼스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기도 했다.”라며 “무엇보다 피해 당사자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우리 사회의 불공정한 이슈를 청년들과 함께 부각할 수 있었던 것이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미래 세대와 현 세대의 불공정 이슈에 대해 미래세대인 청년들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의미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퍼포먼스는 그린피스의 방향성에 대해 논하는 시간이 됐다. 그는 “앞으로 우리가 한국 정치권이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을 하도록 견인하는 방법도 찾았던 것 같다"며 "그린피스가 피해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좀 더 증폭시킬 수 있고 이들을 지지하는 역할을 계속해서 지속해야 하지 않을까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국회의원 기후위기 설문조사와 퍼포먼스 기획에 참여한 필자들의 종합적인 의견을 물어보았다.

윤진수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단장은 “국회의원 대상 설문조사 기획부터 퍼포먼스까지 참여하며 청년들의 생각과 국회의원들의 의정 활동의 괴리감을 느꼈으며,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청년들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그 심각성을 인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남겼다. 또한, “대학생들과 청년들의 주도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시민들과 국회의원들이 탄소예산과 기후국회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홍서현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단원은 "우리나라의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기후 위기 설문 조사를 진행했던 것이 굉장히 뜻깊은 경험이었다. 다만 정책의 필요성은 느끼는 국회의원은 다수이나 입법 활동 등 직접 실천하는 국회의원의 수가 굉장히 적다는 점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퍼포먼스를 통해 기후 위기에 대한 안일한 대처는 미래 세대에게 큰 짐이 될 것이라는 점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21대 국회에 요구하는 3가지 사항들이 조속히 수용되길 바라며 기후 국회의 행보를 기대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채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부단장은 해당 퍼포먼스에 대해 “기후 위기와 환경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과거보다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나, 그 위기에 직면한 당사자가 '나'라는 사실에는 아직 무감각한 것 같다. 국회 역시 그렇다. 재생에너지와 기후 관련 법안이 정치적 수단으로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국민을 위한 행동이 되었으면 한다. 퍼포먼스를 통해 사람들에게 심각성을 되새겨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활동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수정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단원은 “국회의원 대상 설문조사와 퍼포먼스를 기획하면서 지금보다 더 기후에 관심을 가져야 함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시민들의 기후 위기 인식도는 높아졌지만 실질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입법활동들은 아직 부족한 상황이며 미래 세대를 위해선 더 많은 활동들이 필요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1] 2021년 9월 발표된 ‘청년이 제안하는 2040 기후중립 시나리오’ 상에서, 하향식 온실가스 감축 접근법과 관련하여 기존 선행연구들을 메타분석한 ‘복합’원칙을 적용하여 산출한 값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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