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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다이조부?

R.E.F. 22기 류나연 2023. 11. 1. 09:00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다이조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2기 류나연

 

[ 후쿠시마 원전 사고 ]

[자료 1.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뒤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

출처 :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과 이로 발생한 쓰나미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가 침수되며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었다. 이 사고가 이미 너무나도 잘 알려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1986년 구소련, 지금의 우크라이나에 있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최악의 원자력 발전 관련 사고로 꼽힌다.

사고 1주일 후, 원자로 냉각 기능이 정상화되고 전력 복구 작업이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냉각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동안, 과열을 늦추기 위해 냉각수 대신 뿌린 바닷물이 오염수로 누출되며 문제가 되었다. 원자로 인근 바다에서 방사성 요오드가 20만~30만 Bq(베크렐) 수준으로 검출됐고, 비나 지하수가 계속 원자로 안으로 유입되면서 오염수가 새로 생기고 있다. 이에 따라 오염수를 보관해 처리해야 할 필요가 커졌다. 일본 정부는 저농도 방사성 물질을 방류하고, 고농도 오염수는 보관해 두는 저장 시설을 마련했다. 지하수 유입을 줄이기 위한 차단 장벽을 설치하고 오염수를 대형 탱크에 보관하는 한편, 오염수 속 방사성 물질을 걸러낼 수 있는 ALPS 장치를 2013년 도입해 가동하기 시작하였다.

 

[ ALPS ]

[자료2. ALPS 과정]

출처 : 동아엠앤비 출판사 네이버 포스트

다핵종제거설비(ALPS, 알프스)는 ‘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의 약자로, 문자적으로 ‘고급 용수 처리 시스템’이라는 의미이다. 후쿠시마 제1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이 손상된 원자로 주변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처리하기 위해 개발∙설치한 시설로, 원전 오염수 처리 과정 내 일종의 정수기 역할을 수행한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가 ALPS를 거치면 오염수 내 62종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렇게 처리한 물을 ‘처리수’라고 부른다. 그러나 ‘처리수’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오염수’라는 용어가 주는 부정적 이미지와 오염수에 대한 인접국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비판이 존재한다.

ALPS를 비롯하여 ALPS 처리를 거친 오염수를 방류하기 전 보관하는 측정 확인용 설비 K4 탱크군, 이송∙희석∙방출 설비, 중앙감시제어실, 방사능 분석 실험용 화학분석동 등이 오염수 관리를 위한 핵심 설비들이라 할 수 있다. 여러 과정을 거쳐 처리된 물은 현재 원전 부지 내 별도 저장 탱크에 보관되어 있다. 2023년, 저장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가 저장 용량 한계 임박함에 따라 일본 정부는 당해 8월 말 이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였다.

 

[ 문제는 삼중수소 ]

[자료3. 삼중수소]

출처 : 동아엠앤비 출판사 네이버 포스트

결론부터 말하자면, ALPS는 삼중수소를 걸러낼 수 없다. 후쿠시마에서 나오는 핵종은 86가지 이상으로,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확인한 바 있다. 그중 삼중수소는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생성되는데, 산소와 결합한 형태로 물과 완전히 섞이기 때문에 ALPS의 설비로 걸러낼 수 없다. 이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삼중수소가 방류된 후 해양생물의 먹이사슬을 타고 농축되어 인체에 쌓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삼중수소는 체내에서 붕괴하여 베타선을 내며 헬륨-3으로 바뀌는데, 이때 나오는 베타선이 DNA를 공격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우려는 체내 피폭에 대한 가능성이다. 티머시 무쏘(Timothy Mousseau)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생물학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삼중수소는 저에너지여서 외부에서는 피부도 투과하지 못하지만, 흡입이나 섭취를 통해 체내로 들어갔을 경우 투과력이 약한 삼중수소 베타선은 세포조직이나 장기 내부를 벗어나지 못하고 집중적인 내부 피폭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ALPS 처리 후 남는 삼중수소를 400~500배의 바닷물로 희석해 농도를 기준치의 1/40로 낮춘 뒤 해양에 방류한다. 일본은 이 같은 희석 작업을 거쳐 앞으로 30년에 거쳐 삼중수소를 방류한다.

 

[ ALPS는 제대로 작동하는가? ]

[자료4.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해양표본을 수집하는 IAEA]

출처 : 환경일보

과연 ALPS가 효과적으로 유해 물질을 제거할 수 있을까? 또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을까? ALPS는 설치 초기 고장이 일어나거나 안정적으로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으나 도쿄전력이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사실이 나중에 드러나 불신을 사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0년간 주요 고장사례가 8건이라고 밝혔는데, 실제로는 매년 약 20건씩 총 200건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년간 고장 및 이상이 가장 많았던 건 ALPS와 오염수 탱크의 오염수 및 기름 누설이었다. 오염수 탱크 바닥에 진흙 같은 침전물이 발견됐으나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고, 측정용 시료를 탱크 윗부분의 물에서만 수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현재는 탱크 안 내용물을 휘저어 균일하게 하는 교반 장치 등이 작동되고 있고, 처리된 오염수가 배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기준에 닿을 때까지 반복해 정화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모든 오염수는 방류 전 K4 탱크에서 균질화 및 측정 단계를 거치며, 배출 기준을 초과한 오염수는 ALPS로 돌아가 정화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ALPS는 충분한 성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방사성 핵종을 거르는 이온교환 필터나 흡착재 등은 사용을 거듭할수록 성능이 떨어지므로 ALPS에서 이 같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적절하게 교환하여 최적의 성능을 유지하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어떻게 검증할까? ]

ALPS 설비가 적절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운용되는지 확인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023년 6월 발표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1차 시료 분석 결과는 일본이 내놓은 결과와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추가 방사성 핵종도 검출되지 않았다. 이를 바탕으로 IAEA는 도쿄전력이 측정 및 기술 역량에서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보였고, 적절한 방법론적 기준을 따른 시료 채취 절차를 밟았으며, 방사선 핵종에 대해 선택한 분석 방법이 적절하다고 결론 내렸다.

IAEA가 원자력의 이용에 관한 문제를 다루는 국제기구이고, 운영을 위한 분담금에 있어 일본의 기여가 크다는 점을 들어 IAEA가 친원자력, 친일본 결론에 기울어져 있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러나 IAEA는 미국, 유럽, 중국을 비롯해 세계 176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고, 이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본에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 단정하기도 어렵다. IAEA 분담금은 일본보다 중국이 더 많이 내고 있어, 일본이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할 수도 없다.

[자료5. 우리나라 전문가 시찰단이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해 점검하는 장면]

출처 : TEPCO

우리나라 정부는 2023년 5월 21명의 전문가 시찰단을 꾸려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시설을 시찰했으며, 원자력안전기술원은 3차례에 걸쳐 후쿠시마 오염수와 후쿠시마 연해 어류, 해저 퇴적물 등을 직접 조사했다.

앞으로 방류가 실시된 후 일본 정부가 오염수 처리 및 관리를 제대로 할 것인지, 측정 결과와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인지 등은 지속적으로 지켜보며 견제해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초기, 도쿄전력이나 일본 정부가 사고 대처나 정보 공개 등에 있어 미진한 모습을 자주 보인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IAEA를 비롯해 우리나라 등 주변 국가들도 지속적 관리와 투명한 정보 공개, 검증 방안 마련 등을 일본 정부에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 오염수 방류, 괜찮을까? ]

일본 인접국 가운데 경제 규모가 큰 중국과 우리나라의 국가 사회적 반응은 확연히 다르다. 중국은 기존의 8개 현 수산물 수입금지에서 일본산 수산물 전면 수입 금지로 조치를 강화했고, 중국 사회도 일본 상품 불매운동과 일본 여행 안 가기 등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에 대한 소비자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 정부가 투기를 용인하고 있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니 ‘한국 가면 방사능에 오염된 일본산 수산물을 먹게 될지도 모른다’며 한국 여행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중국 사회 내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한다.

[자료6.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된 여론조사 그래프]

출처 : 위클리어스

위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와 관련하여 2023년 8월 29~30일 ARS로 실시한 여론조사의 결과이다. 이 여론조사로 드러난 우리 국민의 의지와 뜻은 명확하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에 반대하며, 중국과 같은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고, 더 이상의 해양투기를 막기 위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진행하자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움직임이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도 ‘찬성도 반대도 아니다’는 입장인데, 이러한 정부의 움직임은 사실상 일본의 해양투기를 찬성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오염수 방류가 정말 인간에게 악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해 다양한 매체에서 많은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우리는 넘쳐나는 의견 중 하나를 택해 좇아야 할까?  오염수 방류 또는 원전 등의 찬반 문제에서 입장은 뚜렷하게, 증거는 충실하게 제시하며 토론하는 것이 정체불명의 ‘중립적 전문가’를 찾는 것보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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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후쿠시마 원전 사고 ]

1)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후쿠시마 원전사고”,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38321&cid=43667&categoryId=43667

2) 두산백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712057&cid=40942&categoryId=31787

[ ALPS ]

1)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다핵종제거설비(ALPS)”,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692200&cid=43667&categoryId=43667

[ 문제는 삼중수소 ]

1) 그린피스, “[보도자료] 삼중수소, 생물 체내피폭시 세슘보다 2배 이상 위험..먹이사슬·세대 넘어 축적되면서 유전자 변형 우려”, 2023.04.27, https://www.greenpeace.org/korea/press/26391/tritium-biological-effect-2times-more-than-cesium/

[ ALPS는 제대로 작동하는가? ]

1) JTBC뉴스, “‘알프스’로 기준치 이내 정화되나? 정부 의견은 [현장영상]”, 2023.07.07,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34072

2) 동아사이언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설비 고장∙이상 10년간 214건””, 2023.10.12,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61965

3) 동아엠엔비 출판사, 네이버 포스트, “사전연재 ≪미래를 읽다 과학이슈11≫ 시즌 14 #1 오염수 방류, 괜찮을까?(1)”, 2032.07.25,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6302372&memberNo=29381200

[ 어떻게 검증할까? ]

1) 동아엠엔비 출판사, 네이버 포스트, “사전연재 ≪미래를 읽다 과학이슈11≫ 시즌 14 #2 오염수 방류, 괜찮을까?(2)”, 2032.07.26,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6303994&memberNo=29381200

[ 오염수 방류, 괜찮을까? ]

1) 위클리어스, “후쿠시마 해양투기 막자– 일본상품 불매운동”, 2023.10.05, https://ecoview.or.kr/new/?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6507230&t=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