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의 가격과 성능 두 마리 토끼 잡기 프로젝트
배터리의 가격과 성능 두 마리 토끼 잡기 프로젝트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신지연
중저가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하는 국내 배터리 업계
세계 각국에서 전기차의 구매 보조금이 줄고,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가성비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배터리 소재 업체들은 중저가 배터리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기존에 국내 배터리 업체는 성능이 뛰어난 고용량 삼원계(NCM) 배터리에 집중하며, 중국이 주력해 온 LFP 배터리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NCM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아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그러나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 확보 및 중저가 전기차 모델 확산에 나서며, LFP 배터리의 점유율이 많이 증가했다.
[자료 1. LFP 배터리의 점유율 증가]
출처 : QYResearch
이에 국내 배터리 업계들은 하이엔드부터 가성비 배터리까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성능을 어느 정도 유지하되 가격을 낮추는 중저가 배터리 개발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따라서 본 기사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기존의 높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성능을 어느 정도 가져가는 중저가 배터리 시장의 전략과 전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니켈 함량과 가격을 함께 낮춘 미드니켈
[자료 2. 함량에 따른 NCM 양극재의 특징]
출처 : Energies
NCM 배터리는 니켈 함량에 따라 80% 이상인 하이니켈, 40~60%인 미드니켈, 10~20%인 로우니켈로 구분된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에너지 밀도가 증가하지만 열 안정성은 떨어지고, 코발트 함량이 낮을수록 가격이 저렴해지지만 성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NCM 배터리는 최적의 성능과 가격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니켈과 코발트의 비율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기존 국내 기업들은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를 주력으로 개발해 왔으나, 코발트와 니켈의 공급 불안정성 및 가격, 열안정성 문제로 인해 하이니켈보다는 낮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지만 가격 경쟁력과 열 안정성이 높은 미드니켈 배터리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드니켈 배터리는 하이니켈보다는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중저가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LFP 배터리보다 높다. 또한 LFP 배터리보다 무게가 더 가볍고 소재 재활용에 용이해 중저가 전기차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양산 계획을 밝혔다. 또한 고전압에서 구동이 가능한 미드 니켈(NCM613) 소재를 발굴하여 인터배터리에서 미드니켈 Pure NCM 단결정 양극 소재를 적용한 노트북 배터리로 고전압 환경에서 전극의 장기 내구성을 확보한 기술을 선보였다. SK온도 미드니켈(NCM622)로 보급형 시장 진출을 위해 삼원계 대비 가격을 개선한 배터리 개발에 서두르고 있다.
LFP에 망간을 더해 성능을 개선한 LMFP
LMFP 배터리는 기존의 LFP에서 철(Fe) 일부를 망간(Mn)으로 치환시킨 것으로 철과 망간의 비율에 따라 그 특징이 달라진다. 망간의 함량이 높을수록 평균 작동전압이 높아져 에너지 밀도가 향상되지만, 이에 따른 망간 용출 문제가 발생하므로 주로 Mn0.6 : Fe0.4, Mn0.5 : Fe0.5가 사용되고 있다. LMFP의 경우 망간을 첨가하면서 에너지 밀도가 LFP 배터리 대비 1.2배 높아 전기차 주행거리 측면에서 LFP보다 뛰어난 성능을 가진다. 또한 LFP와 마찬가지로 가격이 높고 공급이 불안정한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아 가격 경쟁력이 높고 화재 위험성도 낮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자료 3. LFP, LMFP, 하이니켈 양극재 특성 비교]
출처 : CRU
LMFP는 이전에 이미 개발되었던 양극활물질이지만 낮은 리튬이온 확산속도 및 전도성, 이중전압에 따른 BMS 관리의 어려움, 망간 용출 문제로 사용되지 않고 있었다. 이에 리튬이온 확산속도 증가를 위한 탄소 코팅, 망간 용출 억제를 위한 마그네슘 도핑, 코어쉘 구조와 같이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연구 및 적용되고 있다.
삼성 SDI의 경우 이미 과열된 LFP 배터리 시장에 진입하는 대신 이처럼 기존의 LFP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성능을 개선하는 LMFP로 차별화된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중국의 CATL 역시 LMFP 소재를 적용한 M3P 배터리를 양산할 것임을 밝혔다. M3P 배터리의 경우 LMFP와 기존 삼원계 양극활물질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LMFP의 문제를 해결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삼원계의 불안정성과 높은 가격을 LMFP를 사용하며 보완하고, 이중전압을 완화시킨다. 또한 전도성과 이온확산성을 높이고 저온 성능을 향상시켜 CATL은 LFP 배터리와 가격은 비슷하지만 성능은 개선된 LMFP를 향후 LFP를 대체할 주류 배터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가격과 성능 두 마리 토끼 잡기 프로젝트, 성공할 수 있을까?
중저가 전기차 시장의 확대에 따라 국내외 배터리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성능이 우수한 배터리 개발에 힘쓰고 있다. LFP 배터리처럼 이미 중국이 강세를 보이는 시장에 참전하는 것 외에도 기존 배터리의 성능이나 가격 측면을 더욱 보완하여 독자적으로 중저가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들이 눈에 띈다. LFP 배터리 주도권을 쥔 중국 기업과 경쟁하기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경우 프리미엄 전기차부터 저렴한 전기차까지 다양한 시장을 아우르는 기술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배터리 업계는 가격과 성능 두 가지 측면에서 하이니켈과 LFP의 중간 정도의 성격을 띠는 고전압 미드니켈 양극재와 LFP와 가격은 비슷하지만 더 개선된 성능을 가진 LMFP를 이러한 중저가 배터리 시장의 새로운 후보로 내놓았다. 이외에도 삼원계 배터리에서 가격이 비싼 코발트를 빼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망간의 비중을 높인 NMX 배터리 등 다양한 연구 개발이 진행되며 중저가 배터리 경쟁은 갈수록 더 심화될 것이다.
한편 미드니켈과 LMFP 모두 새로 개발된 신기술이 아니라 이미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기술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배터리라고 무조건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왜 이미 사용가능했던 기술임에도 사용되지 않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LMFP나 NMX의 경우 망간 함량을 높임에 따라 망간 용출 등이 부가적으로 뒤따르게 되고, 망간을 다루는 것이 어려우므로 음극재도 함께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미드니켈에 있어서도 망간의 함량이 중요할 것으로 보이며 이와 결합한 단결정 기술이 주행거리나 수명을 증가시키지만 이 역시 쉬운 기술은 아니므로 추가적인 연구 개발과 기술적 진보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현실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을 살펴보며 국내 기업에서 새로운 중저가 배터리의 게임 체인저가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양극재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NCM이 뭐길래! 이를 둘러싼 특허 전쟁", 22기 정이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346
2. "LFP 배터리의 새로운 이면?", 23기 김태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321
참고문헌
[중저가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하는 국내 배터리 업계]
1) 고성현, "K배터리, 中 장악' 중·저가 시장 노린다", 디지털투데이, 2023.09.13,
https://www.digital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8173
2) 이동재, "대세 올라선 중국 LFP 배터리, 국내 기업 돌파구 있나", HelloT, 2023.09.22,
https://www.hellot.net/news/article.html?no=82344
3) 황예인, "대세로 올라선 ‘중국 전기차 배터리’, 한국은 어디쯤?", 산업일보, 2023.10.02,
https://kidd.co.kr/news/234291
[니켈 함량과 가격을 함께 낮춘 미드니켈]
1) 김아사, "배터리 업계가 구식 기술인 ‘미드 니켈’에 주목하는 이유", 조선경제, 2023.10.02,
https://www.chosun.com/economy/auto/2023/09/30/PKEGD63IAFCSNKGQSLGDVIQOJQ/
2) 너쟁이, 네이버 블로그, "미드니켈 관련 정리(엔지니어 TV)", 2024.02.23,
https://blog.naver.com/chcmg2022/223362593074
3) 박상준, "LG에너지솔루션 ‘미드니켈 Pure NCM’, 인터배터리 어워즈 종합 최고 혁신상 수상", 이코노믹 리뷰, 2024.03.05,
https://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647773
4) 이한얼, "중저가 배터리가 대세...미드니켈 '게임체인저' 부상", 지디넷코리아, 2023.12.21,
https://zdnet.co.kr/view/?no=20231129100420
5) KINYU, 네이버 블로그, "하이니켈 다음은 미드니켈이다", 2023.12.28,
https://kinyu.blog/%ED%95%98%EC%9D%B4%EB%8B%88%EC%BC%88-%EB%8B%A4%EC%9D%8C%EC%9D%80-%EB%AF%B8%EB%93%9C%EB%8B%88%EC%BC%88%EC%9D%B4%EB%8B%A4/
[LFP에 망간을 더해 성능을 개선한 LMFP]
1) 이상원, "리튬이온. LFP 대체할 CATL M3P 배터리, '2023 모델 Y'에 탑재", M투데이, 2022.08.09, https://www.auto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5874
2) 이한얼, "삼성SDI, 중저가 시장 차별화로 승부수…"LMFP·NMX 집중"", 지디넷코리아, 2023.09.15, https://zdnet.co.kr/view/?no=20230915161524
3) 준, 네이버 블로그, "LMFP와 M3P 총정리", 2023.05.15, https://m.blog.naver.com/junwithanalysis/223102876107
[가격과 성능 두 마리 토끼 잡기 프로젝트, 성공할 수 있을까?]
1) 최경민, ""하이엔드-보급형, 다 못 놓쳐"…배터리 3사 '미래 기술' 승부수", 머니투데이, 2023.03.08,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30307151138335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