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ake] 진짜 친환경 차 맞아요?
[Remake] 진짜 친환경 차 맞아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6기 신혜진
19기 문서영, 서명근 선배님의 "전기차, 정말 친환경적일까?" 기사의 Remake 버전입니다.
기사 작성에 도움을 주시고 배려해주신 문서영, 서명근 선배님에게 감사드립니다.
탄소중립과 친환경 차
파리 협정 이후 각국의 정부와 기업들은 탄소중립을 목표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수송부문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수송부문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6.2%를 차지하고 있으며, 차량 분야는 수송부문 배출량의 73.4%를 차지하여 주요 배출원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수송부문에서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발표하고 있는데, 현재 탄소중립을 선언한 대부분의 선진국은 대체로 2035년 전후로 전면적인 친환경 자동차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30 NDC 달성을 위해 전기·수소차의 보급 목표를 450만 대로 설정하고 있으며,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는 무공해차 보급 목표를 최소 85%에서 최대 97%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기차와 수소차가 수송부문 감축 수단으로 주목받은 것은 운행 중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차나 수소차와 같이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하는 새로운 자동차와 연료원의 경우, 연료의 생산 및 공급 방식과 차량에서의 에너지 변환 방식이 기존의 자동차와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기존처럼 차량 수준에서 에너지 전환 효율(연비)이나 배출물 특성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여 비교하기 위해 LCA(Life Cycle Assessment, 전 과정 평가)가 제시되었다. LCA 관점에서 전기차와 수소차는 진정한 감축 수단이 될 수 있을까?
LCA의 개념
LCA, 전 과정 평가는 제품 또는 시스템의 원료채취 단계, 가공, 조립, 수송, 사용, 폐기의 모든 과정에 거쳐 에너지와 자원의 사용량, 이에 따른 환경부하를 정량화하는 기법이다. 이 기법은 대기, 수계, 토양으로의 오염물질 배출을 포함한 환경부하를 분석하고, 이러한 부하가 환경에 미치는 잠재적 악영향을 규명하는 데 중점을 둔다. LCA는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개선 방안을 찾기 위해 활용된다.
현재 가장 광범위하게 쓰이는 자동차 LCA 범위는 Well-to-Wheel(WTW)로, Fuel cycle과 자동차 제품과 관련된 Vehicle cycle로 나눌 수 있다. Fuel cycle은 자동차 연료와 관련된 원료 채굴, 수입, 생산, 운송 및 충전, 사용 단계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분석한다. Vehicle cycle의 경우 조향장치, 서스펜션 등 자동차의 일반적인 부품과 전기차의 배터리, 수소차의 연료전지와 수소 저장탱크 등 차량 생산 전반에 걸쳐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가한다.
Fuel cycle(WTW)은 다시 9단계로 나눌 수 있다. 에너지 채굴(Well), 운반, 정유, 수송, 발전, 송전, 충전, 전동기 사용, 운행(Wheel)까지의 전 과정이 이에 해당한다. 이 과정은 다시 Well to Tank(WTT)와 Tank to Wheel(TTW)로 세분화할 수 있다. WTT는 에너지를 채굴하는 것(Well)에서부터 연료를 운송하는 단계(Tank)까지를 포함하며, TTW의 경우 운송된 연료를 통해 차량을 운행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자료 1. Fuel cycle의 범위]
출처 : KEI
전기차와 수소차의 LCA 결과
[자료 2. LCA(Fuel cycle+Vehicle cycle) 분석 결과]
출처 : 한국 자동차공학회
위의 그래프는 수소차(FCEV)와 전기차(BEV),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의 통합적인 LCA 결과를 보여준다. 우선 준중형 차량을 비교한 결과, 준중형 SUV인 코나 BEV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아이오닉 HEV보다 높은 것이 눈에 띈다. 중형 SUV 차량에서는 전기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하이브리드 자동차뿐만 아니라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더 높게 측정되었다. 또한 수소차의 경우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수소를 사용할 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에 사용된 차량이 한정적이므로 해당 결과만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으나, 그럼에도 수소차와 전기차가 절대적으로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 전기차와 수소차 모두 연료 생산(발전) 부문에서 높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이고 있기에, Fuel cycle(WTW) LCA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Fuel cycle: 전기차
[자료 3. 지구온난화 환경효과 평가 결과]
출처 : KEI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서 수행한 전기차의 발전원별 환경 효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유연탄 화력발전을 통해 전기를 공급할 경우 전기차는 1km당 0.209kg CO₂-eq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이는 휘발유 차량(1km당 0.158kg CO₂-eq)보다 많은 양이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Tank to Wheel(TTW) 단계에서, 즉 운행 과정에서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그러나 전기차의 경우 모든 발전원에서 Well to Tank(WTT) 단계에서만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데, 이는 전기차의 Fuel cycle(WTW) 온실가스 배출량이 발전 믹스에 크게 좌우됨을 보여준다.
[자료 4. WTW 관점에서의 차종별·대륙별 온실가스 배출량]
출처 : 전과정평가학회지
이러한 사실은 Fuel cycle(WTW) 관점에서의 차종별, 대륙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 전기차 전 기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유럽 지역 배출량의 두 배에 달한다. 소형 전기차와 중형 전기차가 같은 조건의 디젤차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자료 5. 국가별 발전 믹스에 따른 전기 생산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 및 WTW 온실가스 배출량 비교]
출처 : 골드만삭스
2019년 발간된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LCA 규제 아래에서는 국가별 발전 믹스의 차이에 의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내연기관차의 우위가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 특정 국가의 발전 믹스가 전기차 경쟁력의 잣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은 발전 과정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데, 이는 중국이 석탄 등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발전 비율이 72% 정도로 매우 높기 때문이다. 반면 프랑스는 가장 낮은 배출량을 보이는데, 이는 프랑스가 무탄소 전원인 원자력 발전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발전 믹스의 구성은 Fuel cycle(WTW) 분석 결과에도 영향을 미쳐, 프랑스가 가장 낮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중국은 가장 높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인다. 즉, 각국의 발전 믹스가 전기차의 환경 성능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로 작용한다.
Fuel cycle: 수소차
[자료 6. 연료전지 자동차의 영향범주별 기여도]
출처 : 전과정평가학회지
다음은 수소차의 영향 범주별 전과정평가 결과이다. GWP(Global Warming Potential, 지구 온난화 잠재력) 항목을 통해 단계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확인할 시, 운행 단계가 전체 배출량의 71.5%로 가장 높은 기여도를 차지한다. 이는 운행 단계에서의 배출량 감축이 수소차의 친환경성을 결정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료 7. 수소 제법별 지구온난화 환경효과 평가 결과]
출처 : 전과정평가학회지
운행 단계, 즉 Fuel cycle(WTW) 단계는 수소 생산 및 수소 사용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함하므로, 수소 제법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천연가스 개질수소, COG(Cole Oven Gas) 부생수소, 석유정제 부생수소, PEM 수전해 수소, SOEC 수전해 수소를 사용하는 수소차의 GWP 환경영향 비교 결과, 석유정제 부생수소가 가장 높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보였다. 반면, 물을 전기분해 해 수소를 생산한 PEM, SOEC 수전해 수소의 경우 가장 낮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록했다. 이는 그린수소를 활용할 시 수소차의 Fuel cycle(WTW) 단계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의 발전 믹스와 수소 생산 포트폴리오
[자료 8. 2022년 한국의 발전 믹스]
출처 : 산업통상자원부
[자료 9. 2022년 한국의 수소 생산 포트폴리오]
국내 발전 믹스를 보면, 2022년 기준 전체 발전량의 58.5%가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소 242만 톤 중 100%가 그레이수소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동반하여 생산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LCA 기반 배출량 산정 체제에서는 국가의 전력 믹스와 에너지 수급 구조는 자동차 산업의 환경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유럽연합(EU)과 비교해 보면, 2024년 EU의 무탄소 전원 발전 비율은 74%에 달하지만, 한국은 40.9%에 불과해 큰 격차가 존재한다. 이는 한국이 발전에서 여전히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EU 국가들의 적극적인 재생에너지 확대 노력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그린수소의 생산량 역시 재생에너지 발전량에 어느 정도 비례할 수밖에 없다. 2024년 상반기 EU 전력의 재생에너지 비율은 50%를 달성했지만, 한국은 2034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22%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수준이다. 한국의 지리적 조건과 기후가 재생에너지 발전에 불리함을 고려하더라도, 전반적인 에너지전환 노력이 소극적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진정한 친환경 자동차를 향해
전기차와 수소차의 친환경성은 그 연료인 전기와 수소가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생산되는가에 달려 있다. LCA의 본격적인 도입 이후에도 한국의 전기차와 수소차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생산되는 전기와 수소의 친환경성을 확보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현재 한국은 높은 화석연료 의존도와 절대적인 그레이수소 비중을 보인다. 이는 국내 자동차 산업이 향후 다른 국가와의 경쟁에서 불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기차와 수소차의 보급 확대를 넘어, 그 기저의 에너지 생산 체계의 친환경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따라서 현 우리나라 상황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재생에너지 기반 그린수소의 비중을 확대하고 전력 믹스를 재구성하는 등 적극적인 에너지전환 정책을 펼쳐야 한다. 한국의 전기차와 수소차가 정말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진짜 친환경 자동차”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자료 10. 전기차 이미지]
출처 : BATTERY INSIDE
전기차 LCA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전기차, 정말 친환경적일까?", 19기 문서영, 19기 서명근,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549
2. "전기차도 결국 그린워싱일까?", 23기 차승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296
참고문헌
[탄소중립과 친환경 차]
1) 김형철, "기후변화와 자동차 LCA ", Auto Journal, 제43권 제5호, pp.23-27, 2021.05.
2) 송한호, "자동차 LCA 국제 논의 동향 및 2030 자동차 전과정 온실가스 배출량 분석", Auto Journal, 제45권 제5호, pp.39-42, 2023.05.
3) 한국자동차연구원, MOBILITY INSIGHT, 2024.02.
[LCA의 개념]
1) 김자륭, 박인지, "친환경 모빌리티 관련 자동차 생애주기별(LCA) 탄소 감축 이행 동향 및 쟁점", KOTI 모빌리티 전환 브리프, Vol.1 No.3, pp.32-39, 2022.09.
2) 이소라 외, "LCA에 기반한 전기차의 발전원별 환경효과 분석",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pp.1-121, 2018.05.
[전기차와 수소차의 LCA 결과]
1) 송한호, "국내 자동차 LCA 온실가스 배출량 분석", Auto Journal, 제43권 제5호, pp.17-22, 2021.05.
2) 이소라, 김영희, "전기자동차의 환경영향 분석을 위한 발전원별 LCA 방법론 연구", 전과정평가학회지, 제23권 제1호, pp.1-6, 2022.12.
3) 이소라 외, "LCA에 기반한 전기차의 발전원별 환경효과 분석",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pp.1-121, 2018.05.
4) 이승현, "[해외전문가리포트] 유럽의 수소경제는 왜 그린수소를 택했나?", 산업인뉴스, 2021.01.12. https://www.sanupin-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977
5) 정한교, "청정에너지 발전량 ‘역대 최고 수준’에도 유럽은 여전히 목마르다", 인더스트리 뉴스, 2024.07.22. https://www.industr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051
6) 황예원, 김동현, 허 탁, "연료전지 자동차의 전과정평가", 전과정평가학회지, 제23권 제1호, pp.23-30, 2022.12.
[한국의 발전 믹스와 수소 생산 포트폴리오]
1) 산업통상자원부, e-나라지표, "에너지원별 발전량 현황",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339
2) EG-TIPS 에너지온실가스종합정보 플랫폼, "에너지다소비사업장 수소 생산 및 소비 통계", https://tips.energy.or.kr/carbon/Ggas_tatistics04.do
[진정한 친환경 자동차를 향해]
1) 전승민, BATTERY INSIDE,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으로 ‘탈석유’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다", 2022.09.29. https://inside.lgensol.com/2022/09/%EC%97%90%EB%84%88%EC%A7%80-%EC%8A%88%ED%8D%BC%EC%8A%A4%ED%85%8C%EC%9D%B4%EC%85%98%EC%9C%BC%EB%A1%9C-%ED%83%88%EC%84%9D%EC%9C%A0%EC%97%90-%ED%95%9C-%EA%B1%B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