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에 불어 온 'ESG 바람'
공연계에 불어 온 'ESG 바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4기 도영현
[Get your ticket]
‘공연 티켓’이라는 글자를 볼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종이로 만든 지류 티켓이다. 각종 예매 사이트를 통해 결제된 티켓은 종이봉투에 쌓여 관객에게 전달된다. 단순히 입장용을 넘어, 예매처별 다양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지류 티켓과 봉투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그뿐만 아니라, 각 공연 제작사는 특정 회차 한정 주요 대사를 담은 종이 티켓이나 오리지널 티켓을 발행하기도 한다. 이로써 티켓의 굿즈 화가 이뤄지는 셈이다.
[자료 1. 지류 티켓]
출처 : ⓒ24기 도영현
문제는 1회성 관객에게 극이 끝나고 난 뒤 티켓은 쓰레기에 불과하다는 것. 더불어 티켓의 일부를 뜯어 입장 사실을 확인하는 현행 입장 과정은 소위 연극이나 뮤지컬 애호가를 일컫는 ‘연뮤덕’의 티켓일지라도 상당한 폐기물을 발생시킨다. 업계의 문제 인식이 이뤄진 것일까? 코로나라는 길고 긴 기다림을 거쳐 돌아온 티켓은 ESG 흐름에 발맞춰 변화한 채다. 전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무엇인지, 공연장의 ‘ESG 바람’을 살펴보자.
[ESG와 티켓]
① 초록빛 대변신! 시드 티켓
[자료 2. 도고아트홀 시드티켓]
출처 : 아시아경제
ESG 흐름이 공연 업계에 일면서,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종류의 티켓이 등장했다. 주목해 볼만한 것은 도고 아트홀(구 아산 코미디 홀)의 ‘시드 티켓’이다. 세계 최초로 도입된 시드 티켓은 시중에 판매되는 ‘시드 스틱(Seed Stick)’과 입장권이 결합한 형태다. 화분에 주황색 부분이 잠기도록 꼽아 물을 주면, 싹이 트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관람 회차는 티켓의 초록색 부분에 펜을 사용해 표기한다.
② 디지털 티켓, 어떤가요?
[자료 3. 세종 문화 회관 디지털티켓]
출처 : 세종문화회관
가장 왕성한 변화는 디지털로의 전환이다. 2020년 국내 최초로 세종문화회관이 QR코드를 활용한 무인 검표 시스템을 도입한 데 이어, 각종 공연에서 디지털 티켓(스마트 티켓)이 사용됐다. 기존 매표소에서 오랜 시간 줄을 서 티켓을 수령해야 했던 지류 티켓과 달리, 바로 입장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부 디지털 티켓은 주차 정산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출차가 가능하다는 점과 타인에게 티켓 전달 등의 편리함도 갖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류 티켓에 대한 수요는 굳건하다. 실제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스마트 티켓'과 '종이 티켓'을 검색해 보면, 공연 애호가나 야구팬이 스마트 티켓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글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지류 티켓이 가져오는 기념 물적 상징성에서 비롯되는 일이다. 더불어 입장권 디지털화가 폐기물 문제 완화라는 유의미한 결과를 끌어냄은 사실이나, 해당 유형의 티켓은 디지털 소외계층의 격차를 심화하는 요인이 된다. 예매부터 입장까지 모든 과정의 온라인화가 이뤄진 요즈음, 디지털 격차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의 논의는 필수적이다.
[녹색 문화생활을 위해]
티켓의 녹색 변화가 이뤄졌지만, 오늘날 친환경 입장권을 취하는 공연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디지털 티켓을 이용하는 공연일지라도 예매자 전원에게 실물형 카드를 발급해, 또 다른 폐기물을 낳는 경우도 있다. 향후 공연 굿즈는 ESG 운영과 관객 요구의 적절한 절충선을 찾아야만 한다.
다행히도, 현행 공연의 특성은 신청자에 한해 굿즈를 제공하기 적합한 형태다. 세종 문화회관이나 롯데 콘서트홀에서 이뤄지고 있는 디지털 티켓의 종이형 출력 키오스크가 확대된다면,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입장권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관객 상당수가 공연일 3~4주 전 예매를 진행하는 공연 특성상, 예매 당시 수요 조사를 통해 특별 굿즈를 제공하는 방식 또한 문제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객에게 티켓은 어떤 의미일까. 많은 이들은 공연에서 하나 됨을 추억하는 장치로써 티켓을 소중히 보관한다. 그것은 상당한 양의 티켓북(티켓을 보관하는 앨범) 수요에 대한 뒷받침이거니와, 디지털 티켓에 대한 불만족이기도 하다. 따라서 앞으로의 공연은 디지털 티켓을 주로 하되, 희망자에 한해 기념 실물 티켓을 제공하는 방식을 채택해야 할 것이다. ESG 바람이 공연계에 정착할 수 있기를 소원해 본다.
'문화생활과 친환경'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취재] 워터밤과 친환경은 공존할 수 있을까?", 22기 류나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597
2. "치고!달려라! 야구의 녹색 물결", 22기 박재욱, 한예림, 23기 김태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068
참고문헌
[ESG와 티켓]
1) 네이버 포스트, “티켓, 어디까지 모아봤니? <티켓의 변천사>”, 2023.06.01,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6022076&memberNo=18719577&vType=VERTICAL
2) 도고아트홀, "아산코미디홀 홍보", https://comedyhall.modoo.at/?link=6uw3ibky
3) 세종문화회관, "티켓 수령방법", https://www.sejongpac.or.kr/portal/main/contents.do?menuNo=200323#process2
4) 판촉사랑, “시드 스틱”, https://www.87sarang.com/shop/viewitem.asp?mcd=M00000001&ca=224&itemcd=03430046
[녹색 문화생활을 위해]
1) 김용래, "[문화소식] 롯데콘서트홀, 종이없는 공연장 운영", 연합뉴스, 2023.04.04, https://www.yna.co.kr/view/AKR20230404059800005
2) 세종문화회관, "티켓 수령방법", https://www.sejongpac.or.kr/portal/main/contents.do?menuNo=200323#process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