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지속가능성은 공존할 수 있을까?
AI와 지속가능성은 공존할 수 있을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4기 변지원
오늘날 빠르게 발전하는 세계에서 인공지능(AI)은 미래 사회의 키(key)이며, 이미 산업을 재편하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한 요소로도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AI의 활용은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자원 관리를 최적화하는 데에 필수적이다.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할 수 있도록 AI를 활용해 에너지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고 저장 기술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AI가 지속적으로 확장되면서 다양한 환경 및 윤리적 문제들도 제기되고 있다. 과연 AI와 지속가능성은 공존할 수 있을까?
AI가 야기하는 환경 오염
AI 수요 증가로 인해 여러 기업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데이터센터에선 대규모의 데이터가 처리되거나 저장되고, AI가 끊임없이 운영된다.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때 섭씨 30도가 넘는 열이 발생하는데, 부품 손상을 막기 위해 20~25도 정도로 온도를 낮춰야 하기에 상당한 전력과 물이 요구된다. 또한 AI 모델의 복잡성과 규모가 커질수록 그 에너지 수요가 비례해 증가한다. 이러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2022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서 전체 전력 수요의 2%에 해당하는 460테라와트시(TWh)를 사용했다면, 2026년에는 620~1050테라와트시(TWh)까지 늘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자료 1. 데이터센터 내부]
출처 : 이코노믹 리뷰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스코프3 배출량이 2023년에 30.9% 증가했다고 밝혔다. MS가 국가 계획 규모와 비슷한 중장기 로드맵을 세우고 단계적으로 이행하고 있음에도 나온 결과이다. MS의 총 배출량 중 약 96.5%는 스코프3가 차지하기에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MS는 데이터센터 추가 건설로 건축자재 수요 증가, 반도체 및 서버 등 하드웨어 장비의 수요 급증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에너지 최적화를 통해 달성한 배출량 감축이 무색해졌다. 구글도 2023년에 스코프3 부문이 전체의 75%를 차지했고, 수치는 계속해서 늘고있다. 이에 책임자는 배출량을 최대 10% 감축할 수 있도록 AI를 연구 중이라 밝혔다.
탄소배출을 줄이는 AI를 운영하기 위해 세운 데이터센터가 탄소배출을 늘리고 있는 셈인데, 이를 감축하기 위해 AI를 연구 중이라는 것이 조금은 아이러니하다.
AI 영역에서 포착한 기회
그럼에도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AI의 역할은 상당하다. 한국에너지공과대 김집 교수는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AI가 전력망 내 변동성이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 최대 유틸리티 기업인 퍼시픽가스앤드일렉트릭(PG&E)는 AI 알고리즘을 카메라에 탑재해 산불을 예측한다. 카메라를 수동으로 이동해 산불을 감지하는 것보다 수 분 이상 빠르다. 또한, 독일 에너지 기업 에온(EON)은 AI로 중간 전압 케이블의 성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케이블 고장 가능성을 예측해 필요한 시점에 유지보수를 진행해 관련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에서도 전국 읍·면·동 단위의 일사량과 일조량을 AI가 분석해 특정 장소의 예상 발전력과 추정 수익을 산출하는 태양광 발전량 예측 서비스 ‘한전 KDN 햇빛 지도’를 운영 중이다.
[자료 2. 한전 KDN 햇빛 지도]
출처 : EPJ
기후위기 속 농식품과 소비재의 미래도 AI 기술 활용에 달려있다. AI를 통해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품종 개발 및 작물 모니터링을 좀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으며, 농약 투입 최적화를 자동화시켜 농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 실제 미국 애그테크 스타트업 페어와이즈는 유전자 가위(CRISPR) 기술을 사용해 유통기한이 길고 수확성이 높은 신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소비재 기업인 로레알은 AI를 통해 소비자 트렌드를 분석하고,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디지털 광고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도 모니터링하고 있다.
AI 활용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
AI가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줄 것 같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 정말 많다.
우선, AI의 연구가 더욱더 필요하다. 현재 사용되는 여러 AI는 ‘예측형(Predictive) AI’로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잠재적인 문제를 예측하는 역할을 한다. 자율적으로 데이터를 실시간 단위로 수집하고 분석해 자율적으로 제어하는 ‘운영(Operation) AI’는 아직 규제로 인해 시장에 들어오기 어렵다. 에너지 산업 문제 해결을 위해 도입했다가 예기치 못한 결과가 발생하면 책임 소재를 묻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AI 알고리즘이 어떤 근거로 결정을 내렸는지 알 길이 없다는 한계도 있다.
또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문제도 많다. 2023년 미국에서는 구글과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콜센터에 AI 기반 음성 및 채팅 상담을 도입하고, 해당 인력을 포함해 18만여 명을 해고했다. AI가 대체하는 일자리들이 늘어나게 되면 그 자리에 있던 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게 된다. 적정선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AI 기술이 도입되면서 생겨나는 사이버보안 문제 역시 논의가 필요하다. 내부 기술이 유출될 수 있어 기업에서 AI 기술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경우까지 있다.
결론
AI와 지속가능성은 공존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기술적 발전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윤리를 고려한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앞서 서술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AI 기술의 발전, 사회적 합의, 사이버 보안 문제 등을 논의하고 해결하고자 노력한다면, 이러한 노력이 AI가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해 본다.
AI와 환경오염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ChatGPT, 편리함 뒤에 숨겨진 환경 그림자", 23기 강민수, 고가현, 24기 이우진, 25기 배현지, 이예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383
2. "AI의 빛과 그림자, 탄소 내뿜는 AI?", 17기 정예진, 18기 한동근, 19기 유홍주, 20기 조현욱,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422
참고문헌
[AI가 야기하는 환경 오염]
1) 신경민, “AI 경쟁으로 데이터센터 급증에 환경 이슈 급부상... 해법은?”, 이코노믹 리뷰, 2024.02.28., https://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647225
2) 윤원섭, “빅테크 기업, 지속가능성과 공존 가능하나? MS·구글 “AI로 솔루션 도출 노력 중””, 그리니엄, 2024.10.02., https://greenium.kr/news/57548/
3) 장유미, “"지구가 멍 든다"…中서 바닷 속에 데이터센터 넣은 까닭은”, ZDNET Korea, 2024.02.27., https://zdnet.co.kr/view/?no=20240227112545
[AI 영역에서 포착한 기회]
1) 기후위기 속 농식품·소비재 미래? “AI 기술 활용에 달려”, 그리니엄, 2024.10.02, https://greenium.kr/news/57593/
2) 이재용, 한전KDN, AI기반 태양광 발전량 예측 서비스 전국으로 확대, EPJ, 2021.10.28., https://www.epj.co.kr/news/articleView.html?idxno=29046
3) “혁신 가속 vs 기후문제 가속, 양날의 검 떠오른 ‘AI’…“선하게 사용하는 문제 고민해야””, 그리니엄, 2024.10.02., https://greenium.kr/news/57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