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통 안정화의 미래, 한전의 대용량 ESS
계통 안정화의 미래, 한전의 대용량 ESS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4기 박선혜
[한전, 국내 최초로 대용량 ESS를 건설하다]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은 지난 7월 19일 경상남도 밀양시 나노산단 내에 위치한 부북변전소에 336MW의 대용량 ESS를 최초로 가압했다. 여기서 가압이란 ESS 건설을 완료한 후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한 전력 공급 및 안전성 검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ESS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전에 전압을 걸어주어 시스템의 기능을 시험하는 과정을 말한다. 앞서 언급했던 ESS 건설 사업은 6개 변전소 중 가장 마지막으로 가압을 마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영주, 함양, 예산, 영천, 신남원, 부북에 걸쳐 총 978MW만큼의 ESS가 건설되었다. 사실상 우리나라는 최대 1GW의 발전제약 완화가 가능해진 것과 무방하다.
[자료 1. 부북변전소 계통 안정화용 ESS]
출처: 전기신문
그렇다면 원자력발전소 1기의 전력량에 해당하는 1GW라는 수치는 왜 필요한 것일까? 이 해답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겨 있다. 재생에너지 출력 변동성 대응을 위한 백업 설비를 반영하기 위해 양수발전소와는 다른 방안이 필요했는데, 이때 970MW 가량의 설비용량이 요구된 것이다. 그동안의 ESS는 한전과 같은 송전사업자의 필요에 따라 신재생 연계형, 피크 수요 저감용 등을 위주로 보급되었지만, 재생에너지가 확대됨에 따라 신뢰도 유지를 위한 운영이 필요해진 것이다.
[송전망 발전제한의 중심에 서 있는 동해안, ESS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계통 안정화용 ESS 사업을 추진한 주요한 배경에는 동해안의 송전 제약 문제가 있다. 동해안 지역의 원자력과 민간 석탄발전소들은 총 16GW의 발전량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송전망이 모든 용량을 충분히 송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략 11GW 정도만 송전이 가능한데 원자력 발전소는 전력 공급의 안정성, 경제성과 같은 이유로 다른 연료에 비해 우선적으로 가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11GW 중 8.7GW의 용량은 원자력 발전소가 이미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로 석탄발전소에 남는 송전 여력은 2.3GW밖에 남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석탄발전소들은 가동률이 20%가량으로 떨어지는 상황으로 고성, 강릉, 삼척 등에 위치한 석탄발전소들이 이러한 영향을 받고 있다.
강릉 에코파워와 삼척 블루파워와 같은 대규모 석탄발전소들은 연간 큰 비용을 손해 볼 것으로 예상된다. 그뿐만 아니라 송전 제약으로 인해 발생한 손실금에 대해서도, 전력시장의 구조가 하루 전 시장으로 개편되면서 송전 제약으로 인해 보상해 주는 제도인 COFF가 사라져서 실질적인 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2022년 11월 이후, 신한울 1호기 원자력발전소가 계통에 연계된 후에 제약이 커지며 올해 6.4GW의 발전제약이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계통 안정화용 ESS는 원전 및 석탄발전소의 발전제약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2. 신한울 1호기]
출처: 네이버 뉴스
한편, 한전의 경영난으로 인해 송전망 확장이 지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계통 안정화용 ESS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계통 주파수는 전력의 안정성에 있어서 절대로 빠져서는 안 될 요소인데, 계통 주파수가 급격하게 하락하게 되면 전력망의 균형이 깨져 발전량이 제한되고 전력 공급의 불균형이 심화하여 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전 관계자에 따르면, 이를 방지하기 위해 부북 ESS와 같은 유효전력을 공급하여 위급한 상황을 막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4.37MWh 배터리 컨테이너와 14개의 PCS(전력변환장치)로 구성된 56MW급 시스템으로, 자동 소화 설비와 공조설비를 갖추고 있어 주변 계통의 여건에 따라 자동으로 충전 및 방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한전이 보유하고 있는 변전소 유휴부지를 활용하며 사업비를 절감하였으며 전력 설비 신설로 인한 민원도 축소해 사업 기간을 크게 단축했다.
이번 사업에 사업 준비, 설비 개선, 최종 가압까지 많은 국내 ESS 전문 기업이 참여하였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북 남원시에 위치한 신남원변전소에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하였다. 전력변환장치, 전력관리장치, 배터리관리시스템, 배터리 등 주요 기자재 공급부터 조달까지 총괄하였으며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와 PCS 기술로 퀄리티 높은 기술을 선보였다. 또한, 효성중공업은 부북변전소에 ESS를 설치하는데 높은 기술력을 선보였다.
[300MW 규모의 ESS 추가 건설한다]
한전은 제10차 송·변전 설비계획에 따라 6개의 변전소 중 소룡, 논곤, 나주, 선산, 신영주 5개 변전소에 300MW급의 변전소를 추가 건설할 계획을 밝혔다. 현재 보급된 1GW의 계통 안정화 ESS와 주파수 조정용 ESS, 400MW를 합해 총 1.7GW에 달하는 용량으로 전력망 건설이 완료된 이후에는 주파수 조정용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한전의 이러한 노력은 신재생에너지와도 잘 어우러질 것이고 불규칙한 전력 수요를 조절하는데 패러다임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나아가, 전력망 건설에 큰 역할을 하면서 탄소 중립 달성에 한 발짝 가깝게 다가갈 것으로 예상한다.
ESS에 대한 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인터배터리 2024 견학기] 이제는 ESS에 주목하자", 23기 김태현, 25기 배현지,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418
2. "한국의 지리적 한계와 ESS", 18기 오지훈,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547
참고문헌
[한전, 국내 최초로 대용량 ESS를 건설하다]
1) 이재용, "한전, 국내 최초 336MW 대용량 ESS 건설··· 필요할 때 전기 꺼내 사용", EPJ, 2024.07.22, https://www.epj.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732
2) 최호, "한전 국내 최대 규모 ESS 가동...발전소 1기 발전 제약 완화", 전자신문, 2024.07.22, https://www.etnews.com/20240722000027
[송전망 발전제한의 중심에 서 있는 동해안, ESS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1) 박병인, "‘경영위기’ 석탄발전사, 동해안 송전제약 심각…ESS 해결책 될까", 에너지플랫폼뉴스, 2024.02.22, https://www.e-platform.net/news/articleView.html?idxno=83649
2) 김진후, "‘아시아 최대’ 계통안정화 ESS 완성...한전, 1.7GW 규모까지 키운다", 전기신문, 2024.09.26,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43652
3) 강민철, "효성重, 경남 밀양에 국내최대 용량 ESS 설치…한전 부북변전소에 336㎽", 스페셜경제, 2024.09.27, https://www.sp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322663
4) 이초록, "현대일렉트릭, 한전 신남원변전소 ESS 프로젝트 수주", 열린뉴스통신, 2022.12.13, https://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147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