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청소년들이 받는 환경교육, 한 번이라도 제대로 알아보셨나요?
[인터뷰] 청소년들이 받는 환경교육, 한 번이라도 제대로 알아보셨나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기 윤진수, 21기 곽서영, 정재혁, 홍서현, 22기 홍세은, 23기 안윤아
[초•중학교 환경교육 의무화]
전 세계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교육의 중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교육은 지속 가능한 미래 구현과 자연에 대한 책임 있는 가치관 형성에 기반이 된다. 이에 핀란드, 독일 등 유럽의 학교에서는 7세부터 자연에 대한 존중, 생물종, 자연 현상 등에 대해 학교에서 배우고 스스로 환경 문제 중요성에 대해 사고력을 키우도록 교육받는다.
[자료 1. 초•중학교 환경교육 의무화]
출처 : 네이버블로그
최근 국내에서도 기후 위기 시대에 환경 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이 마련되고 있다. 지난 3월 1일부터 초•중학교에서는 학교 환경교육이 의무화된다. 지난해 5월 국회 본회의에서 ‘환경교육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개정됨에 따라 2023학년도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장은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환경교육을 실시하도록 한 것이다. 기후위기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교육 현장의 체계적 교육이 요구되는 가운데 환경교육법 개정으로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 상위법 개정으로 법적인 토대는 마련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 조직, 기구, 교사 지원 프로그램, 지역사회 협력망 등 체계적인 준비가 보다 요구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환경교육의 현실]
환경부가 올해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환경교육을 의무화했지만, 관련 예산은 학생당 3~4천원 수준으로, 교재를 구입하거나 연속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범교과에 이미 환경 주제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에 별도의 환경 수업을 진행하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료 2. 지금 우리 지구는! 환경교육자료]
출처 : yes24
이에 전북의 초등학교 교사 10명이 1년간 머리를 맞대고 2,500만 원의 사비를 들여 직접 교과서를 제작하고 출판까지 마쳤다. 이 교과서를 통해 일회성 수업을 넘어 학년별 다른 주제로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도내 30여 초등학교뿐 아니라 서울, 춘천, 여수 등 타지역에서도 입소문을 타며 벌써 1만 부 판매를 마치고 2쇄를 펼 만큼 호응이 좋다. 김인호 국가환경교육센터 센터장은 “(환경 감수성은) 어렸을 때부터 오감을 통해 주변의 자연을 체험하고 자연 안에 자신을 인식하면서 형성되는 것이 자연스럽고.. 일선 교사들에게도 환경교육에 대한 연수, 많은 지원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전 세대가 야기한 기후변화 위기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미래 세대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환경교육에 대한 어른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이 바라보는 환경교육은 어떠할까? 실상을 살펴보며 청소년을 위한 환경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우리 사회는 어떠한 방향성을 가져가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 필자는 안양공업고등학교에서 학생 총 5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안양공업고등학교 청소년 인터뷰]
아래의 인터뷰는 2023년 9월 15일에 안양공업고등학교 김경남, 안승호, 이동식, 전중찬 등 총 5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 환경교육을 받아본 경험과 청소년들이 원하는 교육 장소, 교육방식, 그리고 환경에 대한 이론교육 필요성, 개선점과 방향성에 대해 질문했다.
[자료 3. 안양공업고등학교 학생과의 인터뷰]
출처 : ©22기 홍세은
그중 환경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답변으로 김경남, 이동식, 전중찬 학생 등 총 4명의 청소년은 환경교육의 필요성을 기존에 느꼈다고 답했다. 특히, 김경남 학생은 “청소년들이 환경에 대해 너무 무심하다”며 “우리의 터전에 영향을 주는 환경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지구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전중찬 학생은 “학교 학생들이 학교 내에서 쓰레기를 많이 버린다”며 “쓰레기통이 아닌 곳에 버리고, 지나가는 풀숲과 안양천에 많이 버리는 것을 많이 목격해 환경교육의 필요성을 실감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안승호 학생의 경우 환경교육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는데, 그 이유는 “환경에 별로 관심이 없으며, 환경교육을 하는 것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환경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답변으로는 인터뷰 답변자 총 5명 모두 환경교육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전중찬 학생은 “지구와 환경이 많이 파괴됐는데, 청소년들은 그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저는 지구의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고 느낀다”고 말했고, “학생들은 현실을 살고 있음에도 심각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고 답했다. 김경남 학생도 “후손들도 살아야 하는 지구에서, 환경을 망치게 되면 후손에게 지구를 물려줄 수 없다”라며 환경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료 4. 안양공업고등학교 환경 이론교육]
출처 : ©23기 안윤아
청소년들이 환경교육을 들어본 경험이 얼마나 있었느냐는 질문에 인터뷰 답변자 총 5명은 1년에 2~3번 정도 학교 수업 시간에 들어본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김경남 학생은 “보통 학교 교과 과정 내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환경 영상만 시청하는 정도이다”라고 밝혔다.
환경교육을 받을 교육 장소는 어느 곳이 좋겠냐는 질문에 3명의 학생은 문화센터와 같은 교육 장소를 선호했으며, 2명의 학생만이 학교에서의 교육을 선호했다. 한 학생은 “교육 장소에서는 체계적이고 자세히 환경교육을 해주지만, 학교 수업 시간에는 시간제한이 있어 교육받는 시간이 너무 적다”며, “집중적으로 교육받고 싶은데 학교는 그러한 구실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중찬 학생은 “환경교육을 주도적으로 받을 장소는 학교”라면서 “학교라는 강제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환경교육을 받게 된다면 교육방식은 어떤 것이 좋겠냐는 질문에 인터뷰 답변자 총 5명 모두 체험할 수 있는 교육을 원한다고 답했다. 특히, 이동식 학생은 “체험활동이 포함된 교육이어야 재미도 느끼지만, 이론교육은 재미가 없어 청소년들이 잘 안 들을 것 같다”며 “체험활동을 병행하면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 대부분이 이론교육도 필요하다고 답했는데, 전중찬 학생은 “개념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이 있어야 이해가 될 것 같다”며, “기본적인 것을 알고 체험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자료 5. 안양공업고등학교 환경 체험교육]
출처 : ©20기 윤진수
기존의 환경교육을 개선한다면 무엇을 개선하고 싶은지와 앞으로의 환경교육의 방향성은 어떻게 잡아야 할지 질문했다. 인터뷰 답변자 총 5명 모두 직접 체험하며 배우는 활동을 선호했다. 이동식 학생은 “환경교육을 미션처럼 진행하여, 청소년들의 참여율을 높이면 될 것 같다”고 말했으며, 김경남 학생은 “환경오염의 심각하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청소년들이 많기에 청소년들의 경각심을 높일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흔히 사용하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활용하여 청소년들의 접근성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전중찬 학생은 “중학교 때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해 배웠는데, 그 부분을 교과로 투입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며 “이 부분을 배우면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느꼈으며 환경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또, 한 학생은 “처음에는 환경에 대해 잘 모르니까 이론으로 시작하되, 점차 체험이나 경험하는 활동으로 확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커피박처럼 개념을 익히고 관련 활동을 하는 것”과 같은 예시도 들어주었다.
[청소년 대상 환경교육의 필요성]
청소년기의 환경교육은 삶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여러 번의 설문조사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안타까운 결과는 10대와 20대가 기후 변화에 대해 가장 지식이 부족하고 무관심한 세대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를 위해 삶의 양식을 바꿀 의향이 있는지 18개국에서 조사한 결과 세계 평균은 36%인 것에 반해 우리나라 평균은 7%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것은 학교에서의 환경교육을 등한시한 결과이며 환경교육의 부재로 아이들이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어른으로 자라날 가능성이 높아 반드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환경교육은 미래 세대의 생존과 직결된 필수적인 미래 교육이다. 그러므로 개선할 점이 무엇인지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직은 환경 교육에 관한 관심과 실질적인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환경이 점점 악화하는 지금 환경교육은 입시교육보다 더 중요한 생존 교육, 삶의 교육이다.
[앞으로 청소년 대상 환경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는 미래 세대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들을 대상으로 한 환경 교육이 중요하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환경교육은 학교라는 장소에 갇혀 단순히 교육 시간을 채우기 위해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진심으로 기후 변화에 대해 생각해 보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의 교육이 필요할까? 학생들의 인터뷰에서도 볼 수 있었듯이 체험 위주의 교육 활동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에서 환경 다큐멘터리를 보고, 환경교육 영상을 시청하는 것은 학생들의 흥미도 저하를 불러올 뿐만 아니라 환경에 대한 학생들의 진심 어린 우려와 이를 바탕으로 한 실천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이론 위주의 수업에서 벗어나 체험 위주의 교육 활동이 진행되어야 한다.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몸소 체험하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행동들에 함께 참여하는 수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고,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이 미래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환경교육에서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목표일 것이다.
또한, 교사의 역량이 강화됨과 동시에 ‘환경’ 과목이 정규 교과로 인정되어야 한다. 현재는 환경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의 수가 현저히 적어 학생들에게 환경오염의 심각성과 이를 위해 실천할 것을 가르칠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는 곧 질 낮은 환경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앞선 인터뷰에서 환경 교육을 받을 장소에 대한 질문에서 외부 기관을 선택한 학생은 학교에서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환경 교육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따라서 학교마다 전문적인 환경 교육을 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배치하고, 진로 선택 과목이 아닌 정규 교과로 인정되어 모든 미래 세대가 환경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교와 지역 간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어야 한다. 학교가 청소년들의 환경 교육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한국의 입시 시스템 속에서 학교에 그 역할을 모두 맡기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지역 내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해 지역의 환경 시민단체와 관계 기관 등이 협력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환경교육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대학’이라는 최종적인 목표가 있는 한국의 공교육 속에서 환경 교육이 외면받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미래 세대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지구라는 터전을 함께 보호하고 보전하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질 좋은 환경 교육이 필수적이다. 교육 시수를 채우기 위해 하는 환경 교육에서 벗어나 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 환경교육이 시행되길 바란다.
청소년 환경교육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생활 속 실천 중심의 환경 교육, 어디까지 왔나?", 21기 홍서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691
2. "더 나은 미래 환경·사회, 지속가능발전교육에 있다", 20기 황지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099
참고문헌
[초•중학교 환경교육 의무화]
1) 권광원, “기후위기 시대 환경 교육 필수…'환경교육사 양성·어린이 환경 교육' 실시”, 비건뉴스, 2023.02.27,
https://www.vegannews.co.kr/news/article.html?no=14547
2) 임효인, “법제화 후에도 갈 길 먼 환경교육… 대전교육은?”, 중도일보, 2023.03.17,
http://www.joongdo.co.kr/web/view.php?key=20230315010004592
[우리나라 환경교육의 현실]
1) 목서윤, “환경 교육 의무화해야".. '교사'들이 나선다”, 전주MBC, 2023.07.09, https://www.jmbc.co.kr/news/view/34118
[청소년 대상 환경교육의 필요성]
1) EBSstory, "지구를 지키는 환경교육 1부 – 위기의 지구, 교육의 길", 2020.04.17, https://blog.naver.com/ebsstory/221900608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