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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결정에서 단결정으로, 진화하는 양극재 시장

R.E.F. 23기 신지연 2024. 6. 27. 09:00

다결정에서 단결정으로, 진화하는 양극재 시장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신지연

 

양극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떠오른 단결정 양극재

양극재는 결정의 구조에 따라 단결정(single crystalline) 양극재와 다결정(poly crystalline) 양극재로 분류된다. 단결정 양극재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여러 금속을 단일 입자로 구성한 소재이며, 다결정 양극재는 여러 금속 입자를 뭉쳐 만든 다 입자 구조이다. 또한 양극재는 전구체의 입자 크기에 따라 5μm 이하의 소입경과 10~20μm인 대입경으로 구분된다. 최근 고용량, 고출력의 배터리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입자가 작아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고, 입자 간 접촉 면적이 늘어나 더 빠른 전기 화학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소입경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보통은 입자가 크고 단가가 낮은 대입경 사이에 작은 소입경을 채워 밀도와 안정성을 높이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자료 1. 다결정 양극재와 단결정 양극재 차이]

출처 : POSCO NEWSROOM

기존 전기차 배터리로는 주로 다결정 양극재가 사용됐으나, 공정 과정에서 입자 내 균열이 발생해 가스 발생 및 수명 감소를 야기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반면 단결정 양극재는 하나의 결정상이 하나의 단위 입자 구조로 결합하기 때문에 입자 내 균열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

이에 다결정 양극재의 문제를 해결하고 안정성과 성능 모두를 끌어올릴 단결정 양극재가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주목받게 되었다. LG화학,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의 양극재 업계는 단결정 양극재 양산을 두고 기업 간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따라서 본 기사에서는 다결정 양극재와 비교한 단결정 양극재의 이점과 전망, 그리고 차세대 배터리에 단결정 양극재가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다결정 양극재의 문제점

(1) 전극 표면의 균열 발생

[자료 2. 균열이 발생하는 다결정 양극재]

출처 : nano select

다결정 양극재는 압연 공정에서 입자 내 균열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배터리 제조 과정 중 핵심이 되는 압연 공정은 양극 극판 제조 과정에서 양극 슬러리를 집전체에 코팅한 후 압연하는 공정이다. 이 공정은 집전체 위에 분포된 양극재에 압력을 가함으로써 전극 내의 빈 공간을 제거해 주므로, 양극 활물질 내부의 공극률을 줄여 용량을 증가시킨다. 또한 압력을 가하며 전극의 두께가 줄어들기에 부피 당 에너지 밀도도 증가시킬 수 있다.

하지만 너무 큰 압력을 가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입자가 큰 다결정의 표면에 균열이 생기거나 입자가 깨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경우 충∙방전 과정에서 SEI(Solid Electrolyte Interphase) 층이 형성될 때, 양극 표면뿐만 아니라 깨진 입자의 틈 사이에도 형성되며 전지의 용량이 제대로 발현되지 못하게 된다.

 

(2) 산소 가스 발생

[자료 3. 다결정 양극재의 산소 가스 발생 과정]

출처 : nano select

압연 공정으로 인해 양극 내부에 균열이 생기게 되면 전해액이 균열 내부로 침투하며 추가적인 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때 표면 및 내부에 CEI(Cathode Electrolyte Interphase)가 생성되면서 전극의 구조가 불안정하게 변화한다. NCM 양극의 경우 불안정한 구조에 따라 전이 금속인 니켈이 용출되고, 하이니켈 소재 내부의 산소가 방출되며 가스를 발생시킨다. 이렇게 산소 가스가 발생하면 배터리 내부가 부풀어 오르는 swelling 현상이 일어나 분리막 파손, 전해액 누출과 같이 배터리의 폭발 및 화재에 기여할 수 있고, 전지의 안정성과 수명 성능을 떨어뜨린다.

 

다결정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단결정 양극재

[자료 4. 균열이 발생한 다결정(a, b, e)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 단결정(c, d, f) 양극재]

출처 : Nano Energy

다결정 양극재와 단결정 양극재를 전자 주사 현미경(SEM)으로 분석할 경우 크게 두 가지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단결정 양극재의 입자 크기는 약 2~3μm로, 다결정 양극재에 비해 약 5배 정도 작다. 입자가 작은 소입경일수록 입자 간 접촉 면적이 커지며 더 빠른 전기 화학 반응을 일으키고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또한 다결정 양극재에서는 높은 압력으로 인한 균열로 추가적인 부반응이 발생하지만, 단결정 양극재에서는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 5. 다결정(N-NCM)과 단결정(SC-NCM) 양극재의 전기 화학 평가]

출처 : Nano Energy

하이니켈 양극재의 단점인 열적 안정성을 파악하기 위해 45도에서 전기 화학 평가를 진행한 경우, 다결정 양극재와 단결정 양극재의 초기 용량은 비슷하나, 200 사이클 이후로는 다결정 양극재의 용량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단결정 양극재는 다결정 양극재에 비해 배터리 수명을 증가시키고, 가스 발생이 줄어 안정성이 높아진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서 주목받게 됐다.

 

단결정 양극재가 만들어낼 차세대 배터리 시장

(1) 하이니켈 파우치형 배터리

다결정 양극재는 강한 압연 과정에서 입자가 깨지며 가스가 발생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가스 배출 구조가 다소 약해 배터리 발화 위험성이 각형이나 원통형 배터리보다 높다. 따라서 기존의 다결정으로 이루어진 하이니켈 양극재는 주로 각형, 원통형 배터리에 사용되고 파우치형 배터리에는 잘 쓰이지 않았다. 하지만 단결정 양극재를 사용하면 강한 압연 공정이나 반복되는 충∙방전 과정에서도 입자가 깨지지 않아 파우치형에도 하이니켈 양극재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

2023년 4월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양극재 기업 중 최초로 하이니켈 소입경 단결정 양극재 양산에 성공해 얼티엄셀즈에 납품을 시작했다. LG화학도 2023년 6월 대입경 다결정 양극재와 소입경 단결정 양극재가 혼합된 제품을 LG에너지솔루션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2) 4680 원통형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올리기 위해 주로 하이니켈 양극재가 사용되는 4680 원통형 배터리는 전극 길이가 5m로 매우 길어 기존 2170 배터리보다 젤리롤에서 열화가 발생하기 쉽다. 하이니켈 파우치형 배터리에 단결정 양극재를 사용하는 것처럼, 4680 배터리에도 단결정 양극재를 적용해 열화 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3)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자료 6. 하이니켈과 비교한 미드니켈 배터리]

출처 : POSCO NEWSROOM

최근 중저가형 전기차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가격이 저렴하면서 에너지 밀도도 높은 배터리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했다. 고가인 니켈의 비중을 줄이면서도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가 필요한데, 미드니켈 배터리에 4.4V의 고전압을 사용하면 가능하다. 하지만 3.7V의 미드니켈 배터리는 4.4V로 전압을 높일 경우 다결정 양극재에 균열이 생겨 발화 위험성이 커진다. 이에 4.4V라는 고전압에도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 단결정 양극재를 적용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인 4.4V의 NCM613은 하이니켈 배터리인 NCM811보다 에너지 밀도와 열 안정성이 좋고 가격은 더 낮다. 같은 에너지 밀도일 때 LFP 배터리보다 약간 저렴하고 무게는 반 정도로 가벼워 중저가형 전기차용 배터리로는 매우 적합하다. 다만 단결정 양극재가 일부 필요했던 파우치형 하이니켈 배터리와 달리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는 단결정 양극재로만 제조해야 한다.

(4) 건식 전극 공정

건식 전극 공정은 액체 형태로 극판에 도포되어 왔던 활물질을 고체 파우더 형태로 만드는 공정이다. 기존 습식 공정에서 극판 건조에 필요한 열풍 대류 방식 설비는 차지하는 공간과 전력 소모가 커 배터리 셀 가격을 높이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또한 습식 공정은 양극 활물질 내 원료의 녹는점이 제각기 달라 일부 물질이 녹으면 화합물 속 도전재나 바인더가 분리되며 전지 성능이 떨어지고, 추가적인 공정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건조 및 캘린더링 공정이 생략되며 양산 속도는 빨라지고 배터리 원가도 줄일 수 있는 건식 공정이 주목받게 되었다. 하지만 건식 전극 공정은 고체 파우더를 더욱 높은 고온과 고압으로 압착해야 하므로, 고온에 약한 양극은 제조 공정에서 깨지기 쉽다.

단단한 하나의 입자 구조를 가져 균열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단결정 양극재를 건식 공정에 적용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단결정 양극재는 잔류 리튬의 발생이 적어 이를 제거하기 위한 수세 공정이 생략되며 제조 공정이 짧아지고 건식 공정이 가능하다. 단결정 양극재를 사용하는 차세대 배터리에 건식 공정 역시 도입된다면 배터리 가격은 더 많이 내리고, 수명과 에너지 밀도도 올릴 수 있다.

 

소입경으로 향해 가는 앞으로의 양극재 시장

[자료 7. 단결정 기술의 발전 과정]

출처 : POSCO NEWSROOM

양극재 시장은 니켈 비중이 낮은 다결정부터 하이니켈 다결정 양극재로 발전했고, 이어서 단결정 양극재로 발전했다. 앞으로는 단결정 양극재 중 소입경으로 발전하는 단계로 갈 것이다.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처럼 배터리의 성능은 향상하면서 가격을 낮추는 데 소입경 단결정 양극재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 소입경 단결정 양극재의 수요는 급증할 것이다.

하지만 소입경 단결정 양극재는 만들어내기 쉽지 않다. 다결정 양극재보다 단결정 양극재가 더 만들기 어려운데, 단결정 내에서도 소입경으로 갈수록 소성 온도가 올라가 생산에 필요한 기술의 난이도가 더욱 올라간다. 대입경보다 분진 관리 등도 어려워 종합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대입경 단결정 양극재와 소입경 단결정 양극재를 혼합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외에도 다결정 양극재와 소입경 단결정 양극재를 혼합하기도 한다. 입자가 큰 다결정이나 대입경 단결정 사이의 빈틈을 소입경 단결정으로 채워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떠오르는 산업 중 하나인 만큼 배터리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양극재의 발전은 더 격정적이다. 지금까지도 많은 기술적 난제를 극복해 가며 발전해 왔듯이, 소입경 단결정 양극재도 기술 완성에 성공하여 양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결정 양극재의 도입으로 많은 차세대 배터리의 한계를 돌파하고 상용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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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양극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떠오른 단결정 양극재]

1) 이수환, "배터리 양극재 업계 '단결정' 제품 양산 속도전", 디일렉, 2023.05.12., https://www.thelec.kr/news/articleView.html?idxno=21083

2) 정현정, "LG화학, ‘하이니켈 단입자 양극재’ 국내 첫 양산…“배터리 수명 30% ↑”", 전자신문, 2023.06.26., https://www.etnews.com/20230626000074

3) LG케미토피아, "FOCUS ON – 하이니켈 단결정 양극재", 2024.02.19., https://blog.lgchem.com/2024/02/19_focuson_singlecrystal_highnickel/

[다결정 양극재의 문제점]

1) 공대생P, 공대생P의 나머지 공부, "LG화학 에코프로 엘엔에프가 주목하는 양극재 단결정", 2023.09.21., https://sm10053.tistory.com/entry/singlecrystalline

2) Lucas Mauler, "Economies of scale in battery cell manufacturing: The impact of material and process innovations", Applied Energy, Volume 286, 2021.

3) Quian Wu, "Improving LiNixCoyMn1−x−yO2 cathode electrolyte interface under high voltage in lithium ion batteries", Nano Select, Volume 1, Issue 1, Pages 111-134, 2020.

[다결정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단결정 양극재]

1) Xinming Fan, "Crack-free single-crystalline Ni-rich layered NCM cathode enable superior cycling performance of lithium-ion batteries", Nano Energy, Volume 70, 2020.

[단결정 양극재가 만들어낼 차세대 배터리 시장]

1) 고성현, “[테크다이브] 전고체·46파이 구현할 핵심 기술…건식 전극 공정과 단결정 양극재”, 디지털데일리, 2024.03.11., https://m.ddaily.co.kr/page/view/2024031115062453692

2) 박홍민, "[산업분석] 단결정 양극재, 2차전지 발전의 '게임체인저'", 조세금융신문, 2024.02.05., https://tfmedia.co.kr/mobile/article.html?no=158027

3) POSCO NEWSROOM, "포스코퓨처엠이 주도하는 차세대 양극재 기술", 2024.03.07., https://newsroom.posco.com/kr/%ED%8F%AC%EC%8A%A4%EC%BD%94%ED%93%A8%EC%B2%98%EC%97%A0%EC%9D%B4-%EC%A3%BC%EB%8F%84%ED%95%98%EB%8A%94-%EC%B0%A8%EC%84%B8%EB%8C%80-%EC%96%91%EA%B7%B9%EC%9E%AC-%EA%B8%B0%EC%88%A0/

[소입경으로 향해 가는 앞으로의 양극재 시장]

1) 정유정, "배터리 수명 높일 '단결정' 양극재 양산", 매일경제, 2023.12.06., https://www.mk.co.kr/news/business/10892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