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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후변화-환경

담배꽁초, 재활용 쓰레기로의 변신

by R.E.F.25기 배현지 2024. 4. 14.

담배꽁초, 재활용 쓰레기로의 변신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배현지

 

[미세 플라스틱 덩어리 담배꽁초]

길을 걷다 보면 누구나 길거리에 떨어진 담배꽁초를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심한 경우 빗물받이에 산더미 채 쌓여있거나, 골목이 담배로 뒤덮여있는 경우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환경부의 2020 담배꽁초 관리 체계 마련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하루 평균 담배 판매량은 1억7200만 개비이다. 이 중 7.25%인 1246만6968개 담배꽁초가 길거리에 무단투기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료 1. 담배꽁초가 가득한  창원시 성산구의 배수로]

출처: 경남신문

이렇게 버려진 담배꽁초는 미관을 해치는 것을 시작으로 빗물받이에 가득 차면 침수를 유발하거나 꺼지지 않은 불씨로 인해 화재 유발의 위험이 있다. 하지만 가장 주목할 점은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진 담배꽁초 필터가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것이다.

담배꽁초 필터는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Cellulose Acetate, CA)로 이루어져 있다. 만약 담배꽁초가 바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자외선으로 인한 광분해와 물리적 마찰이 발생하면 CA는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 또한 CA는 생분해에 필요한 기간이 10~12년이고, 이 과정에서 유해성 화학물질이 배출된다. 따라서 담배꽁초가 바다로 흘러가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되면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료 2. 담배꽁초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출처: 경남신문

 

[담배꽁초로 용돈 벌기]

정부에서는 ‘담배꽁초 수거 보상제’를 통해 담배꽁초 무단 투기 방지와 길거리 정화 참여를 유도한다. 해당 제도는 일정량의 꽁초를 모아 오는 지역 주민에게 보상금이나 종량제 봉투를 지급하는 정책이다. 2021년 8월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최초로 시행됐으며, 서울시 용산구와 성동구 등으로 확대됐다.

[자료 3. 용산구의 담배꽁초 수거 보상제]

출처: 용산구청

2023년 기준 서울시 용산구에서는 담배꽁초를 최소 500g을 가져오면 1g당 20원씩 보상금을 지급하고, 개인별로 월 최대 6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최대 지금 범위를 넘으면 다음 달로 남은 무게가 이월돼 합산되는 형식이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은 수거 보상제를 시행한 지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예산 부족이나 수거한 꽁초의 재활용 방법이 없어서 대부분 포기하는 추세다. 지역 내 담배꽁초 재활용 관련 업체가 없어서 사업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담배꽁초 재활용, 정말 불가능한가?]

담배꽁초 수거 보상제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담배꽁초가 일반 플라스틱 제품처럼 재활용하는 것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담배꽁초를 재활용하려는 연구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담배꽁초 필터를 구성하는 CA가 플라스틱이라는 점을 통해 가구나 벽돌 등 제품 제조에 재활용하는 접근이다. 해외에서는 담배꽁초 재활용 산업이 활성화되어 있다.

1. 아스팔트, 벽돌

슬로바키아에는 전자담배를 재활용해 만든 도로가 이미 존재한다. 해당 도로는 2022년에 재활용 스타트업 EcoButt 지아르나드흐로놈에 만든 도로다. 전자담배에 사용된 담배꽁초를 모아 아스팔트 재료로 활용해 도로를 만들었다.

슬로바키아의 도시 폐기물 관리회사 OLO(Odvoz a Likvidácia Odpadu)는 담배꽁초에 남아있는 필터를 재활용해 아스팔트로 만드는 데에 성공했다. 담배꽁초가 첨가된 아스팔트는 강도가 높아져 교통 하중을 더 많이 견딜 수 있고, 아스팔트의 열전도를 낮춰 도시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이 주변 지역보다 높은 온도를 유지하는 현상 열섬 효과를 완화하는 장점이 있다.

[자료 4. 담배꽁초에 남아있는 필터를 재활용하는 OLO]

출처: OLO

2016년에는 압바스 모하제다니(Abbas Mohajerani) 조교수가 담배꽁초를 벽돌에 재활용한 연구를 발표했다, 흙벽돌을 반죽할 때 담배꽁초를 넣으면 벽돌을 굽는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 사용량이 58%까지 낮아진다고 한다. 이는 담배꽁초를 넣어서 만들어진 벽돌 반죽은 열이 가해질 때 담배꽁초 안의 유독 물질을 비활성화하기 때문에 유독 물질이 흘러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자료 5. 압바스 모하제다니가 제안한 담배꽁초를 넣어서 만든 벽돌]

출처: ODS

2. 대체 연료

프랑스의 사이-클로프(Cy-Clope) 기업은 담배꽁초를 수거해 폐기물 처리 전문 업체인 케미렉(CHIMIREC)의 공장으로 옮겨 재활용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수거한 담배꽁초는 아래 사진과 같은 공정을 거쳐 대체에너지 연료(Combustible de Substitution Energétique, CSE)로 전환된다. 이렇게 생산된 폐기물은 발열량이 많아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고, 시멘트나 전기 에너지 생산업체와 같이 CSE 사용이 허가된 제조업체에 제공되고 있다.

[자료 6.  CHIMIREC에서 고안한 폐기물을 대체에너지연료로 변환하는 공정 과정]

출처: CHIMIREC

3. 느타리버섯으로 독성 분해

담배꽁초 내 독성 물질을 분해하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호주의 폐기물 재활용 기업 펑기솔루션(Fungi Solutions)은 버섯으로 버려진 담배꽁초를 분해하고 재활용까지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느타리버섯의 균사체가 담배꽁초 필터의 미세 플라스틱 CA를 소화하도록 훈련하고 있다. 느타리버섯이 미세 플라스틱을 소화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부산물이 남게 되는데, 이는 재활용할 예정이다. 부산물로는 아연, 납과 같은 중금속과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플라스틱인 폴리스티렌(polystyrene)이 남게 된다.

[자료 7.  담배꽁초 먹는 느타리버섯]

출처: Fungi Solutions

 

[담배꽁초 수거도 필요하다]

위에서 언급한 기업들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담배꽁초를 재활용하는 기업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담배꽁초 재활용 사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담배꽁초를 수거하는 사업을 병행해 진행한다는 것이다. OLO 담배꽁초를 수집할 있는 특수 용기를 개발해 시의회와 협업해 도시 곳곳에 배치할 계획이고, 사이-클로프(Cy-Clope)는 도시 곳곳에 재떨이를 설치했다.

담배꽁초를 재활용하는 노력만 존재한다면 담배꽁초로 인한 환경오염은 해결될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담배꽁초 수거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1.  시가랩

우리나라의 스타트업 기인시가랩 담배꽁초의 냄새와 재를 일시적으로 막아주는 접착성이 있는 특수 용지를 출시했다. 흡연 봉투에 담배꽁초를 밀봉하고, 일시적으로 담배꽁초를 담뱃갑이나 주머니에 넣은 쓰레기통에 버릴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이다. 시가랩 홈페이지에 신청하면 제품을 무료로 받아서 사용할 있다.

[자료 8.  시가랩에서 제작한 특수 용지 모습]

출처: 시가랩

2. 스마트 흡연 부스

서울시 성동구에는 스타트업까치가 시범 설치한 스마트 흡연 부스가 있. 밀폐형 흡연 부스에 정화 필터, 환풍기, 음압 시스템을 갖추어 담배 연기가 외부로 누출되지 않고, 실내의 공기가 쾌적하게 유지된다. 부스 재떨이에 모인 담배꽁초는 장기적으로 파쇄되고 독성이 제거되는 과정을 거쳐 재활용될 있는 방안도 탐구 중이라고 한다.

[자료 9.  성동구에 설치된 까치의 '스마트 흡연 부스']

출처: 성동구

 

[모두의 노력]

담배꽁초 수거가 활발히 진행되고, 수거한 담배꽁초를 재활용하는 산업이 발전한다면 거리에 떨어져 있는 담배꽁초를 보기 힘든 사회가 올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담배꽁초를 재활용한 제품에 대한 안정성 연구가 더 필요하고, 시민들 사이에서는 흡연 뒤에 담배꽁초를 바닥에 버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이다. 

따라서 담배꽁초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시민의 모두 노력해야만 이룰 . 정부는 담배꽁초 수거 시스템에 대해 충분한 지원을 하고, 기업은 담배꽁초 수거와 재활용 사업 연계를 통해 산업 순환이 이루어지기 위한 투자를 진행하며, 시민은 흡연 담배꽁초를 용기에 담아두는 문화를 가져야 할 것이다.

담배꽁초가 재활용 쓰레기로 변하는 그날까지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담배꽁초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작지만 매운 고추, 길거리 담배꽁초", 20기 황지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982

 

작지만 매운 고추, 길거리 담배꽁초

작지만 매운 고추, 길거리 담배꽁초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기 황지영 지난해 여름 발생했던 기록적인 폭우를 기억할 것이다. 50명이 넘는 인명피해가 있었으며 농경지 피해 및 도로 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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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취재]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빗물은 빗물받이에", 21기 길민석,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129

 

[취재]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빗물은 빗물받이에

[취재]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빗물은 빗물받이에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길민석 올해도 또 기록적인 폭우··· 최근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전국적으로 폭우에 따른 침수 피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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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미세 플라스틱 덩어리, 담배꽁초]

1) 최나실, "무단투기 담배꽁초 하루 1246만6968개비, 내 몸에 되돌아온다", 한국일보, 2023.09.27,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3092411090000857?rPrev=A2023100823070000556

[담배꽁초로 용돈 벌기]

1) 김범준, "'3시간 꽁초 주워서 만원'담배꽁초 수거보상제 참여해보니", 이데일리, 2023.03.02,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170966635539384&mediaCodeNo=257&OutLnkChk=Y

[담배꽁초 재활용, 정말 불가능한가?]

1) 김민철, "담배꽁초 재활용 방법...연료·펠릿·벽돌·아스팔트", 포인트경제, 2022.01.27, https://www.pointe.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95

2) 김현철, "[초점] 슬로바키아산 ‘담배꽁초 재활용 기술’ 주목받는 이유", 글로벌이코노믹, 2024.01.09, https://www.g-enews.com/article/Global-Biz/2024/01/2024010910021183649a1f309431_1

3) 조은비, "담배꽁초 먹도록 훈련된 느타리버섯, 해결책 될까?", 뉴스펭귄, 2023.04.04,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3810

[담배꽁초 수거도 필요하다] 

1) 최나실, "무단투기 담배꽁초 하루 1246만6968개비, 내 몸에 되돌아온다", 한국일보, 2023.09.27,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3092411090000857?rPrev=A202310082307000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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