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탄소 에너지, CFE의 미래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태현, 24기 박선혜, 25기 배현지, 26기 신혜진
[에너지 전환을 위한 노력]
현재 전 세계가 모두 동참하고 있는 ‘조별 과제’는 두말할 것 없이 탄소중립의 달성이다.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억제하자는 파리협정의 목표 아래, 발전, 운송, 산업 등 각 분야의 저탄소화를 꾀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것이 바로 발전 및 수송 부문 등을 포괄하는 에너지 부문의 탈탄소화이다.
에너지 부문은 세계적으로 주된 배출원으로, 한국 기준 에너지 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체 배출량의 86.9%에 달한다. 따라서 화석연료 등의 에너지 사용으로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고자 에너지 전환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다. 이때 에너지 전환은 화석연료 기반의 지속 불가능한 방법으로부터 재생에너지 등을 이용한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에너지 공급 체계를 바꾸는 것을 말한다.
이와 함께 떠오른 캠페인이 바로 ‘RE100’이다. ‘RE100’은 영국 런던에 있는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에 의해 제안된 캠페인으로, 2050년까지 기업의 전력수요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태양광, 풍력, 수력 발전 등을 통해 발전된 재생에너지 전력만을 인정하며, 그 외의 연료전지와 원자력 에너지 등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는 기상 및 기후 조건에 크게 의존하므로, 이에 따른 지리적 편차와 변동성이 문제가 된다. 특히 한국은 국토가 좁고, 분단 때문에 고립된 전력 계통을 가졌으며, 산지가 많아 풍력 및 태양광 발전에 불리하다.
이러한 배경 아래 한국에 의해 처음 제안된 캠페인이 바로 CFE 이니셔티브이다. 과연 CFE 이니셔티브 캠페인은 무엇일까?
[CFE 이니셔티브 캠페인이란?]
CFE 이니셔티브 캠페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국제 사회에 제안했던 탄소 중립을 앞당기기 위한 글로벌 캠페인이다. 당시 일본, 프랑스, 네덜란드, 아랍에미리트 등 8개국의 지지를 확보했다. 미국, 호주 등 G7도 CFE를 동의하는 추세이다. 이 외에도 이를 지지하는 나라들이 나오고 있다. 일본과는 2024년 6월 청정 수소와 암모니아 공급망 개발을 구체화했으며, 프랑스 역시 마크롱 대통령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CFE 이니셔티브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처럼, CFE는 세계 여러 나라가 동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스코 등 20개 기업이 CFE 이니셔티브를 발족하고 있는 무탄소 CF 연합에 참여하고 있다.
[자료 1. CF연합 출범식]
출처 : 전기신문
무탄소 연합은 9월 윤석열 대통령이 CFE 이니셔티브를 제안한 이후 10월 27일 출범식을 가지며 정식으로 출범했다. 출범식에는 앞서 언급한 20개 기업이 참가했고, 무탄소 에너지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주장하는 단체와 협력할 것을 언급했다. 이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 등 여러 행사에서 CFE의 중요성을 홍보했다. 2024년 1월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도 이회성 무탄소 CF 연합회장이 CFE 이니셔티브의 중요성을 언급했고 6월에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방한 중인 로버트 하벡 독일 부총리에게 CFE 이니셔티브를 요청했다.
이후 2024년 7월 1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그동안의 CFE 이니셔티브 성과를 점검하기 위해 전문가 간담회를 주최했다. 여기서는 다양한 전문가가 참석하며 CFE의 공급 확대의 필요성, 민간의 요구를 정부가 바로 수용하는 민관의 연결성에 따른 장점, 부산에서 CFE를 주제로 기후산업국제박람회를 개최할 계획을 언급했다. 또한 산업부 장관은 탄소중립의 장애물인 제조업 중심 구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CFE를 통해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과 제도를 개발할 수 있음을 표했다. 한편, CF 연합에 참여하는 기업은 CFE 관련 국제 기준이 확립되지 않아 기업의 방향성을 잡는 데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해당 중요성을 언급했다.
[자료 2. CFE 이니셔티브를 두고 면담하는 한국과 일본, 다만 일본 이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나라는 찾기 힘들다]
출처 : 파이낸셜뉴스
그러나, CFE 이니셔티브의 성과는 생각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지 않다. 우선, 글로벌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다만, 이는 해당 기업에 대한 직접적 홍보가 없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일지 모른다. 해외 기업도 우리나라 정부의 직접적인 규제를 받지 않는 기업이 많아 참여할 이유가 없다. 해외 기업 외에도 지지했던 나라들이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을 짠 나라는 일본뿐으로, 나머지 나라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 어쩌면 주최국이 세계적으로 부담이 없는 한국이 주최해서 그렇다는 의견도 찾을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정부는 CFE 이니셔티브 관련 일부 계획을 수정한 상태이다. 이처럼 CFE 이니셔티브는 계획대로 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CFE 이니셔티브 관련 인증제도 올해 내로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CFE 이니셔티브는 재생에너지로만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했던 RE100과 다르게 원자력, 수소, 암모니아, CCUS 등 온실가스를 직접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에너지를 모두 포함한다. 간접 배출인 Scope 2만 다루는 RE100과 다르게 직간접 배출인 Scope 1, 2를 모두 포함한다. 이는 뒷부분에서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CFE 이니셔티브의 차별점]
CFE 이니셔티브는 RE100, 24/7 CFE Compact, 다른 여러 가지 규범과 같이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자율적 규범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하지만 산업 공정의 추가 적용, 무탄소 에너지원 확대, 단계적 접근을 통해 더 현실적인 방안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3. RE100, CFE 이니셔티브, 24/7 CFE Compact 비교]
출처 : 머니투데이
1. 산업의 무탄소화
CFE 이니셔티브가 기존 탄소중립 국제 캠페인과 비교해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산업의 무탄소화’이다. 대표적인 기존 이니셔티브인 RE100과 24/7 CFE Compact는 전력의 무탄소화(Scope 2)만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 부문을 제외하고 전력의 무탄소화만으로는 2050년 무탄소화를 달성할 수 없다는 관점에서 CFE 이니셔티브가 등장했다. 따라서 CFE 이니셔티브는 반도체, 철강 등 제조업 생산 공정(Scope 1)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 감축까지 목표로 한다. 즉, 전력 부문 무탄소화는 물론 산업 공정의 무탄소화까지 포함하여 주요 산업에서 탄소 중립 이행을 촉진하고자 한다.
2. 무탄소 에너지원의 확대
RE100은 탄소중립 수단으로 재생에너지만 인정하기에 국가 또는 지역별 다른 여건과 다양한 전력 사용 패턴을 고려하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같이 재생에너지 여건이 불리한 나라에 소재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크다.
CFE 이니셔티브는 무탄소 에너지원의 확산을 통해 RE100의 탄소중립 이행 수단을 재생에너지로만 한정한 부분을 보완한다. 즉,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원자력 발전, 수소,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등 다양한 무탄소 에너지원도 인정한다. 이러한 에너지원의 확대는 기업들이 에너지원 선택에 대한 폭을 넓히기에 비용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3. 단계적 접근: 단기적으로는 연간 정산, 장기적으로는 실시간 조달
24/7 CFE Compact는 일주일 내내 모든 소비 전력을 무탄소 전력원을 통해 생산된 전력으로 대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실시간 사용 원칙을 완벽하게 이행하거나 이를 검증할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
CFE 이니셔티브는 우선 RE100과 같이 연간 단위 정산을 시작으로 실현 가능성을 고려한 뒤, 추후 실시간 조달로 옮겨 가는 방안을 제시한다. 연간 정산은 전력 사용량을 연간 단위로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충당하므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쉬운 방법을 통해 무탄소 전력 사용을 시작할 수 있다. 실시간 조달은 전력 사용량과 생산량을 시간 단위로 일치시켜, 언제 어디서나 무탄소 전력이 사용되도록 한다.
따라서 CFE 이니셔티브는 연간 정산을 통해 초기 도입의 문턱을 낮추고, 실시간 조달로 전환함으로써 완전한 탈탄소화를 추구할 수 있다. 이러한 단계적 접근법을 통해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기업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더 정교하고 지속 가능한 무탄소 전력 사용이 기대된다.
[첨단산업 전력 수급 안정화를 위한 CFE 확대의 목소리]
[자료 4.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이에 따라 더 많은 전력 설비가 필요하다]
출처 : 산업일보
반도체, 이차전지와 같은 제조업 강국인 우리나라는 전력 의존도가 높다. 타 산업 분야보다 8배 높은 전력 의존도를 보 첨단산업의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 필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11차 전기본 실무안에 따르면 현재 데이터센터, AI의 공급을 확대할 예정으로 10.6GW만큼의 전력 설비가 충당되어야 한다. SMR, 원전의 증설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CFE 확대의 궁극적인 목적은 재생에너지, 원자력, 청정수소까지 단계별로 무탄소 에너지의 범위를 넓혀 전력 계통의 안정성을 이루는 것이다. 지난 6월 열린 CFE 이니셔티브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탄소 규제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체계적으로 잡혀 있지 않아 탄소중립 전략 수립에 어려움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CFE 실행이 탄소 배출량 감소로 이어진다면 앞서 언급했던 제조업의 탄소 규제의 대응이 유연해지고 이에 따라 수출 경쟁력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CFE 이니셔티브의 현재 상황은 어떨까? CFE 이니셔티브 선언 당시 정부에서는 글로벌 기업과 국가의 참여를 목표로 한 CF연합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다만, 이는 해당 기업에 대한 직접적 홍보가 없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일지 모른다. 해외 기업도 우리나라 정부의 직접적인 규제를 받지 않는 기업이 많아 참여할 이유가 없다.
국가 역시 마찬가지이다. 많은 글로벌 국가가 참여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현재까지 출범 의사를 밝힌 나라는 일본뿐이다. 그리하여 한국 정부 주도에서 국제 협의체 산하로 이니셔티브의 목표 지점을 변경하였다. 정부는 올해 10월 청정에너지장관회의에서 글로벌 작업반을 제시하고 CFE 이행 체계를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탄소중립을 향한 새로운 길, CFE 이니셔티브]
전력 및 에너지 부문의 탄소중립 달성 필요성과는 별개로, AI 산업 및 데이터센터 확대, 전기차 보급 계획 등으로 전력수요는 꾸준하게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기존의 RE100, 24/7 CFE Compact 이니셔티브는 Scope 2만 포함한다는 점에서 산업 직접 배출(Scope 1)을 규제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또한, RE100은 원자력, 수소에너지 등 무탄소 에너지원을 제외하고 재생에너지만 인정한다는 점에서, 지역적 편차를 고려하지 못한다.
CFE 이니셔티브는 Scope 1, 2를 모두 포함하므로 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직접 배출 또한 고려한다. 이는 산업의 전 부문 탈탄소화를 촉진하여, 탄소중립 이행에 적극성을 부여한다. 또한, CFE 이니셔티브는 모든 무탄소 전원을 포함하므로 RE100의 한계를 보완한다. 원전과 수소에너지 등 또한 인정하므로, RE100 달성을 위한 기업의 재생에너지 전력 확보 부담을 줄이고,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다.
물론 CFE이니셔티브 또한 RE100에 기반을 둔 전(前) 정권의 재생에너지 정책을 부인하려는 현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목적이 아니냐는 부정적 시각이 존재한다. 그러나 RE100과 24/7 CFE Compact 이니셔티브, CFE 이니셔티브 모두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따라서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면서도, 전 부문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는 각각의 단점을 보완하는 상호보완적 수단으로써 적극적으로 캠페인에 참여하고, 에너지 부문의 탈탄소화 달성이라는 목표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 CFE 이니셔티브가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대립 구도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탄소중립 수단으로써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무탄소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대신기가 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23기 김용대, 차승연, 24기 박선혜, 배장민, 이우진, 25기 구윤서,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506
2. "청정에너지를 위한 혼소발전, 정말 탄소 감축에 도움이 될까?", 25기 노정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494
참고문헌
[에너지 전환을 위한 노력]
1) "국가 온실가스 배출현황", e-나라지표, 2024.02.13.,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464
2) 정귀희, “2023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IEA)”,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제24-7호, 2024.04.01.
3) Verbruggen, Aviel, Could it be that Stock-Stake Holders Rule Transition Arenas?, Wiesbaden: Springer Fachmedien Wiesbaden, 119-131, 2014.01.01.
[CFE 이니셔티브 캠페인이란]
1) 강희종, “CFE이니셔티브에 8개국 지지…"10월 글로벌 작업반 출범"” , 아시아경제, 2024.07.16, https://view.asiae.co.kr/article/2024071614163266293
2) 이유범, “한·일, 산업·통상·에너지 협력 강화… CFEI에 일본도 동참”, 파이낸셜뉴스, 2024.04.22, https://www.fnnews.com/news/202404221851195109
[CFE 이니셔티브의 차별점]
1) 산업통장자원부, "탄소중립 위해 모든 무탄소에너지 최대한 활용", 2024.01.26, https://www.korea.kr/briefing/policyBriefingView.do?newsId=156612859#policyBriefing
2) 최민경, “CFE가 뭔가요? RE100과 달라요? [Q&A]”, 머니투데이, 2024.02.09,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4020813410169004
3) 최민경, “산업장관, 내달 산업계 CFE 이니셔티브 구체화…인증체계 마련 속도”, 머니투데이, 2024.06.24,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4062411135536338
4) 최인수, “’무탄소에너지(CFE) 이니셔티브 추진계획’은?, 에너지신문, 2023.10.19, https://www.energ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0179
[첨단산업 전력 수급 안정화를 위한 CFE 확대의 목소리]
1) 나주예, “"RE100 보다 무탄소 CFE" 외쳤다 주춤거리는 정부…'2050년 탄소 중립' 지름길은”, 한국일보, 2024.07.24, "RE100 보다 무탄소 CFE" 외쳤다 주춤거리는 정부…'2050년 탄소 중립' 지름길은 | 한국일보 (hankookilbo.com)
2) 정재현, “산업부, CFE(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 간담회”, 투데이에너지, 2024.07.17, 산업부, CFE(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 간담회 < 환경 < 뉴스 < 기사본문 - 투데이에너지 (todayenergy.kr)
[탄소중립을 향한 새로운 길, CFE 이니셔티브]
1) 김형욱, “RE100과 무탄소에너지(CFE)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전기저널, 2023.11.17., http://www.keaj.kr/news/articleView.html?idxno=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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