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밝히는 작은 거미줄 : 한국전력공사와 함께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의 현주소를 짚다.
▶ ‘올해에는 정전 없이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까?’
2011년 9월 15일에 실시된 ‘순환 단전’으로 한 차례 대혼란을 겪은 이후, 매년 여름철과 겨울철이 되면 국민들은 전력수급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시 우리나라는 역사상 초유의 전력 대란을 겪으면서 막심한 손해를 입었던 터라 대규모 정전 사태 이후 ‘전력 수급 문제’는 매우 민감한 사항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전력 수급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는 올해에도 마찬가지로 들려왔다. 42년 만에 가장 뜨거운 5월을 기록했다는 보도와 함께 앞으로 강력한 태풍이 찾아올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는 이상 기후에 따른 불안정한 전력 수요를 예견하며 또다시 정부와 국민들을 긴장하게 하였고, 이에 따라 각종 전력업계에서는 “극단적인 이상기후가 진행되지 않는 한 전력 수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발표하며 민심을 안정시키고자 노력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예측하더라도 어떤 변수 때문에 또다시 전력 대란을 겪게 될지 모르는 일이므로 긴장의 끈을 놓을 놓아서는 안 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전문가들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와 이 때문에 반복되는 아슬아슬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 산업과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단연 스마트그리드의 핵심 기술인 ‘마이크로그리드’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그리드(Micro Grid)’는 태양광 등 소규모 발전시설로 생산한 전기를 효율적으로 소비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마이크로그리드는 고유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대체에너지의 생산과 소비를 원활하게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스마트그리드(Smart Grid)’가 국가 차원의 사업이라면, 마이크로그리드는 학교, 산업단지 등 특정 소규모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ㆍ사용ㆍ저장하는 형태로 국가 스마트그리드 구현에 도움이 된다.
마이크로그리드에 대한 투자와 개발 증가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SBI Energy에 따르면, 미국은 수차례 대 정전을 초래할 정도로 노후화된 전력설비에 대한 대안으로, 유럽과 일본은 각각 온실가스 저감 및 원자력 의존도 축소를 위한 대안으로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와 같이 오지가 많아 범국가적 전력망 구축이 여의치 않은 개발도상국들도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에 속속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불안정한 국내 전력 상황을 극복하고 마이크로그리드 육성에 대한 전 세계적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힘쓰고 있는 한국전력공사의 원종남 연구원님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본 기사에서는 국내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의 현주소와 한전의 마이크로그리드 모델 수출 계획에 대해서 다룰 예정이다.
▶ 국내 마이크로그리드 사업 1번지 ‘한국전력공사’의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을 소개하다.
현재 한국전력공사는 에너지 자립섬 이외에 LS산전과 함께 국내 최초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도심지역의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이며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시범학교로 서울대학교가 선정되었다. 서울대학교는 약 225개의 다양한 건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력 사용량이 막대해 국내 최대에 달했다. 이에 한국전력공사와 LS산전은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을 계획해 2019년 준공 계획으로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성하는 운영 시스템, 빅데이터 분석, 수요 반응, 에너지 절감 기술 등을 실증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한국전력공사는 국내에서 에너지 자립섬 구축 확장과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등의 사업을 통하여 에너지 사용의 효율화를 높여 배출 절감과 연료 소비 감축에 큰 이바지 하고 있다. 또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하는 데 있어서 국내 마이크로그리드 시스템은 한국의 마이크로그리드 사업 대한 신뢰감을 높이고 있다.
국외 사업으로는 작년 9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전력회사 PowerStream사와 북미지역 마이크로그리드 시장 공동진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였다. 이는 한국전력공사가 마이크로그리드 기술을 해외 시장으로의 첫 진출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이를 확장시켜 올해 7월 한국전력공사는 PowerStream사와 ‘합의각의서(MOA)’(**)를 체결함으로써 EMS(에너지 관리 시스템) 기반의 마이크로그리드 기술 개발 이후 최초로 해외시장에 수출을 하였다.
※ 참고
(*) 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 : 양해각서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투자에 관해 합의한 사항을 명시한 문서이며 기업 간의 사업 협정 또는 기술적으로 제휴를 맺을 때 상호 간의 약정을 맺는 것인데 정식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작성하는 문서이다.
(**) MOA(memorandum of agree) : 무역거래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기본적인 거래조건을 당사자 간에 합의, 결정하여 명시한 서류이다. 법률과 관습이 서로 다른 국가들 간의 무역거래를 신속하게 하려고 작성하는 것이다.
▶ 한전에게 직접 묻는 마이크로그리드 QnA
Q. 이 기사를 읽을 독자분들께 마이크로그리드가 무엇이며, 마이크로그리드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마이크로그리드는 신재생 에너지원, ESS, 부하, 운영시스템으로 구성되어있는데요. 단순히 전력기술뿐만 아니라 IT 기술 까지 접목을 시킨 것으로 소규모의 전력계통을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마이크로그리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 에너지 분야에서 대두가 되고 있고, 6대 핵심에너지기술 신사업에 에너지 자립섬이 선정되었는데 이것이 마이크로그리드를 이용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마이크로그리드를 이용한 대표적인 사례가 에너지 자립섬라는 말씀이시군요. 그렇다면 에너지 자립섬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제가 직접 참여한 가사도에 중점 둬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가사도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룰 점은 EMS 운영시스템 기반으로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IT 기술까지 접목해서 마이크로그리드 계통을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가사도가 이슈화된 가장 큰 이유는 마이크로그리드와 IT 기술 접목의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또한 가사도는 실증사이트 개념으로 구축하였고, 여기서 얻어진 트랙 레코드를 통해 확보된 기술을 수출해보겠다는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처음 사업을 진행할 때 주민들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만약 주민들의 반발이 있었을 때 어떻게 극복하였나요?
A. 주민들의 반발이 심한 때도 있었습니다. 수상태양광시설 때문인 저수지의 환경파괴와 풍력발전으로 인한 소음이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멀고, 마이크로그리드를 가사도에 적용함으로서 이 섬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등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는 점, 그리고 차후에 관광사업까지도 확장될 수 있다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어필하였습니다. 그 이후에는 주민들이 호의적으로 바뀌셨고,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현재는 주민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습니다. 그 이유로는 지금까지 전력난을 겪고 있었으나 마이크로그리드를 도입함으로서 설비 용량이 증설되었고 충분히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Q. 최근 보도 자료에서 캐나다 14년 9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파워스트림과 수출 협약을 맺었는데요. 모잠비크 협약과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캐나다로 기술 수출하고 있는 것은 배전계통 운영시스템 기술인데요. 작년에 MOU를 맺었고 최근 캐나다 배전회사와 한전이 MOA 맺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순수하게 국내기업들의 설비와 요소 기기들로만 운영하는 것이고, 국내기업의 기기들을 구매하는 방향이라는 점이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Q. 사도 마이크로그리드는 첫 가동을 시작한 이후 올해 3월 기준으로 연료 절감율이 평균 80.1%를 기록하였습니다. 연료 절감율이 100%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신재생 에너지는 출력이 일정치 않기 때문에 전기가 생성되지 않는 시점에서 배터리에 남아있는 에너지도 다 떨어진다면 비상 발전기를 가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겨울에는 바람이 좋아서 풍력발전기에 의해 연료 절감율이 높아지지만 바람이 좋지 않은 여름에는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100%는 굉장히 이상적인 상황에서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상업운전을 통해 얻은 전략수립과 경험을 통해 지속해서 연료 절감율을 꾸준히 높일 수 있습니다.
Q. 섬에서뿐만 아니라 내륙지방에서의 마이크로그리드 기술 상용화 계획이 있으시다면 어떤 방향으로 계획하고 계신가요?
A.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를 진행 중입니다.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란 섬에서 독립 전력망을 구성했듯이 대학 캠퍼스 내 독립 전력망을 구축하는 사업인데요. 최근 서울대학교에 구축 중이며 앞으로도 늘려나갈 계획 중에 있습니다.
Q. 시범사업 지역을 모잠비크라는 나라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A. 전화율(전력설비 구축되어있는 비율)이 떨어지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모잠비크 정부에서 전화율을 높이려는 계획과 맞물려서 모잠비크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가사도에 이어 국내에 에너지자립섬 계획이 있나요?
A. 한전에서는 가사도에 이어 거차도를 계획하고 있고, 내년 여름에 준공목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산업부에서 추진 중인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 조성사업에 의해 덕적도, 거문도 등 5개 섬에 구축될 예정입니다. 해당 사업은 정부의 재정지원 없이 민간사업자가 에너지 자립 섬 구축을 통해 기존 디젤발전기를 대체하고 전력판매를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형태의 에너지 신사업 사업모델입니다.
Q. 대학생 태양에너지 기자단뿐만 아니라 이 분야로 진출하려는 청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A. 정말 그 분야에서 몸담고 싶다면 그 분야를 열심히 공부해서 전문가적인 역량을 쌓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사진 출처
1. 마이크로그리드 HUB (3번째 사진; POSCO ICT 홈페이지)
2. 가사도 마이크로그리드 운영시스템 (4번째 사진; 한국전력 홈페이지)
3. 모잠비크 (5번째 사진; 한국전력 홈페이지)
S.F 8기 신지민 (jimin2941@naver.com)
S.F 8기 진기욱 (jku8272@hanmail.net)
S.F 8기 김정연 (kjy192016@gmail.com)
S.F 8기 손준기 (junki88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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