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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환경과 전기 요금 사이, 환경급전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4. 13.

[환경과 전기 요금 사이, 환경급전]

14기 이한주, 15기 김수연

 

[그림 1. 경제성보다 환경이 먼저! 환경급전]

 

출처 : 이한주

재난 수준의 미세먼지가 이어지면서 미세먼지 배출원 중 하나인 석탄화력발전소를 서둘러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9년 1월 21일,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석탄발전설비 축소,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하는 세부 계획을 발표하였으며 주요 내용으로는 신규 석탄발전소 진입 금지, 석탄발전소 6기의 LNG 발전소 전환,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 발전소 10기의 조기 폐쇄(22년까지), 미세먼지 많은 봄철에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 가동 중단 그리고 환경설비 투자 확대가 있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는 제8차 전력수급계획을 통해 한층 강화된 석탄발전 감축 방안 확정, 시행 중이며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석탄발전 감축정책을 지속해서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제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석탄발전 추가 감축방안을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해야 할 점은 2019년 4월부터 시행되는 발전연료 세제개편과 하반기에 시행될 환경 급전의 본격적인 실시이다. 현재 급전 체제를 유지한 채로, 발전연료 세제개편과 환경 급전이 시행되면, 석탄과 LNG의 발전단가 격차가 줄어들어 LNG 발전량이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전기요금의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환경 급전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환경 급전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과 환경 급전이 전기요금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는 원인과 필자의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보려고 한다.

[그림 2. 환경 급전과 경제 급전의 차이]

출처 : 산업통상자원부

우리나라는 기존에 경제급전의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급전’은 전기를 공급한다는 뜻을 가지며, 경제급전은 용어 그대로 가장 경제적인, 즉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을 이용한 전기부터 공급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력시장 운영체제를 비용을 중심으로 한 비용 기반체제(CBP, Cost Based Pool)로 운영해왔다. 이처럼 경제급전으로 운영하면, 전기 생산 단가가 낮아져서, 소비자는 전기를 싼 가격에 쓸 수 있다.

[그림 3. 환경 급전과 경제 급전의 차이]

출처 : 산업통상자원부

그렇다면 4월부터 시행되는 환경 급전은 무엇일까? 환경 급전은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발행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 현황 및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제안된 내용으로, 기존의 경제 급전 방식이 아닌 미세먼지를 적게 배출하는 발전원을 우선으로 가동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보고서에는 환경 급전 방식을 적용 시, 가스발전 → 석탄발전 → 유류발전 순으로 가동한다고 명시되어있다. 환경 급전은 즉, 에너지원의 경제성만을 따지지 않고,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비롯한 환경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전기를 공급한다는 의미이다. 현재의 경제급전은 배출권 거래비용을 전력시장에서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별도로 정산을 하고 있어, 급전 순위 및 발전소 건설 투자에 대해 이를 직접적으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환경 급전이 시행되면, 배출권 거래비용이 급전 순위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우리가 쓰는 에너지원의 종류에 변화를 줄 것이다. 결국, 전력을 만들어내는 비용이 더 들더라도 소비자는 환경친화적인 전기를 쓰게 될 것이다.

 

환경 급전은 경제급전과 다르게 환경적 요소를 고려한다고 하였는데, 어떤 요소들이 포함될 수 있을지 간략하게 알아보자.

첫 번째, 대기오염물질의 외부비용이 있다. 외부비용(External Costs)이란, 어떤 경제 행위가 그와는 상관없는 제삼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침으로써 발생하는 경제비용을 의미한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면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하는데, 이같은 외부비용을 전력생산비용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온실가스 배출비용 혹은 배출권 거래비용이 있다. 배출권 거래비용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업체들에게 매년 배출 허용량을 부여하고, 할당량보다 초과한 배출량에 대해서 다른 업체의 남는 배출량을 거래하는데 수반되는 비용을 의미한다.

[그림 4. 배출권거래제]

출처 : 산업통상자원부

세 번째, CO2와 미세먼지에 대한 제약이 중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CO2규제의 경우 연간 단위로 이루어지지만, 미세먼지는 상황이 심각한 시기에 제약을 발동하는 즉각적 규제의 성격을 갖고 있다. 나아가 환경규제가 시행될 때 감축을 위해 발전량을 제약하면, 미세먼지도 동시에 감소될 수 있어,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이중규제를 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환경 급전을 시행하면 이러한 환경요소들이 급전 순위에 반영된다. 다음은 유진투자증권에서 환경비용 (대기오염물질의 외부비용, CO2의 배출비용배출권 거래가격 등)을 급전순위에 반영했을 때 발생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이다.

 

[표 1. 에너지 개별소비세 및 환경급전 도입 영향]

출처 : 유진투자증권

환경비용은 ‘발전부문 에너지전환 달성을 위한 세제 개편 방안 연구(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활용했던 석탄발전소 1,000MW 기준 9.4원/kWh, LNG 발전소는 900MW 기준 2.4원/kWh을 용량과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부과하였다. 이산화탄소는 배출량 당 25,000원/톤으로 가정했으며, 이를 발전량으로 환산해 석탄발전소는 19.9원/kWh, LNG발전소는 8.4원/kWh을 일괄 적용하였다.  이외에  2019년 4월부터 시행되는 에너지개별소비세 개편은 석탄 36 → 46원/kg, LNG 91 → 23원/kg을 반영하였다.

이제, 변경된 발전연료 세금과 추가된 환경비용을 발전단가를 이루는 비용인 증분비용과 무부하비용의 이차함수에 적용하여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았다. 시뮬레이션 결과, 석탄발전소의 발전단가는 52.6 → 85.8원/kWh(+33.2), LNG발전소의 발전단가는 93.7 → 94.5원/kWh(+0.8)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탄발전소의 외부비용은 큰 폭으로 증가해 LNG발전소의 발전단가와 차이가 축소될 전망이다. 이로 인한 국내 전력시장의 SMP 상승규모는 4.9원/kWh으로 추정된다. (다만, 국내 전력시장에 존재하는 모든 석탄, LNG발전소의 평균 발전단가를 기준으로 추정한 값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환경급전으로 인한 석탄, LNG 발전소들의 급전순위 변화와 SMP 상승규모는 적었다. 가령, 저가 LNG연료를 해외에서 직도입하는 LNG발전소 (SK E&S, GS EPS)들의 급전순위는 환경비용과 외부비용이 많은 노후 석탄 발전소를 제치고 상위로 올라갈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외부비용과 환경비용 부과 시, 요금인상이 없다면 비용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다. 다만, 기존 전력시장제도에서는 발전원별로 계수를 적용해 정산을 했으므로 영향을 완전히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상기 환경비용을 부과했을 때, 국내 전력시장에 발생하는 외부비용의 총 규모는 7.4조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발전자회사와 별도 한국전력의 배분비율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환경급전을 반영한 시뮬레이션 분석결과, 환경비용과 외부비용이 많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제외하고는 급전순위가 변동되지 않았으며 SMP(계통한계가격)상승규모는 적었다. 하지만 환경비용과 외부비용으로 인한 전기 요금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세먼지 배출량이 줄어듦에 따른 건강비용 감소와 생산성 하락 방지효과를 고려한다면 환경급전방식이 사회적으로는 비용효과적일 수 있다.

 

석탄화력발전소는 우리나라의 기저발전소로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한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전력량이 급격히 변동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의 정확한 예측 기술이 뒷받침해주지 않는 이상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석탄발전을 LNG로 전환하면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국민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비용을 수용할 수 있을지의 문제도 있다. 

따라서, 필자의 생각에 원자력발전소의 적극적인 활용도 하나의 방법인 것 같다. 원자력발전소는 미세먼지를 전혀 배출하지 않으면서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석탄발전소와 동일한 기저발전부하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최근 신고리 4호기의 운영허가로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9월 중 상업가동 예정이며 2020년 중 신한울 1, 2호기 역시 준공 예정으로 2020년까지 대형 원전 3기 추가로 발전 Mix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걱정되는 부분은 핵페기물의 처리이다. 현재는 고준위 폐기물의 처리를 위해 원자력 발전소 부지 내에, 폐기물 저장 수조를 만들어서 차곡차곡 쌓아가며 보관 중인데, 많은 사고를 야기할 수 있어 고준위 방사선 폐기물의 처리를 효과적으로 찾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처리비용까지 생각한다면 원자력 사용이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탈황, 탈질설비 등 환경설비를 보강하고 있으며 석탄발전소 설비도 축소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만으로 미세먼지와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국민들도 이에 관심을 가지고 환경을 고려해 피할 수 없는 전기 요금 인상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효과적인 발전 Mix가 무엇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환경을 고려한 우리들의 좋은 자세는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할 것이다.

 

참고문헌

1. 환경급전을 고려한 전력시장 운영방안연구, 에너지경제연구원, 2017.01

(http://www.keei.re.kr/web_keei/d_results.nsf/main_all/3DD0BCA0D73E6619492582BB00800431/$file/17-01_%EC%88%98%EC%8B%9C_%ED%99%98%EA%B2%BD%EA%B8%89%EC%A0%84%EC%9D%84%20%EA%B3%A0%EB%A0%A4%ED%95%9C%20%EC%A0%84%EB%A0%A5%EC%8B%9C%EC%9E%A5%20%EC%9A%B4%EC%98%81%EB%B0%A9%EC%95%88%20%EC%97%B0%EA%B5%AC.pdf)

2. (제152호)주간에너지이슈브리핑, 한국에너지공단, 2016.10.21.

(http://www.energy.or.kr/web/kem_home_new/energy_issue/mail_vol52/pdf/issue_152_05.pdf)

3. 경제급전과 환경급전은 뭐가 다른가요, 중앙일보, 2017.05.29

(https://news.joins.com/article/21618796)

4. 표준국어대사전, ‘경제급전’

(https://ko.dict.naver.com/#/entry/koko/7afe8763917b4e249ae9f999d7348714)

5. 환경부 홈페이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http://www.me.go.kr/home/web/index.do?menuId=10292)

6. 미세먼지 많은 날 석탄발전 가동 더 줄인다...'출력제한' 확대

(https://www.yna.co.kr/view/AKR20190121037500003?input=1195m)

7. 정부 '탈석탄' 외치지만... 석탄발전 왜 못 줄이나

(http://www.segye.com/newsView/20190306004706?OutUrl=naver)

8. 문재인 정부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대폭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석탄발전 감축 정책을 추진중

(http://www.motie.go.kr/motie/ne/presse/press2/bbs/bbsView.do?bbs_seq_n=161273&bbs_cd_n=81¤tPage=1&search_key_n=&cate_n=&dept_v=&search_val_v=)

9. 석탄발전 줄이고 '환경급전' 시행... 미세먼지 줄인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90122020018)

10. 석탄출력 80%제한, 환경급전 본격 실시...발전연료 세제 개편 시행

(http://www.newspim.com/news/view/20190121000290)

11. 미세먼지 감축 위해 환경급전 본격 실시키로

(http://www.ga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5874)

12. 한국전력(011170) SMP 하락, 연료비 감소, 발전Mix 개선

(http://vip.mk.co.kr/newSt/news/news_view.php?sCode=13&t_uid=5&c_uid=106359)

13. 원자력 발전의 강력한 방사성의 고준위 폐기물 처리는?

(https://wizardiron.tistory.com/1368)

14. 환경급전이 국내 전력시장에 미치는 영향_유진투자증권

15. 환경급전을 고려한 전력시장 운영방안 연구_에너지경제연구원_김남일_1701

16. 발전부문 미세먼지 배출감소 대책의 전력시장 영향 분석_에너지경제연구원_김남일_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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