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행동을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기술의 발전
: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과 실내 환경 품질을 중심으로
15기 김상재
*이 기사는 관련 세미나 참석 후 작성된 것으로 전문가들마다 의견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AI(인공지능)가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성공 가능성이 높은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기술들이 있지만 단순하게 기술만 발전시키는 것으로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시점에서 AI가 꽤나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그림 1 : AI의 역할]
출처 : 로봇신문
핵심은 AI를 이용하면 사용자 행동의 분석을 통해 특정 건축물 내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소비량을 예측할 수 있고, 동시에 에너지 효율과 실내 환경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건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낮 시간 동안에는 채광을 사용하면 인공조명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이처럼 건물 사용자의 행동은 에너지 소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실내 환경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행동을 예측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즉, 사용자 행동과 실내 환경 품질, 에너지 소비 간에는 긴밀한 연관성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때 특정 환경에서 사용자 행동의 예측을 위해 쓰이는 기술이 AI인 것이다.
[그림 2 : AI와 건축물 환경 관련 대표적 연구 분야]
출처 : UC버클리 CBE
쉽게 생각해보면 아파트 입구에서 사람이 다가가면 센서가 작동해서 불이 켜지는 것도 인공지능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NEW ICT 생태계 전반에 AI의 비중은 이미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AI는 현재 다양한 역할을 수행 중이며 앞으로는 더 빠른 속도로 계속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에너지 효율과 관련된 개념은 익숙한 편이지만 실내 환경 품질에 대한 개념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실내 환경 품질이란 IEQ(Indoor Environmental Quality)라는 약어로 많이 쓰이며, 주로 해외에서 업무장(workplace)의 IEQ를 향상시키는데 핵심 요소를 사용자 행동으로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환경이 지닌 특성보다는 그 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용자의 적응력을 기준으로 IEQ가 측정된다는 것이다.
[그림 3 : 실내 환경 품질 평가요소들]
출처 : 자체제작
건물 사용자의 적응력은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과 더불어 위 평가 요소들을 통해 IEQ의 기준이 될 수 있으며, 다음과 같은 3가지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1. 행동적 적응력 : ADJUSTMENT (조정)
2. 생리적 적응력 : ACCLIMATIZATION (익숙화)
3. 심리적 적응력 : HABITUATION (습관화)
즉, 사용자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환경 자극에 생리적, 심리적, 행동적으로 반응하며 그들의 건강과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그들의 행동을 조정한다고 요약할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인 예시로 Brittle 교수의 연구에서 사람들의 행동과 통풍, 냉방의 관련성을 분석해 본 결과를 들 수 있다.
일단 통풍이 가능하면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온도가 올라간다. 그러므로 심리적 적응에 의해 냉방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게 되며 냉방의 set point가 낮아지게 된다. 이 통풍 가능한 환경이 지속되면 자연스럽게 생리적으로 익숙해지고 냉방을 틀지 않게 되는 행동으로까지 진행되는 것이다. (Set Point : 냉방을 키는 행동을 하게 되는 온도의 기준, 차이)
[그림 4, 5 : 셋포인트와 냉방에너지 절약(1)]
출처 : UC버클리 CBE
[그림 6, 7 : 셋포인트와 냉방에너지 절약(2)]
출처 : UC버클리 CBE
두 그림은 각각 최저온도가 70도에서 64도로 내려갈 때와 66도에서 64도로 내려갈 때의 냉방 에너지 절약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구체적으로 보면 상대적으로 첫 번째 경우에 더 크게 셋포인트가 낮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첫 번째는 6도 하락, 두 번째는 2도 하락, 위 그림들에서는 화씨를 온도 단위로 사용함)
즉, 창문을 열 수 있으면 70도에서도 시원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며 창문을 못 열 경우 66도에서나 시원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첫 번째 경우(창문을 열 수 있는, 통풍이 잘 되는 경우)는 70도가 넘어가면 냉방을 틀게 될 것이고 두 번째 경우는 66도가 넘어가면 냉방을 틀게 될 것이다. 상대적으로 4도 정도의 차이가 있으며 이는 첫 번째 경우에서 좀 더 효과적으로 냉방 에너지 절약에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
다소 복잡해 보이지만 결국 냉방 에너지 절약에서 사용자가 상당히 큰 역할을 맡고 있음을 암시한다는 점을 주목할 만 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AI기반 건축물 에너지 절약 시스템에도 한계점이 많다.
일단 건축물 사용에서 IEQ에 포함되지 않는 평가 요소 이외에 사용자의 편안함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분명 존재하지만 그 요소들을 정확하게 가늠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람들의 반응을 정확하게 측정하여 최대한 정확한 AI를 구현해야 하는데 그 반응의 평가 요소조차도 확정할 수 없어 일단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한다.
또한 앞의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AI를 통해 자동으로 정확하게 환경적 데이터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매우 중요함에도 이 부분은 아직 많은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즉 건축물의 사용자의 심리적, 행동적 반응과 환경 조건을 동시에 모니터링할 수 있는 도구를 잘 구성하고 다룰 수 있는 시스템이 완성되려면 많은 연구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백화점, 공항등의 공공시설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오고가는 곳에서 모든 사람들의 반응을 AI가 예측하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존재한다. 아무리 많은 데이터가 있더라도 새로운 사람들이 계속 온다면 계속 새로운 데이터만 쌓이게 되어 추론은 부정확해지며 자연스럽게 환경 조절도 어려워진다.
게다가 개개인이 느끼는 편안함이 다르기 때문에 건물 사용자들 각자의 취향을 모두 고려하면 오히려 에너지 효율은 감소하여 실내 환경 품질이 낮아지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그림 8 : 한계 극복을 위한 개인 Comfort Model]
출처 : UC버클리 CBE
따라서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가능 스마트 행동 방법론(SSB)이라는 이름으로 연구가 진행중인데 이 연구의 목표는 결국 건축물 사용자들이 가지는 공통, 최적의 Comfort Condition(편안함 조건, 안정 조건)을 찾는 것이다.
[그래프 1 : SSB와 에너지 효율 관련성]
출처 : Ali Sayigh, Sustainable Building for a Cleaner Environment
SSB 연구자들은 지속가능, 스마트 시스템을 사람이 인식하고 행동하여야만 Comfort Condition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람들이 본인의 행동으로 에너지 효율,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조금 더 관대한 조건으로 실내 환경에 반응하고 행동할 것이다. 이것이 지속가능, 스마트 기술의 발전보다도 더 크게 에너지, 환경 분야에 발전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주장을 바탕으로 인간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추세로 연구가 진행중이다.
[그림 9 : LG CNS 스마트빌딩 흐름도]
출처 : LG CNS 공식홈페이지
사물인터넷의 시대가 오면서 그동안 세계적인 연구 과제들로 여겨졌던 에너지, 환경 분야의 연구에 새로운 영역이 펼쳐지는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에너지 자체나 환경 자체의 기술개발을 고도화시키는 전략으로 계속 발전하기보다는 LG CNS, 에너지 공기업에서도 위 연구와 같은 AI & 사물인터넷 등 컴퓨터 모델링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처리를 강조하는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행동이 에너지와 환경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기억해두면 좋을 것 같다.
<참고문헌>
1. UC Berkeley Center for the Built Environment 공식 홈페이지 : https://cbe.berkeley.edu
2. LG CNS 공식 홈페이지 : http://lgcns.co.kr/LGCNS.GHP.Main/Etc/SiteMain
3. Ali Sayigh (2019), Sustainable building for a cleaner environment, Springer International Publishing : 199-206
4. Fabi V, Buso T, Anderson RK (2013), Robustness of building design with respect to energy related occupant behavior.
5. van Hoof J, Mazej M, Hensen JLM (2010), Thermal comfort : research and practice, Front Biosci 15 : 765-788
6. Cena K, de Dear R (2001), Thermal comfort and behavior strategies in office buildings located in a hot-arid climate, J Therm Biol 26 : 409-414
7. Brittle JP, Eftekhari M (2016) Mechanical ventilation & cooling energy versus thermal comfort : a study of mixed mode office building performance in Abu Dhabi.
8. Frontczak M, Schiavon S, Wargocki P (2012), Quantitative relationships between occupant satisfaction and aspects of indoor environmental quality and building design, Indoor Air Journal 22 : 119-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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