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별 신재생에너지, 잘 진행되고 있는 거 맞죠?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6기 김지현, 배영은, 변은경, 홍인설
전 세계 200여개국 중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보유한 국가는 2016년 기준 176개국이다. 대부분의 나라가 투자 규모에 상관없이, 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전환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세계적 신재생 에너지의 발전량 증가]
출처 : http://motioncontrol.co.kr/default/news/?nwsid=n3&uid=8271
특히 최근 신재생에너지의 중심은 개발도상국 쪽으로 빠르게 기울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적극적인 투자로 인하여, 선진국을 능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중국이 가장 큰 활약을 하고 있다. 중국은 과감한 투자를 함으로써, 세계 태양광 발전 용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재생에너지 확산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남미의 멕시코, 칠레 페루, 아프리카의 이집트 요르단, 아시아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에서도 신재생에너지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의 신재생에너지를 향한 관심은 장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왜냐하면, 태양광, 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 발전 기술의 거듭되는 성장으로 발전 비용이 낮아지고, 환경오염 등의 부작용이 있는 화석연료 발전 또한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어, 재생에너지 분야로 자연스럽게 시선이 옮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의 선진국 국가에서만 신재생에너지가 주목 받는 것이 아니다. 에너지 전환, 그리고 신재생에너지는 전 세계적인 관심 키워드이며, 다양한 국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관심과 평가, 문제점에 대한 토의와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본 기사에서는 여러 나라들의 에너지 정책과 이의 개선점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독일의 에너지정책
독일의 에너지 정책의 경우 에너지 전환을 중심으로 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독일의 에너지원별 발전 비중]
출처 : 독일 에너지와 물 산업 협회
독일은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35%를 넘는 수준으로 매우 활발하게 에너지 전환 정책이 이루어지고 있다. 독일 에너지 전환 정책의 핵심은 공급 측면의 탈석탄과 탈원전, 수요 측면의 에너지 효율 개선을 통한 에너지 소비 감축이다. 독일의 경우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에 대한 시민의식이 높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 감축이 비교적 수월하다. 이를 바탕으로 탈석탄, 탈원전을 하여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을 늘리는 것이다. 독일의 신재생에너지 지원제도에는 발전차액지원제도(FIT), FIP제도,직접거래제도, 경매입찰제도가 있다.
*발전차액지원제도(FIT): 송전사업자로 하여금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송전전력을 정부가 고시한 가격으로 우선적으로 매입하게 하는 제도
*FIP: 일정 규모 이상의 신재생에너지일 경우 FIT대신 FIP를 쓴다. 이 제도는 경매입찰제도와 직접거래를 통해 시장프리미엄을 지급하여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도록 한다. 발전 사업자는 실제 거래가격에 시장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을 보장받는다.
*경매입찰제도: 정부가 재생에너지 전력 판매자 및 설비 건설자 간의 경쟁 입찰을 통해 장기간의 전력구매계약을 하는 제도
*직접거래제도: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발전전력을 도매시장에서 직접 판매토록 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독일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2022년까지 원전을 단계적으로 모두 폐쇄하는 탈원전 정책을 발표했다. 탈원전의 공백을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소비 감축으로 메우려 했으나 한계에 달하여 결국 석탄의 공급을 늘렸다. 그리고 탈원전에 의한 독일의 사회적 비용은 120억 달러이다. 이는 원전 사고 위험 및 핵폐기물 처리 비용인 20억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전기료가 급등하고, 석탄 사용량의 증가로 기후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과연 이것이 이상적인 에너지 전환 정책일까?
영국의 에너지 정책
영국의 에너지 정책을 간략하게 말하자면 청정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방향은 탈석탄, 에너지 효율 개선 촉진, 신재생에너지 확대, 셰일자원 개발이다. 독일과 확연히 다른 점은 탈원전이 아니라는 점이다. 영국의 청정성장전략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하는 한편 온실가스 배출은 지속적으로 감축하는 성장전략이다.
[영국의 에너지원별 발전 비중]
출처 : IBIS World 보고서 “Electricity_Production_in_the_UK_Industry_Report”
영국의 신재생에너지를 늘리기 위한 지원 제도에는 장기차액거래제도(CfD)가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정부 소유 저탄소계약사간 체결되어 저탄소 발전사업자는 15년간 기준가격과 고정권리행사가격의 차액을 지원받게 된다. 기준가격은 영국의 평균전력판매가격이며 고정 권리행사가격은 저탄소전원 투자비를 반영한 전력가격으로 책정이 된다. 영국 또한 FIT제도를 채택하여 소규모재생에너지시설의 경우 보조금을 지원한다. 그리고 기술개발 지원정책 및 조세/재정지원정책의 경우 R&D분야의 지출의 일정액을 법인세 과세 대상소득에서 비용으로 감면하는 제도로 신재생에너지 분야 개발을 촉진한다.
영국의 경우 탈원전을 배제하고 탈석탄만을 진행하여 저탄소를 지향하는 에너지 안보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에 따라 영국은 한때 원전 건설을 중단하였지만 다시 건설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 원전을 선택하였다.
일본의 에너지 정책
일본은 2011년 3월 11일에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화석 에너지 의존도가 증가하였다. 하지만, 2015년 이후 일부 원전이 재가동되고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다시 화석에너지 의존도가 하락 추세로 바뀌었다. 이는 2018년까지 계속되어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기여하였다.
[일본의 에너지원 변화]
출처 : 한겨레
일본은 신재생 에너지 보급을 태양광을 중심으로 확대하였으며, 2030년까지 최대 25%까지 발전 비중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현재 일본은 독일, 영국과 마찬가지로 고정가격 매입제도 ‘FIT’를 도입하여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였다. 일본은 2012년에 FIT를 도입하며 발전 설비가 연평균 26%로 증가하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이는 재생에너지 도입 확대라는 점에서는 우수한 성과를 보이지만, 전력 요금 인상, 태양광 발전 편중 확대로 인한 전원 간 불균형 심화, 인가를 받은 후 가동하지 않는 태양광발전사업자 증가 등의 부작용 사례도 가져왔다. 따라서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고 발전 비중을 높이기 위해 미가동 태양광발전설비 문제 및 FIT 일몰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에너지 정책
[선진국과 개도국의 재생에너지 투자 금액 추이]
출처: 에너지신문
중국은 과도한 석탄의존도 감축을 위해 2020년까지 1차 에너지 소비 중 비화석 에너지의 비중을 15%로 확대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13차 5개년 규획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중국에서 현재 시행 중인 13차 5개년 규획(2016~2020년)의 내용은 전보다 적극적이고 확고한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의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 분야에서의 산업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은 신재생에너지 중 태양광 산업을 정부에서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어서 2004년부터 5년 연속 5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였고 2010년에는 전 세계의 50%를 넘어서고 있다.
또한 중국 지방 정부는 신재생 발전 확대를 위해 토지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지방정부가 보유한 미사용 토지를 선제적으로 지원중이며 국내 REC 제도와 유사한 Green Power Certificates 제도를 도입하였다. Green Power Certificates 제도는 인증서를 외부 판매함으로써 개발자로 하여금 추가 수익을 획득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REC : 공급인증서라는 뜻으로 공급을 했다는 인증을 하는 서류이다. 대형 발전사들이 직접 생산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신재생에너지 발전사들이 생산하는 전기도 본인 회사가 발전한 것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은 REC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재생에너지가 전체 발전 설비 증설의 2/3를 차지하며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2030년 이후 석유 수요도 정점에 도달한 뒤 차츰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재생에너지에 상당한 투자를 하는 중국은 자국의 에너지 전환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에너지 소비구조가 청정에너지와 천연가스 중심으로 변화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인도의 에너지 정책
인도는 ‘국가에너지계획(Draft National Energy Plan 2018~2040)’에서 2022년까지 전력화 100%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2018년까지 5월까지 모든 마을(census village)에 전력 공급, 2022년까지 전 국민 전력공급(24x7*)을 목표로 설정하였다.
* 전력공급(24x7)은 상시 전력공급(24 hours a day, 7 days a week)을 의미한다.
인도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높은 화석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수력, 원자력 발전을 적극 진흥하고 있다. 수력발전의 경우 환경파괴와 발전 잠재력이 풍부한 북동부 지역 주변 국가와의 갈등 우려가 있으며, 원자력은 과거 국제사회로부터 핵연료 반입 제재를 받았던 터라 기술발전이 더딘 상황이다. 따라서 풍부한 일조량과 고도가 높은 산악지형을 이용해 태양력과 풍력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적극 촉진하고 있다.
증가하는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공급 역량 확충을 추진하는 한편, 발전설비는 재생에너지 전원설비를 중심으로 증설할 예정이며, 화력발전 설비 증설은 최소화하여 화석에너지 의존도 감축을 추진 중이다.
2022년까지 175GW(태양광 100GW, 풍력 60GW, 바이오 10GW, 소수력 5GW)의 신재생에너지전원 개발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 차액(FIT) 지원제도, 신재생에너지 의무 구매(RPO), 신재생에너지 자격 제도(REC)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의무 구매(RPO, Renewable Purchase Obligation): 인도 전력법 86항에 따라 전기공급 사업자는 일정 비율 이상의 신재생에너지를 조달해야 한다. 인도 정부는 태양력 에너지 발전 확대를 위해 2016년 1월 기존 3%였던 의무조달비율을 2022년까지 8%로 상향했다.
인도는 한반도의 15배에 이르는 광대한 영토를 보유하고 있으며 위도 30도에 걸쳐서 남북으로 길게 형성돼 있는 데다가 삼면이 바다이며 북부와 중부에 큰 산맥과 고원이 형성돼 있다. 그렇게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발전원도 지역별로 큰 편차를 보인다. 따라서 지역별 특성 차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인도의 수입량의 20~30%에 달하는 원유는 인도의 고질적 무역수지 불균형을 가져오는 원인이다. 유가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는 인도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전력 발전원의 60% 이상인 화석연료를 신재생에너지원으로 대체해야 한다.
현재 세계의 에너지 전환은 녹색성장을 중심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전환은 에너지 효율 외에도 에너지 안보를 중심으로 좀 더 탄력이 필요하다. 전력의 안정과 가격의 적정성, 충분한 에너지의 공급이 보장된다면 에너지 전환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는 발전 단가가 저렴해지면서, 경제성을 확보하여 이미 많은 국가에서 정책적인 지원 없이도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태양광 에너지가 꽤나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아직 선진국에 비해서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며,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점들로 보급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가 전력원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못한다. 한편 전 세계 발전량 중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비중은 2016년 24.3%에서 2040년 39.9%로 증가할 전망이다. 전 세계적인 에너지 혁명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꾸준한 모니터링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글로벌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에너지 전환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전환으로서의 가치도 함께 따라온다. 따라서 우리는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이슈에 대해 자발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정부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흐름을 읽되 해당 국가에 알맞은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국가 간 공정하고 공평한 대화와 토의, 그리고 협력이 필요하다.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구분할 것 없이 모든 나라가 기존 전통 에너지에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은 불가피하지만 국가적, 기업적, 사회적 차원에서 꾸준히 지속가능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가 꿈꾸는 모습은 머지않은 미래에 나타날 것으로 기대해본다.
※ 참고자료
[1] 양의석⋅김아름⋅김비아, "주요 국가의 친환경 에너지정책 추진과 신재생에너지 역할 변화", 세계 에너지현안 인사이트, 18(1), 에너지경제연구원, 2018.08.06
[2] 이동준⋅부경진, “개발도상국 신재생에너지 시장진출을 위한 투자환경 유형 구분”, 한국혁신학회지, 10(2), 39-57, 2015.12
[3] 이선화, “최근 신재생에너지 글로벌 이슈와 시사점”, KDB미래전략연구소 이슈분석 보고서, 2015.05.26
[4] 양의석⋅임지영, “일본 2018년 에너지수급 변화 및 2019년 정책 현안”,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19(7), 에너지경제연구원, 2019.02.25
[5] 한국 기후 환경네트워크, “중국의 에너지 정책”
https://blog.naver.com/greenstartkr/221208728621
[6] 임성식, “인도 신재생 에너지 산업현황과 시사점”, 2018.05
https://news.kotra.or.kr/user/globalAllBbs/kotranews/album/2/globalBbsDataAllView.do?dataIdx=166072
[7] 정연일, “ “탈원전은 값비싼 실패"…독일서도 비판 목소리”, 한국경제, 2019.05.08
[8] 최현정, “탈원전ㆍ탈석탄 정책의 문제점: 그 경제성과 지속가능성은?”, 이슈브리프, 아산정책연구원, 2018.02.05
[9]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글로벌 에너지 전환 : 2050년 로드맵(2019)"
[10] 키런 맥나마라, “`석탄은 그만` 중국의 변신…청정에너지 구축 성과 눈 앞에”, 매일경제, 2018.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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