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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RE100, 기업을 넘어 지역으로의 새로운 변화

by R.E.F. 16기 김미림 2020. 3. 23.

RE100, 기업을 넘어 지역으로의 새로운 변화

16기 김미림, 16기 문정호

 

 

 RE100(Renewable Energy 100%)이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만을 이용하여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을 100% 충당하는 캠페인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RE100 캠페인을 시행 중이고, 구글과 애플은 신재생에너지 비중 100 % 달성에 성공했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진행을 시작하였고, 한국에너지공단과 한국전력공사는 '재생에너지 사용인정제도' 시범사업 계획을 공고하며 국내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RE100은 기업체에 한해 시도된 캠페인이다. 하지만 최근 평창군의 '평창 RE100 도시 선포식'이나 제주의 'CFI(carbon free island) 사업'을 보면서, 기업을 넘어 지자체에서도 실현 가능한 캠페인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기사를 통해 RE100 사업의 새로운 면모 및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1) 평창군, 전국 최초 'RE100 도시' 선포

 평창군은 2020년 1월 23일 지자체 수준의 RE100 캠페인을 선포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에너지 자립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표명하였다.

 

 

 

 

 

[평창 RE100도시 선포식]

출처 : 강원도민일보

 

 선포식에선 공공시설물에 대한 재생에너지 이용률을 2025년까지는 20%, 2040년까지는 50%로 단계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하였다. 그리고 공공기관, 기업, 주민을 상대로 RE100 참여 독려, 친환경 에너지 이용 분위기 조성 캠페인 추진, 에너지 기본 조례 제정, RE100 실천 민·관·학 추진 위원회 구성 등 대내외적으로도 정책을 펼칠 방침이다.

 

 이 기사가 작성된 시점으로 목표 보급률과 간략한 향후 계획만 발표됐을 뿐, 구체적인 계획 및 현황은 발표되지 않았다. 현재는 수립 중이라고 짐작되며, 기업에 한해 시행되던 RE100 캠페인이 지자체 수준까지 확장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2) 제주도 CFI2030 통해 RE100 뛰어넘는 RE300 향해 간다

 

 CFI2030이란 Carbon Free Island, 즉 탄소없는 섬의 약자이며 2030년까지 제주도를 탄소 없는 섬으로 만들겠다는 정책이다.

 

 현재 제주도는 2개의 화력발전소를 통해 전체 소비 전력량의 40 % 정도인 590 MW의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 그리고 전체 전력의 30 %인 400 MW는 진도와 해남에서부터 제주도까지 해저케이블로 이어진 HVDC(초고압직류송전)로부터 상시 공급받고 있다. 나머지 30 %인 370 MW는 태양광, 풍력 발전 등의 신재생 에너지로 생산하며, 이는 상당 비율이 신재생에너지원로부터 전력 공급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제주도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진행하기 좋은 환경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CFI 2030 추진은 3단계로 이뤄질 예정이다.

 

1단계(~ 14년)

2단계(~ 20년)

3단계(~ 30년)

마이크로그리드를 활용해 가파도에 CFI Test Bed 조성

①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1800MW 전력생산

② 전기차 13만 5천 대 운영

①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4085MW 전력생산

② 전기차 37만 대 운영

→ CFI 100% 완성

[CFI 2030 단계별 계획]

출처 : 한국전력 블로그 굿모닝 KEPCO

 

 사업의 목표는 제주도를 화석연료로 인한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는 지역으로 만드는 것이다. 사업이 종료되는 시점에는 풍력발전으로 만들어진 전기 1895 MW, 태양광 발전으로 만들어진 1800 MW, 나머지 부족 전력은 바이오 중유·폐기물 에너지·연료전지로 공급되며 전기자동차 37만 대가 제주도에서 이용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수소경제 TF팀을 꾸려 ‘제주형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수립에 나섰고 강정마을과 우도, 이호, 애월‧안덕, 애월 에너지 자립마을 등에 3,972 kW 급 태양광 발전시설과 42 m2 규모의 태양열 이용시설을 설치함으로써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고 주민 수용성이나 기술 개발의 지연 등으로 사업이 축소되거나 지연될 가능성도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CFI 2030 계획 자체를 전면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온실가스 감축과 미래 신성장 산업을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아직은 포기할 때가 아니다.

 

 한편, 제주도는 CFI2030 사업을 통해 지자체 수준 ‘RE100’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와 더불어 RE100 기업을 유치하고, 제주도의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해상케이블 HVDC로 육지에 역송출하는 방안을 담은 RE300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9년 10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CFI 제주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2020년 1월 15일 제주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아리 300 추진단’을 결성하여 2020년 2월 27일부터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3) 갈등해결사례를 통한 제주와 평창 RE100 도시 전망

 

 RE100 도시와 같은 신재생에너지마을은 예전부터 정부와 지자체가 이루고자 했지만, 주민들의 입장과 환경 등 여러 문제점에 부딪히며 더디게 진행되어왔다. 신재생에너지마을, RE100 도시의 원활한 건설을 위해서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것은 중요한 사항이다. 결국 주민들이 해당 도시의 신재생에너지원을 실제로 이용하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는 의견과 인식에 민감하게 반응하여야 한다. 이러한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갈등이 깊어지고 신재생에너지 마을 건립 또한 늦춰진다.

 

 최근 지자체와 주민 간의 원활한 소통으로 주민 수용성을 높이며 신재생에너지마을 선언에 성공한 지역이 있다. 바로 충청북도에 위치한 진천군이다. 진천군을 중심으로 진행된 ‘농촌태양광 실증마을 내 주민수용성 의식변화 분석’  연구에서 2018년 1차 설문조사 후 2019년에 다시 한번 2차 설문조사를 하였다. 그리고 1차, 2차 설문조사 사이에 주민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을 통한 주민들의 인식 개선과 주기적인 설문조사가 진천군이 주민 수용성을 높일 수 있었던 비결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진천군은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정부의 지원정책에도 활발히 참여하였다.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에서 보급형 태양광 시스템 및 수상태양광 개발사업비로 57억 원의 예산을 확보하였다.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사업비 128억 원을 확보하였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주관 공모에 참여하여 건물일체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BIPV) 설치를 위한 40억 원 예산을 확보하였다. 그리고 정부 주관 신재생에너지 신규 사업 선정에도 참여하며, 계속해서 신재생에너지 마을에 대한 적극성을 정부측에 표현하고 있다. 

 

 

 

 

 

[진천군 태양광 산업 클러스터]

출처 : 진천군청 홈페이지

 

 진천군은 정부와의 소통을 통해 예산을 지원받고, 여러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공모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들의 사업에 관한 확신을 얻었다. 그리고 주기적인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을 바꿔나갔다. 이는 정부-지자체-주민 간의 소통이 활발히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로 인해 신재생에너지마을 건립 과정에서 많이 나타나던 갈등을 줄이고 현재 신재생에너지마을로써 도약하는 큰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제주와 평창도 RE100 도시 설립 과정 속에서 주민들과의 갈등을 피해 갈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진천군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정부-지자체-주민 간의 활발한 소통은 성공적인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다. 현재 제주와 평창의 RE100 도시 사업은 여러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해관계 문제로 진척이 다소 더딘 상태이다. 진천군과 같이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진다면, RE100 도시 사업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나가며

 새로운 RE100 도시로 태어나는 제주와 평창은 기존 신재생에너지 마을 이상의 좋은 조건과 지원을 받으며 출발한다. 무늬만 RE100도시가 아닌 실용 가능한 정책 및 기술, 높은 주민 수용성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RE100도시가 되어야 한다. 이를 실현시키고자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많이 남아 있지만, 온실가스 감축과 미래 신성장 산업을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사업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리고 진천군의 갈등해결 사례와 같이 정부-지자체-주민 간의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진다면 더욱 지속 가능한 RE 100도시가 될 것이다. 제주와 평창이 RE100 도시의 선구자 역할을 기대하며, 다른 지역에서도 새롭게 RE100사업을 선포하는 등 앞으로 여러 도시에서 깨끗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한다.

 

<참고문헌>

[1] “1월 23일 보도자료”, 평창군청홈페이지, 2020.01.23,

https://www.pc.go.kr/portal/government/government-press/government-press-press?articleSeq=253947 

[2] “1월 4주차평창군정방송”, 평창군공식블로그, 2020.02.28.

https://blog.naver.com/PostView.nhn?blogId=pc_happy700&logNo=221787290736&categoryNo=13&parentCategoryNo=13&from=thumbnailList

 [3] 김관모, “제주CFI 2030편④ - 제주, 지자체 수준의 RE100 추진, 신재생에너지의 최선봉 나선다”, 인더스트리뉴스, 2020.01.16.

http://www.industr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461

[4] “탄소 없는 청정섬을 위해! 제주 CFI2030”, 한국전력 블로그 굿모닝 KEPCO!,2018.09.10,

https://blog.kepco.co.kr/1318 

[5] 박미란, 이철성, 신승욱, 안주현, 박윤호, “농촌태양광 실증마을내 주민수용성 의식변화 분석 - 충북 진천군 문백면 농촌마을을 중심으로” 한국태양에너지학회 학술대회논문집, 109-109, 2019

[6] 진경남, “ ‘신재생에너지 메카’ 진천군, 클러스터 구축”, 이투뉴스,2020.01.04 http://www.e2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9028

[7] “신재생에너지 기반시설 조성”, 진천군청 홈페이지, 2018.04.20, http://www.jincheon.go.kr/site/economy/sub.do?menukey=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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