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 성공, 이제는 수소를 통해 코로나 경제 위기를 극복할 시기
16기 곽준우, 16기 변은경, 17기 이유림
현재 우리나라는 코로나 19에 대한 우수한 방역 관리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확산 이전부터 검사 키트의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하였다. 더불어 대량 검사가 하루 1만 건 이상 진행되었고,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또한 확진자 발생 시 발생 장소 즉시 봉쇄부터 방역까지 확진자 방문 장소, 동선을 합법적으로 공유하였다. 115개국에서 정부나 민간채널을 통해 한국에 검사 키트를 요청 중이며, 국가 지역의 전면적인 봉쇄(Lock down)조치 없이 코로나 사태 관리 중인 거의 유일한 나라이다.
[자료 1. 코로나바이러스 안전 국가 랭킹]
Deep Knowledge Ventures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아시아 국가 중에 코로나바이러스에 제일 안전하고 위기 대응 능력이 가장 뛰어난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렇게 코로나 19의 방역을 선도하였듯이 이제는 경제회복에서도 주도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차례이다. 그 시작점으로 수소경제로의 전환이 포스트 코로나 전략으로 활용한다면 침체된 경기 회복의 선도자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지 않을까?
2. 수소 경제의 정의
수소 경제란 화석연료인 석유가 고갈되어 새롭게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소가 주요 연료가 되는 미래의 경제를 의미하며 탄소 경제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이는 미국의 미래학자 리프킨(Jeremy Rifkin)의 저서《수소경제 The Hydrogen Economy》(2002)를 통해 알려졌다. 리프킨은 2020년이면 세계적으로 석유생산이 하향곡선을 그리게 되고, 이로 인해 가격과 공급체계가 불안정해짐으로써 석유 확보를 위한 분쟁은 불가피하다고 언급하였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된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하고, 지구상에서 가장 구하기 쉬우며, 고갈되지 않고 공해도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이라고 덧붙였다.
3. 그린 수소 생산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많이 알려진 방법은 천연가스인 메탄을 고온·고압에서 스팀으로 분해하는 방법(CH4 + H2O → H2 + CO2)으로 전 세계 수소 생산량의 절반 정도가 생산된다. 그러나 이 방법은 수소 생산과 함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청정생산이라 할 수 없다. 대표적인 그린 수소 생산 방법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물의 전기분해 기술인 수전해 방식이다.
2H2O(l) → 2 H2(g) + O2(g)
하지만 수전해를 이용한 방법은 효율이 낮아 생산 비중이 떨어져 전 세계 수소 생산량의 약 4%에 미친다. 수전해 기술이 상업적 경쟁력을 가지려면 수소를 보다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좋은 촉매는 필수 요소이다. 따라서 과전압을 낮추고 내구성을 갖춘 촉매들이 계속 연구되어왔다.
* 촉매: 전기화학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를 장벽을 낮추기 위한 물질.
[자료 2. 백금으로 수전해 하는 모습]
출처: 네이버 블로그
현재 수전해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촉매는 백금(Pt) 촉매로, 많은 연구를 통해 효과의 우수성이 입증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백금이 1kg당 약 1억 원 이상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아주 고가의 귀금속이라는 것이다. 가격 대비 수소 양산이 효율적이지 못하고 상용화 또한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백금은 염기성에서 쉽게 부식돼 내구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수소변환효율이 높고, 내구성이 우수하며,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촉매와 수소발생 기술의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4. 수계 금속 이산화탄소 시스템의 등장
백금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효율적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이 지난해 울산과학기술원(UNIST)세계 최초 국내에서 개발되었다. 이는 ‘수계 금속 이산화탄소 시스템’으로, 물에 녹인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작동하는 일종의 전지인데, 화학반응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전기와 수소를 생산한다.
* 수계(Aqueous): 물 기반의 전해질을 사용했다는 의미. 이 시스템에서는 물에 수산화칼륨이나 수산화나트륨 등을 미량 녹여 전해질로 사용함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 문제로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저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이산화탄소를 포집 · 활용 · 저장하는 기술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기체상태의 이산화탄소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인 상태라 다른 물질로 변환하기 어려워 효율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전환하기 위한 연구에 전 세계적으로 집중하는 상황이다.
[자료 3. 수계 금속 시스템 개념도, 왼쪽부터 순서대로 음극, 분리막, 양극으로 이루어져 있다.]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 연구는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이면 손쉽게 다른 물질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새로운 이산화탄소 활용 및 저장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내용을 한 번 살펴보자.
1)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게 되면, 양성자(H⁺)와 탄산수소이온(HCO₃⁻)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CO2 + H2O→ H⁺ + HCO₃⁻
* 이 시스템은 연료전지처럼 음극(아연, 알루미늄 금속)과 분리막(membrane), 양극(촉매)으로 구성. 다른 전지와 달리 촉매가 물속에 담겨 있으며, 음극과 도선으로 연결됨.
2) 이때 수소이온(H⁺)이 많아져 산성을 띠는 물이 되면서 반대편에 있던 아연 또는 알루미늄 금속에 있던 전자(e⁻)들을 끌어당겨 전자의 흐름, 즉 전기를 발생시킨다. (파랑⟶빨강)
Zn(아연) + 4OH⁻ → Zn(OH)₄²⁻ + 2e⁻
3) 수소이온(H⁺)은 넘어온 전자(e⁻)를 만나 수소기체(H₂)로 변한다.
2H⁺ +2e⁻ → H₂(g)
4) 음극 전해질에서 전기화학적 평형을 맞추기 위해, 포타슘(K+)은 분리막을 통과해 탄산수소염(HCO₃⁻)과 반응해 탄산수소칼륨(KHCO₃)이 된다. 이때 전환 효율은 57% 혹은 그 이상이 된다.
[자료 4. 수계 금속(아연, 알루미늄)-이산화탄소 시스템의 실제 모습과 포집된 이산화탄소 데이터]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위 자료의 왼쪽을 보면 이산화탄소가 변환돼 수산화칼륨(KHCO₃) 물질의 고체 형태로 형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 결과 용액이 뿌옇게 흐려졌다. 오른쪽은 시스템 구동 후 생성된 고체 형태를 XRD 장비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대부분 수산화칼륨(KHCO₃)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계 금속(Zn or Al)-이산화탄소 시스템은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전기 에너지와 청정에너지 자원인 수소를 생산함으로써 기후변화 대응과 더불어 미래 수소에너지 시대를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5. 루테늄 촉매의 개발
수계 금속 이산화탄소 시스템에 그치지 않고 UNIST에서 현재 수소 생산에 사용하는 백금 기반 촉매보다 효율과 내구성이 좋은 촉매를 개발했다. 루테늄(Ru) 기반의 이 촉매는 이론상 필요한 최소한의 전기 에너지만으로 물을 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자료 5. 원형의 탄소구에 갇힌 질화(nitridation)된 루테륨(RuNx)과 질소가 도핑된 그래핀에 위치한 루테륨 단원자로 이루어진 촉매 모식도]
출처: 조선 비즈
이 촉매는 백금처럼 수소전환효율(turnover frequency, TOF)이 높고, 수전해에 필요한 전압이 낮아도 구동된다. 또한 물의 산도(pH)에도 영향받지 않아 어떤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저렴한 루테늄 금속과 탄소 원료를 사용해 가격이 기존 백금 촉매의 1/10수준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UNIST 연구진은 루테늄과 2차원 유기 구조체인 C₂N을 합성해 물 분해 촉매로서 성능을 검증했다. C₂N에 루테늄을 붙여 고정시킨 이 촉매의 정확한 명칭은 ‘Ru@C₂N’이다. Ru@C₂N는 제조 공정이 간단하여 대량 생산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상용화 가능성도 높다. 기존 백금 촉매의 안정성 문제와 가격문제의 해결책이 나온 셈이다. 위에서 소개한 수계 금속 이산화탄소 시스템에 Ru@C₂N촉매를 적용한다면 보다 수소를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6. 결론
최근 국내에서 열린 수소모빌리티쇼에 따르면 일본, 중국, 한국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그린에너지 산업의 핵심으로 수소가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또한 2005년 발표한 ‘친환경 수소 경제 구현 마스터 플랜’에서 시작해 2019년에는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수소에너지를 대한민국의 신에너지로 자리 잡을 것을 밝혔다.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은 수소 전기차와 연료전지를 축으로 수고 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수소 경제로의 전환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및 온실가스 감축을 도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효율적인 수소 생산으로 수소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것은 필수다.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위와 같은 수계 금속 이산화탄소 시스템과 루테늄을 이용한 촉매는 값싼 비용, 효율적인 수소 생산 그리고 이산화탄소 저감까지 수소경제의 실현에 있어 적합한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이렇게 수소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성이 담보된 수소생산은 수소경제를 앞당기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서론>
-김미선, “수소 에너지의 생산”, 수소 혁명의 시대 : 살림지식총서 184, ㈜살림출판사, 2005.06.10.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047811&cid=42383&categoryId=42383
-김병철, “경기도, ‘대규모 드라이브 스루 선별검사센터’ 2곳 운영키로”, 서울신문, 2020.03.03. 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081&aid=0003070331
-두산백과, “수소경제”,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222007&cid=40942&categoryId=31818
-연선옥, “[수소경제] 국제에너지기구 위원 "수소경제, 코로나 극복 경기 부양책에 포함돼야"”, ChosunBiz, 2020.06.16. https://m.biz.chosun.com/svc/article.html?contid=2020061503854
-안재용, “[단독]정세균 "수소경제가 포스트코로나 열쇠", 머니투데이, 2020.07.06.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4435290?sid=101
<3번. 그린 수소 생산>
-이웃집과학자, 이산화탄소로 수소 만드는 시스템, 2020. 06.18,
http://www.astronomer.rocks/news/articleView.html?idxno=89030
<4번. 수계 금속 이산화탄소 시스템의 등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19.06.04 https://www.msit.go.kr/web/msipContents/contentsView.do?cateId=_policycom2&artId=2007905
<5번. 루테늄 촉매의 개발>
-이웃집과학자, 이산화탄소로 수소 만드는 시스템, 2020. 06.18,
http://www.astronomer.rocks/news/articleView.html?idxno=89030
-박현진, ‘물분해, 수소 얻는 혁신적인 촉매 개발 했다.’, 세미나 투데이,2017. 02.14, http://www.seminartoday.net/news/articleView.html?idxno=8080
-김태환, 연료전지 백금 촉매 대체재 개발… 가격 10분의 1로 낮춰 수소차 활성화 길터, 조선비즈, 2018. 02.11,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30/2019073001370.html
<결론>
-국제그린 엑스포 한국가스공사 책자 수소모빌리티쇼, http://h2mobility.kr/html/ko/media_data_video.php
-전대천, 수소경제로의 이행을 위한 안전관리 정책 연구, 한국산업기술대학교,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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