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광산은 재도약할 수 있을까?
15기 김민서 16기 이서준 이지윤 임상현 17기 강하은
Part 1. 도시광산이란?
21세기, 첨단산업의 발전과 IoT 등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 자원의 중요성은 더욱 대두되고 있다. 인구의 증가와 고도의 문명화로 자원은 이전보다 더욱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그 예로 배터리 산업의 발전으로 리튬, 코발트 등의 희소금속의 소모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에 인류는 한정된 자원을 재사용하기 위한 정책과 프로세스를 정착시키는 데 힘을 쏟았으며, 그 산업이 바로 도시광산 산업이다. 하지만 아마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이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원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솔깃한 얘기가 아닐 수 없다. 도시광산에 대해 다시금 알아보면서 방향성을 논의해보자.
[자료 1. 도시광산 산업의 흐름도]
출처 : 한국에너지
도시광산 산업이란 폐기물(고철, 폐가전 등)에 축적된 금속자원을 회수하여 산업원료로 재공급하는 산업이다. 이 산업은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희소금속의 안정적 확보와 함께, 폐자원 매립 문제 해결, 천연자원을 이용한 생산 대비 온실가스/에너지 사용 절감 효과가 있다. 국내는 희소금속의 매장량이 희박한 데다가, 희소금속의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하는 동향이 이어지고 있으므로 도시광산 산업은 제조업 기반의 대한민국에서 중요한 부분을 맡고 있다. 도시광산의 잠재가치는 약 33조 원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희소금속뿐만 아니라 금속 자체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내용을 표로 정리하면 자료 1과 같다.
Part 2. 유럽연합의 도시광산 정책
이러한 도시 광산이란 개념에 유럽연합(EU)은 10여 년 전에도 관심을 가졌다. 2005년부터 폐전기·전자제품 회수처리지침(Waste Electrical and Electronic Equipment, WEEE 지침)을 시행하여, 전력 1,000V AC와 1,500V DC 이하에서 사용되는 전기·전자 제품을 대상으로 폐전기·전자제품을 생산자가 회수·재활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자료 2에서와 같이 WEEE 지침의 대상 제품 범주는 2018년 8월 15일부터 6개로 분류된다. 또한, 전기·전자제품 생산자는 폐전기·전자제품 회수 및 처리, 재정 부담, 정보 제공, 분리배출 마크 표시, 생산자 등록 및 보고 등의 의무를 지닌다.
[자료 2. WEEE지침 신규 6개 대상제품 범주(좌), WEEE 지침 생산자 및 제조자 의무(우)]
출처 : 산업통상자원부
그리고 유럽연합(EU)에서는 폐자동차의 폐기물 감소 및 억제, 유해물질 사용제한 등을 위하여 와 같이 폐자동차 처리지침(End-of-Life Vehicles Directive, ELV 지침)을 2000년 10월 발효하여 시행하고 있다. 2002년 7월 1일부터 시행되면서 폐자동차 부품 재사용 및 물질 재활용 비율이 2006년 1월 1일 이후에는 80 %, 2015년 1월 1일에 이후에는 85 %를 달성하였다.
Part 3. 우리나라의 도시광산에 대한 관심
지난 1월 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제3차 광업 기본계획에서 광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폐금속자원 재활용 활성화 등을 통한 핵심 금속 확보와 기술개발을 고려하였다. 이처럼 도시광산에 대한 관심이 최근에 사라진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도 10여 년 전부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자료 3. 환경성보장제 기본 개념도]
출처 : 환경부시민기자단 네이버 블로그
지난 2008년부터 앞서 소개한 EU의 폐전기-전자제품 처리지침(WEEE)과 함께 유해물질 사용제한 지침(RoHS), 폐차처리지침(ELV) 등 규정을 아우르는 환경성보장제(EcoAS)가 실행되었다. 대상 범위가 보다 포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EcoAS는 전자-전기 제품과 자동차에 있어 제품 설계 및 생산부터 폐기와 재활용까지의 전 과정에서 환경부하를 최소화하기 위한 체계적 관리를 추구한다. 자동차는 3종을 대상으로 둔다. 기존에는 27종의 전기-전자 제품이 대상이었다면 마우스, 헤어드라이기 등을 추가하여 50종으로 범위를 확대하였다.
환경부는 지난 7월 10일, (주)코카콜라음료를 비롯한 3곳의 음료 제조사 등과 함께 음료 보관용 폐전자제품 친환경 처리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한국환경공단은 EcoAS 시스템(www.ecoas.or.kr)의 지원으로 실적관리 및 통계구축에 노력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를 통해 음료보관용 대형 폐전기-전자제품의 효율적인 수거와 재활용을 위한 체계 설립을 위한 밑거름이 되었다. 폐전기-전자 제품 재활용의 규모가 점차 커지는 경향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앞서 소형 전자기기를 수거해 왔던 나라가 있다. 바로 일본이다.
Part 4. 일본의 도시광산 사업과 강점
일본의 도시광산 정책은 2000년 이후 순환형 경제시스템 구축을 목적으로 “3R(Reduce, Recycle, Reuse) 정책”이 도입되면서 관련 법령이 제정되었다.
주요 법령으로는 첫째, 1991년에 제정된 자원 유효이용 촉진법이 있다. 이 법령은 3R 제도를 구축하기 위해 2001년 개정되어 10개 업종의 69개 품목을 규정하고 이들 품목에 대해 제조업체의 자율적인 회수 및 재자원화를 권장한다. 두 번째는 2000년에 제정된 순환형 사회 형성을 위한 기본법이 있다. 이는 사업자와 소비자가 배출자로서 책임을 규정하고 생산자가 스스로 생산한 제품에 대해 생산-사용-폐기의 모든 단계에 걸쳐 제품에 대해 책임지도록 하는 확대 생산자 책임(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EPR)을 기본원칙으로 하는 법령이다. 제품 설계 단계에서 3R을 배려하는 것은 물론, 그러한 제품의 수요를 늘리고 자국 내 우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환경을 배려한 제품 규격을 책정한다.
[자료 4. 일본의 3R 정책 마크]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1. 마을 고유의 자원순환시스템 구성
일본은 제품별 리싸이클 법을 따로 도입하여 품목별 리싸이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다. 또한 전국 각지에 선진적인 자원순환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지방 기업, 주민, 지방자치단체 등이 연계하여 친환경 마을 조성을 촉진하는 ‘에코타운 사업’을 지원하기도 한다.
2. 고유 기술의 확보
일본에는 금속자원 관련 시책을 맡는 단체로써 JOGMEC가 존재한다. 주요 업무는 자원개발(탐사)과 비축, 채광기술 및 희소금속 회수 기술 개발 등이며, 그중에서도 자원 개발과 비축업무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07년부터는 폐소형 전자제품에서의 희소금속 회수 기술을 개발하여 현재는 에너지 절약과 저비용 재활용 기술로 발전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다른 단체로는 JBRC(Japan Portable Rechargeable Battery Recycle Center)가 있다. 소형 이차전지의 리싸이클 활동을 공동으로 실시하는 단체로 이차전지 제조업체와 배터리 사용기기 제조업체, 수입 사업자 등이 주요 회원 기업이다. JBRC가 수집한 폐건전지의 70%는 전지 전문 리싸이클 회사인 NRC에서 처리하여 금속 자원들을 얻고, 판매한다.
이러한 정책과 강점으로 일본 내 리싸이클 비율은 일반폐기물 24%, 산업폐기물 47%로 증가하였으며, 폐기물 최종 처분량 역시 1998년 7,300만 톤에서 2010년 2,800만 톤까지 감소했다. 우리나라도 마을 단위로 도시광산 사업에 접근하고 고유 기술력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과거 우리나라 기업들은 도시광산을 포기했던 적이 있다. 왜 그랬던 것일까?
Part 5. 과거 기업의 도시광산 사업은 왜 쇠퇴했던 것일까?
2010년 초반, 도시광산이 크게 관심을 받았을 때에도 불과 몇 년 만에 기업들이 포기하는 사례가 있었다. 그때의 상황을 통해 어떠한 면을 주의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자료 5. 포스코의 도시광산 사업이 어마어마한 적자를 기록했다.]
출처 : 중앙일보
세계 200위, 국내 5위 안을 웃도는 매출 추이를 자랑하는 포스코 또한 2014년 자회사 포스코엠텍의 도시광산사업을 중단했다. 포스코는 2010년과 2011년 각각 리코금속과 나인디지트를 인수해 도시광산사업을 확장하려 했으나 기대와는 달리 5년간 1,200억 원대 이상의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 그 이유는 도시광산 산업의 경쟁력과 사업성이 거의 없기 때문으로 조사되었다. 이 상황을 4가지 관점에서 바라봐 보자.
1. 폐자원 원료 확보의 어려움과 편향적 공급
국내 도시광산 산업의 항목 중 대형가전제품의 경우 전국 재활용센터와 자치기관에서 수집 및 선별 후 업체에 공급하고 있으나, 소형 폐가전제품의 경우 수거 체계가 미흡하여 소형 가전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수익성이 있는 귀금속 제품을 다루는 업체는 다수 존재하나 희귀류와 단가가 낮은 금속 및 비금속을 다루는 업체는 극히 드물며 규모 또한 영세한 경향이 있다. 이러한 폐자원의 편향적인 공급 현상은 폐기물의 적정 가격이 형성되지 않아 폐기물 가격이 과도하게 책정되거나 반대로 헐값에 매겨지는 문제점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실례로 일부 도시광산 업체의 폐업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국내 상품화보다 해외 수출 시 경제적인 이득을 더 보는 폐기물의 경우는 큰 문제로써 자리하고 있다. 관세 당국이 폐기물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약점을 이용해 수거업체가 해외 수입업체와 담합을 벌이는 것이다. 폐기물에 낮은 가격을 기재하고 이를 수출하면 해외 업체는 세금을 피할 수 있고, 한국 수거업체들은 정부 규제 하에 재활용을 하는 것보다 높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사실상 국내 ‘폐기물 자원’을 해외로 유출하여 국내 산업이 축소되는 것이다.
2. 영세 기업의 기술 부족
[자료 6. 도시광산 산업 구조, 대부분 영세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출처 : 베짱이 여행 티스토리 블로그 재인용
국내 도시광산 산업은 폐가전 회수, 분리, 제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약 1,000개의 업체로 운영된다. 그러나 고려아연이나 LS-Nikko 동제련 등의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종사자 수 100명 미만의 중소기업이다. 다시 말해 중견기업이나 대기업 업체는 극히 드물며 영세 기업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이 재활용이 용이한 종류에 한정적으로 존재하여 기술이 부족한 희소금속 등은 다루는 업체가 매우 부족하다. 즉, 도시광산 산업 또한 편파적으로 회수되고 나머지 금속 및 비금속은 폐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술 개발을 위해 정부 주관으로 R&D 도시광산 사업을 추진하고는 있으나 사업화까지 연구 기간과 실현성 문제 등으로 연구 개발 단계에 그쳐 실제적인 상용화까지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3. 도시광산 인프라 미흡과 까다로운 정부 규제
도시광산 산업에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폐기물 자원화 비용이다. 그러나 국가적인 차원의 전문 기간 부재로 사기업 의뢰로 이루어져 고비용이 발생하는 현실이다. 따라서 도시광산 산업에서의 성분 및 함량 분석과 자원화 과정 인프라를 구축의 필요성이 야기된다. 뿐만 아니라 도시광산 사업장은 일반적인 제조업과 중공업 산업에 비해 환경적인 규제와 단체의 허가가 복잡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환경오염과 관련한 오염 규제가 까다로워 업체의 입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4. 폐자원에 대한 소비자 인식 부족
기업적 측면 이외에도 소비자들의 인식 부족으로 폐가전제품 수거가 잘 안 되는 것도 큰 문제로 자리한다. 이정주 리싸이텍코리아 대표이사는 “소비자들 처지에서는 소형 가전제품들을 재활용한다고 생길 게 없고 귀찮기만 하니 그냥 버리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기업체나 기관이 수거 캠페인 등을 벌이지만 한계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폐휴대폰 수거 등 폐금속 재활용에 대한 캠페인이 지자체와 환경 단체에서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참여율은 현저히 낮아 실제 회수에 큰 어려움이 존재한다.
Part 6. 우리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휴대전화 1대는 1500원 가치의 금속을 함유하며 폐컴퓨터 15대면 금 1돈을 추출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연간 전자 폐기물이 3000톤에 이를 정도로 많으며, 증가하는 추세인 것을 보면 현재도 폐전기-전자제품의 재활용은 큰 잠재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다. 이를 확보하기 위해 국내 자체 기술 개발에 대한 사업체와 정부의 기여도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민의 참여가 중요하다. 도시광산 재도약에 대한 해답은 우리가 쥐고 있다. 지자체에 연락해 소형 폐전자제품을 수거해 주도록 요청을 하는 등 관심과 노력이 당락을 결정하는 핵심이 될 것이다. 기업과 개인의 지속적인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도시광산의 희소금속 잠재가치 33조 원과 그 이상의 환경적 가치가 확보될 수 있다. EcoAS 정책 등의 부분에 있어 높은 참여성을 보인다면 지금의 환경 혹은 더욱 개선된 환경을 앞으로 누리고 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Part 1]
1) 온나라 정책연구, "국내외 도시광산 현황 및 문제점 분석"
2) 산업통상자원부, "2017 재재조 및 도시광산 컨퍼런스 자료집"
[Part 2]
1) 산업통상자원부, 국내외 도시광산 현황 분석 및 발전방안에 대한 연구, 2012.5.22
2) 한국도시광산협회, 해외 도시광산 자원 활용을 통한 협력적 접근법 활성화 가능성 2017.4
[Part 3]
1) 산업통상자원부, 제3차 광업기본계획, 2020.1.
2) EcoAS, 환경성보장제도 홍보영상, 2020.7.20, www.ecoas.or.kr/user/board/index.eco
3) 환경부, "환경부-음료제조사, 음료보관용 폐전자제품 친환경 처리", 2020.7.10.
[Part 4]
1) 한국도시광산협회, 해외 도시광산 자원 활용을 통한 협력적 접근법 활성화 가능성 2017.4
2) 산업통상자원부, 국내외 도시광산 현황 분석 및 발전방안에 대한 연구, 2012.5.22
[Part 5]
1) 조만규, "자원안보 대안 '도시광산산업' 기지개 켠다", 이투뉴스, 2012.04.30, www.e2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1484
2) 박상효, "포스코, '매각 또 매각'…구조조정 시작", EBN, 2014.07.16, www.ebn.co.kr/news/view/693129
3) 유명환, "포스코엠텍, 도시광산사업 전면 중단", 시사포커스, 2014.11.21, www.sisafoc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1103
4) "국내 '도시광산'사업 지지부진 왜?", 동아닷컴, 2010.03.19, www.donga.com/news/article/all/20100318/26939191/1
[Part 6]
1) KIGAM, "도시광산의 무궁무진한 가치", 2016.10.7, www.kigam.re.kr/gallery.es?mid=a10206100000&bid=0007&b_list=8&act=view&list_no=1877&nPage=3&vlist_no_npage=0&keyField=&keyWord=&order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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