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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팬데믹(Energy pandemic), 더 이상 숨을 곳은 없다

by R.E.F. 20기 윤진수 2022. 4. 25.

에너지팬데믹(Energy pandemic), 더 이상 숨을 곳은 없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기 윤진수, 김원경, 21기 곽서영, 길민석, 이고은, 조채완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문제는 심각하다. 설상가상으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하면서 에너지 문제는 결국 현재의 에너지 대란, 즉 에너지 팬데믹까지 이어지는 실정이다. 과연 그렇다면 왜 에너지 대란이 발생하고 한국과 세계는 어떻게 이 에너지 대란에 있어서 대응하면 좋을까?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은 그들만의 에너지 정책을 수립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지구의 에너지 문제는 날로 심해져 가고 있다. 현재 천연가스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유가는 7년 만에 80달러를 넘어섰으며, 석탄까지 2008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어려워진 현 상황에서, 탄소중립 등 친환경 정책의 시행으로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필수 원자재의 가격이 상승하는, 이른바 그린 인플레이션까지 발생하여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하면서 에너지 문제는 결국 에너지대란, 더 나아가 에너지 팬데믹까지 이어지는 실정이다. 지난 3월 8일 미국의 조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와 액화 천연가스(LNG), 석탄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영국 정부도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세계 3대 산유국으로 불리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 재재를 의도로 발표한 것이지만, 장기화가 된다면 전 세계적인 에너지 수급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원유를 수입에 의존하여 사용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3년간 러시아에서 2019년에 3074만, 2020년에 4692만, 2021년에 5374만으로 총 약 13만 배럴의 원유를 사들였다. 만약 우리나라에서도 러시아 원유 수입을 제한한다면, 국내 원유시장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석탄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석탄 가격의 지표로 사용되는 호주 FOB 뉴캐슬 발전용 석탄의 가격은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이로 인해 석탄발전의 비중이 높은 중국의 공장들이 전력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라 반도체 대란, 천연가스 대란 등 각종 대란이 발생하여 에너지 펜데믹이라는 말도 등장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에너지 대란의 원인이 무엇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직접적으로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알아보자. 그리고 현 상황에서 에너지 관련 이슈를 가진 세계 각국과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1.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
 그린플레이션이란 친환경을 뜻하는 '그린(Green)'과 '인플레이션(Inflation: 물가 상승)'의 합성어다. 선진국들의 친환경 정책과 탄소제로 목표를 위해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 구리와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값이 오르고, 화석연료 에너지 생산이 줄면서 에너지 가격도 올라 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인플레이션을 의미한다. 탄소중립 정책으로 인해 나타나는 그린플레이션이 발생된 사례를 통해 상황의 위험성을 전달하고자 한다.
(1)급등하는 천연가스 가격

[자료 1. 천연가스 가격]

출처: 중앙일보

 천연가스 가격은 작년 10월 1일 100만 BTU(열량 단위) 당 5.62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1년 전보다 130.3%나 급등한 결과이다. 이러한 천연가스 가격의 고공 행진은 탄소중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유럽 탓이 크다. 삼성증권 등에 따르면 유럽은 전력 발전의 16%가량을 풍력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에 충분한 바람이 불지 않아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게 되었고 부족한 전력 생산을 위해 유럽 각국이 천연가스 발전소 가동률을 높이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은 것이다.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 압박을 받은 전력 발전업체는 그나마 저렴한 석탄발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24년까지 자국 내 석탄발전 시설을 전면 폐쇄한다던 영국은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으며 유휴 석탄발전 시설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석탄발전은 천연가스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높아 탄소배출권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 천연가스 가격 급등과 그에 따른 전기 요금 인상, 뒤따른 물가 상승의 도미노 현상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자료 2. 미국 석탄 사용량]

출처: 한경 글로벌마켓

 미국에서도 가격이 급등한 천연가스의 대체재로 석탄 사용량이 늘고 있다.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은 미국 내 석탄 사용량이 2020년 4억 3650만 톤에 비해 2021년에는 5억 3690만 톤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미국에서 석탄 사용량이 늘어난 것은 2013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2)원자재 가격 상승

[자료 3. 글로벌 투자은행의 금속가격 전망]

출처 : 조선일보

 탄소중립 정책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전기차 산업이 각광받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실제로 친환경 산업 중 전기차 배터리에 소요되는 대표적인 금속 소재인 알루미늄, 구리, 니켈은 가격이 이미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것을 볼 수 있다.
최근 리튬 보유국 환경 단체들은 리튬 가공 과정에서 환경 훼손이 크다는 이유로 광물 채굴을 반대하고 있다. 세르비아에서는 지난해 11월 환경단체 시위로 호주 업체의 광산 채굴권을 취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환경규제 강화로 인해 실제 생산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원자재 수요가 급증하여 발생한 원자재 시장의 수요와 공급 간의 불균형은 그린 플레이션을 가속화하는데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작년 10월 기준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의 알루미늄 가격은 이달 1일 기준 톤당 2864달러였고, 연초 톤당 1978달러와 비교해 약 44.8% 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 구리와 니켈의 가격을 비교해 봤을 때, 구리는 20% 이상, 니켈은 약 15%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까지 원자재 수급난이 지속되면서 알루미늄, 구리, 니켈 등 비철금속의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내년 9월 알루미늄 가격이 지금보다 11% 이상 오른 톤당 3200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리와 니켈 가격도 톤당 1만 1500달러, 2만 4000달러로 약 10%씩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자료 4. 국기 – 우크라이나 좌, 러시아 우]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최근 큰 논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란, 러시아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미사일로 공습하고 지상군을 투입하는 등 전면 침공을 감행한 사건을 말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우크라이나 내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는 긴급 연설과 함께 단행됐다. 2021년 10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대규모 병력을 집중시키면서 고조됐던 양국의 위기는 결국 전면전으로 이어지게 됐다.
(1)러시아발 침공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

[자료 5. 러시아산 원유·가스 주요 수입국 현황]

출처 : 이코노미조선

 유럽의 에너지 대란은 러시아가 촉발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 유로스탯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유럽연합(EU)의 에너지 소비자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5% 올랐다. 2010~2019년 연평균 0.9%씩 올랐던 요금이 지난해 급등했다. 같은 기간 수입 가격은 115%, 산업용 에너지 가격은 75% 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독일이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천연가스 수송관 노르트 스트림2의 최종 승인을 불허함에 따라 공급 불안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로인해 치솟는 전기 요금에 공장이 중단되기도 했다. 세계에서 둘째로 큰 아연 제련업체인 프랑스 니르스타는 통상 킬로와트 시(kWh)당 50유로(약 6만원) 수준이던 전기료가 지난해 12월 400유로(약 54만원)로 뛰자 3주간 공장 가동을 멈췄다.
유럽뿐 아니라 국내 역시 에너지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공급 차질이 우려되면서 국제 액화석유가스(LPG)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특히 국내 LPG 수입업체들이 3월부터 국내 LPG 공급 가격을 ㎏당 60원 인상키로 하면서 서민, 자영업자 등 서민 경제에 주름살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원유를 포함해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하는 한국의 경우 기업들이 비용 부담이 커져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국내의 에너지 대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전력이 발전사들로부터 사들이는 전력도매가격(SMP)이 지난달 평균 200원 가까이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속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스공사가 국내 발전사들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요금도 한 달 새 28%가량 올랐다. LNG 수입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가 SMP 급등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올 1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된 가운데 SMP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한전의 올해 적자가 최대 20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2)러시아발 유가 급등으로 인한 각국의 해결방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국제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계속하자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비상 비축유 6,000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IEA 31개 회원국은 3월 1일 화상 회의를 열고 비상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다. 국제 원유시장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공급 부족은 없을 것이라는 통일되고 강한 메시지를 주기 위한 조치이다.
먼저 벨기에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대란 우려에 원자력발전소를 10년 더 가동하기로 했다. 이와 같은 벨기에의 대책은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럽의 에너지 대란 우려 때문이다. 또한, 프랑스도 탈원전 정책에서 벗어나 기존 원전 가동을 늘리는 한편 신규 원전도 짓는 쪽으로 완전히 ‘유턴’을 단행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면서 역시 러시아에 에너지원을 크게 의존해 오던 북유럽의 핀란드 역시 최근 신규 원전 가동에 돌입했다.
러시아발 천연가스 공급망 대란이 우리나라 전력 체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SMP 가격상승으로 한전의 전기 부담 비용이 급증하고 있는 실정에서 LNG 비중을 낮추기 위해 에너지원 다변화를 추진할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3.에너지 팬데믹 시대 :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그린플레이션으로 화석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데 이어서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전쟁 전 배럴당 70~80달러 수준이었던 국제 유가는 140달러에 육박하였고, 전문가는 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 배럴당 2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한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게 아니라 바람 앞의 등불처럼 속수무책이다. 에너지의 92.8%를 해외에 의존하는 한국은 지난 5년간 무리하게 탄소중립, 탈원전정책 등을 내세우며 단가가 비싼 천연가스 발전 비중이 높아졌고, 나아가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까지 겹치면서 에너지 수급 불안은 커지고 있다.
이미 세계 각국에서 에너지 전쟁이 시작되고 에너지 팬데믹이 온 현 시점에서 천연가스의 40%, 원유의 25%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EU는 이번을 계기로 에너지 자립을 외치면서 재생에너지 개발에 더욱 더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도 유럽과 마찬가지로 에너지 자립을 위해 국내 에너지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이러한 방안에는 현실적으로 자립적 재생에너지 인프라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돌파구이다. 한국은 석유, 가스, 우라늄도 나지 않는 자원빈곤국이기 때문에 현재로서 최선의 방안은 재생에너지 시스템의 구축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다만 급격하게 에너지 자립이라는 명분으로 무조건 화석연료는 배척하고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만 강조한다면 오히려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비한 적절한 속도조절과 더불어 나아가 이제는 임시방편적인 대응책이 아닌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
1) 하현옥, “탄소 제로의 역설…인플레 공포 기름 붓는 ‘그린플레이션’”, 2021.10.03.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11860
급등하는 천연가스 가격
1) 하현옥, 이승호, 정영교, “탄소중립의 역설…그린플레이션이 세계 경제 발목”, 2021.10.04.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11969
2) 하현옥, “탄소 제로의 역설…인플레 공포 기름 붓는 ‘그린플레이션’”, 2021.10.03.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11860
원자재 가격 상승
1) 맹준호, "런던금속거래소, 가격 폭등 니켈 거래 중단", 서울경제 , 2022.03.08.
https://www.sedaily.com/NewsVIew/263C7NRA74
2) 이재은, "친환경 정책에 뛰는 유가·원자재…‘그린플레이션’ 경고등", 조선일보, 2021.10.06.
https://biz.chosun.com/policy/policy_sub/2021/10/06/EGFLEA3O3NFPTHIMOOZV2WBWUU/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1) 네이버 지식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022)”, pmg 지식엔진연구소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593510&cid=43667&categoryId=43667
러시아발 침공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
1) 권준호, “우크라發 에너지 대란…'서민 연료' LPG값 급등”, 파이낸셜뉴스, 2022.03.01.
https://www.fnnews.com/news/202203011816252199
2) 김현상, “러시아發 에너지 대란에…전력도매가 10년來 최고”, 서울경제, 2022.03.02.
https://www.sedaily.com/NewsView/2639G4HE4D
3) 이용성, “러시아발 에너지 대란에 유럽이 ‘몸살’...전기료 9배 올라 공장 멈추기도”, 조선비즈, 2022.02.24.
https://biz.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economy/2022/02/24/BHIH2OTB5RAENHSKRKBCU4FAGQ/?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러시아발 유가 급등으로 인한 각국의 해결방안
1) 김태훈, “러시아 ‘차르’가 가스관 잠그자 '탈원전 철회'로 맞선 유럽”, 세계일보, 2022.03.19.
http://www.segye.com/newsView/20220319503188?OutUrl=naver
2) 김표향, “러시아發 에너지대란 우려… 국제에너지기구, 11년 만에 비축유 긴급 방출”, 한국일보, 2022.03.02.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30208350002457?did=NA
에너지 팬데믹 시대 :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1) 김창규, "시작된 에너지 전쟁", 중앙일보, 2022.03.15.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55403#home
2) 박진형, “'그린플레이션' 경고등…금속∙에너지 가격 급등", 연합뉴스, 2021.09.27.
https://www.yna.co.kr/view/AKR20210926035500002
3) 전병역, "신재생 에너지도 호락치 않네… 자원빈국의 딜레마", 경향신문, 2016.02.13.
https://www.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1602131507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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