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매운 고추, 길거리 담배꽁초

작지만 매운 고추, 길거리 담배꽁초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기 황지영

 

지난해 여름 발생했던 기록적인 폭우를 기억할 것이다. 50명이 넘는 인명피해가 있었으며 농경지 피해 및 도로 침수 등 막대한 피해가 한반도를 휩쓸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강수가 발생했던 점, 쓰레기로 배수구가 가로막혀 빗물을 내려보내지 못한 점 등이 원인이 되어 상당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배수구를 가로막은 쓰레기의 종류로는 일회용 비닐봉지, 나뭇잎 등과 함께 담배꽁초와 담뱃갑이 있었다. 길거리에 버려진 담배꽁초는 하수구를 막아 물난리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하수구로 흘러 들어가 수생 생물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하며, 담배 속 필터 미세플라스틱이 미생물 분해를 방해하기도 한다. 흔히 폐기물 문제로 플라스틱, 일회용품 및 폐수 등의 심각성에 대해 강조하곤 한다. 그러나 정작 길거리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담배꽁초에 관한 인식은 부족하다고 느껴 담배꽁초의 문제점을 알아보고자 한다.

[자료 1. 하수구를 막고 있는 낙엽과 담배꽁초]

출처: 매일경제

2020년 환경운동연합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길거리에서 수거된 쓰레기 중 담배꽁초의 비중이 50% 이상(6,486개)으로 가장 많았다. WHO에 따르면 소비되는 담배의 2/3가 환경으로 폐기된다고 한다. 즉, 정상적인 경로로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길거리, 해안 등으로 방치된다는 것이다. 매년 해안 정화 기간에 전 세계적으로 수집된 폐기물의 가장 큰 비율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흡연자 7.2%가 흡연 후 담배꽁초를 길거리에 버린 경험이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하루 평균 약 1,245만 개비의 담배꽁초가 길거리에 버려진다.

 

담배꽁초의 문제점 하나, 독성

담배에는 니코틴, 다방향족 탄화수소, 발암성 니트로사민, 암모니아, 포름 알데히드, 페놀 및 중금속 등을 포함하여 7,000여 종의 독성 및 유해물질이 있다. 담배 필터는 가스 배출 및 미립자를 포함하여 담배 연기의 다양한 성분을 흡수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담뱃잎의 유해한 화학 물질이 버려진 꽁초의 담배필터 및 담배 잔여물 속에 남아있게 된다. 이러한 화학 물질이 폐기된 담배 필터에서 침출되면 다양한 환경에서 잠재적으로 독성이 있을 수 있으며 인간 먹이 사슬에 생체 축적될 수 있다.

버려진 담배꽁초는 종이 포장 잔여 담배 및 필터로 구성된다. 이러한 각 구성 요소는 개별적인 환경 문제를 나타낸다. 담배 필터는 본질적으로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 섬유라고 하는 비생분해성 플라스틱 집합체이기 때문에 꽁초로부터 침출된 화학물질의 잠재적인 환경 파괴성을 가진다. 대부분의 필터에는 2겹의 종이 및 포장이 있으며, 그 속에 존재하는 다공성 구조는 필터를 통한 공기 흐름의 양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담배에는 종이와 필터를 함께 고정하는 접착제와 연소를 유지하기 위한 유기산의 알칼리 금속염이 포함되어 있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결국 필터가 작은 조각으로 변질될 수 있지만 플라스틱 입자와 독성 물질은 물이나 토양에서 사라지지 않을 수 있으며 최대 10년 동안 화학물질을 계속 침출할 수 있다.

[자료2.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의 화학 구조]

출처: 케미컬뉴스

독성물질 중 하나인 페놀은 담배의 향료로 사용되며 담배 연기에 존재하게 된다. 필터의 주 성분인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는 페놀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따라서 페놀은 담배 연기보다 훨씬 높은 농도로 폐기된 담배 필터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담배꽁초의 문제점 둘, 미세 플라스틱

[자료 3. 말이식 담배의 구조]

출처 : 케미컬뉴스

앞서 언급했듯, 말이식 담배에 달린 필터를 뜯어보면 화학 섬유의 일종인 얇은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 막이 미세한 주름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담배 끝에서 발생한 연기가 필터를 통과하면서 유해물질이 일부 걸러지게 된다.

담배 필터는 대부분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라는 합성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해당 소재는 여러 요인에 의해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 플라스틱 담배 필터는 실질적으로 생분해되지 않으며 최대 49년 동안 화학물질을 침출시킬 수 있다. 썩지도 않고 분해도 되지 않는 데다, 섬유조직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미세플라스틱이 되기 쉽다. 담배 필터에서 배출된 미세 플라스틱은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며 결국 인간에게 해를 끼치게 될 것이다.

 

담배 필터가 해양 생물에 미치는 영향

[자료4. 담배 필터가 해양 벌레에게 미치는 영향]

출처: scientific repors

담배꽁초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담배꽁초의 필터를 수집하여 해양 벌레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담배꽁초는 주요 해안 쓰레기 품목에 해당하며, 해양 환경에 유해한 독성 물질의 원천이기도 하다. 해당 실험은 해안 퇴적물에 널리 서식하는 다모류 벌레에 미치는 담배꽁초의 위험성에 대한 실험으로, 벌레의 행동과 성장에 관한 영향을 관찰한다. 담배꽁초 필터를 수집하여 어둠 속에서 밀봉된 환경에 보관했고, 사용 전의 외부 용지 등 담배 필터를 제외한 나머지 담배 구성 요소들을 모두 제거하였으며,  평균 필터 중량을 계산하기 위해 필터의 무게를 개별적으로 측정했다.

실험 결과 해양 다모류 벌레는 필터 독성 물질에 노출되었음이 밝혀졌다. 니코틴은 해양 벌레의 굴을 파는 행동을 크게 억제하였다. 굴을 파는 행동은 생태계 엔지니어로서의 역할의 핵심으로, 다른 유기체가 번성할 수 있도록 퇴적물을 재작업하는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해당 실험 결과는 생태계 건강에 잠재적인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을 알려준다. 또한 농도가 높을수록 성장률이 감소하고 DNA 손상이 증가했다. 결론적으로 해수의 필터 독성 물질은 행동에 대한 용량 의존적 부작용을 일으켰고 고농도의 필터 독성 물질은 해양 다모류 벌레의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담배꽁초에 경각심 가지고 올바른 폐기에 주목해야

[자료 5. 무단투기된 담배꽁초]

출처: 인천in

담배꽁초는 분류상 일반 쓰레기로 폐기되어야 한다. 그러나 무단 투기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서론의 자료에서 알 수 있다. 당장 우리 생활 반경의 길거리만 봐도 흔히 담배꽁초를 볼 수 있을 것이고, 필자 또한 플로깅 시 가장 많이 발견하는 쓰레기 유형이 담배꽁초임을 실감한다. 이렇게 유해 화학물질과 필터의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된 담배꽁초가 정상적인 경로로 폐기되지 않을 경우 하수구의 빗물받이를 막아 침수 피해를 발생시키거나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양 생태계에 끔찍한 영향을 미친다. 잠깐의 방심이 막대한 피해가 되어 고스란히 인간에게 되돌아오게 된다.

미국, 프랑스의 민간 기업의 경우 담배꽁초 필터를 가구/벽돌 등의 제품 제조에 활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 휴대용 재떨이가 매우 보편화되어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실외 흡연시설 및 쓰레기통이 부족하다. 길거리 쓰레기통을 늘릴 경우 오히려 가정용 쓰레기를 투기하고 분리수거가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지자체들은 쓰레기통 설치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따라서 실외 흡연 후 꽁초 문제가 번거로울 수는 있다. 그럼에도 휴대용 재떨이 이용 등의 대안을 생활화하여 담배꽁초로 인한 환경 파괴 및 생태계 교란을 억제할 수 있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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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 개선이 필요한 폐기물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알 낳는 수컷 물고기가 있다?", 20기 이주선, 21기 곽서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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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쏟아지는 폐 배터리는 어디로?", 16기 임상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2824

쏟아지는 폐 배터리는 어디로?-배터리 회수 제도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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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서론]

1) 김용락, "버려진 담배꽁초의 항로", 경남신문, 2022.09.12.,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1385471 

2) 김지연, "쓰레기 1위는 '담배꽁초', 기업 브랜드 1위는 '롯데'", 케미컬뉴스, 2020.06.04., http://www.chemica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57 

[담배꽁초의 문제점 하나, 독성]

1) 김민철, "담배꽁초를 하수구에 버리면 생기는 일", 케미컬뉴스, 2020.06.05., http://www.chemica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61 

2) Thomas E. Novotny, "Tobacco Product Waste: An Environmental Approach to Reduce Tobacco Consumption", Spronger Link, 1, 208-216p, 2014.05.

[담배꽁초의 문제점 둘, 미세 플라스틱]

1) 김진화,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하루 최대 0.7톤 미세플라스틱 되어 바다로", KBS 뉴스, 2020.10.04.,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017458 

2) 조인준, "아무데나 버리는 담배꽁초... 해양 플라스틱 '주범'", 뉴스트리, 2021.12.31., https://www.newstree.kr/newsView/ntr202112310012

[담배 필터가 해양 생물에 미치는 영향]

1) Stephanie L. Wright, "Bioaccumulation and biological effects of cigarette litter in marine worms", scientific reports, 5, 14119, 10p, 2015.09.

[결론]

1) 김용락, "버려진 담배꽁초의 항로", 경남신문, 2022.09.12.,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1385471 

2) 김우보, "[제발, 이것만은 바꿉시다] 휴대용 재떨이, 일본에선 상식이죠", 서울경제, 2017.04.11.,  https://www.sedaily.com/NewsView/1OELUQ0XCP 

3) 임태우, "그 많은 커피 일회용 컵' 쓰레기... 누가 치워야 하나?", SBS 뉴스, 2016.08.01.,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708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