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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광물 공급망 전쟁

by R.E.F 21기 정재혁 2023. 6. 29.

광물 공급망 전쟁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정재혁

 
세계는 '광물 공급망 전쟁' 중

① 이차전지와 ESS의 급부상

이차전지와 ESS는 미래 유망산업에 있어 단순 핵심부품이 아닌 산업분야의 파워공급원으로서 위상이 확대됐다.
SNE리서치(SNE Research) 따르면 이차전지 시장 규모는 전기차 보급 확대에 힘입어 2020 461 러에서 2030 3,517 달러로 향후 10년간 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형 IT 기기용에서 시작되어 기술력을 기반으로 전기차용으로 적용이 확대되고 있있는 이차전지는 급격한 시장 확대에 따른 원재료 수급 방안 폐자원의 친환경 재활용 측면에서 재활용 산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자료 1.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 규모 전망]

출처 : POSCO NEWSROOM

ESS(Energy Storage System)도 마찬가지다. 무관성 전원, 간헐적인 출력 특성을 갖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효과적인 수단인 ESS는 신재생에너지가 확대됨에 따라 잉여 전력을 수용하기 위해 점차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ESS의 장점과 필요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ESS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매체에 따르면, ESS 시장 규모는 2027년까지 130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8조 원)에 이를 전망으로, 2030년까지 연평균 35% 성장해 302 GWh가 보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② IRA와 CRMA, 그리고 녹색산업법까지
미국은 미국 경제 활성화를 위해 IRA(Inflation Reduction Act) 법안을 통과시켰다. IRA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슬로건을 기반으로 하며 재정적자를 해소하고,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이 주요 목적이다. 법안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전체 부품 중 50% 이상을 북미에서 제조 또는 조립해야 보조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나머지 세액공제 역시 ‘핵심 광물 요건’을 통해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채굴·가공해야 받게 된다. 자국 내에 배터리부터 전기차 생산라인까지 모두 구축할 것을 요구하는 IRA 법안은 현재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며, 불공정한 무역을 야기하는 법안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자료 2. 타국을 적극적으로 견제하고 있는 IRA 법안 내용]

출처 : 동아일보

유럽연합(EU) 역시 미국의 이러한 불공정 무역 정책에 맞대응하기 위해, 또한 원자재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CRMA(Critical Raw Materials Act) 밥안을 통과시켰다. CRMA 법안은 EU에서 소비되는 핵심 원자재는 지역 내에서 10% 이상 채굴해야 하며, 40% 이상을 가공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정 국가가 공급망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현 시장 구조가 위험하다고 판단해 원재료 공급망을 분산시켜 수급 불안정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이러한 법안을 제정한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IRA에 대항해 프랑스의 친환경 기술 투자를 촉진하고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녹색산업법'을 추진힌다. 지난 5월 11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정·재계 인사들을 엘리제궁으로 초청해 프랑스의 ‘재산업화’를 목표로 하는 녹색산업법의 윤곽을 공개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북미에서 생산되고 핵심 광물 및 배터리 기준을 충족한 전기차 등 친환경 사업에만 보조금 혜택을 제공하는 IRA가 유럽 내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응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녹색산업법은) 프랑스의 장기화된 산업 침체를 되돌리기 위한 조치”라며 “미 IRA와 경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 3. 발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출처 : SBS NEWS

이처럼 세계는 현재 총성 없는 '공급망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리튬 전쟁
리튬은 '하얀 석유'라고도 불리며 휴대전화, 노트북 등 휴대용 전자기기에 이어 전기차, 로봇 산업에 필요한 이차전지를 만들기 위한 필수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전기차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리튬 수요가 폭증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세계적 공급망 위기까지 맞물리면서 리튬 시장이 과열됐다. 리튬은 세계적으로 생산량이 적고 대부분의 생산이 일부 국가에서만 이뤄지기에 국가별 편중이 심하며 리튬을 무기화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리튬 매장량 세계 1위 칠레는 국영 리튬 기업을 설립한다고 밝혔으며 세계 10위의 리튬 생산국인 멕시코는 이미 리튬 국유화를 선언했다. 전체 리튬 공급량의 6%를 차지하는 아르헨티나는 리튬을 전략 광물로 지정하고 기업들의 채굴을 정지했다. 특히 전 세계 리튬의 65%가 매장된 '리튬 삼각지대'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3개국은 석유수출기구(OPEC)와 유사한 '리튬 OPEC'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리튬에 대한 공급망 불안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료 4. 핵심광물 국유화 내용]

출처 : 서울경제

 

국내 및 해외 기업은 리튬 공급망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기업 테슬라는 리튬 채굴·생산업체 시그마 리튬 인수를 논의하고 있으며 미국 리튬 채굴업체 피드몬트 리튬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피드몬트 리튬과 리튬 정제공장 건설 추진 등 막대한 투자로 광물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기업 역시 리튬 확보에 한창이다. LG화학은 피드몬트 리튬과 총 20만톤 규모의 리튬 정광 구매를 맺었다. 리튬 정광은 리튬 광석을 가공, 농축해 만든 고순도 광물로 배터리 제조의 핵심 원료인 수산화 리튬을 추출할 수 있다. 포스코는 2018년 아르헨티나 염호 '옴브레 무에르토'를 인수했다. 이 염호의 리튬 매장량은 1350만 톤으로 전기차 3억 7000만 대(대당 배터리 용량 55.7 kwh)를 생산할 수 있다. 또 2020년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데모플랜트 검증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폐이차전지와 리튬 광석, 염호까지 활용 가능한 리튬 생산체계를 확보해 연간 6만 5000톤 규모의 리튬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5. 포스코의 아르헨티나 리튬 개발 프로젝트]

출처 : 아시아투데이

니켈 전쟁

전기차 배터리 필수 원료 중 하나인 니켈의 공급망 확보를 위해 세계 각국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신 격전지로 부상한 니켈 생산국들은 자원민족주의로 돌입, 배터리 원자재 확보에 더욱 불을 댕기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예견되면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 주도권 확보가 미래 먹거리 사업과 맞물리면서가 그 이유이다.

글로벌 니켈 시장은 2020년 기준 333억 1000만 달러 규모에서 2028년 59.14%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기업들이 니켈 공급망 구축을 서두르는 까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세계를 휩쓸고 있는 자원민족주의의 영향이 크다.

[자료 6. 광물 공급불안을 겪고 있는 니켈]

출처 : 파이낸셜뉴스

니켈 생산량과 매장 규모 세계 1위인 인도네시아는 자국 산업 활성화의 일환으로 2020년부터 니켈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이처럼 원자재 수출을 막는 것은 인도네시아 내 정·제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원광 형태가 아닌 국내에서 1∼2차 가공을 통해 관련 산업을 키우고 수출품의 부가가치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유사한 형태의 니켈 기구 설립에 대한 움직임도 보인다.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성명을 통해 “OPEC 같은 니켈 생산국을 위한 특별 기구 설립 준비에 공식 착수했다”며 “호주·캐나다 정부와 만나 기구 설립을 함께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비록 우리가 다른 나라들로부터 비난받을지라도 지금의 정책을 되돌려서는 안 된다”고 나섰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광석의 수출을 금지하는 한편 자국에 공장을 세우는 기업에만 니켈을 공급하고 있다. 이웃한 필리핀 역시 자국에서 수출되는 니켈에 대한 10% 세금 부과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럽연합(EU)이 2024년 7월부터 배터리의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 신고를 의무화하는 등 니켈 공급망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신재생·배터리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선진국과 기업들의 주도권 전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배터리 수출 강국이지만, 정작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정제 제품의 중국 수입 의존도가 거의 100%로 수급처 다변화가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희토류 전쟁

희토류는 2차전지, 반도체, 풍력발전용 터빈, 전자전기 소재뿐 아니라 군사무기 제조에도 반드시 들어가는 필수 원료이다. 이러한 매력을 가진 희토류는 다른 원소로 대체가 어려워 전략적 가치가 크지만, 채굴이 어렵고 채굴과정에서 환경오염이 발생하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 등은 희토류 생산을 기피해 왔다. 그러나 중국은 채굴·분리·정제 등 단계별 가공 공정은 물론 고부가가치 소재 및 부품의 생산능력을 키워왔다. 이 때문에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희토류 수출 제한 계획을 세우는 등 희토류 독점권을 전략적 입지 강화에 사용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은 4400만t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42.33%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베트남 2200만 t, 3위는 브라질 2100만 t, 러시아 2100만 t, 4위 인도 690만 t, 5위 호주 400만 t 등이다. 중국은 매장량 규모 1위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17종 희토류 원소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군사 무기 제조에 필수적인 중희토(특수 희토광물질)의 중국 매장량 비중은 더욱 높다.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 희토류 단일광산으로는 최대인 네이멍구 지역의 바이윈어보광산은 중국 희토류 매장량의 90%가 이곳에 집중돼 있다.

[자료 7. 전세계 희토류 매장량 순위]

출처 : 뉴스핌

희토류 분야에 대한 중국의 독점력은 전 세계 석유무역의 69%를 차지하는 석유수출기구(OPEC)를 넘어선다고 평가받는다. 지난해만 해도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 12만 톤 가운데 중국의 생산량이 10만 5000톤으로 전체의 87.5%에 달했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희토류 생산량은 전체 매장량에 비하면 매우 적은 규모다. 이는 전 세계 첨단산업에 대한 중국 희토류의 영향력이 앞으로 더욱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대한민국의 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서
우리나라는 주요 광물에 대한 의존도가 95%에 달하고 있어 이러한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자원 패권주의의 확산은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미중간의 갈등도 더욱 격화되고 있고 반도체, 미래차 등의 첨단산업 부문에서 호혜적 공급망 구축이 구체화되면서 중국의 반발도 점차 거세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자료 8. 국내 핵심광물 수입의존도]

출처 : 그리니엄

따라서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현재의 글로벌 공급방 재편에 따른 영향은 개별 기업이 단기간에 대응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선 만큼 정부와 산업계,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대응책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주요 국가들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자원 확보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투자는 필수적이다. 리스크는 있지만 해외 광산 개발에 보다 전략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특히 정부의 중장기적인 자원개발 정책은 정치적인 이슈 등으로 인해 중간에 전략이 바뀌거나 중단되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일관된 정책을 펼 수 있어야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자원개발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국가는 기업들과의 협력과 공동투자 등에 있어서도 보다 적극적인 전략 수립이 요구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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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세계는 '광물 공급망 전쟁' 중]

1) 이훈, "[이슈대담]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 향상 방안을 논의하다", 전기저널 2023년 1월호, 18-19p, 2023.01, [이슈대담]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 향상 방안을 논의하다 - 전기저널 - 대한전기협회 : 논문 - DBpia
2) 권선형, 인더스트리뉴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시장 VS 암흑기 국내 시장, ESS 산업의 향방은?", 2022.10.28, https://www.industr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7568 
3) 배유미, Byline Network, "유럽판 IRA로 불리는 ‘CRMA’, 미국과는 다르다?", 2023.03.20, https://byline.network/2023/03/0320_05/
4) 정혜진, 서울경제, "佛, 녹색산업법으로 美IRA ‘맞불’", 2023. 05. 12, 佛, 녹색산업법으로 美IRA ‘맞불’ | 서울경제 (sedaily.com)

[리튬 전쟁]
1) 박대웅, 오피니언뉴스, "[모빌리티 세상읽기] 2차전지 귀하신 몸 '리튬'...전세계 확보 경쟁 격화", 2023.05.14, [모빌리티 세상읽기] 2차전지 귀하신 몸 '리튬'...전세계 확보 경쟁 격화 - 오피니언뉴스 (opinionnews.co.kr)
[니켈 전쟁]
 1) 서용하, TECHWORLD, "배터리 주도권 누가 쥐나…니켈 ‘공급망’ 확보 비상", 2023.03.13, https://www.epn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1966
[희토류 전쟁]
1) 강천구, 에너지경제, "[EE칼럼] 글로벌 희토류 전쟁, 안정적 공급망 확보에 만전을", 2022.11.16, [EE칼럼] 글로벌 희토류 전쟁, 안정적 공급망 확보에 만전을 (ekn.kr)
2) 박양수, 디지털타임스, "전세계 생산 60%, `희토류 패권` 쥔 中...동종업체 합병으로 통제력 강화", 2023.01.02, 전세계 생산 60%, `희토류 패권` 쥔 中...동종업체 합병으로 통제력 강화 - 디지털타임스 (dt.co.kr)
[대한민국의 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서]
1) 에스앤엠미디어, 철강금속신문, "희토류 공급망 전쟁 확산 가능성 대비해야", 2023.05.31, 희토류 공급망 전쟁 확산 가능성 대비해야 - 철강금속신문 (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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