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가 불러온 간만의 활황, 다음 목표는 암모니아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강민수
[23년 상반기, 조선업계는 ‘순항 중’]
몇 년만의 기분 좋은 바람이 올해 한국 조선업에 찾아왔다.
[자료1. LNG 운반선]
출처: 뉴스핌
글로벌 해운 운임은 세계 경제 불확실성 확대 및 물류 정체 해소에 따른 선박 공급 증가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약세로 전환됐다. 이에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34.4% 감소한 1.781만CGT*를 기록했다. 여기서 국내 조선업계는 516만CGT(29.0%)를 수주하며 중국(1,043만CGT, 58.5%)에 이어 세계 수주량 2위를 차지했다.
지난 1분기의 44% 점유율과 수주량 1위 타이틀을 중국에 내준 상황이지만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반응이 뒤따른다. 그 이유는 수출액을 보면 알 수 있다. 상반기 선박류 수출액은 92.1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한 수치이다. 6월 선박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8.6% 증가치인 24.8억 달러를 기록하며, ‘조선업의 부활’을 알린 상황이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대체 연료 추진 선박’의 50.4%를 수주하여 경쟁국 대비 수주의 질적 우위를 유지했기에 가능했다”는 의견이다.
그럼에도 발주량이 약 2배 가까이 차이 나는 상황이 어떻게 호황일 수 있는지 의문이 남는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표준화물선 환산톤수’를 뜻하는 CGT(Compensated Gross Tonnage)는 수주한 선박의 수익성을 제대로 나타내기엔 부족한 지표이다. 즉, CGT는 서로 다른 종류의 선박에 대한 건조량을 동일 지표로 평가하는 방법으로, 건조 난이도가 다른 선박을 비교하기 위한 것이다. 예로 건조가 쉬운 저가의 벌크선보다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한 LNG 운반선의 CGT가 훨씬 크고 수익성도 높다. 또한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은 많은 수의 조선사에 비해 낮은 기술력으로 인해 벌크선과 같은 낮은 기술로 만들 수 있는 배를 싹 쓸어간 실정이다. 따라서 국내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해 발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조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 조선사는 3년 치의 일감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상황이다.
[바닷길은 지금 ‘LNG 大전환’ 시대]
전 세계적인 환경 규제도 우리 조선업계에 도전이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자료2. 해운 분야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 추이]
출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7%,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25%가 수송 부문에서 발생했다. 해운 분야에서 배출한 온실가스는 이 중 3%에 불과하나, 1990년 이후 배출량 증가 속도가 총배출량보다 빨라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국제해사기구(이하 IMO)는 선박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 이후로 40%, 2050년까지 50% 감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탄소 중립을 선언한 다른 주요국과 같이 수송 부문의 탄소 감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해운사들의 요청으로 규제 기준이 일부 완화될 수 있겠지만 이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해운 탈탄소화의 핵심 이슈는 ‘선박 연료의 친환경화’에 있다. 국제 해운 관련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선박은 화석연료인 중유(HFO)44)와 혼합유 (MDO)45)의 사용량과 비중이 모두 높은 컨테이너선, 벌크선, 유조선 등이 있다. 한국은 이러한 화석연료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함으로써 수출 경쟁력과 탄소 중립,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그리고 현재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겨지는 것이 바로 ‘LNG’ 선박이다.
[자료3. 선박 연료유 황함유량과 규제 기준(ppm)]
출처: KEIT
LNG와 같은 가스연료는 기존 중유, 선박용 경유 등의 연료에 비해 이산화탄소(CO2),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입자상물질(PM) 등의 유해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대두되고 있다. 유해 물질 배출 감소량은 연료, 엔진 및 시험조건에 따라 상이하나 황산화물의 경우 약 99% 이상을 저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각국의 정부도 유가 상승 및 해양 환경규제의 강화로 가스 연료 전환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22년 중국 정부는 LNG 연료 추진 선박과 LNG 벙커링을 포함한 LNG 산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발표하였으며, 일본은 항만구역 및 선박의 대기오염물질 관리를 위해 해양환경 관련 기술개발 지원사업, 천연가스 연료선의 보급, LNG 벙커링 핵심 항만 구축을 추진 중이다. 싱가포르, 유럽, 미국 등도 LNG 선박 및 LNG 벙커링 인프라 개발과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자료4. ExxonMobil의 수송 및 분야별 에너지 전망: 2040(2016)]
출처: KEIT
IEA의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 ‘World Energy Outlook’에서, 세계적인 정유회사 ‘ExxonMobil’은 2040년까지 전체 수송용 연료 시장의 12%를 LNG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독일 디젤 엔진 제조업체 ‘MAN B&W’에서는 이와 같은 에너지 전망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약 6,000여척이 가스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으로 건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푸른 바다, 그린 암모니아, 그리고 Zero-CO2]
LNG 연료 선박이 중유 대비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할 수 있지만, ‘전혀’ 배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LNG를 통해 무공해 연료로의 과도기를 넘기고 다른 연료를 개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무공해 연료를 만들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가? 바로 ‘암모니아’다.
조선업계는 최근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수소'를 연료로 한 선박과 함께 암모니아 추진 선박을 핵심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 모두 공통적으로 수소 선박과 함께 암모니아 선박을 동시에 개발 중이다. 허나 ‘수소 경제’로 대표되는 수소(H2)와 달리 암모니아(NH3)는 꽤나 생소한 연료원이다. 두 연료 모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지만, 큰 차이가 있다.
[자료5. 그린 암모니아 생산 공정]
출처: KR 웹진
수소의 대표적인 단점은 부피이다. 부피 당 저장 용량이 작아 대용량 저장과 장거리 운행이 어렵다. 액화수소로 저장해 이송시키는 것이 효율적이지만, 수소를 액화시키는 과정과 유지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증가해 가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반해 암모니아는 수소에 비해 제조와 저장, 수송에 필요한 과정이 단순하고 소요 비용도 저렴하다. 위의 그림은 청정 암모니아를 만드는 과정을 나타낸 그림이다. 여기서 청정 암모니아란 생산과정에서 CO2 발생을 최소화하거나 CO2 배출이 없는 암모니아를 뜻한다. 연료용 암모니아는 그린 암모니아를 주로 사용하는데, 그린 암모니아는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전해를 통해 생산된 그린 수소를 하버-보슈 공정에 공급해 생산된다. 이 과정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최대화하여, 생산 도중 배출되는 CO2를 최소화한다.
[자료6. 그린 암모니아, LNG 연료 가격 예상(탄소세 적용)]
출처: KR 웹진
또한, 신재생 에너지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서 그린 암모니아의 가격은 점점 감소하는 반면, 탄소세가 적용된 LNG 가격은 단계적으로 증가한다. 따라서 그린 암모니아 가격이 LNG 연료보다 저렴해지는 크로스오버는 2042~2048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탄소세가 증가하는 반면, 그린 암모니아 생산 단가가 꾸준히 낮아지면서 2045년경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연료 가격 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造船) 강국 대한민국이 뿜어낼 푸른 물결]
앞서 소개한 LNG 연료와 마찬가지로 암모니아 역시 장점만 존재하는 연료인 것은 아니다. 암모니아는 독성과 부식성이 강하며, 질소산화물과 같은 유해 물질 역시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저감장치 설비와 같은 안전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동시에 메탄, 바이오디젤, 혹은 LNG와 암모니아 등을 혼합한 혼합연료에 대한 R&D를 통해 고효율의 친환경 선박을 개발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만약 IMO 규제 대응에 실패한다면, 국제협약 미준수 선박의 출항 정지 등의 사회적·경제적 물의를 빚을 수 있다. 하지만 국제 정세에 맞춰 가스연료 엔진 및 기자재 산업 촉진을 이룬다면, 현재의 해운 규제는 엔진 제조사 및 중소기업의 산업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선사 및 해운사는 강화되는 IMO 환경 규제를 충족시킴으로써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대외적인 신인도 제고와 가스연료(LNG 등) 시장을 선도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암모니아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골칫덩이 폐수, 그린 암모니아로 재탄생한다고?", 작성자 (21기 김채윤, 박도현, 23기 김서정, 김태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959
2. "수소를 암모니아로 옮긴다고?!", 작성자 (20기 서범석, 윤지민, 황지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470
참고문헌
[23년 상반기, 조선업계는 ‘순항 중’]
1) 윤정배, 고효율 친환경 선박 기술 및 산업 동향,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2021.
2) 장덕수, “‘중국에 1위 내줬지만’···K-조선 속으로 웃는 이유 [주말엔]”, KBS 뉴스, 2023.07.09,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719047
3) 황두길, “상반기 호황 누린 韓 조선, 하반기에도 ‘웃나’?”, 철강금속신문, 2023.07.16, https://www.snm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20160
[바닷길은 지금 ‘LNG 大전환’ 시대]
1) 김은미, 글로벌 수송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현황과 시사점: 해운 분야를 중심으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22.
2) 남연우·서용석, 선박의 가스(LNG 등) 연료 엔진 동향 및 개발 방향, KEIT(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2017.08.
[푸른 바다, 그린 암모니아, 그리고 Zero-CO2]
1) 위의 1과 동일
2) 김종민·이현용, “「무탄소 선박연료로서 암모니아의 전망」기술문서 소개”, 한국선급, 2023.02.06, https://www.krs.co.kr/kor/Webzine/View.aspx?WMDR=322&WCDR=5554
3) 서영욱, “[Tech 스토리] 조선사들이 암모니아에 꽂힌 이유”, 뉴스핌, 2021.04.18,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1041700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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