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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후변화-환경

미세플라스틱의 생태계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by R.E.F 24기 서채연 2024. 1. 30.

미세플라스틱의 생태계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4기 서채연
 

plastisphere?
산업화 시대와 함께 20세기 초반에 등장한 합성 플라스틱 베크라이트(Bakelite, 페놀수지라고도 한다.)은 인류 역사를 바꿨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질 특유의 강한 내구성으로 분해가 잘 되지 않는 난분해성 특징과 여러 모양으로 가공이 용이하다는 특성으로 인해 베크라이트는 20세기 중 획기적인 물질 중 하나였고, 인류는 매년 대량의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소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인류에게는 장점으로 여겨진 난분해성이라는 특징은 자연에게는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물질이 자연에서 분해되기 위해서는 물질의 구성성분이 크기가 작은 단량체일수록 용이한데, 플라스틱은 중합체인 고분자 물질이기에 자연에서 생분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런 난분해성으로 인해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버려진 후에도 환경에 잔류하기 시작했고, 이 누적된 플라스틱들 중 일부는 바다로 흘러들어가 떠다니기 시작했다. 그렇게 1970년대에 인류 역사상 최초로 플라스틱 조각들이 바다에 떠다니는 것을 관측했고, 이 작은 플라스틱들은 2004년에 microplastic = 미세플라스틱으로 정의되어 플라스틱 문제점 중 하나로 계속해서 언급되고 관련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에 관한 연구 분야는 다양한데, 그 중 하나는 미세플라스틱에서 생물군집 플라스틱 스피어(plastisphere)에 관한 내용이다. 플라스틱 스피어는 미세플라스틱에 형성된 생태계를 의미하며, 해양에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에 박테리아, 조류 등의 다양한 생물들이 모여 생물막이라는 형태로 형성된 군집을 통칭하는 단어이다. 2013년 plastisphere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사용된 Zettler et al의 "Life in the“Plastisphere”: Microbial Communities on Plastic Marine Debris"이후, plastisphere에 생물군집의 세부종류와 그 군집이 어떻게 인류 사회에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연구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병원체의 서식처로써 plastisphere
플라스틱 스피어가 병원체들이 더 잘 번식할 수 있는 매개체로써 작용하는 것에 대한 연구결과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먼저 플라스틱 스피어는 생물 종에 상관없이, 박테리아 등의 원핵생물군부터, 곰팡이 진균류와 같은 진핵생물군까지 다양한 종류의 생물 종들의 서식처가 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플라스틱 스피어는 구성하는 종에 따라 미칠 수 있는 영향도 다양하며, 병원성이 있는 생물 군집을 형성할 경우 이에 대한 연구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자료 1. 미세플라스틱에 플라스틱스피어 형성]

출처: Raffaella Tavelli et al


실제 2022년에 식품을 매개체로 하는 병원체의 군집이 형성된 미세플라스틱이 먹이사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원문 - Foodborne pathogens in the plastisphere: Can microplastics in the foodchain threaten microbial food safety?)

연구는 선행연구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먹인 어류의 몸 속에 비브리오 종(Vivrio spp.)이 존재했다는 결과와, Vivrio, Psuedomonas, Campylobacter, Listeria, and Bacillus cereus와 같은 식품성 매게 병원균이 플라스틱스피어에 존재했다는 선행연구결과를 기반으로 먹이사슬 속 미세플라스틱의 존재가 인류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집중하였다.

미세플라스틱은 한 번 섭취되면 배출되지 않고 몸에 누적된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먹이사슬 속에서 포식자들이 피식자들을 사냥 후 섭취할 때 피식자들이 먹은 미세플라스틱이 포식자에게 전달되고 누적되어서 결국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인 인류에게도 미세플라스틱이 전달되는 것이다. 이런 먹이사슬의 흐름 속에서 만약 우리가 섭취한 식량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했다면, 만약 그 미세플라스틱에 식품 매개성 병원균이 존재하고 있었다면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 연구결과, 아직까지는 미세플라스틱에 식품 매개성 병원균이 인류에게 미치는 영향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나, 식품 안전성에 대해서는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니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결론지었다.

식품 매개성 병원균이 아니라 플라스틱스피어에 존재하는 생물 자체가 감염성을 매개할 가능성도 있다. 2023년에는 플라스틱 스피어에 존재하는 진핵생물 병원체에 따른 연구가 진행되었다. (원문 - Plastic pollution and fungal, protozoan, and helminth pathogens – Aneglected environmental and public health issue?)

앞서 소개한 식품 매개성 병원균으로 알려진 생물 종들은 모두 원핵생물군에 해당하는 종들인데, 이처럼 플라스틱스피어에서의 원핵생물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원핵생물에 비해 플라스틱스피어에서의 진핵생물 병원체에 대한 연구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언급하며, 플라스틱 스피어에서의 진핵생물 병원체 서식에 관한 조사를 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실험은 현존하는 플라스틱스피어에 존재하는 진핵생물 병원체들을 조사하고, 필요시 플라스틱 스피어에서 추출하여 배양을 통해 관련 균에 대해 조사하였다. 그에 따른 연구결과로 각 진핵생물군의 미세플라스틱에 어떻게 접합했는지와 이 군집이 인류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연구하지는 않았지만 곰팡이류, 원생동물 등의 생물종이 플라스틱 스피어에 존재함을 밝혀냈다.

[자료 2. 플라스틱스피어의 수권을 통한 인간으로의 전달]

출처: Michael J. Ormsby et al

병원성이 있는 생물들이 새롭게 형성된 플라스틱 스피어의 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서식처가 되면서 그들이 미칠 영향들에 대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관련된 연구들에서는 아직까지 플라스틱 스피어의 형성으로 인한 감염병의 유행,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세부적인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추가적으로 연구를 수행해야 함은 분명하다. 

미세플라스틱을 분해하는 plastisphere
플라스틱 스피어가 병원성을 매개하는 생물 군집으로 형성되어 있지만은 않다. 실제로 플라스틱 스피어에 존재하는 생물 군집이 오히려 미세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국제 연구팀에서 중국의 연안의 염습지 발견된 플라스틱 입자들의 균주를 분리배양한 결과,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곰팡이 균주들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 또한 존재했다. (원문 - The distinct plastisphere microbiome in the terrestrial-marine ecotone is a reservoir for putative degraders of petroleum-based polymers)

연구에서는 연안의 염습지에서 플라스틱 조각들을 채취하고, 관찰하여 발견한 생물 종들 중 184종의 곰팡이 균주와 55종의 박테리아균주가 폴리우레탄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폴리카프로락톤(PCL)을 분해할 수 있다는 내용을 밝혔다. 플라스틱을 분해하기 위해서는 고분자인 물질을 단량체로 분해하는 작업이 수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결과는 플라스틱 스피어의 미생물들로 인한 미세플라스틱 분해의 가능성에 대해 얘기해주는 내용이 될 것이다.
 
2023년에는 해양환경에서 플라스틱 스피어가 미세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리뷰논문이 나오기도 했다. (원문 - Microbial colonization and degradation of marine microplastics in the plastisphere: A review)

플라스틱 스피어가 플라스틱을 분해하는데 쓰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인류의 골칫거리인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수단으로써 사용될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플라스틱 스피어는 여러 생물종들이 모여 형성된 집단임에 따라, 그 구성에 따른 영향도 무궁무진하다. 어떤 생물종들이 플라스틱에 존재하느냐에 따라 군집의 특성을 결정한다는 특징에 의해 인류에게 미칠 영향의 범주도 달라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이런 예측할 수 없는 미지의 생태계를 마주하는 것은 인류 역사의 난제 중 하나가 될 것이기에, 인류는 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플라스틱 스피어를 형성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해양으로 유출되는 플라스틱 양은 아직도 가늠할 수는 없다. 지속적으로 플라스틱스피어와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함과 동시에 인류가 쓰레기를 덜 버리는 것이 플라스틱 스피어가 가져올 재앙을 막을 수 있는 가장 막강한 해결 방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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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생물 : 단지 작은 생물이 아닌 미래의 환경을 책임질 생물", 21기 길민석,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m/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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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석유의 종말? '바이오 리파이너리'의 등장!", 22기 유현서,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m/4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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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Plastisphere? ]
1) Edward J. Carpenter, K. L. Smith, Jr. "Plastics on the Sargasso Sea Surface", Science, vol. 175, Issue 4027, pp. 1240-1241, 17 Mar 1972, doi:10.1126/science.175.4027.1240

2) Erik R. Zettler, Tracy J. Mincer, and Linda A. Amaral-Zettler, Michael J. Ormsby, Ayorinde Akinbobola, Richard S. Quilliam, "Plastic pollution and fungal, protozoan, and helminth pathogens – A neglected environmental and public health issue?",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Volume 47, Issue 13, July 2, 2013 47 (13), 7137-7146, doi:10.1021/es401288x
3)  Napper, Imogen Ellen, and Richard C Thompson. "Plastic Debris in the Marine Environment: History and Future Challenges." Global challenges (Hoboken, NJ), vol. 4, 6 Apr. 2020, doi:10.1002/gch2.201900081
 
[ 병원체의 서식처로써 plastisphere ]
1) Michael J. Ormsby, Ayorinde Akinbobola, Richard S. Quilliam, "Plastic pollution and fungal, protozoan, and helminth pathogens – A neglected environmental and public health issue?",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Volume 882, 15 July 2023, doi:10.1016/j.scitotenv.2023.163093

2) Raffaella Tavelli, Martijn Callens, Charlotte Grootaert, Mohamed F. Abdallah and Andreja Rajkovic, " Foodborne pathogens in the plastisphere: Can microplastics in the foodchain threaten microbial food safety", Trends in Food Science & Technology, vol. 129, pp.1-10, 2022, doi:10.1016/j.tifs.2022.08.021
 
[ 미세플라스틱을 분해하는 plastisphere ]
1) Guan Pang et al, "The distinct plastisphere microbiome in the terrestrial-marine ecotone is a reservoir for putative degraders of petroleum-based polymers",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vol.453, July 5 2023, doi: 10.1016/j.jhazmat.2023.131399

2) Zhai, Xinyi et al. “Microbial colonization and degradation of marine microplastics in the plastisphere: A review.” Frontiers in microbiology vol. 14 1127308. 17 Feb. 2023, doi:10.3389/fmicb.2023.1127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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