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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구름을 통한 기후 대응, 과연 가능할까?

by R.E.F. 25기 맹주현 2024. 7. 1.

인공 구름을 통한 기후 대응, 과연 가능할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맹주현

 

[인공 구름을 통해 온도를 낮추는 cloud-brightening 기술]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으로 구름을 밝게 만드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현지 시각 기준 5월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구름을 하얗게 만드는 ‘cloud-brightening test'가 진행됐다. cloud-brightening test는 호주에 이어 미국이 두 번째로 실시했으며, 바닷물을 미세 입자로 만들어 대기 중에 분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바닷물 물방울 속 소금 결정이 구름의 입자가 돼 구름을 조밀하게 만들면, 이에 따라 구름이 더 하얗게 보이게 된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cloud-brightening test라고 불린다. 요약하자면 cloud-brightening 기술은 바닷물을 이용해 밝기가 높은 인공 구름을 만들어, 햇빛의 반사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인위적으로 지구의 온도를 낮춰 기후 변화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태양지구공학 기술 중 하나로 분류된다.

[자료 1. cloud-brightening 기술 원리] 

출처 : greenium

 

[샌프란시스코에서의 cloud-brightening test]

[자료 2. cloud-brightening test 현장] 

출처 : greenium

샌프란시스코에서의 cloud-brightening test는 지난 4월 초부터 SRI 인터내셔널 비영리 단체와 워싱턴 대학교 연구진들이 주도하에 퇴역 항공모함 호넷의 갑판에서 진행됐다. 실험 전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바다 위 구름의 밝기가 15% 상승하면 지구의 평균 온도가 약 1℃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진은 만약 지구 전체 구름의 약 20%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지구 온도가 2~3℃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험은 실제로 구름을 밝게 만드는 단계까지 진행되지 못했다. 연구진은 본격적인 실험 전에 앞서 소금 용액을 장기간 분사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했다. 다양한 대기 조건에서 소금 분사 장치가 작동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매주 4일, 하루 3번씩 20주 동안 소금 용액을 분사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토론 끝에 카운티 의회는 cloud-brightening test가 여전히 무해한지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로, 실험 시작 2주 만에 만장일치로 중단을 결정했다.

 

[cloud-brightening test 만장일치 중단 결정, 그 이유는?]

구름을 밝게 하는데 사용된 소금 용액이 지역사회 건강과 환경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앨러미다 카운티 당국은 소금 용액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환경오염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 결과에도 불구하고, 앨러미다 카운티 의회는 토론 끝에 cloud-brightening test가 완전히 무해한지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의회가 문제로 삼은 점은 프로젝트의 투명성이었다. 프로젝트의 개요와 추가 정보가 제때 공지되지 못한 점이 큰 문제로 지적됐으며, 심지어 카운티 의원 상당수가 뉴욕타임스 등의 매체를 통해 실험 상황을 인지하게 됐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자료 3. 실험 관리자 사라 도허티 박사] 

출처 : greenium

주최 측이 실험에 따른 건강 및 환경 문제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프로그램 관리자이자 워싱턴 대학교 대기 과학자인 사라 도허티 박사는 이에 대해 “구름을 밝게 하거나 날씨를 바꾸거나 기후를 바꾸지 않았다”며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을 뿐이다”라고 실망을 표현했다. 워싱턴 대학교 연구진도 “에어로졸 모델링 개선을 위해 고안된 통제된 연구였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연구진은 실험 중단 결정에 따라 추가 대체 장소를 물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cloud-brightening test를 사이에 둔 찬반 논란]

먼저, 알라메다 시가 실험을 평가하기 위해 고용한 분석가들은 이 실험이 건강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들은 연구원들이 분사하는 소금물이 바다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해수와 유사하다고 결론 내렸고, 이에 따라 시 매니저도 시의회에 프로젝트를 승인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시의회 의원인 트리시 에레라 스펜서는 "우리 지역 사회가 그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반대했고, 토론 끝에 시의회는 실험 중단을 결정했다.

이 실험을 지지하는 환경운동가들은 이 기술이 기후 변화의 원인을 해결하는 데서 벗어나게 할 수 있으며, 실험 중단이 재생 가능 에너지 및 전기차로의 전환을 늦출 수 있다고 우려한다. 환경 단체 Hands Off Mother Earth Alliance의 게리 휴스는 "이것은 지역적 결정이지만, 광범위한 영향을 미칩니다"라고 하며 시의회에 프로젝트의 승인을 촉구했다. 온두라스의 청소년 기후 지도자는 의원들에게 "이것이 우리와 같은 나라들에 미치는 더 큰 영향을 고려해 달라"고 프로젝트의 승인을 요청했다.

반대로, 실험을 반대하는 측의 가장 큰 이유는 cloud-brightening test 등 모든 태양지구공학 실험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른다는 점이다. 특히 cloud-brightening test는 해류 변화나 해양 온도 변화를 야기해 어업에 해를 끼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더 나아가 강수량 패턴을 변화시켜 폭우나 가뭄을 불러올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데이비드 산틸로 수석연구원은 "바다뿐만 아니라 육지에서도 기후 패턴이 바뀔 수 있다"며 “무슨 수를 쓰더라도 기술 사용을 피해야 한다”고 NYT에 지적했다. 실험 중단에 실망을 표했던 사라 도허티 역시 이러한 우려를 인정하며 “나를 비롯한 동료들 모두 cloud-brightening 기술이 결코 사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발언한 적이 있다.

 

[그 외 호주의 cloud-brightening test 사례]

그 외 호주에서는 2020년부터 cloud-brightening project가 진행 중이다. 호주 서던크로스 대학을 중심으로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 일대에서 진행 중이며, 구름의 밝기를 높여 태양 에너지가 산호초에 덜 도달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는 현재 사상 최악의 산호 백화 현상을 겪고 있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해양 공원 관리청(GMRMPA)은 "이번 여름에 발생한 백화 현상은 지난여름보다 더 넓고 심각한 수준"이라며 "지금까지 몇 번 회복력을 보여줬지만, 이번엔 기록상 가장 극심한 열 스트레스를 받아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료 4. 호주의  cloud-brightening project] 

출처 : 조선일보

 

[cloud-brightening 등 지구공학기술의 과제]

최근 각국 정부 및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태양지구공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기술 연구에 대한 자금이 몰리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여러 실험을 감시하고 관리할 수 있는 국제적인 협약 또는 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무책임한 실험의 가능성을 줄이고, 환경적, 윤리적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스위스 정부는 지난 2월 29일 제6차 유엔환경총회(UNEA-6)에서 태양지구공학 기술 검증위원회 구성을 제안했으나, 회원국들의 반발로 인해 해당 결의안을 철회했다.

태양지구공학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쉽고 저렴한 대안을 제공하기 때문에, 무분별한 실험이 이루어질 경우 환경단체들이 지적한 것처럼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을 최우선으로 하며, 철저한 검증과 규제 속에서 태양지구공학 기술을 발전시켜야 할 필요성이 크다. 국제적 협력을 통해 태양지구공학의 잠재적인 이점을 극대화하고 동시에 환경 및 사회적 영향에 미치는 부정적인 측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태양지구공학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태양지구공학기술의 빛과 그림자",  작성자(21기 길민석, 21기 홍서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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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기의 장벽을 없애자! 우주태양광발전", 작성자(18기 이다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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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인공 구름을 통해 온도를 낮추는 cloud-brightening 기술]

1) 이가람, “북극 녹아? 다시 얼리면 되지…'구름 양산' 만드는 괴짜과학자 [창간기획-붉은 바다]”, The JoongAng, 2023.10.02,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6555#home

[샌프란시스코에서의 cloud-brightening test]

1) 윤원섭, “인공 구름으로 기후대응? 미국·호주 등 세계 각지서 ‘구름 표백’ 등 지구공학 실험 본격”, greenium, 2024.05.27,  https://greenium.kr/news-articleview-climatetech-research-wa-sanfrancisco-mcb-cloud-brightening-srm-test-warning-2024/

2) 윤원섭, “美 앨러미다 카운티 의회 ‘구름표백’ 실험 만장일치 중단 결정”, greenium, 2024.06.10, https://greenium.kr/news-articleview-climatetech-policy-mcb-marine-cloud-brightening-tech-alameda-council-shutdown-2024/

[cloud-brightening test 만장일치 중단 결정, 그 이유는?]

1) 윤원섭, “인공 구름으로 기후대응? 미국·호주 등 세계 각지서 ‘구름 표백’ 등 지구공학 실험 본격”, greenium, 2024.05.27,  https://greenium.kr/news-articleview-climatetech-research-wa-sanfrancisco-mcb-cloud-brightening-srm-test-warning-2024/

2) 윤원섭, “美 앨러미다 카운티 의회 ‘구름표백’ 실험 만장일치 중단 결정”, greenium, 2024.06.10, https://greenium.kr/news-articleview-climatetech-policy-mcb-marine-cloud-brightening-tech-alameda-council-shutdown-2024/

3) Christopher Flavelle, “A Test of Cloud-Brightening Machines Poses No Health Risk, Officials Say”, New York Times, 2024.05.23, https://www.nytimes.com/2024/05/23/climate/cloud-brightening-geoengineering.html

4)  Soumya Karlamangla 외 1명, "California City Leaders End Cloud-Brightening Test, Overruling Staff”, New York Times, 2024.06.05, https://www.nytimes.com/2024/06/05/climate/alameda-cloud-brightening-geoengineering.html

[cloud-brightening test를 사이에 둔 찬반 논란]

1) Christopher Flavelle, “A Test of Cloud-Brightening Machines Poses No Health Risk, Officials Say”, New York Times, 2024.05.23, https://www.nytimes.com/2024/05/23/climate/cloud-brightening-geoengineering.html

2)  Soumya Karlamangla 외 1명, "California City Leaders End Cloud-Brightening Test, Overruling Staff”, New York Times, 2024.06.05, https://www.nytimes.com/2024/06/05/climate/alameda-cloud-brightening-geoengineering.html 

[그 외 호주의 cloud-brightening test 사례]

1) 남민주, “죽어가는 지구…호주 세계 최대 산호군락 73% 백화, NEWSIS, 2024.04.19,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0418_0002704218

2) 이영완, “[이영완의 사이언스카페] 바닷물로 만든 구름이 햇빛 막아… '지구에 양산 씌우기' 실험 시작됐다”, 조선일보, 2024.01.02,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1/09/27/RUAWCCRO4BEADPS6P6DJM5SPZM/

[cloud-brightening 등 지구공학기술의 과제]

1) 윤원섭, ““더는 SF 속 이야기가 아닌 태양지구공학”…美 백악관·EU 집행위, 태양지구공학 관련 입장 발표”, greenium, 2023. 07. 10, https://greenium.kr/climate-policy-solar-geoengieering-whitehouse-usa-ostp-eu-experiments/

2)  윤원섭, “유엔환경총회서 태양지구공학 기술 검증위 구성 결의안 철회…“수년 안에 기술 현실화 될 것””, greenium, 2024. 03. 08, https://greenium.kr/news-articleview-climate-policy-srm-comission-switzerland-solar-geoengieerning-draft-mit/

3)  윤원섭, “美 백악관, 태양지구공학 5개년 연구계획 수립 중…‘과학계 의견 엇갈려’”, greenium, 2022. 10. 24, https://greenium.kr/news-articleview-climatetech-policy-srm-geoengieering-mit-whitehouse-us-nasem-ssc-harv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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