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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타

대한민국, '셰일가스'라는 양날의 검을 들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7. 7. 13.

 6월 28일부터 7월 2일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여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하고,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로 향후 5년간 미국의 경제 성장 파트너로서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6월 30일,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되어 트럼프와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양국간 경제, 무역, 대북 정책 등에 대해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는데, 그간 트럼프는 한미 FTA에 대해 미국이 불리한 조건의 협정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표현하며 재협상에 대한 뜻을 내비쳤었다. 이에 우리 나라는 재협상 문제를 위한 협상카드가 필요했고, 그 카드로 셰일가스 수입 확대를 꺼내들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미국을 방문한 52인의 방미 경제인단이 5년간 40조원을 미국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약속한 것이다. SK그룹은 미국 에너지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 콘티넨탈리소스와 셰일가스를 중심으로 한 MOU를 체결하였고, 가스 공사는 향후 20년간 셰일가스를 연간 280만 톤을 도입하겠다고 하였다. 이는 원래의 도입량보다 훨씬 증가된 양이다.


[사진 1. ‘문재인과 52인의 경제인단’]

출처: 세계 일보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 전 파리기후협정을 탈퇴하며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파리기후협정은 지구의 기온 상승을 저지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전 세계의 나라들이 모여 약속한 협정인데,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이 협정에서 탈퇴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큰 손해가 생길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을 살펴보면, 화석연료와 석유에 대한 규제를 줄이고 미국이 보유한 천연가스를 수출함으로서 에너지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아시아로 셰일가스를 판매하며 일자리를 창출하고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이 요점이다. 즉 신재생 에너지보다 천연가스와 석유 등 미국이 갖고있는 자원을 활용하는, 환경을 지키기보다는 경제성에 치중한 에너지 정책을 고수하고있다. 그 중 셰일가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과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해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아주 ‘핫’한 자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셰일가스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많이 발생하는 점을 지적하며 셰일가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셰일가스로부터 나오는 LNG의 수출을 정책적으로 지원하여 아시아와 유럽 등으로 수출량을 늘리고 미국의 에너지 자원을 활성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그림 1.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

출처:SK innovation 홈페이지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살펴보자. 두 단어로 요약하면 ‘탈원전’, ‘탈석탄’이다. 환경 문제를 초래하는 자원을 사용하지 않고 천연 자원을 이용한 신재생 에너지, 청정 에너지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것이 목표이다. 이는 트럼프의 정책과는 상반된 정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환경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문재인 대통령은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셰일가스 수입 확대’가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정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림 2.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

출처:문재인 1번가 홈페이지

 셰일가스는 1800년대에 발견되었지만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되어 개발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2000년대에 물과 모래, 화학 약품을 섞은 혼합액을 고압으로 분사하는 혁신적인 채굴기술 ‘수압파쇄법’이 개발되면서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매장량은 세계 31개국에 187조 4000억 m3가 매장되어 있고, 이는 전 세계가 향후 6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미국은 러시아를 제치고 천연가스 1위 생산국이며, 트럼프의 정책에 따라 아시아와 유럽으로의 수출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셰일 가스는 셰일층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말한다. 셰일이란 우리 말로 혈암이라고 하며, 입자 크기가 작은 진흙이 뭉쳐 형성된 퇴적암의 일종이다. 셰일가스는 이 혈암으로부터 나오는 가스를 말하는데, 유전이나 가스전에서 채굴하는 기존 가스와 화학적 성분이 동일해 난방용 연료나 석유화학 원료로 사용가능하다. 전통적인 가스전과 다른 암반층으로부터 채굴하기 때문에 비전통 천연가스라고도 불린다. 전통 천연가스는 셰일층에서 생성된 후 암석의 가스 투과도에 따라 오랜 세월동안 지표면 방향으로 이동해 한 군데에 고여있다. 하지만 비전통 천연가스인 ‘셰일가스’는 셰일층 위에 불투과 암석층이 존재해 가스가 지표면을 향해 이동하지 못하고 셰일층에 잔류하며 암석의 미세한 틈새에 넓게 퍼져 있다. 즉, 셰일층에 머물러있어서 ‘셰일가스’라고 부르는 것이다. 채취할 때는 셰일층에 수평으로 삽입한 시추관을 통해 물, 모래, 화학약품의 혼합액을 고압으로 분사하는 수압파쇄법을 이용해 암석에 균열을 일으키고 균열된 암석 사이로 가스가 스며나오면 시추관을 이용해 포집하는 방법을 이용한다. 셰일가스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가스로 발전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석탄의 55%, 석유의 70%수준이다. 신재생에너지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림 3. 셰일가스 추출 그림]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우려했던 것처럼, 시추 과정에서 환경 문제가 발생한다. 수압 파쇄법을 이용해 셰일가스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우라늄 등의 화학물질이 지하수에 침투하게 되고 일반 천연가스보다 많은 오염물질을 발생시킨다. 코넬대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서, ‘프래킹’이라고 불리는 수압파쇄법을 사용할 때 방출되는 메탄의 양이 기존의 3%를 넘어 7.9%이상으로 밝혀졌다.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은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가장 큰 온실가스 주범이다. 열을 가둬두는 성질이 있고,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복사열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NASA의  산하기관인 고다드우주연구소에서는 메탄이 특정미립자의 상호관계로 온실가스효과를 증폭시킨다는 것을 발표한 적도 있다. 

 환경부에서 발표한 ‘환경 영향 및 대응방안 마련 연구’에 따르면, 셰일가스에 의한 오염은 토지 훼손, 대기오염, 수질오염, 화학물질 발생으로 구분할 수 있다. 토지 훼손부터 말하자면, 셰일가스는 면적당 채굴량이 적어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많은 시추공이 필요하고 그 외에 압축기와 하수처리 장소, 운반을 위한 도로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해 넓은 토지 사용이 필수적이다. 그 면적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면 더 높은 효율로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 조사 결과 밝혀졌다. 다음은 대기오염이다. 트럭과 장비 운송으로 인한 SO2, NOx, NMVOC, CO 등의 대기오염 물질이 있고 가스 시추에 쓰이는 엔진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 셰일가스 추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많은 양의 메탄이 있다. 이는 전통적 가스개발에서 방출되는 양보다 최소한 30%~200% 이상 많은 수치이다. 


[표 1. 가스 시추에 쓰이는 엔진에서 발생되는 오염 물질]

출처:European parliament, 2011, Impacts of shale gas and shale oil extraction on the environment and on human health 

 수자원이 고갈되는 것도 문제다. 수압파쇄법을 위해 드릴의 헤드를 유연하게 하고, 열을 식히며 드릴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대량의 물이 소모된다. 한 시추정당 소모되는 물의 양은 15 million liter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셰일층을 보유한 나라와 지역의 물 수급상황과 관련되어 셰일가스가 개발되는 데 제약이 될 수 밖에 없다. 또, 수압파쇄법을 사용할 때 0.5%의 화학 물질을 사용하는데 이 유체를 주입하고 회수해 처리하는 과정에서 화학물질이 지하수가 흐르는 대수층이나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지표수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또, 불안정한 시추정의 누출, 파이프 또는 저장탱크에 의한 누수, 지질의 구조에 의한 누출에 의해 지하수가 오염될 수도 있다. 지하수의 오염에 대한 연구 결과 가스 시추정이 늘어남에 따라 7년간 지하수 샘플에서 메탄 발생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한 바가 있다. 역류수에 대한 하수 처리도 문제가 된다. 파쇄물질은 높은 압력으로 지질 구조에 주입되는데 압력이 낮아질 경우 파쇄 유체, 메탄, 다른 화학 물질들이 역류하여 회수된다. 약 20~50%가 역류하고 이를 재사용하는데 회수되는 과정에서 지표수에 누출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위해 셰일가스 업계에서는 다중으로 구성된 시추 파이프를 사용하고 화학 물질을 비독성 물질로 대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시추 과정에서 투입되는 화학물질도 큰 문제다. 파쇄 유체는 약 98%의 물과 모래에 0.5~2%의 화학물질이 첨가되는데 화학물질은 알레르기성 물질, 돌연변이성 물질, 발암물질 등을 포함하고 있다. 2-butoxy ethanol이 화학적 첨가제로 많이 사용되는데 적은 양에도 독성이 크고 반감기는 7~28일이다. 이 물질이 지하수나 지질로 흘러들어간다면 인체나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료로 인한 CO2배출 전망을 보면,

               

[그래프 1. 연료로 인한 CO2배출 전망]

출처: IEA, 2011. World Energy Outlook 2011: Are We Entering a Golden Age of Gas?

 천연가스로 인한 CO2배출이 60%증가하고 석유는 25%, 석탄은 8%가 증가한다. 천연가스에 의한 CO2발생량이 증가했지만 전체적인 CO2농도는 감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로서 천연가스에 의한 CO2 감소 효과는 확인할 수 있다.

 탈원전, 탈석탄을 목표로 하는 문재인 정부는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트럼프 대통령은 환경보다는 경제 위주의 에너지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그리고 우리 나라는 한-미 정상회담애서 미국의 셰일가스 보급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셰일가스의 보급 확대가 확정된 이 상황에서 셰일가스가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었고, 조사 결과 이산화탄소 발생이 기존의 석탄과 석유에 비해 감소되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다양한 종류의 환경 오염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여러 환경 문제를 생각한다면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셰일가스가 적합한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앞으로 셰일가스 개발을 확대하려면 시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야하고, 문재인 정부는 셰일가스에 의존하기보다는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맞는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전기차 보급 등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할 것이다. 석유와 석탄을 대체하는 핵심 에너지원이라고 불리는 셰일가스는 신재생 에너지 시장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따라서 신재생 에너지의 효율 문제, 초기 비용 문제 등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에너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과 활발한 연구, 국민들의 관심이 가장 필요할 때는 바로 지금이다.  

 

<참고 문헌>

1. 네이버 지식백과

2. 셰일가스 도입에 따른 환경영향 및 대응방안 마련 연구,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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