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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태양광-태양열

태양광 발전소 지구를 떠나라

by 스떵 2019. 11. 25.

태양광 발전소 지구를 떠나라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6기 곽준우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분야가 태양광 에너지다. 친환경에너지란 명목 아래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태양광 발전 기술에 투자하며 태양광 에너지의 효율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가장 효율적인 태양광 에너지는 무엇일까?

24시간 전력공급이 가능하고, 패널을 설치하는 과정 속 산림 훼손 시키지 않는, 날씨에 제약받지 않고 기존보다 더 효율적인 전력생산이 가능한, 기존의 단점을 모두 무마시킬 수 있는 그런 태양광 발전 기술 분야가 있다면? 바로 우주산업 분야다.

세간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우주 태양광 발전, 신재생에너지로 태양광 에너지가 주 핵심이 되면서 획기적인 미래 기술로 관심을 받기 시작하는데 한 번 살펴보자.

 

우주 태양광 발전이 뭐야?

 

우주 태양광 발전이란 다소 생소한 개념일 수 있지만, 인공위성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인공위성의 파란 날개, 그것이 태양 전지판인데 인공위성의 자체 전력 생산을 담당한다. 우주 태양광 발전은 수km급 거대한 태양광 전지판을 고도 36,000km 정지궤도에 쏘아 올려 생산된 전기를 마이크로파로 변환하여 지상에 내려보내는 새로운 방식이다.

사실 우주 태양광 발전의 개념은 꽤 오래됐다. 1941년 SF 단편소설 리즌(reason)을 통해서 처음 나왔고, 1968년 Peter Glaser 박사에 의해 처음으로 기술적으로 개념이 정립되었다. 1970년대 미국 항공우주국 NASA가 타당성을 살펴보았지만, 과도한 개발비용으로 무산되었다. 하지만 최근 세계 각국의 우주여행 기술과 시설 기술이 이 제안에 대한 실현 가능성을 높여 주며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굳이 우주까지 나가서 태양광 발전을 하려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무엇보다 지상보다 훨씬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상 태양광발전은 효율이 낮다. 우주에서 1㎡당 1,360W의 태양광을 받지만 지상에 도달하기 전 30% 정도가 반사되고, 투과된 태양광도 대기·구름·먼지 등이 가로막아 지표면 1㎡에 도달하는 에너지는 300W를 넘지 않는다. 하지만 우주에서 받는 태양에너지는 1㎡당 1,360W를 그대로 받을 수 있다. 김승조 전 항우연 원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우주 태양광발전은 하루의 99%를 모두 발전에 쓸 수 있다”며 “지상보다 효율이 7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런 우주 태양광 발전소는 원전을 대체할 만큼 막대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데 에너지 효율 40% 수준의 태양광 발전기의 경우 가로, 세로 2km급이면 100MW에서 1GW급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원자력 발전소 1개를 직접 대체 가능하다.

우주 태양광 발전과 지상 태양광 발전 비교 출처: 우주항공기술전략원

또한 막대한 전력 생산뿐 아니라 우주에서는 날씨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24시간 발전 가능해 일정한 전력공급을 확보할 수 있으며, 우주에는 먼지, 비와 같은 태양광 패널의 수명을 줄이는 요소가 없어 태양광 패널의 수명이 늘어나는 장점도 갖추고 있다.

 

우주 태양광 발전소, 실현 가능할까?

 

위에서 말했듯이 1970년도에 타당성이 검토되었지만 우주로 거대한 화물을 보내는데 천문학적인 개발 비용으로 경제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발사체의 경제성이 우주 태양광발전의 한계지만,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은 아니다. 전기차로 유명한 테슬라 그리고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난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스페이스X가 2단 로켓 ‘팔콘9’를 자체 개발하는 데 든 비용은 약 3억 달러라고 한다. NASA 관계자가 “우리가 개발했으면 36억 달러는 들었을 것”이라고 토로한 것을 고려하면 매우 적은 돈이다. 스페이스X는 2012년부터 팔콘9을 40번 이상 발사했고 지난해 4월엔 최초로 바다 위에 떠있는 착륙장에 1단 로켓을 안전하게 착륙시키는 데 성공하는 등 발사체 가격을 낮추기 위해 노력 하고 있다. 1단 로켓은 발사체 중 가장 비싼 장비인데, 스페이스X의 목표는 이를 재활용해 발사 비용을 기존의 10분의 1 이하로 줄이는 것이다. 과학계에서는 발사 수요가 대폭 늘어나면 대량생산 체제를 갖출 수 있어 발사 비용이 현재의 15~20분의 1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등을 역임한 김승조 서울대 명예교수는 “한국형 발사체도 지속적인 효율화를 이루면 팰콘9처럼 저렴해지기에 충분한 설계인 데다 양산 원가절감을 고려해 개발하면 세계 최저가 발사체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주 태양광발전은 이르면 10여 년, 늦어도 수십 년 내에는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바다에서 최초로 회수에 성공한 팔콘9 1단 로켓 발사체 출처: 스페이스 X

 

그런데 설치비용을 해결했다 하더라도 전선도 없는 우주에서 어떻게 지구로 전기를 전송하는 걸까? 이 문제의 해결책은 전력을 전파로 나르는 ‘무선 전력 전송기술’이다. 태양광을 받아 생산한 전력을 마이크로파로 변환해 지구로 보내면 지상에 설치된 안테나가 이를 받아 전기로 바꾸는 것이다. 마이크로파를 쓰는 이유는 극초단파라서 직진하려는 성질이 있고 대기의 저항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원전을 대체할 만큼의 광대한 전력을 수만km 떨어져 있는 지상의 안테나에 보내는데 안정성 확보가 미지수다. 전력을 빔 형태로 전송하는 시스템은 대량 에너지를 작은 면적에 집중시킬 수 있어 수신기(안테나)를 벗어나 도시 같은 곳을 향하면 고의든 실수든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에너지 빔은 지구로의 전력 전송뿐 아니라 우주 쓰레기, 소행성을 파괴하는 데 쓰이고 우주선 속도를 가속하는데 매우 획기적인 기술인 것 또한 주목해야 한다.

 

선진국에선 이미 현실화 단계에 와있어

 

최근 우주 태양광발전에 눈에 띄는 국가는 중국 일본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1980년대부터 태양전지를 붙인 인공위성을 띄우는 연구를 진행해왔고, 내년에 10MW급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위성을 시험 발사할 방침이다. 2030년경에는 1GW급 상업용 우주 태양광 발전을 쏜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국 국가항천국(CNSA)는 2030년까지 우주에 1MW급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고 궁극적으로는 더 큰 규모의 발전소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미 충칭에서 실험 기지 건설에 착수했으며 2021∼2025년 성층권에 소규모 발전소를 설립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이미 민간개발기업까지 개발에 나서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정거장에서 무선전송 기술을 시험한 뒤 2040년 우주 태양광 발전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미국의 민간 에너지기업 PG&E는 2014년 에너지 벤처기업 솔라렌이 개발하고 있는 위성으로부터 200MW의 전력을 공급받기로 계약했다. 솔라렌은 2025년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인터내셔널 일렉트릭 컴퍼니도 위성 방향에 상관없이 태양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나선형 위성 '카시오페이아'를 개발 중이다.

출처: 동아일보

 

한국의 우주 태양광발전 현 주소는?

 

늦은 감이 있지만 최근 한국도 우주 태양광 발전의 청사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2019년 2월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우주 태양광발전 국제 워크샵에서는 한국형 우주 태양광발전 위성 계획안이 처음 공개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공개한 계획안에 따르면 한국의 첫 우주발전소는 가로 5.6㎞, 세로 2㎞의 크기로 여의도의 약 4배 크기다. 가운데는 1㎢의 안테나를 달아 지구로 전기를 보낸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도 설치된 둘둘 마는 방식의 롤러블 태양전지를 설치해 인공위성을 경량화하겠다는 목표다. 발사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저궤도에 올려 먼저 위성을 조립한 후 태양전지판을 일부 펼쳐 얻은 에너지로 정지위성 궤도로 오른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2029년까지 2대의 소형 태양광발전위성을 발사해 발전기능과 무선 송전 기능을 점검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한국형 우주 태양광발전소 상상도 출처: 동아사이언스

우주 태양광 발전과 같은 우주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한국형 우주청’을 만들어야 한다는 법안들도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한국은 우주 전담부처가 없고, 연구·개발, 정책 등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나눠서 맡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전문성과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법안들 모두 우주 선진국과 같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일본 항공우주 연구개발기구(JAXA), 유럽우주국(ESA)와 같은 우주 연구개발 컨트롤타워를 만들자는데 맥을 같이 한다. 만약 이같은 법안들이 통과되면 국내 우주 연구의 활성화뿐만 아니라 인력양성 등 거시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의견이 나온다.

 

호주는 우주산업 육성을 위해 내년 7월까지 ‘국가우주기구’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경제 여건이 어려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도 총리가 앞장서서 우주기술개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주개발을 추진하는 국가마다 그 목표 및 중점 프로젝트가 다르지만, 공통점을 하나 발견할 수 있는데 우주산업이 큰 규모로 성장할 미래산업임을 간파하고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태양광발전에 필요한 기술을 웬만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우주 태양광 발전은 비교적 멀지 않은 우주산업의 미래임이 확신하다. 발사체와 인공위성, 태양광 패널 기술은 수십 년 전부터 기반이 닦였다. 생산 공정이 개선되고 발사 비용이 떨어질수록 태양광 발전 위성의 경제적 타당성이 빠르게 높아질 것이며 지금은 시연품을 제작해 앞으로 발사 비용이 더 낮아질 경우를 생각해 실제 구현 가능 여부를 확인해볼 수 있는 시기라 생각한다. 앞으로 20~30년 뒤에는 경제성 타당성을 확보하고, 안전성 및 우주 쓰레기 충돌, 수만㎞ 떨어진 곳으로 전기를 전송하는 기술 등을 해결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 본다.

 

참고문헌:

1. "우주에서 전기 만들자" 우주 태양광 연구에 세계가 뛰어든다, 동아사이언스, 조승한기자,2019.02.15

2. 우주 태양광발전소 가능할까?, 한국동서발전 블로그, 2019.08.08

3. 또 다른 산업혁명 기폭제 될 우주태양광발전, 류장수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장·AP위성 대표 ,2017.12.07

4. 원전제로, 무한 에너지 ' '우주 태양광발전'이 답인데..., 김창훈 기자, 2017.10.06

5. 미래 에너지 '우주 태양광 발전'… 한국도 뛰어든다, 최인준 기자, 2019.03.28

6. "한국형 NASA 만들자"…'우주청 설립' 국회 법 발의 잇따라, 최소망 기자, 2019.11.06

7. '우주 태양광발전'의 현주소는?, 김종화 기자, 2019.10.15

8. '우주 굴기' 중국, 우주 태양광 발전소 건립 추진, 연합뉴스, 2019.02.19

9. 중국, 우주에 태양광 발전소 세운다, 이정현 미디어연구소, 2019.02.19

10. 너도나도 우주 태양광발전소 한국도 나선다,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2019.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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