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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후변화-환경

호주 산불, 에너지의 관점에서

by R.E.F. 17기 심유진 2020. 2. 24.

호주 산불, 에너지의 관점에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4기 변홍균, 16기 김지현, 16기 변은경, 17기 심유진, 17기 주형준

 

 

  2019년 9월 6일,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스주(State of New South Wales)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이 호주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3개월간 호주 산불로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3억 5,000만 톤으로, 연간 국가 전체 배출량의 3분의 2에 달한다. 휘발유나 경유차 1대가 연간 4~5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가정할 때, 화석연료 자동차 7,500만 대의 1년치 배출량이 3개월 동안 배출되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해야 할 호주의 산림이 탄소 배출구로 전락하고 있다.

 

[호주 산불]

출처: WWF

 

  이번 호주의 기록적인 산불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꼽고 있다. 호주가 점차 더워지는 이유를 전문가들은 ‘인도양 쌍극화 현상(Indian Ocean Dipole, IOD)’으로 설명하는데, IOD란 인도양 동쪽과 서쪽 바다의 수온 차가 심해지면서 인도양 서쪽에는 비가 많이 내리고 동쪽(호주)에는 고온 건조한 기후가 이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무서운 사실은 산불이 엄청난 이산화탄소를 쏟아내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온난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산불로 약 4억 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 중립의 역할을 하는 산림이 손실됐다. 산업 활동이 유발한 지구온난화로 기후가 고온 건조해지며 대형 산불이 빈번해지고, 산불로 뿜어져 나온 이산화탄소는 또다시 지구온난화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번 산불이 기후변화에 의해 발생하였고, 기후변화를 또다시 부추긴다는 점에서 호주가 그동안 기후변화문제에 안일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 말 발표된 ‘기후변화 대응지수(CCPI)’에서 58개국 중 53번째, 비영리단체들이 뽑은 2016년 기후 악당 4개국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또한 기후변화에 대해 호주만큼이나 무심한 국가이다. 한국은 전 세계 1인당 석탄 사용률 1위, 해외 석탄 투자 3위, 석탄 수입량 4위, 온실가스 배출량 7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번 호주의 산불을 에너지의 관점에서 알아보고, 기후 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재고하고자 한다.

 

호주 산불 – 에너지(바이오매스)의 관점에서

  바이오매스는 태양 에너지를 통해 유기물을 합성하여 에너지를 얻는 식물과 이를 먹는 동물 등의 생물 유기체들, 그리고 이 생물에서 나오는 분뇨 등의 쓰레기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들은 화학적 에너지로 활용될 수 있으며, 발전소에서 정제 과정을 통해 바이오에너지의 형태로 다양한 에너지원이 된다.

  현재 호주에서 실제로 활용하고 있는 바이오매스 에너지의 주 에너지원은 나무와 농업 부산물이다. 이는 호주 바이오매스 에너지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번 산불과도 가장 밀접한 에너지원이다.

  현재 호주의 산림은 남한 면적보다 넓은 1100만 헥타르가 파괴됐다고 한다. 한 헥타르에는 300~500그루의 나무가 자라며 이 속에서 약 200~250t 정도의 목재와 목재 부산물이 생산된다. 이 양은 1500GWh에서 1700GWh 정도의 에너지 손실을 의미한다.

 

나무(탄소 저장 매체) – 기후변화의 관점에서

  식물은 광합성과 호흡이 진행되면서 생장을 하게 되는데, 특히 나무는 목질부에 탄소를 저장하면서 그 크기를 더 키우게 된다. 호주의 산림면적은 1억 4,900만ha로 이 중 1억 4,700만ha는 천연림이며 유칼립투스가 79%, 아카시아가 7%를 차지하고 있다. 유칼립투스(Eucalyptus spp)는 호주의 대표적인 숲으로 700종 이상 자생하고 있다. 각 국가마다, 나무마다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다 다르지만 성장한 나무 1그루는 1년에 평균 5.6 kg가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보통 잘 가꾸어진 산림은 1ha는 연간 4.6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

 

[피해 지역으로 알아볼 수 있는 나무 손실로 인한 에너지 손실]

출처: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113/99199482/1

 

  시드니가 자리잡은 뉴사우스웨일스주를 비롯해 호주 남동부 해변 지역이 주로 피해를 입고 있지만 사실상 호주 전역이 불에 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사우스웨일스의 블루마운틴, 사우스 코스트, 호주 서남지역의 캥거루 아일랜드, 골든 아웃백 등 산불피해 뿐만 아니라 연기로 인한 피해도 만만치 않다.

  1월 22일 기준, 호주 산림은 남한 면적보다 넓은 1100만 헥타르(㏊)가 파괴됐는데, 이는 1년간 약 506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규모다. 유칼립투스 나무는 기름기가 많아 화재에 취약하기에 피해 규모가 더욱 커진 것으로 짐작된다.

 

호주 산불 – 탄소배출의 관점에서

  산림은 바이오매스로 이용시 발생된 이산화탄소를 재흡수하여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를 높이지 않는 ‘탄소 중립적’ 원료이다. 하지만 산불로 산림이 연소되면 막대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지구온난화에 악영향을 가져온다. 따라서 산불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한 통계가 필요하고, 이를 기반으로 심각성을 알리고 위험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CAMS(Copernicus Atmosphere Monitoring Service) 자료에 따르면 산불로 현재까지 4억톤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다. 이는 호주의 한 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인 3억 4천만톤보다 더 높은 수치이다. 이산화탄소는 한 번 배출되면, 계속해서 대기 중에 머물며 복사열을 가두고 100년 이상 지구를 덥게 한다.

 

[이산화탄소 농도와 지구 온도의 관계 ]

출처: 사이언스올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 가속화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많은 자료들로 입증되었다. 이번 호주 산불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와, 산림 파괴로 인해 줄어든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생각해보면, 앞으로 다가올 기후 변화에 대해서 안일한 태도로 바라보기보다는 더 늦기전에 과감한 대책이 필요하다.

  산불로 인해 배출된 탄소는 연쇄작용을 일으키며 장기적으로 큰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발생한 이산화탄소로 인해 온실가스가 배출되면서 지구 온난화가 더욱 가속화되기 때문이다. 또한 온난화가 가속화되면 산불이 빈번해지고, 이로 인해 산불이 일어나 또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사이클이 반복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전문가들은 ‘되먹임 효과’라고 한다.

 

재앙을 막기위한 '확실한 대책'이 필요한 때

  호주 산불은 우리가 배출한 탄소로 인해 산불과 같은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특히 이런 대규모 산불로 엄청난 양의 탄소가 배출되어 ‘되먹임 효과’와 같은 악영향을 미치는 사이클(Cycle)을 구축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구는 다양한 구성요소들이 상호 간에 영향을 미치며 변화하는 복잡계(Complexity System)이다. 따라서 호주의 산불이 이렇게 오랜 기간 지속될 거라 예측할 수 없었듯이, 앞으로 일어날 재앙도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지구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러한 영향이 인간에게 되돌아오게 된다는 것뿐이다.

  우리나라 또한 지난 2019년 강원도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한국 또한 기후변화 문제에 안일하게 대처한다면, 앞으로 이번 호주 산불과 같은 범지구적인 재앙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탄소배출로 야기되는 지구온난화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는 현실과는 달리, 전 세계 4대 ‘기후악당’으로까지 불리는 우리나라가 이미 70여개 국가가 2050년 이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탄소중립’(온실가스 제거량과 배출량이 상쇄돼 순배출량 ‘0’이 되는 상태)을 사실상 포기했다. 환경부는 지난 5일 ‘2050 저탄소 사회 비전 포럼’(위원장 조홍식 서울대 교수·이하 포럼)이 우리나라의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의 검토안을 환경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 유엔 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유럽연합, 캐나다, 멕시코 등 73개국이 2030~2050년까지 국가 차원의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한 것과 대비된다. 전 지구적인 탄소중립달성을 위해 한국도 보다 빠른 탈 석탄 로드맵, 내연기관의 사용 중단,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강력하게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기후변화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이고 확실한 대안이 필요할 것이다.


참고문헌

1. Tyson Adams, "CLEAN ENERGY AUSTRALIA REPORT 2019", Clean Energy Council, 2019

2. "BIOENERGY - STATE OF THE NATION REPORT HAS LAUNCHED", Bioenergy Australia, 2018.12.04
https://www.bioenergyaustralia.org.au/news/15154/

3. Katie Burgess, "The cost on your power bill of the ACT's switch to renewable energy", Canberra Times, 2018.12.03.
https://www.canberratimes.com.au/story/5998680/the-cost-on-your-power-bill-of-the-acts-switch-to-renewable-energy/

4. Nick Rodway, "'We are a ghost town': Counting the cost of Australia’s bushfires", Aljazeera, 2020.01.27.

https://www.aljazeera.com/ajimpact/ghost-town-counting-cost-australias-bushfires-200127035021168.html

5. My FireWatch : 현재 화재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는 지도, https://myfirewatch.landgate.wa.gov.au/map.html

6. James Oxenham, "DEATH FROM SPACE Australia fires – terrifying satellite image shows thousands of blazes raging across the country over the last month", The Sun, 2020.01.06.

https://www.thesun.co.uk/news/10679168/australia-fires-satellite-nasa-from-space/

7. Amy Gunia & Tara Law, "At Least 24 People and Millions of Animals Have Been Killed by Australia's Bushfires", 2020.01.07

https://time.com/5758186/australia-bushfire-size/

8. "Australia fires: A visual guide to the bushfire crisis", BBC, 2020.01.31

https://www.bbc.com/news/world-australia-50951043

9. 이상우, "삼성전자, 재난급 산불 피해 호주지원 나서", 논객닷컴, 2020.01.31
http://www.nongaek.com/news/articleView.html?idxno=65892

10. 여행작가제이민, "호주여행정보 업데이트 - 산불 피해 지역 확인하기 (호주관광청 자료)", 네이버블로그, 2020.01.09.

https://nydelphie.blog.me/221765514233

11. 김성중, "더워지면 더 추워진다? 온난화와 한파", 사이언스올, 2011.11.22.

https://www.scienceall.com/%eb%8d%94%ec%9b%8c%ec%a7%80%eb%a9%b4-%eb%8d%94-%ec%b6%94%ec%9b%8c%ec%a7%84%eb%8b%a4-%ec%98%a8%eb%82%9c%ed%99%94%ec%99%80-%ed%95%9c%ed%8c%8c/

12. 박영주·이해평, "지역 및 고도별 산불로부터 온실가스 배출량 분석 연구", KOSOS, 2012.

13. 이병두·구교상, "산불행태별 지표층 연소량 추정", 산림과학 공동학술대회, 2011

14. "캘리포니아 산불, 온실가스 대량 방출", 사이언스타임즈, 2007.11.01.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C%BA%98%EB%A6%AC%ED%8F%AC%EB%8B%88%EC%95%84-%EC%82%B0%EB%B6%88-%EC%98%A8%EC%8B%A4%EA%B0%80%EC%8A%A4-%EB%8C%80%EB%9F%89-%EB%B0%A9%EC%B6%9C/

15. 고재원, "한국 면적 태워버린 호주 산불…지구온난화 부추기는 '악순환' 경고", 동아사이언스,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33599

16. 김창영, “[기자의눈]녹색혁명 무색케 만든 산불 참사”, 서울경제, 2020.01.28.

https://www.sedaily.com/NewsView/1YXTMHF1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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