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수소, A to Z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기 김지원, 20기 윤지민
최근 많은 기업들이 대규모 블루 수소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탄소 중립 사업의 한 일원으로써 총 4천억 원을 투자해 LNG와 블루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발전소 건설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며, 두산 중공업은 창원시와 블루 수소 생산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여 2023년까지 국내 최초의 블루 수소 플랜트를 건설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SK E&S는 한국중부발전과 협력해 2025년까지 약 5조 3000억 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청정 수소 생산기지를 완공해 블루 수소를 공급할 계획이며, 포스코 인터내셔널, 에스퓨얼셀 등 다양한 기업들이 블루 수소 산업과 관련하여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블루 수소란 무엇인가?
블루 수소가 도대체 무엇이기에 굴지의 기업들이 앞다투어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것일까?
[자료 1. 수소 에너지]
출처 : Dassault Systems
일단 수소에너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부터 짚고 넘어가자. 수소(Hydrogen)는 우주 질량의 약 75%를 차지하는 가장 풍부한 원소이다. 이러한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수소 연료는 화석연료와 달리 고갈될 우려나 지역 편중이 없고, 무엇보다 친환경 무공해 연료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기술의 한계로 인해 생산방식에 따라 일정량의 오염물질을 배출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화석연료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며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 탄소가 별도 처리 없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그레이 수소부터, 재생에너지에서 발생하는 전력으로 물을 전기 분해하여 소수를 생산하는 가장 이상적인 그린 수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로 구분된다. 그리고 바로 이 사이에 블루 수소가 존재한다.
[자료 2. 수소 에너지의 종류]
출처 : 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
블루 수소는 생산 중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CCUS 기술로 포집하여 대기 중에 퍼지지 않는 방식으로 만든 수소를 말한다. 쉽게 말해서 기존 화석연료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그레이 수소에서 이산화탄소를 뺀 수소라고도 할 수 있다.
수소 경제의 시작 단계인 현재는 경제적 관점으로 봤을 때 화학 공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만드는 수소인 부생 수소나, 화석연료를 활용한 그레이 수소가 가장 경제성이 높다. 그리고 기술의 단계적 발전을 감안할 때 아직까지 그린 수소를 상용화하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블루 수소는 그레이 수소의 저렴한 생산 단가를 유지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의 장점도 가지고 있다. 그린 수소로 향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기 전, 현재의 과도기 단계에서 블루 수소는 이산화탄소 문제를 줄이면서도 수소 경제사회 인프라 건설에 필요한 합리적 비용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징검다리가 되는 것이다.
[자료 3. 탄소 비용을 포함한 수소 생산 방책]
출처 : 수소 인사이트 2021 보고서
올해 4월 발표된 수소 위원회와 매캔지의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안에 블루 수소 생산 비용이 그레이 수소보다 저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수소 프로젝트가 등장하며 수소 생산 비용이 절감되고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의 고도화와 함께 포집 단가도 낮아져 블루 수소의 가격 경쟁력도 우수해질 것으로 분석한 결과이다. 보고서는 탄소 배출 비용이 t 당 35∼50달러 수준이면 블루 수소의 생산 비용이 그레이 수소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2025∼2030년 중에는 이들 간의 가격 역전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의 기업뿐 아니라 전 세계 국가들이 블루 수소 산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블루 수소, 완벽하기만 할까?
위에서 설명했듯이 블루 수소는 '그레이 수소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및 저장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 수소'로, 종종 온실가스 배출량이 없거나 낮은 것으로 소개된다. 하지만, 이산화탄소를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해 그에 따른 한계가 존재하며, 이에 따라 온실가스 일부가 대기로 방출된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한국전력공사 산하 전력 연구원에 따르면 블루 수소를 1kg 생산할 경우, 4.4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한다. 일반적인 그레이 수소 생산에 비해서는 약 66% 적은 양이긴 하지만 분명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것이다. 또, 화석 연료로 생성한 열을 수소 연료로 충당할 경우, 블루 수소 생성에 더 많은 화석 연료를 사용해야 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그레이 수소 : 천연가스를 개질하여 생산하는 개질 수소로, 정유공정의 나프타 분해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되는 부생수소를 의미함. 그레이 수소 1톤을 생산하기 위해 10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됨.
[자료 4. 열에너지 단위에 따른 온실 가스 발자국]
출처 : How green is blue hydrogen?
블루 수소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그레이 수소에 비하면 18~25% 적지만, 단순히 천연가스나 석탄을 태우는 것보다 20% 많고, 디젤 연소보다 60%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블루 수소의 온실가스 발생량은 블루 수소의 메탄 배출로 인해 상당히 높다는 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온실가스에는 메탄이 포함된다. 질량을 비교해 보면 대기 중에 있을 때의 이산화탄소보다 메탄은 100배 이상 강한 온실가스이며, 두 가스가 방출된 후 20년이 지나면 이산화탄소보다 86배 더 지구온난화를 유발한다. 최근 수십 년 동안 발생한 순 지구 온난화의 약 25%는 메탄 때문이라고 추정되는 것을 보면 그 심각성이 와닿을 것이다.
블루 수소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묻어두거나 재활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는 뜻에서 '블루'라고 명명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저장(CCUS) 기술이 필수지만, 불루 수소를 생산하려면 대량의 탄소 회수 및 저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기술의 불확실성은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포집이나 매장에 드는 비용을 고려했을 때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결론 : 블루 수소에게 가지는 기대와 방향성
블루 수소가 가진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향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전력연구원에서 개발하는 열화학적 메탄 분해 수소 생산기술은 고온에서 금속 촉매를 이용해 메탄을 수소와 탄소 소재로 직접 분해하는 기술이다. 이때, 수소 생산 시에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고, 최근 에너지 소재로 활용되는 고부가가치의 탄소 소재를 생산할 수 있다. 온실가스를 방출하지 않아 환경적이며, 고부가 탄소 소재 생산을 통해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또, 이를 블루 수소와 연계하여 기술을 개발할 수도 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 정부는 탄소 중립의 열쇠가 될 수소 경제로의 전환을 위하여 수소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비중을 높이며 여러 가지 확충사업을 실시하였다. 지난달 26일에는 ‘제1차 수소 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2050년까지 연간 2790만 톤(t)의 수소를 모두 그린 수소와 블루 수소로만 공급하겠다는 일정을 법정계획에 담기도 했다. 블루 수소는 그레이 수소보다는 확실히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 에너지에 가깝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수소 경제를 위해 목표로 하고 있는 그린 수소의 공급이 당장은 쉽지 않기 때문에, 블루 수소는 그린 수소로 나아가기 위한 중단 단계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수소에너지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수소를 암모니아로 옮긴다고?!", 작성자(20기 서범석, 20기 윤지민, 20기 황지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470?category=608249
2. "수소 생산에도 그린라이트를 켜줘!", 작성자(19기 문서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379
3. "CCUS, 에너지 전환의 단단한 징검다리", 작성자(18기 이지수),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373
참고문헌
[블루 수소란 무엇인가?]
1) 이한얼, "현대오일뱅크, 친환경 LNG-블루수소 발전소 건설", 지디넷코리아, 2021.12.22, https://zdnet.co.kr/view/?no=20211222175135
2) 정민하, "두산중공업, 창원시와 블루수소 생산한다… 2023년 준공 예정", 조선일보, 2021.12.03, https://biz.chosun.com/industry/company/2021/12/03/GQPTYQXBXNEQFPJJGYSLDCFTSA/?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3) 이종수, "이산화탄소 제거한 블루수소 뜬다", 월간수소경제, 2021.03.29, https://www.h2news.kr/mobile/article.html?no=8881
4) 우경희, "글로벌 수소경쟁…SK·현대차 만들겠다는 '블루수소' 뭐가 다를까", 머니투데이, 2021.03.03, https://n.news.naver.com/article/008/0004551102?cds=news_edit
5) 조재영, "블루수소 생산가격 10년 내 회색수소보다 저렴해질 것", 연합뉴스, 2021.04.11,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hm&sid1=101&oid=001&aid=0012320169
[블루 수소, 완벽하기만 할까?]
1) Robert W. Howarth. "How green is blue hydrogen?", Energy Science & Engineering, Volume 9, Issue 10, p.1676-1687, 2021.08.21
2) 유희덕, "한전-발전공기업 손잡고 블루수소 개발 착수", 전기신문, 2021.06.23, https://www.electimes.com/article.asp?aid=1624438034219255002
3) 이재연, "이산화탄소 포집 불확실하다는데… 블루수소 얼마나 '블루'할까", 한겨레, 2021.06.17,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999635.html
4) 박설민, "[수소경제, 미래를 열다15] 회색, 녹색, 파란색까지… '삼색 수소' 총정리", 시사워크, 2021.04.06, https://www.sisaweek.com/news/curationView.html?idxno=143038
5) 김정은, "청정에너지로 주목받는 '블루수소', 친환경 역효과 우려", 더데일리포스트, 2021.08.17, https://www.thedaily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83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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