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만 바꿔도 지구 온난화가 방지된다고?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홍서현
FAO에 따르면 최근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 요구량은 2050년에 이르러 7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육류와 유제품의 소비량은 현재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축산물의 소비는 전 세계적으로 지구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축산물, 즉 반추동물은 지구 환경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며 반추 동물로 인한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는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반추동물의 메탄가스 발생량]
[자료 1. 소∙돼지∙닭 온실가스 배출량]
출처: 조선일보
소 한 마리가 트림이나 방귀 등으로 1년 동안 배출하는 메탄가스의 양은 약 85kg으로 전 세계에서 사육되고 있는 소가 약 13억 마리라는 것을 고려하면 1년에 약 1천 105억kg의 메탄가스를 발생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메탄가스 배출량의 약 25%에 해당하며 소 외의 가축들을 모두 포함하면 전 세계 메탄가스 배출량의 약 37%를 차지한다. 호주의 경우 가축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가 1년간 호주 전역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20%를 차지한다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사육 가축 두수는 2007년 1억 5779만두에서 2018년 2억 6069만두로 늘어나는 등 증가 추이를 보였으며 1인당 육류소비량은 2018년 기준 총 53.9kg로 1980년에 비해 5배 증가하였다. 이는 OECD 평균1인당 육류소비량인 68.8kg에 미치지는 않지만, 돼지 소비량은 30kg 수준으로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높은 수치이다. 노르웨이 비영리 단체 EAT가 2020년 발간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식습관’ 보고서에서 한국의 1인당 음식 소비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 세계인이 2050년까지 지금의 한국인처럼 음식을 소비하면 지구 2.3개는 있어야 감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추동물의 메탄가스 발생 과정]
이제 반추동물 중 소의 소화 과정을 통해 메탄가스의 발생 원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소는 되새김질을 하는 반추동물로 인간과 달리 4개의 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다른 동물들이 잘 소화하지 못하는 풀 같은 섬유질 덩어리들을 잘 소화시킬 수 있다.
[자료 2. 소의 소화 과정]
출처: 네이버 블로그 '루미베베'
소는 음식을 역류시키기 전에 제1위에 음식을 저장한다. 대부분의 음식은 덜 씹힌 상태로 제1위로 넘어가며 제1위에서 제2위로 이동해 부드럽게 변해 둥근 되새김질 거리로 만들어진다. 동물이 모두 풀을 뜯고 쉴 때에 되새김질 거리는 근육의 수축에 의해 입으로 되돌아가고 재차 씹히며 침과 더 섞이게 된다. 먹이를 두 번째 삼키게 되면 제1위와 제2위를 지나 제3위로 들어가고 제4위로 이동해 소화를 마친다.
소의 위 내부에는 소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400종 이상의 미생물이 존재한다. 이 중 섬유질의 소화를 돕는 ‘메타노젠(methanogens)’은 음식을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메탄가스를 부산물로 생성한다. 따라서 소의 트림과 방귀로 메탄가스가 배출되는 것이다.
[메탄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
반추동물에 의해 발생된 메탄가스는 지구 환경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칠까? 소 한 마리가 하루에 공기 중에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약 200리터 정도이다. 메탄(methane, CH4)는 교토의정서에서 정의한 6대 온실가스 중 하나로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표현한 지구온난화지수(GWP)가 21로 이산화탄소의 21배에 해당한다.
[자료 3. 최근 35년간 전 세계 온실가스 농도 추이]
출처: 세계일보
최근 35년간 전 세계 온실가스 농도 추이를 살펴보면 이산화탄소의 증가 추세에 비해 메탄의 증가 추세가 훨씬 빠르다. 메탄가스가 이산화탄소에 비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을 고려해 전 세계적으로 메탄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반추동물의 사료 변화를 통한 메탄가스 발생량 저감 방안이다.
[사료 대체를 통한 메탄가스 발생량 저감]
전 세계 각국에서는 가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줄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사료의 성분을 바꿔 메탄 발생량을 줄이는 친환경 사료 개발을 예로 들 수 있다.
소나 양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인 영국 웨일스 대학 연구팀은 초기 보고서에 마늘이 섞인 사료를 먹일 경우 소나 양이 방출하는 온실가스가 50%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 팀장인 제이미 뉴볼드 교수는 “마늘은 소의 장에서 메탄가스를 유발하는 미생물을 직접 공격한다”고 밝히며 “실제로 마늘 추출물을 먹인 결과 소들이 내뿜는 메탄가스를 절반 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자료 4. 무트랄(Mootral)의 메탄 저감 사료 보충제]
출처: 글로벌이코노믹
스위스의 스타트업 Mootral도 위의 해법을 이용하여 사료 보충제 형태를 개발해 널리 유통시키며 지속가능한 축산업 경영에 힘을 보태고 있다. 마늘과 감귤류 추출물로 만들어지는 무트랄 제품을 먹이면 소가 뿜어내는 메탄가스가 종전보다 최고 38%까지 즉각적으로 줄어든다는 게 무트랄의 설명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소의 메탄가스 배출량을 크게 감소시켜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쇠고기 생산을 늘리는 게 가능해졌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메탄을 만드는 미생물의 활동을 억제하는 친환경 사료를 만들고 분뇨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조단백질 함량을 낮추는 등 메탄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가 발생시키는 메탄가스를 줄이기 위해 개발된 사료 보충제에도 한계는 있다. 현재 무트랄이 영국 축가농가들에게 제품을 공급한 경험에 따르면 사육 소의 종자와 사육 환경에 따라 메탄가스 배출량이 달라진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며 사료 보충제의 특징과 사용 방법이 소의 종에 따라 다른 것과 사료 보충제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는 것이 향후 과제이다.
무엇보다 육류의 소비를 줄이고 식물성 대체육의 소비를 늘리며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가지는 것이 지구 환경에 가장 도움이 되는 해결책일 것이다.
온실기체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기사 작성하신 주제를 티스토리에 검색해보고 공통된 주제를 다루는 기사를 소개해주세요. 2개 이상 필수입니다!)
1. "달로 인해 온실기체가 발생한다고?", 19기 박소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351
2. "온실가스 감축목표40%, 우리에게 던져진 과제는 무엇인가, 19기 김승호,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524
참고문헌
[반추동물의 메탄가스 발생량]
1) 이성진, "문제는 원전이 아니라 들판의 소야... '그린뉴딜'의 허구", 조선일보, 2021.03.07. https://www.chosun.com/economy/2021/03/07/G6V54YV56VB3PFD26MXJ4LZZ7E/
2) 이성규, "소의 트림, 방귀가 온실가스의 주범?", 사이언스 타임즈, 2010.09.24.,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C%86%8C%EC%9D%98-%ED%8A%B8%EB%A6%BC-%EB%B0%A9%EA%B7%80%EA%B0%80-%EC%98%A8%EC%8B%A4%EA%B0%80%EC%8A%A4%EC%9D%98-%EC%A3%BC%EB%B2%94/
3) 김은중, "반추동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저감방안", 한국유기농업학회지, 제20권, 2호, 2012.06
[반추동물의 메탄가스 발생 과정]
1) 동아사이언스, "해조류 먹은 소는 메탄 방귀 덜 뀐다", 2021.04.06.,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45411
[메탄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
1) 외교부 기후환경과학외교국 기후변화외교과, "지구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메탄 감축 노력에 동참", 2021.10.25., https://www.mofa.go.kr/www/brd/m_4080/view.do?seq=371687
[사료 대체를 통한 메탄가스 발생량 저감]
1) The Science Times, "온난화 억제하려면 소에게 마늘 먹여라", 2007.07.11.,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C%98%A8%EB%82%9C%ED%99%94-%EC%96%B5%EC%A0%9C%ED%95%98%EB%A0%A4%EB%A9%B4-%EC%86%8C%EC%97%90%EA%B2%8C-%EB%A7%88%EB%8A%98-%EB%A8%B9%EC%97%AC%EB%9D%BC/?cat=131
2) 글로벌 이코노믹, "소가 내뿜는 메탄가스 줄여주는 사료 보충제 나왔다", 2021.05.20., https://news.g-enews.com/article/Global-Biz/2021/05/2021052013394392849a1f309431_1?md=20210520162106_U
'News > 기술-산업-정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 세계가 외치는 RE100, 우리나라는 재생 에너지 부족? (4) | 2022.10.31 |
---|---|
[Remake] 필요한 소비 습관, 친환경 마크 유무 (0) | 2022.10.31 |
전동킥보드, 미래의 친환경 교통수단이 될 수 있을까? (12) | 2022.10.31 |
신재생에너지 인프라의 희망, PPP (2) | 2022.10.31 |
직접 PPA 1달, 그 성적은? (3) | 2022.10.3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