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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물-에너지 Nexus', 현재 서울이 갖는 문제점은?

by R.E.F. 20기 서범석 2022. 12. 26.

[인터뷰] '물-에너지 Nexus', 현재 서울이 갖는 문제점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기 서범석, 21기 김하진

 

[오늘의 인터뷰]

"대학교에서는 환경, 에너지를 위해 어떤 연구를 할까?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이러한 연구를 알릴 수 있을까?" 이번 기사를 시작하게 한 궁금증이다. 필자는 이 두 가지 질문에 답하기 위해 캠퍼스 내에서 환경 관련 연구를 하시는 교수님을 인터뷰하게 되었다. 이번 인터뷰 대상은 카이스트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김하나 교수님이다. 서울대학교에서 환경관리전공으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으시고 University of Delaware에서 에너지&환경 정책 분야 박사 학위를 받으셨다. 현재 카이스트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의 이해”와 “기후변화정책” 등의 환경 정책과 관련된 강의를 하고 있다. 

[자료 1. 김하나 교수님 프로필 (초상권 허락 받음)]

출처: 카이스트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김하나 교수님의 대표 연구는 다음과 같다. 대부분 도시의 물, 에너지 관리 정책 쪽이다.

o   Kim, H., and Chen, W. 2018. Changes in energy and carbon intensity in Seoul’s water sector. Sustainable Cities and Society. 41, 749-759.

o   Kim, H. 2017. A Community Energy Transition Model for Urban Areas: The Energy Self-reliant Village Program in Seoul, South Korea. Sustainability. 9(7). 1260.

본 기사에서 읽어볼 논문은 2021년 초 발표된 <Water conservation and regional equity: An Energy-Water nexus perspective on how Seoul’s efforts relieve energy burdens on electricity-producing areas> 이다. 

 

[논문에서 포착한 사회적 문제]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가량이 서울특별시에 거주하고 있다. 따라서, 서울특별시는 수도 시스템 유지하기 위해, 즉 물을 공급하고 정수 처리하기 위해서 많은 양의 전기 에너지를 사용한다. 이때 사용되는 전기 에너지는 주변 지역으로부터 온다. 서울에 인구가 밀집될수록 더 많은 물, 그리고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지고, 주변 지역의 에너지 생산 부담이 커진다.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과 발전소, 송전탑 설치에 따른 지역 갈등은 주변 지역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된다. 따라서 서울특별시의 전기 에너지 소비는 지역적 형평성에 어긋나는 행위이다. 

[자료 2. 광역시도별 전력 사용량]

출처: 에너지경제연구원

 

논문에는 어떤 내용이 나오나?

이 논문에서는 서울특별시의 물의 공급과 처리에 필요한 전기에너지를 분석하였다. 첫째, 전기에너지가 어느 지역으로부터 온 것인지 분석하여 지역별 의존도 패턴을 알아내었다. 둘째, 서울특별시에서 시행한 물 절약 정책들(빗물 수거, 하수 재사용, 물 재활용)에 얼마만큼의 전기에너지를 절약하는 효과가 있었는지 분석했다. 셋째, 이를 바탕으로 물 절약 정책이 다른 지역의 전기 생산량을 얼마만큼 감축할 수 있었는지의 영향도 평가했다. 

서울의 전기 자급률은 12.7%에 그친다. 필요한 전기는 주로 인천(48%)과 충남(22%)으로부터 공급받는다. 따라서, 수도 시스템에 이용되는 전기 또한 대부분이 인천과 충남으로부터 온다. 전기와 물의 관계성을 나타내기 위해, 이 논문에서는 2013년과 2017년 데이터 비교하여 빗물 수거 시설, 하수 재사용, 그리고 물 재활용, 세 가지 부분에서 절약한 물의 양을 계산했다. 절약된 물의 양을 바탕으로 동량의 물을 공급하기 위한 에너지를 계산하여 전기에너지를 절약한 효과를 평가했다. 연구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5년간 물 절약 정책에 의해 14.79 GWh의 전력이 절약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물을 절약한다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고 수도권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와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으며, 지역간 형평성을 회복할 수 있다. 

[자료 3. 광역시도별 전력 자립도]

출처: EPJ

우리가 왜 이 논문의 내용을 알아야할까?

이 논문은 물 절약이 전기생산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물-전기에너지 사이의 관계 분석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과 소비하는 지역이 나뉘며, 이 둘 사이에 공평하지 않은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연구 내용을 통해, 우리는 물 절약이 전기에너지 절약, 더 나아가 지역간 형평성 문제와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물 절약을 위해서 정책이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그리고 우리가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생각해볼 수 있다.

논문에서 말하는 현재 물 관련 정책의 문제는?

첫째, 우리나라는 수도 요금이 싸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이 물 절약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수도 요금을 중앙 정부에서 결정하며 물이 공공자원이라는 인식 때문에 값이 낮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둘째, 현재의 정책은 물 절약 시설의 설치 개수에만 집중하고, 시설을 관리하고 운용하는 노력은 부족하다. 시설 설치 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현재의 방식은 개선이 필요하다. 셋째, 물 재사용과 빗물 사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다. 대중들은 재사용된 물의 수질을 믿지 못해 사용을 꺼리고, 수처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물 재사용 시설을 견학하는 등의 교육과 함께 투명한 물 시스템 공개가 필요하다.

 

[김하나 교수님과의 인터뷰 Q&A]

이번 인터뷰에서는 “물 보존과 지역 사이의 형평성 – 서울에서의 에너지와 물의 관계”라는 주제의 논문을 읽고 교수님과 궁금한 점, 의문점을 나눴다.

Q. 이 논문을 작성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원래 이 주제는 지도교수님의 연구 분야였어요. ‘나도 해봐야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연구 재단에서 운영하는 신진학자 지원 프로그램이 있어서 지도교수님이 하던 연구를 이어서 하게 되었습니다.

논문에서 다루는 에너지 – 물 관계는 물의 사용이 에너지에 미치는 영향, 에너지의 사용이 물에 미치는 영향, 이렇게 2가지로 접근할 수 있어요. 미국 같은 경우는 수력 발전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에너지를 만드는 데 물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수력 발전에서 담수를 사용하지 않다 보니 다른 방향의 연구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Q. 물-에너지 Nexsus(연계)가 정확하게 무엇인가요?

A.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영역에서 다른 문제가 생길 수가 있어요. 두 가지의 목표가 있을 때 이 둘이 상충되지 않고 시너지를 일으키려면 두 자원의 상관관계를 연구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물-에너지 Nexus라고 할 수 있어요.

 

Q. 논문에서는 서울이 사용하는 전기와 물을 인천과, 경기, 충청 등 다른 지역이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다른 도시에 물과 전기를 의존하는 것의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A. 도시에서는 천연 자원을 찾기 힘듭니다. 온 도시가 시멘트, 콘크리트 등으로 덮여 있어서 발전설비를 설치하기가 힘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서울 같은 대도시는 에너지, 물 등의 자원을 공급받을 배후지를 가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서울에서 사람들이 수용력(지속가능하게 서울에서 살 수 있는 인구수)을 넘어 살 수 있는 이유가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형평성에 어긋나요.  

석탄화력발전소는 대부분 충남에 모여있습니다. 이 때문에 충남은 미세먼지, 공기 오염 등의 문제가 심각하지만, 서울은 전기세 말고는 제공하는 게 없어요. 발전소 주변 지역의 사람들은 지원금을 받겠지만, 이 지원금은 서울에서 오는 게 아니라 전국의 사람들이 세금으로 낸 전기요금으로 나옵니다. 따라서 충남의 주민들은 이러한 점에서 불만을 가질 수 있고 전력 요금에 충남 지역이 받는 불이익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자료 4. 광역시도 사이의 물과 에너지의 흐름도(서울: L, 파란색 네모): 서울을 의미하는 L은 다른 여러 지역으로부터 물과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출처: ScienceDirect

Q. 논문에서는 형평성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매우 중요한 척도라고 나와있습니다. 여기서 형평성은 국가의 정책으로 인해 어느 특정한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부담을 지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요, 수자원 관리와 형평성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A. 도시에서 수자원 시설은 하나의 자원이 됩니다. 물도 관리할 수 있지만, 물 관련 시설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공간도 될 수 있어요. 이를 통해 다른 지역에 부담을 지우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정의로운 분배를 위해서는 비용, 부담을 동등하게 나눠야 합니다. 이 때, ‘동등하다’의 의미가 중요한데, 무조건 똑같은 양을 나눠준다는 게 아니라 각 지역의 상태, 수요를 고려해서 나눠야 합니다. 환경 정책에 있어서는 환경에 취약한 사람에게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거죠. 이러한 형평성을 위해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물 관리라고 생각합니다.

 

Q. 현재 서울은 대부분의 전력을 인천과 충남에 의존하고 있는데요, 서울의 인구가 팽창한다면 인천, 충남에 어떤 영향이 발생할까요?

A. 송전탑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지금 송전탑과 전력망을 더 설치하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전력망이 쪼개지지 않는다면 설비를 더 많이 설치할 수 밖에 없는데 이 설비를 어디에 설치할지를 두고 갈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Q. 논문에서 낮은 물의 재사용률의 원인으로 엄격한 수질 기준을 드셨습니다. 수질 기준이 엄격해서 물을 재사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인데요, 그렇다고 수질 기준을 낮추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닐 것 같은데 이에 대한 해결책이 있나요?

A. 우선 청소 용수로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청소 용수는 수질이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사실 이것보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의 물 재사용 정책이 단지 시설 설치에만 그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환경 사업을 평가할 때 물을 재활용하는 시설이 얼마나 많이 설치되었는지에 집중하고, 정작 시설이 실제로 얼마나 활용되는지는 생각하지 않는 거죠. 얼마나 많은 용량의 설비가 설치되었나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활용되는지를 평가 요소로 넣어야 합니다.

 

Q. 잘못된 평가 기준 외에도 낮은 물 가격과 사람들의 낮은 인식을 물 관리의 문제점으로 꼽으셨는데, 어떤 방식으로 해결이 될까요?

A. 낮은 물 값은 사실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요. 물 값이 너무 저렴해 사람들이 “재활용한 물까지 써야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물 값을 올리지 못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사람들의 반발 때문이에요. 개인적으로 나쁜 행동에 대한 세금은 올리고 좋은 행동에 대한 세금을 낮추는 것이 사람들의 반발을 줄이면서 수자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사람들의 낮은 인식은 시스템으로 해결이 됩니다. 지금은 누구나 물을 아껴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는 힘듭니다. 개개인이 노력해서는 안 되고 시스템이, 정부가 나서서 물을 아낄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Q. 이런 논문을 쓰면 정책에 실제로 반영이 되나요? 만약 반영이 된다면 어떤 사람들과, 어떤 역할을 맡고,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나요?

A. 어떤 정책을 수립하고 결정할 때 정부 외의 많은 사람들이 정책 결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외부 사람들은 사업 계획을 세우거나 사업의 방향성, 평가 지표 등을 정할 때 의견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정책 반영에 있어서 제일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정치인의 의지입니다.

 

Q. 어떤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계신가요?

A. 요즘에는 스마트미터를 연구하고 있어요. 스마트미터는 가정, 시설의 전기 사용량, 생산량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사람들이 전기를 많이 쓸 때마다 알림이 가면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어떤 자극이 있어야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어요.

 

Q. 교수님이 연구를 통해 해결하고 싶으신 문제를 ‘한 문장’으로 말씀하신다면?

A.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친환경 행동을 확대하고, 지속하고, 강화할 수 있는가?

 

[기자들의 의견 더하기]

이번 논문을 읽고, 김하나 교수님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까지 ‘신재생 에너지로 100% 전환하면 에너지를 많이 사용해도 되는 거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논문을 읽고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우리 사회에 내재되어 있던 또 다른 문제를 보게 된 것 같다. 물, 에너지 등 자원에 대한 지역 간의 불균형은 새로웠다. 그동안 에너지와 물은 국가 전체의 소유라고 생각했다. 이를 도시 단위에서 살펴보면서 물과 에너지 흐름을 미시적으로 분석할 수 있었다. 

비수도권에 발전설비가 건설되고, 수도권으로 전력을 이송하는 과정에서 송전탑 등과 관련된 지역 갈등이 벌어지며, 이것은 신재생 에너지 전환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사회적 문제이다. 에너지 정책과 사업을 평가할 때, 탄소 중립 외에도 이러한 사회적 요인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과 에너지 사이의 관계는 놀라웠다. 물을 만들 때 에너지가 필요하고, 에너지를 만들 때 물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회의 성격에 따라 집중하는 분야는 달랐다. 누군가가 에너지 공급에 대해 걱정할 때 누군가는 물 공급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과 에너지는 우리의 생각보다 더 긴밀한 관계에 있었다. 우리가 물과 에너지 사이의 관계를 끊임없이 향상시켜야 하는 이유이다. 

중수와 폐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물의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물 절약을 위한 사회적인 기반, 규제안이 마련되지는 않은 것 같다. 시설의 실제 사용량보다 설치 개수에만 집중한다는 사실이 큰 한계로 느껴졌다. 정부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평가 기준을 수립할 때, 실제로 시설이 잘 활용되는지, 얼마만큼의 효과를 내는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실, 지금은 사람들이 환경 정책에 대한 정부의 공약을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환경 정책이 수시로 변하다 보니 지금의 행동이 미래에도 유익할지, 미래에도 자신의 행동이 보상받을 수 있을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당장 지급되지 않는 보상에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정부가 나서서 물 재활용 시설을 설치 또는 유도하고 절약한 물의 양에 기반하여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

이번 기사에서 다룬 논문은 단순히 물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도시화에 따라 증가하는 에너지 소비량과 그 과정에서 생기는 주변 지역과의 갈등에 대해 논의한다. 현대 사회는 에너지 공급자와 소비자, 그리고 오염 물질을 처리하는 주체가 모두 분리되어 있어, 우리가 자원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책임감을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전기와 물을 소비할 때에도 환경과 지역 사회에 대한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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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대강, 이대로 놔눠도 괜찮을까?", 22기 이지원, 22기 유현서,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847

2. "빗물 저금통과 함께 하는 빗물 재활용", 21기 김보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687

 


참고문헌

1) 박기용, 김하나, "Water conservation and regional equity: An Energy–Water nexus perspective on how Seoul’s efforts relieve energy burdens on electricity-producing areas", Journal of Cleaner Production, Volume 305, 10 July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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