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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의 환경문제 해결, 그 답을 나무에서 찾다!

by R.E.F. 23기 차승연 2023. 3. 27.

배터리의 환경문제 해결, 그 답을 나무에서 찾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곽서영, 23기 차승연

 

탄소중립 시대를 이끌어갈 배터리? 과연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자료1. 배터리 산업 관련 일러스트]

출처 : 기술과 혁신

전기차 시대의 도래 및 에너지 저장 기술의 발전으로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의 수요 역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30년 국내 배터리 3사의 리튬 수요 역시 2022년 대비 6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배터리 시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재료를 채굴하고 가공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폐배터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환경에 피해를 준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이를 탄소중립을 이끌 미래 기술이라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관점도 있다. 과학자들은 배터리의 이러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배터리 소재 개발을 위해 연구하고 있는데, 최근 그 답을 나무에서 찾았다.

 

버려지는 폐펄프 추출물이 배터리 소재가 된다?

유럽 최대의 종이 생산 기업인 스토라 엔소(Stora Enso)가 폐 펄프를 기반으로 흑연 양극재의 대안이 될 수 있는 EV 배터리 소재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전기차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뜻밖의 소재로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연구진에 따르면 새로운 유형의 목재 기반 배터리는 전기 자동차의 충전 시간을 크게 줄이고 환경 지속 가능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이 목재 기반 배터리는 모든 나무의 약 30%를 구성하는 유기 고분자인 리그닌이라는 물질에 초점을 맞춘다리그닌은 셀룰로스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풍부한 생물자원이며잠재적인 전 세계 공급량은 약 5,000만 톤이다

[자료 2. 리그닌에서 추출한 탄소]

출처 : 스토라엔소

스웨덴-핀란드 임업 회사 스토라 엔소의 연구진들은 제지 공장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부산물인 리그닌이 리튬이온배터리의 흑연 애노드(양극)를 대체할 바이오 기반 물질임을 밝혀냈다리그닌은 배터리 애노드 소재인 탄소를 함유하고 있는데 이 리그닌을 다음과 같이 가공하여 배터리를 구성하게 된다. 우선 무줄기에서 셀룰로스 섬유인 리그닌을 추출한 후 경질 탄소 분말로 가공한다이 경질 탄소 분말을 종이처럼 얇은 전극 판으로 가공하여 양극판, 격리판, 전해약 등 구성 부품과 함께 리 전지 속에 배치하여 배터리를 구성한다또한 휴대전화의 리튬이온배터리에는 보통 탄소가 여러 층을 이루고 있는 흑연 애노드가 사용된다. 따라서 연구진들은 리그닌을 경질 탄소로 전환함으로써 배터리 기술의 “혁명으로 설명하는 저비용의 매우 효율적인 양극을 만들 수 있었다.

스토라 엔소와 제휴한 리그노드(Lignode)의 로리 레토넨(Lauri Lehtonen) 사장은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에 “우리는 비용 면에서 매우 경쟁력이 있다고 예상되지만 가장 흥미로운 것은 성능이다. 높은 충전율 측면에서 경질 탄소는 흑연이 만들 수 없는 수준을 낼 수 있다. 흑연의 최저 충전 시간은 약 40~50분이며 매우 비싼 실리콘과 혼합하면 20분까지 도달 가능하다. 하지만  리그닌 기반 양극은 8분이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리그닌 양극의 비정질 구조 덕분에 이온이 모든 방향에서 들어갈 수 있으며 결정질 흑연보다 빠르고 쉽게 이동할 수 있어서 더 빠른 충전 및 방전을 가능하게 한다.

현재 스토라 엔소 연구진들은 종이를 생산하면서 발생하는 폐 펄프에서 리그닌을 추출하고, 이를 배터리 애노드용 탄소 재료로 가공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스토라 엔소는 스웨덴 기업 '노스 볼트'와 제휴하여 이르면 2025년부터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스토라 엔소가 성공하면 나무에서 추출한 핵심 성분으로 만든 최초의 산업용 배터리가 된다.


 
탄소중립 시대를 이끌 차세대 기술리튬이온배터리의 민낯

오늘날 우리가 의존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이다. 그러나 리튬이온배터리는 재료를 채굴하는 과정에서부터 환경에 피해를 준다. 세계 각지에서 리튬의 채굴로 인한 환경적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 네바다주의 한 리튬 광산 근처 지역에서는 꽃들이 하룻밤 사이에 시들어버린 현상이 발생했는데, 내무부 및 야생동물관리국(The U.S. Fish and Wildlife Service)은 리튬 채굴에서 발생한 유해 물질을 주원인으로 보고 채굴 회사(Ioneer Ltd’s)를 고소하기도 했다.

[자료 3. 리튬 트라이앵글 지역의 물부족 문제]

출처 : IMPACT ON

또한 리튬 채굴로 인한 수자원 고갈 역시 문제이다. 리튬은 1톤을 생산하는데 200 리터의 물이 사용되는데이에 따라  세계 리튬 매장량의 50% 차지하고 있는 칠레아르헨티나볼리비아의 지역은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리튬 채굴을  지하수를 증발시키는 작업으로 인해 주변 지역이 건조해져 지역주민들의 식수나 농업용수  수자원이 부족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리튬 채굴이 활발한 칠레의 아타카마 소금사막 지역 주민들은 리튬 채굴에 반대하며 무력시위를 이기도 했미국 과학 잡지 UNDARK “리튬 채굴  수자원을 많이 사용하는데이로 인해 지역 원주민이  부족을 심각하게 겪고 있다 밝혔다또한 공급망 분석센터 GVC 산업분석 보고서에 따르면리튬의 채굴제련 과정에서 사용되는 용수에 금속 독성물질을 주입해 부영양화를 유발한다고 밝혔다2016 티베트에서는 광저우 롱다 리튬 광업소에서 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발생해인근 강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지역 주민들은  사건을 겪고 리튬 생산 중단 시위를 벌였다. 또한 광물의 채굴 과정에서의 탄소 발생 문제도 배터리 원자재 공급에 있어서 빠질  없는 부작용  하나이다

 

리그닌의 지속 가능한 배터리 소재로서의 활용 가능성

하지만 이러한 리튬이온배터리와 달리 리그닌 배터리는 나무의 추가 벌목 없이도 버려지는 폐펄프를 사용해 친환경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첼시 발디노 국제 청정 운송위원회 연구원은 “애노드 생산에 사용되는 리그닌이 종이 생산의 부산물에서 나오는 한, 배터리를 위해 추가로 나무를 베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스토라 엔소 대변인은 “현재 사용하는 모든 목재는 종이 가공 공정에서 부차적으로 나온 것이며, 이를 활용한다고 해서 벌목하는 나무의 수가 늘거나 펄프 제조에 사용되는 목재량이 증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토라 엔소의 2021년 연례 보고서는 모든 목재가 어디에서 유래했는지를 파악하고 있으며 100% 지속 가능한 자원에서 충당하고 있다.”라고 밝히고 있다

[자료 4. 제지 공정 과정 사진]

출처 : BBC News 코리아

또 다른 사례로 영국 ICL(Imperial College London) 연구팀은 리튬이온배터리에서 나트륨 이온 배터리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자들은 리그닌(lignin)에서 탄소를 활용해 나트륨 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지속 가능성 및 안전성을 개선했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최적화된 경우 전기 자동차에 사용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모델은 아직 리튬의 에너지 용량과 일치하지 않으며 일부 안전 위험이 있다. 배터리의 에너지 용량 향상의 핵심은 에너지 저장 기능을 제공하는 양극의 소재와 디자인에 있다. 매우 높은 이론적 용량에도 불구하고 금속 나트륨 양극으로 만든 배터리의 잠재력을 밝히고 이 물질의 반응성이 높은 특성으로 인한 위험을 해결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했다. ICL 화학 공학부 Titirici 그룹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 나트륨 배터리의 벌크 금속을 나트륨 증착된 리그닌 유래 탄소 매트로 대체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자료 5리그닌 나노섬유의 전기방사 및 얻어진 탄소 매트의 구조]

출처 : the science monitor

이 연구에서 리그닌 매트는 거미가 자연에서 거미줄을 회전시키는 방식과 유사한 방식으로 리그닌 섬유를 회전시키는 ‘전기방사로 알려진 공정을 사용하여 생산됐다그런 다음 섬유를 탄화하여 재료 구조에 수많은 결함을 생성했다이러한 결함은 에너지 저장을 담당하는 원소인 금속 나트륨의 균일하고 안정적인 증착을 지원하여 에너지 용량을 증가시킨다또한 금속 나트륨과 특별히 맞춤화된 리그닌 기반 탄소를 결합하여 에너지 용량 이점을 유지하고 활용하는 동시에 배터리 단락을 유발하는 덴드라이트 축적과 관련된 안전 위험을 줄인다이 공정은 또한 다른 방법보다 리그닌을 탄화하는 데 더 적은 열이 필요하므로 제조 공정의 탄소 발자국을 더욱 줄일 수 있다.

이처럼 리그닌의 배터리 소재로서의 활용 가능성은 아직 연구단계에 있으며 상업적인 활용 가능성은 아직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많은 연구진이 지속 가능한 배터리 소재의 개발을 목표로 리그닌 배터리의 상용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배터리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

[자료 6. 배터리 산업 관련 일러스트]

출처 : MIT Technology Review

배터리 산업은 전기차, ESS 등에 다양하게 사용되어 탄소 중립을 위한 기술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중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원동력으로 주목받던 리튬이온배터리는 소재들의 채굴 및 가공 과정에서의 환경 오염 및 파괴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이제는 버려지는 리튬이온배터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걱정해야 하는 시기까지 오게 됐다. 이는 탄소 중립 시대를 이끌 친환경 기술이라며 인류가 벌여놓은 배터리 산업의 모순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지속 가능한 배터리 산업을 위해서, 이러한 모순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할 때가 왔다. 값싸고 흔한 원료들로 만들어진 나트륨황(sodium-sulfur) 배터리와 이름 그대로 액체 전해질을 고체 화합물로 대체하는 전고체(solid-state) 배터리, 본문에서 언급한 리그닌 배터리 등과 같이 지속 가능한 소재를 이용한 배터리를 개발하고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리그닌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리그닌 : 나를 골칫거리로 보지 마세요.", 20기 서범석, 22기 정의희, 22기 홍세은,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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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탄소중립 시대를 이끌어갈 배터리과연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1) 이상복, “2030년 국내 배터리 3  리튬수요 올해의 약 6배”, 이투뉴스, 2022.02.07, https://www.e2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39441

[버려지는 폐 펄프 추출물이 배터리 소재가 된다?]

1) 크리스 바라니우크, “리그닌: 나무로 배터리를 만들 수 있을까?”, BBC NEWS 코리아, 2023.01.08, https://www.bbc.com/korean/features-64201346

2) 김세업, “유럽 최대 제지회사 스토라엔소, 제지 부산물 ‘리그닌’ 소재 배터리 개발”, 글로벌 이코노믹, 2022.11.08, https://news.g-enews.com/ko-kr/news/article/news_all/202211081516165535e8b8a793f7_1/article.html?md=20221108154952_U

[탄소중립 시대를 이끌 차세대 기술리튬이온 배터리의 민낯]

1) 송준호, “전기차의 역설, 어떻게 푸나”, IMPACT ON, 2021.08.13, https://www.impacton.net/news/articleView.html?idxno=2319

2) 문기철, “부족한 전기차 배터리 원자재, 독일 완성차 업체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KOTRA, 2022.11.24,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SITE_NO=3&MENU_ID=180&CONTENTS_NO=1&bbsGbn=243&bbsSn=243&pNttSn=198323

3) 김윤하, “친환경 전환에 필수인 배터리...생산과정은 '반(反)환경'”, 한스경제, 2023.03.06, http://www.sporbiz.co.kr/news/articleView.html?idxno=645712

[리그닌의 지속가능한 배터리 소재로서의 활용 가능성]

1) 크리스 바라니우크, “리그닌: 나무로 배터리를 만들 수 있을까?”, BBC NEWS 코리아, 2023.01.08, https://www.bbc.com/korean/features-64201346

2) 김병석, “차세대 배터리 지속가능한 새 기술”, the science monitor, 2021.08.20, http://scimonitors.com/%EB%A6%AC%ED%8A%AC-%EC%9D%B4%EC%98%A8-%EB%B0%B0%ED%84%B0%EB%A6%AC-%EA%B5%90%EC%B2%B4%ED%95%A0-%EC%A7%80%EC%86%8D%EA%B0%80%EB%8A%A5%ED%95%9C-%EC%83%88-%EA%B8%B0%EC%88%A0/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배터리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

1) Patrick Sisson, “5분 만에 읽는 전기차 배터리 작동원리와 전망”, MIT Technology Review, 2023.03.06, https://www.technologyreview.kr/how-does-an-ev-battery-actually-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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