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기타

기후위기, 보험업도 피해갈 수 없다

by R.E.F. 24기 변지원 2023. 11. 1.

기후위기, 보험업도 피해갈 수 없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4기 변지원

 

예상하지 못한 기상이변이 발생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전 세계에 엄습하고 있다. 폭우나 폭염, 산불 등 자연재해로 피해를 보는 국가가 속출하고 심지어 같은 나라인데도 다른 지역에서 다른 현상으로 고통받는 일이 빈번하다. 한국도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쏟아진 집중호우로 인적,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 이러한 기후 위기는 보험산업에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기후 위기와 보험산업, 이 둘은 어떤 연관 관계를 맺고 있을까.

 

[기후변화의 위험은 보험업계 위험으 이어진다.]

스위스리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 손실은 지난 30년간 크게 증가했다. 2022년 1,252억 달러(약 166조 2,700억 원)로 1992년 500억 달러에서 2.5배로 늘어난 것이다. 또한 2023년 1~6월 자연재해로 발생한 전 세계 보험 지급액은 약 500억 달러(약 66조 원)로 최근 10년간 상반기 평균 보험지급액(320억 달러, 올해 물가 기준)보다 50% 넘게 많다.

[자료 1.   캘리포니아 산불]

출처 : 중앙일보

인상하는 재보험료와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를 버티지 못하는 보험사들도 생겨나고 있다. 2023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최대 보험회사 스테이트팜(State Farm)은 기후변화 리스크 확대로 인해 주 전역의 주택보험에 대한 신규 손해보험 인수 중단을 발표했다. 위험인수 중단 이유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인은 기후재난의 급속한 확대와 재보험료 인상이다. 스테이트팜뿐만 아니라 미국 보험사 올스테이트, 'AIG', 'Chubb'는 기후변화 리스크 확대와 캘리포니아 산불로 인한 손실액 증가로 주택보험의 신계약 체결을 중단했다. 루이지애나주에서는 허리케인 피해로 12개 보험사는 결국 파산했다.

[자료 2 : 국내 보험사 자연재해 보험지급금 현황]

출처 : 중앙일보

한국의 보험업계도 기후 위기를 피해 갈 수 없다. 2022년 국내 보험사가 자연재해로 지급한 보험금이 1조 2,559억 원으로 2017년(3,947억)에 비해 규모가 커졌다.

[자료3 : 풍수해보험,농산물재해보험 보험지급금 추이]

출처 : 한겨레

특히 자연재해가 빈발하면서 재해보험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가입률이 상승하다 보니 풍수해보험과 농작물재해보험 지급액도 크게 증가했다. 이처럼 기상이변 현상이 빈번, 심각해질수록 피해 금액은 점차 늘어나고 재보험사를 비롯한 보험사들은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보험기업들은 ‘기후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앞으로 기후변화 리스크 관리가 곧 보험회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후리스크로 보험회사의 명운이 갈린다?]

보험상품을 개발하고 운용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과정은 ‘리스크 관리’이다. 기후리스크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 기상이변, 자연재해에 따른 물리적 자산의 손상,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정책 시행에 따른 비용 상승과 같이 기후변화로 인해 초래되는 물리적 피해나 경제적 손실을 의미한다. 기후변화로 기상이변, 자연재해를 유발하면서 실물자산을 손상시키는 물리적리스크(physical risk)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저탄소 전환 정책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화석연료 의존 산업과 같이 탄소 집약적인 산업의 자산가치 하락, 기업의 생산비용 상승, 소비자 선호 변화 등과 같은 이행리스크(transition risk)로 나눌 수 있다. 기후리스크는 운영리스크, 신용리스크, 보험리스크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기후리스크에 노출된 기업과, 관련한 금융자산을 보유한 금융회사에도 상당한 손실을 유발할 수 있고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수 있다.

[자료4 : 기후리스크의 파급경로]

출처 : 자본시장연구원

이는 기후변화가 언젠가는 금융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보험업계에서는 앞으로 기후리스크 관리 부담이 앞으로 더욱 가중되리라는 것을 전망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피해는 보험료 인상, 보장한도 추소, 보험 가입 한도 제한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 보험의 소비자인 기업이나 가계까지 전가할 수 있기에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문제는 기후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모델링을 통해 자연재해 발생 가능성과 이에 따른 예상 피해 금액을 추정하는데, 최근 기후변화가 급격히 진행되며 과거 데이터로는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민간 보험 회사가 기후 위기에 취약한 지역에 신규 가입을 거절하거나 철수하는 경우 더 정부가 그 부담을 떠맡게 된다. 리스크 모델링 기업 RMS의 책임자 마이클 스틸은 “보험업계가 기후 재난 지역에서 철수한다면 정부가 재난 복구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틸 책임자는 “보험사들의 예측 모델이 기후 재난의 빈도와 심각성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기후 위기로 인해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예측할 수 있는 보험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보험회사들의 대응]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사의 잠재적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하고 넷제로 보험연합(Net-Zero Insurance Aliiance, NZIA)을 결성해 상품과 서비스 개발, 자산운용 등의 과정에서 직,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한국 금융업계 기후리스크 관리 전략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대형보험사나 금융지주사에서 기후리스크를 관리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공개하고 있기는 하나 아직 '물리리스크 관리'에 대한 측정과 평가는 미흡한 수준이다.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가 학계와 공동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물리적 리스크를 측정하는 관리모형을 개발했지만, 아직 보험 계약 인수나 보험요율 산정 등 실무 업무에 활용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기후리스크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자연재해 위험도 평가 및 예상 손실 모형을 개발하고 활용하기 위해 기상청의 빅데이터와 한국국토정보공사의 침수 흔적 공공데이터 등을 토대로 보험인수와 위험관리를 고도화하는 한편, 보험계약과 고객 컨설팅에 활용하겠다고 명시했다. 금융감독원에서는 국내 은행·보험업계 대형사들과 공동작업반을 만들어 기후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한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 개발, 기후리스크 공시 확대 등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작업반은 기후변화에 따른 물리적·이행리스크를 모두 평가할 수 있는 기후 시나리오와 스트레스테스트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결론]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는 이미 곳곳에서 일어나고 피해보상 공백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자연 재난에 대비한 보험업계의 역할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암시한다. 이승준 ESG 센터장은 “현재 회사별로 기후 리스크에 대한 경각심이 큰 차이가 나고 있고, 회사들이 기후 위기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있지만 전략에만 그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제 기후리스크 관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앞으로 전략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기후리스크 모델링와 기후 시나리오, 스트레스테스트 개발 등의 노력을 통해 금융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후금융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인터뷰] 기후변화와 금융의 대응, 녹색금융 길라잡이 [심화]", 19기 김세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300

 

[인터뷰] 기후변화와 금융의 대응, 녹색금융 길라잡이 [심화]

[인터뷰] 기후변화와 금융의 대응, 녹색금융 길라잡이 [심화] 대학생 신재생에너지기자단 19기 김세진 대한민국 정부가 2021년 녹색금융 추진 계획안을 발표함에 따라 국내의 녹색 금융활성화 전

renewableenergyfollowers.org

2. "세계 투자 트렌드는 ‘녹색’...한국은?", 16기 유승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2958 

 

세계 투자 트렌드는 ‘녹색’...한국은?

세계 투자 트렌드는 ‘녹색’...한국은? 16기 유승현 글로벌 금융 시장이 친환경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미국 블랙록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기후 변화와

renewableenergyfollowers.org


참고문헌

[기후변화의 위험은 보험업계 위험으 이어진다.]

1. 남지현, "예측불허 기후에 우상향 치솟는 손실…보험사 ‘발등의 불’", 한겨레, 2023.08.16, https://www.hani.co.kr/arti/economy/finance/1104449.html 

2. 요효정, "기후변화가 흔드는 보험시장…보험사의 보험 '재보험'에 줄 선다", 중앙일보, 2023.10.01,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6405#home

3. 이성엽, "자연재해의 시대···보험사들의 ‘기후경영’ 시작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경영브리프 제12권19호 2022.9.19~10.3

[기후리스크로 보험회사의 명운이 갈린다?]

1. 박혜진, "기후리스크와 자산가격의 관계에 대한 조사 및 분석", 자본시장연구원, 2023.01, 조사보고서 23-01

2. 이재영, "미국 재난 재보험 비용, 기후 위기로 50% 급증", 임팩트온, 2023.10.02, http://www.impacton.net/news/articleView.html?idxno=6806

[보험회사들의 대응]

1. 진옥희, "Global Boiling의 시대, 보험사의 보장공백과 대응",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경영브리프 제13권17호 2023.8.14.~8.27

[결론]

1. 이지현, "보험산업, "기후 리스크 관리에 성패 달렸다"… ESG 평가기준 마련 시급",금융경제, 2023.06.09, http://www.fe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849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