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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후변화-환경

[취재] 워터밤과 친환경은 공존할 수 있을까?

by R.E.F. 22기 류나연 2024. 9. 30.

[취재] 워터밤과 친환경은 공존할 수 있을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2기 류나연

 

역대급 날씨

[자료1. ‘역대급’을 검색하면 뜨는 네이버 화면]

출처: 네이버

검색창에 ‘역대급’이라는 세 글자를 타이핑하면, ‘역대급 더위’, ‘역대급 열대야’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역대급, 최고 기록 경신, 새로운 1등이 해마다 생기고 있지만 과거의 날씨를 현재의 날씨가 이겼듯, 현재의 날씨를 이기는 것은 미래의 날씨일지 모른다.

[자료2. 2024 워터밤 대전 포스터]

출처: 워터밤 대전

점점 뜨거워지는 한반도의 열기와 비례하여, 물을 이용한 축제의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워터밤(WATERBOMB)은 2015년에 처음 개최된 국내 최대 규모의 페스티벌로,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물을 사용한 워터 파이팅(Water Fighting)이 결합된 페스티벌이다. 또한 미성년자 참여 불가로 연령을 제한하고 음주가 허용되는 성인 행사라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행사를 두고 의견들이 분분하다. 연예인과 관객들이 가깝게 소통하며 즐기고,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과 선정적이고 물을 과다하게 사용한다는 우려의 의견이다.

 

워터밤의 물 사용 실태

‘워터밤’ 같은 축제는 굉장한 양의 물이 사용된다. 워터밤에서는 직접 구체적인 물 사용량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와 비슷한 ‘흠뻑쇼’를 개최하는 싸이는 “콘서트 회당 300t 정도의 물이 든다.”라고 밝힌 바 있어, 워터밤도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먹을 수 있는 음수를 사거나, 상수도 시설을 통해 물이 들어오는 원리이다.

[자료3. 무대효과로 사용되는 물]

출처: ©22기 류나연

[자료4. 물이 흥건한 워터밤 축제의 바닥]

출처: ©22기 류나연

2024년 8월 10일, 직접 방문한 워터밤 대전에서 물의 과사용을 경험했다. 간이로 만들어놓은 행사장 탈의실에서 땀 때문에 옷을 갈아입을 수 없을 정도로 더운 날씨였고 물에 젖으면 시원할지라도, 금방 다시 살이 따가울 정도였다. 연예인의 무대 중간에는 자료3과 같이 물을 뿌리는 효과를 볼 수 있었고, 2~3팀의 공연이 끝나면 상대팀에게 물을 뿌리는 워터파이팅 시간이 있었다. 덥다 못해 따가운 낮이었음에도, 바닥의 물은 마를 날이 없었다.

 

무대효과

[자료5. 불을 사용한 무대 효과]

출처: ©22기 류나연

워터밤에 사용되는 무대 효과는 물뿐만이 아니었다. 직접적으로 불을 뿜는 효과와 불꽃과 같은 효과도 있었다. 물을 뿌리고 물이 바닥에 완전히 떨어지기 전에 불을 뿜으니, 많은 수증기가 생겼다. 그렇게 사용하는 것을 보니 무대 장치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나아가 더위를 물리치고자 물을 뿌리는 축제인데 불을 사용하는 것이 모순적이진 않은지 의문이 들었다.

 

워터밤의 쓰레기 문제

[자료6. 소지품을 보관하는 비닐]

출처: ©22기 류나연

[자료7. 비닐에 싸인 소지품들이 모여있는 물품보관소]

출처: ©22기 류나연

워터밤의 물품 보관은 소지품을 투명하고 두꺼운 비닐에 넣고, 위에 있는 끈을 조이면 선반에 보관해 주는 방식이다. 물품보관소는 누군가 일부러 들어가 물을 뿌리지 않는 이상, 무대효과로는 절대 물에 닿지 않는 곳에 있었다. 방수의 용도가 아닌데 재활용이 어려운 비닐을 사용하는 의도를 알 수 없었다. 비닐은 알아서 버리라는 말뿐, 재사용하는 것도 아니었다.

[자료8. 일회용품을 사용한 음식]

출처: ©22기 류나연

[자료9. 일회용품에 음식을 포장하는 푸드트럭]

출처: ©22기 류나연

음식과 간식, 음료 등은 종이와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었다. 환경을 생각하여 종이에 제공하는가 싶었지만, 음식이 묻은 종이라 재활용이 불가능할 것 같았다. 쓰레기통도 따로 분리수거가 표시된 것이 아닌, 하나의 통만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음식이 담겨있던 종이 용기와 플라스틱 음료 컵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쓰레기, 플라스틱 물총, 행사에서 제공한 슬로건들이 뒤엉켜 하나의 쓰레기통에 존재했다. 관객들이 한곳에 버려놓은 쓰레기는 업체 직원분들이 어디론가 들고 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료10. 쓰레기통과 꽉 찬 쓰레기봉지를 들고가는 직원분]

출처: ©22기 류나연

[자료11. 아무 데나 버려져 있는 쓰레기]

출처: ©22기 류나연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려놓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서서 음식을 섭취하라고 만들어둔 탁자 위에서 음식을 먹고 그대로 놓고 가거나, 물총, 스마트폰 방수팩, 담뱃갑 등 쓰레기의 종류는 다양했다.

워터밤’만’을 위한 물품들도 문제다. 앞서 언급한 물총, 스마트폰 방수팩, 고글 같은 것들은 워터밤을 위해 사전에 구매하고, 행사 당일 딱 하루만 사용하고 버려진다. 판매자는 다회용으로 만들었을지 몰라도, 워터밤에서는 진정한 ‘일회용품’이 된 셈이다.

 

워터밤과 친환경은 공존할 수 있을까?

[자료12. 방송인 줄리안의 워터밤 비판 인스타그램]

출처: 텐아시아

초대장에 대한 논란도 있다. 벨기에 출신 방송인이자 환경운동가인 줄리안은 2024 워터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일회용 LED 화면을 사용한 워터밤 초대장 사진을 올리며 “물 과사용에 대해 사실 불편한 심리가 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워터밤 운영진 측은 어떤 말도 내놓지 않고 있다. 구체적인 물 사용량에 대해 밝히지 않았으며, 텐아시아의 기사에 따르면 관련 문의에 대해 “행사를 진행할 때마다 많은 것을 고려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아무 말씀도 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많은 것이 바뀌길 기대하는 것은 어렵게 보인다. 관객은 먼저 ‘우리가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할 것이다. 물을 뿌려야만 재미가 있을지 다시 생각하는 자세와 더불어 다회용기를 챙겨가거나 바람직하게 쓰레기통을 이용하는 양심이 필요하다.

‘지구 열화 시대’가 된 지금은 환경 보호가 더욱더 중요하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와 일맥상통하는 더위를 즐기는 운영 철학은 좋지만, 궁극적으로 지속 가능한 목표와 함께 운영되어야 한다. 물을 꼭 뿌려야 한다면 뿌린 물을 재사용할 수 있는 방안과, 포장 용기로 사용하는 일회용품의 대안 등의 환경 지침을 구성하는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


축제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취재] 세상에서 가장 큰 일회용품은 축제?", 23기 김태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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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심코 쏘아 올린 불꽃에 고통받는 야생동물들", 23기 차승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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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워터밤의 물 사용 실태]

1) 강해인, TV리포트, “싸이, 300t 넘는 워터밤 물 여기서 가져온다”, 2024.07.02, https://tvreport.co.kr/repot/article/819146/

[워터밤과 친환경은 공존할 수 있을까?]

1) 이민경, 텐아시아, “워터밤 환경오염 논란에 주최측 “많은 것 고려하지만 지금은 할 말 없다”...갑론을박은 진행형 [TEN초점]”, 2024.06.28, https://tenasia.hankyung.com/article/2024062889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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