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급식 메뉴는 뭔가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4기 유현지
기후위기와 채식
기후위기 문제는 우리가 먹는 음식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과 그 재료들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으며, 특히 육류 생산이 환경에 미치는 부담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아래의 표를 보면, 단백질 0.1kg당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소와 양 등 육류는 다른 곡물에 비해 약 20배가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자료 1. 단백질 100g 당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
출처 : WEMEET
옥스퍼드 대학의 피터 스카버러(Peter Scarborough)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육식을 많이 하는 사람은 매일 평균 10.24kg의 지구온난화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한다. 반면 육류를 적게 먹는 사람은 그 절반에 가까운 5.37kg의 온실가스를 배출했으며, 채식을 하는 사람은 거기서 또 절반인 2.47kg까지 줄어들었다.
[자료 2. 기후위기와 축산업]
출처 : 뉴스핌
또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 사람이 1년 동안 일주일에 한 끼 채식을 실천하면, 15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탄소 감축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처럼 육류 소비를 줄이고 친환경적인 식사로 전환하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늘의 급식 메뉴는 '기후급식'입니다
'급식'이 바로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다. 급식은 다양한 농수산물을 사용한 대표적인 식사 형태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급식의 형태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급식에서 사용되는 식재료를 친환경적으로 바꾸고, 저탄소 식단을 채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에 '기후급식'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등장했다.
기후급식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단어가 '채식급식'일 것이다. 기후급식이라는 용어는 채식급식과 같은 맥락에서 발전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기후급식은 2021년을 기점으로 전국 각지의 학교에서 도입되어 운영 중이다. 현재 각 학교는 월 1회, 주 1회 등 일정에 맞춰 기후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예로 2021년 서울시는 '그린 급식의 날'을 제정하여 매달 두 차례 기후급식을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학생들의 육체적 · 정신적 공간은 물론 지구 환경까지 고려하는 식습관을 장려하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인천시는 모든 초 · 중 · 고교에 기후급식을 도입하여 일주일에 한 번 제공하고 있으며, 대구 · 충남 · 충북 등 다른 지역에서도 매달 시행하기 시작했다.
[자료 3 . 서울시 그린 급식의 날]
출처 : 시빅뉴스
채식을 떠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채소'만 먹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채식에도 다양한 방식이 있다. 예를 들어, '프루테리언'은 오로지 곡식과 과일만 섭취하는 식단을 따르며, '페스코테리언'은 육류와 가금류를 제외하고, 달걀, 유제품, 어패류는 섭취하는 식단이다. 현재 각 학교에서는 '페스코테리언' 방식의 급식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육류 소비를 줄이면서도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도록 고려한 식단이다.
기후급식, 이렇게 나옵니다
그렇다면 각 학교에서는 기후급식을 어떻게 제공하고 있을까? 한 예로, 아래의 급식은 연두부샐러드, 크로크무슈, 저당 요구르트, 오이피클, 단호박 수프, 해물 토마토 파스타로 구성된 급식이다. 이 메뉴는 육류를 포함하지 않지만 학생들이 충분히 좋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식재료와 맛을 고려하여 구성됐다. 또한, 학생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메뉴로, '두부 가츠동', '비빔밥', '생선 강정', '날치알 김치볶음밥' 등이 포함된 기후급식이 제공된다.
[자료 4. 기후급식 예시 1]
출처 : 경남도민일보
인천의 한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지나친 육식이 가져오는 문제를 수업 시간에 배우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채식 식단을 받아들인다. 또한 학생들은 공장식 축산업, 온실가스 배출 등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인식하면서,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기후급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환경 교육 시간에 식단을 짜고 이를 실제 점심 메뉴로 제공하면서, 학생들의 흥미를 끌고, 채식식단의 중요성도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학생들에게 고기를 먹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위기를 위해 고기 소비를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자료 5. 기후급식 예시 2]
출처 : 한겨례 21
기후급식은 단순히 육류를 줄이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학생들이 환경문제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교육의 장이 된다.
기후급식, 문제점은?
기후급식이 가져오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다. 채식 식단에 대한 반대 의견이나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기후급식이 해결해야 할 문제점은 무엇일까?
1. 학생들의 낮은 기호로 인한 잔반량 증가
기후급식이 의미하는 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급식을 먹는 학생들의 선호도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채식보다는 고기류를 선호하며, 채식은 상대적으로 낯설고 익숙하지 않다. 채식이 고기만큼 학생들의 기호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기후 급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가 썩을 때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데, 학생들이 기후 급식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잔반이 많아지면 채식을 제공하는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실제로 채식 급식 날이면 학생들이 "맛없다"고 평가하거나, 평소보다 30~40% 더 많은 잔반이 나온다고 한다. 따라서 학생들의 입맛에 맞는 맛있고 매력적인 식단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2. 식단의 다양성의 부족
현재 채식 기반의 급식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채식이 건강에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채식 식단이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영양 상태가 달라질 수 있다. 기후 급식을 지속적으로 도입하려면 다양한 식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기후 급식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영양소 부족에 대한 우려이다. 많은 사람들이 채식 급식이 충분한 영양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영양소가 풍부하면서도 맛있는 식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하지만 영양사들이 맛있고 건강한 채식 급식을 연구하고는 있지만, 수가 많지 않아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채식 급식은 손이 많이 가는 경우가 많아 인력 소모가 크고 메뉴 준비가 어렵다. 이로 인해 다양한 채식 메뉴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친환경 기후 급식의 미래
경기도는 지난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기후 급식 페스타 인 경기'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최근 기후 환경 변화로 인해 친환경 농산물 생산 농가와 급식 관계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기후 급식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류하며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기후위기 문제는 점점 심화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는 지속 가능한 급식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앞으로 기후 급식을 위한 관계자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
[자료 6. 경기 기후급식 페스타]
출처 : 소셜임팩트뉴스
기후급식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기후위기와 먹거리의 관계를 가르치는 것은, 학생들이 성장하면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깨닫는데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따라서 기후급식은 환경교육과 반드시 함께 병행돼야 한다. 아무런 교육 없이 학생들에게 채식식단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기후급식의 효과를 제대로 이끌어내 낼 수 없다.
또한, 아무리 기후급식이라 하더라도 '영양'과 '맛'은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이다. 위에서 지적한 문제점들처럼, 지속가능한 기후급식의 핵심은 '맛있는 음식'이다. 학생들이 맛있다고 느낄 수 있는 메뉴가 아니라면, 기후급식은 그 자체로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 따라서 기후급식이 효과적으로 자리잡기 위해, 맛과 영양을 고려한 다양한 메뉴 개발과 지원이 필수적이다. 기후급식은 단순한 식단의 변화가 아니라, 미래 세대의 환경 의식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지역과 학교들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 나가야 한다.
기후급식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채식, challenge를 넘어 Change가 되도록", 22기 박도원, 최정우
2. "푸드테크, 식품 산업에 최첨단 기술과 친환경을 담다.", 26기 강민석
참고문헌
기후위기와 채식
1) 최설화, "친환경 공공급식이 '기후위기' 해법 될 수 있어", 한국농정, 2024.10.17, https://www.ikp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65266
2) WEMEET, "[단체급식 트렌드] 초중고 학교 단체급식에 채식 메뉴를 도입해야 하는 3가지 이유", https://eatwemeet.co/blog/?bmode=view&idx=17480169
오늘의 급식 메뉴는 '기후급식'입니다
1) 김귀선, 서울교육, "환경·건강·미래를 생각하는 맛이 그린 ,GREEN 급식으로 튼튼한 나와 지구!", 2021, https://webzine-serii.re.kr/%ED%99%98%EA%B2%BD%C2%B7%EA%B1%B4%EA%B0%95%C2%B7%EB%AF%B8%EB%9E%98%EB%A5%BC-%EC%83%9D%EA%B0%81%ED%95%98%EB%8A%94-%EB%A7%9B%EC%9D%B4-%EA%B7%B8%EB%A6%B0-green-%EA%B8%89%EC%8B%9D%EC%9C%BC%EB%A1%9C/
기후급식, 이렇게 나옵니다
1) 김선경, "학교급식에 '채식 확산'…기후위기 대응·균형 잡힌 식단 도입", 연합뉴스, 2021.05.19, https://www.yna.co.kr/view/AKR20210518108600052
2) 김창효, "기후 위기 대응···전북 80개 학교 ‘저탄소 환경급식’", 경향신문, 2024.03.26,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3261107011
3) 인천광역시교육청, "먹어서 지구를 지킨다? 채식 급식", 2022.06.15, https://blog.naver.com/icehongbo/222773908247
기후급식, 문제점은?
1) 김지혜, "채식급식일 잔반 30~40% 느는데...인천시교육청, '채식급식' 도입 논란", 경기일보, 2022.02.06,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202063673570
2) 김효경, "[기후는 말한다] 탄소 줄이려 ‘채식 급식’…과제는 잔반 처리", KBS뉴스, 2023.11.23,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824885
3) 이슬비, "전북 80개 학교, 다음 달부터 채식 급식… 정말 건강에 좋을까?", 헬스조선, 2024.03.21,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4032102128
친환경 기후 급식의 미래
1) 이윤희, 기후변화행동연구소, "기후급식과 탄소발자국 - 기후급식에 앞서 준비해야 할 것들 (2)", 2022.08.30, https://climateaction.re.kr/news01/169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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