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에서 有로, 이산화탄소의 변신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2기 박주은
[문제의 이산화탄소]
지구 시계 곳곳에 이상기후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 극심한 폭우와 폭염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이다. 온실가스 즉, 이산화탄소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인지한 사람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는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파리기후협약 참가국들은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로 탄소중립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2023년 4월, 정부가 발표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제1차 국가 기본계획’ 중 CCUS 부문은 1,120만 t의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CCUS란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을 의미한다. 실제로 공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활용하거나 저장하는 실증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공장 굴뚝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대기 중 그리고 바닷물 속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들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직접 공기 포집(DAC, Direct Air Capture)과 직접 해양 포집(DOC, Direct Ocean Capture)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Direct Air Capture]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대기로 확산한다. 이 대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Direct Air Capture(DAC)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자료 1. DAC 원리]
출처: 유니콘팩토리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방법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 각각 화학적, 극저온, 멤브레인을 활용한 방법이다. 세 가지 방법 중 DAC에서 대표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화학적 방법이다. DAC 플랜트는 거대한 송풍장치를 통해 공기를 빨아들인다. 통과한 공기는 흡착제를 통과하면서 이산화탄소만 걸러낸다. 흡착제의 종류는 암모니아 기반 유기화합물인 아민을 활용하는 건식과 탄소를 물에 녹인 뒤 염기성 수용액을 활용하는 습식으로 나뉜다.
일반 대기의 탄소 농도는 0.04%에 불과하다. 따라서 DAC가 일정량의 탄소 포집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공기를 끌어모아야 한다. 또한, 건식 흡착 공정에서는 80~120℃를 습식 흡착 공정에서는 900℃를 유지해야 한다. 결국 탄소를 포집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모순이 발생한다.
DAC는 대규모 부지가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제품이나 원료 물질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포집 비용이 다른 탄소 제거 방식보다 매우 비싸며 에너지와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Direct Ocean Capture]
바다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활용하여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Direct Ocean Capture(DOC)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자료 2. 바닷물 속 이산화탄소의 화학식]
출처: Energy&Environmental Science
공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가 바닷물로 녹으면서 H2CO3(carbonic acid)가 형성된다. 이는 HCO3-(bicarbonate) 또는 (CO3)^(2-)(carbonate ions)로 분리되면서 H+(protons)를 방출한다. H+가 많아질수록 액체는 산성이라고 판단한다.
Direct Ocean Capture(DOC)는 전기화학적인 방법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한다. 바다의 pH는 대략 8.1로 약알칼리성을 띠고 있다. 따라서 바닷속 대부분의 무기 탄소는 HCO3-(bicarbonate) 또는 (CO3)^(2-)(carbonate ions)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자료 2의 화학식을 참고하여 H+가 증가할수록 역반응에 따라 무기 탄소가 이산화탄소로 바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반응을 활용해 Direct Ocean Capture(DOC)를 진행한다.
[자료 3. DOC 원리]
출처: Energy&Environmental Science
바닷물이 기계의 좌측 부분으로 들어간다. 좌측 부분에서는 H+(protons)이 방출되면서 바닷물을 산성으로 유도한다. 화학평형 즉, H+(protons)의 수를 줄이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게 된다. 방출된 이산화탄소는 섬유 멤브레인 접촉기를 통해 포집된다. 이산화탄소가 포집되고 남은 바닷물은 바다로 방류되기 전에 전처리 단계를 거친다. 산성화가 된 바닷물의 H+(protons)을 전기화학적으로 없애는 염기화(alkalization)가 진행된다. 모든 처리가 끝나면, 바다로 방출되는 과정으로 DOC 과정이 마무리된다.
DOC 기술은 DAC에 비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효과도 있다. 해수가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한정되어 있는데, 해수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면, ‘빈방’이 생긴다. 따라서 해수가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빨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실증 기업 소개]
재생에너지 전문가들도 DAC 개발의 필요성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 DAC와 DOC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 알아보자.
[자료 4. 클라임웍스의 상업용 DAC 플랜트]
출처: 유니콘팩토리
DAC의 대표적인 기업은 스위스의 클라임웍스 이다. 이들은 2021년부터 아이슬란드에서 ‘오르카’라는 DAC 설비를 설치해 이산화탄소 포집에 성공했다. 아이슬란드의 풍부한 지열을 활용해 에너지 비용을 아끼고 운영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자료 5. 캡추라의 차세대 DOC 시설 일러스트]
출처: 조선비즈
미국에서는 이미 DOC 시설을 시범 가동 중이다. 캘리포니아공대 연구진이 설립한 기후테크기업 ‘캡추라’가 캘리포니아 뉴포트비치에서 세계 최초 해상 독립형 DOC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이 시설은 연간 1t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있다. 캡추라는 기후테크기업 에쿠아틱, 해양연구소 알티씨와 함께 DOC에 대한 협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로스앤젤레스와 싱가포르에 DOC를 가동하여 매일 이산화탄소를 각각 100kg씩 포집하고 있다. 두 시설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8년 차세대 DOC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탄소 포집 기술의 방향성]
산업이 발전하면서 이산화탄소의 발생은 늘어나고 있다. 이에 자연스럽게 이산화탄소의 포집 기술들이 주목받으며,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CCUS 실증이 국가 및 기업 단위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발생한 가장 큰 문제는 이산화탄소 포집 비용이다.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사용하는 기업들이 제시하는 가격보다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비용이 훨씬 비싸기 때문이다.
DAC도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한다는 아주 좋은 취지를 갖고 있지만, 비용적 측면에서 부정적인 시선을 받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의 방향성은 포집 비용을 줄이는 연구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확실하게 해결이 된다면, 이산화탄소는 새로운 자원으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다.
탄소포집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CCS, 대한민국의 탄소 중립은 어디까지 왔나", 작성자(23기 박하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983
2. "이산화탄소로 만들어진 제품, 사용하시겠습니까?", 작성자(20기 김지원),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689
참고문헌
[문제의 이산화탄소]
1) 이연경, "[생활속 과학이야기] CCUS: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탄소 감축 기술", 대전일보, 2023.07.03., http://www.daej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2072430
[Direct Air Capture]
1) David Sandalow, "Direct Air Capture of Carbon Dioxide", ICEF Roadmap 2018, P. , 2018.12.
2) 고석용, ""나무 심듯 설치해 기후회복"...일론 머스크도 꽂힌 DAC", 머니투데이, 2023.09.09., https://n.news.naver.com/mnews/hotissue/article/008/0004936212?cid=2001085&type=series&cds=news_edit
3) 주영재, "공기 중 이산화탄소 제거, 기후위기 해법 될까", 경향신문, 2023.07.31., https://m.khan.co.kr/science/science-general/article/202307310830001#c2b
[Direct Ocean Capture]
1) Seoni Kim, "Asymmetric chloride-mediated electrochemical process for CO2 removal from oceanwater", Energy&Environmental Science, 16, P.2030-2032, 2023.02.
2) 이정아, "[그린비즈] 이산화탄소 흡수하는 바다위의 숲이 뜬다", 조선비즈, 2023.08.23., https://biz.chosun.com/science-chosun/technology/2023/08/23/U6T7DLOX45A23PIOKQUCEDTNJQ/
[실증 기업 소개]
1) 이정아, "[그린비즈] 이산화탄소 흡수하는 바다위의 숲이 뜬다", 조선비즈, 2023.08.23., https://biz.chosun.com/science-chosun/technology/2023/08/23/U6T7DLOX45A23PIOKQUCEDTNJQ/
2) 주영재, "공기 중 이산화탄소 제거, 기후위기 해법 될까", 경향신문, 2023.07.31., https://m.khan.co.kr/science/science-general/article/202307310830001#c2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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