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산업의 유망한 연료, SAF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4기 박선혜
[대체재가 필요한 항공연료]
탄소 배출의 감소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친환경적인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는데 수송 수단 역시도 이러한 움직임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수송 수단으로는 현재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전기차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상 수송 수단 중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수단은 자동차, 기차도 아닌 항공기이다.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등에 따르면 승객 한 명이 1㎞ 이동할 때 탄소발자국은 버스 105g, 디젤 중형차가 171g인 데 비해서 단거리 비행기는 255g가량을 배출한다. 현재 이용 중인 항공기 연료에는 제트연료, 항공 휘발유가 있다. 일반적으로 항공기 연료는 70%의 이산화탄소와 30% 이하의 수증기 및 1% 미만의 기타 대기오염물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가량을 차지한다. 전체적으로 따져 보았을 때 기후변화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는 않지만 매년 탄소 배출량이 늘고 있다. 정부 간 협의체(IPCC)는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2025년 항공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6년의 2~5배로 예측하였다.
[자료 1. 국토부에서 집계한 지난 3년간의 국제항공운송 탄소배출량]
출처: e뉴스
[항공산업의 차세대 유망주, SAF]
항공기 연료는 다른 에너지원과는 달리 고에너지 화합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전기나 수소로 전환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화석연료로 인한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주목받기 시작한 연료가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SAF)이다. SAF는 폐식용유, 사탕수수 등을 이용한 바이오 대체 연료로서 기존 화석연료와 블랜딩하여 쓸 수 있는 친환경 연료이다. EU(유럽연합)는 SAF 종류를 바이오연료, 합성연료, 폐식용유 등으로 폭넓게 정의하였다. 하지만 이들 중에 상용화된 것은 바이오 항공유뿐이다. 바이오 항공유는 화석연료로 만들지 않았으나 석유제품과 화학적으로 유사하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기존 내연기관 및 인프라 구조변경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강화되고 있는 국제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바이오연료 상용화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위와 같은 다양한 이유로 바이오 항공유 시장의 시장성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는데, EU(유럽연합)는 2025년부터 SAF 사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2025년부터 유럽노선을 향유하는 항공사는 기존 항공유에 SAF 2%를 혼합해야 하며 2050년에는 혼합비율이 70%로 확대된다. 일본 역시 2030년까지 항공유에 SAF 10% 가량을 섞을 것이라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SAF를 포함해 세제 및 보조금 혜택을 주고 있다. SAF를 사용, 판매하는 기업이 탄소배출을 줄이면 1갤런당 1.25달러 세액공제를 받고 여기에 1% 추가 감소 시 0.01달러를 공제받을 수 있다. 한편 SAF 중 재생합성연료 또한 언급되고 있는데 물을 전기 분해해 얻은 수소, 이산화탄소, 질소 등을 합성하여 만든 연료이다. 하지만 기존 항공유에 비해 약 6~8배가량 더 비싸기 때문에 아직은 경제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료 2. EU의 SAF 사용 비율 확대 계획]
출처: 에너지플랫폼
[SAF 제조 공정]
그렇다면 SAF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SAF 제조 공정은 크게 공급원료 생산 및 수집, 전처리, 항공연료를 생산하기 위한 변환 공정의 과정으로 나눌 수 있다. 공정에는 4가지의 종류가 있는데 HEFA, ATJ, FT, PtL가 있다. HEFA는 폐기물 및 부산물 지질, 식물성 기름 원료 식물을 공급 연료로 사용한다. 연료 공급망이 갖춰져 수송이 용이한 부분이 있으며 총 항공유 수요의 5%~10%가량 공급이 가능하다. 제조 공정 중에서도 안전하면서 입증된, 확대 가능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ATJ, FT는 농림 부산물, 생활폐기물, 셀룰로오스 에너지 작물을 이용한 값싼 공급 원료를 사용하지만 원료가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수집의 어려움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상업용 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디. PtL은 타 방식과 구별되는 합성가스 생산 방법을 사용하며 현재 개발 중에 있다. 이산화탄소와 청정 전기, 직접 공기 포집 등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탈탄소 공급망이 보장된다면 화석연료 대비 LCA GHG 저감률을 99%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자료 3. SAF 제조 공정]
출처: 에너지플랫폼
[상용화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바이오 항공유]
연구 결과에 따르면 SAF 혼용 시 탄소 배출량을 최대 85%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미립자 물질을 최대 90%, 황을 최대 100%까지 줄일 수 있다. 또한 기존 연료와 최대 50%까지 혼용하여 쓸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운용 중인 모든 항공기에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 상황에서는 SAF의 생산량이 적기 때문에 많은 항공사들이 시험 운행을 하거나 혼합연료를 만들어 이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2022년 3월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에서 SAF를 100% 이용한 비행에 성공하여 바이오 항공유에 대한 가능성을 한층 더 높혔다. 이 밖에도 같은 해에 해외의 세 항공사에서 SAF 100% 상업용 지역 항공기 구동 시험 비행을 성공시켰고 11월에는 군용기를 띄우는 데도 성공하였다.
[SAF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는 국내 기업]
우리나라 정부는 2026년 바이오 항공유 실증사업 도입 착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에서는 정유, 항공사를 중심으로 SAF 생산을 위한 기술과 생산 시설 확보를 위해 활발히 노력하고 있다. 2022년 D 항공사에서는 프랑스-인천 항로를 비행하는 항공기에 SAF를 1% 섞어 운용한 바 있다. 작년에는 G사와 함께 정부가 발표한 바이오 항공유 실증연구 추진 계획에 따라 SAF 실증 운항을 실시하였다. S사는 2026년 SAF생산을 목표로 울산 콤플렉스 내에 SAF 설비를 갖출 예정이며 미국 펄크럼과 합성원유를 생산할 것이라 밝혔다. G사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인도네시아 바이오디젤 공장 설립을 진행 중이며 이를 기반으로 SAF를 생산할 예정이다. 정유 S사에서는 다른 기업과 협약을 맺어 SAF 사업의 공동 개발, 해외 인프라를 활용해 원료 공급망을 구축, 생산할 계획이다. 하지만 석유사업법(석유 및 석유대체 연료사업법)은 정유사가 석유를 정제하여 석유제품을 제조하는 사업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SAF를 석유의 대체연료로 생산하는 것이 불법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며 SAF사업을 무사히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사항이다.
[자료 4. 지난 9월 진행된 SAF 시범 운행]
출처: 서울파이낸스
[SAF사업을 안착시키기 위해 극복해야 할 점]
사실상 SAF 도입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이다. SAF는 기존 항공유의 약 3~5배가량 비싸다. 앞서 언급했던 EU의 SAF 의무화에 따라 2025년 유럽연합출발 항공편에 SAF 2%가 적용된다면 연간 약 46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 예측된다. 공급 또한 어려워 사업 경제성이 떨어진다. 원가가 비싼 것에 비해 생산량이 적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는 지속가능한 항공유 공급 협약을 맺은 항공사는 D사밖에 없으며 SAF를 지속적이고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가 없는 상황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 공급 원료의 대량 처리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국내 바이오연료 생산기술은 최고기술을 보유한 미국과는 4년, 일본은 1년, EU는 2년 이상 차이가 난다. 또한 국내외의 안정적인 연료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발 빠르게 노력해야 한다. 2016~2021년 바이오 원료 국산화율의 평균치는 약 31% 수준이다. 무엇보다도 정유사들이 SAF 시장에 뛰어들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인센티브 제공이 필수적이다. 이 밖에도 에너지 밀도 문제, SAF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의 문제점, 바이오매스 부족과 같은 문제점도 해결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항공유에 대한 기사 더 알아보기
1. "비행기가 하늘에 남긴 탄소 발자국, 이제는 녹색 비행으로 줄여야", 18기 한동근,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178
2. "한국화학연구원, 친환경 항공연료의 상용화에 앞장서다", 21기 김채윤, 22기 홍세은, 24기 유현지,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223
참고문헌
[대체재가 필요한 항공연료]
1) 김기봉 기자, YTN 사이언스, "항공기 탄소 배출 대안 '지속가능항공유(SAF)'", 2023.02.28, [날씨학개론] 항공기 탄소 배출 대안 '지속가능항공유(SAF)' (ytn.co.kr)
2) naver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 "지속가능항공유", 2023.06.20, 지속가능항공유 (naver.com)
3) 대한항공 홈페이지, "[항공상식 Q&A] '탄소 중립'이 뭐예요?", 2023.08.04, [항공상식Q&A] ‘탄소 중립’이 뭐예요? – 대한항공 뉴스룸 (koreanair.com)
[항공산업의 차세대 유망주, SAF]
1) 강민경 기자, Biz watch, "EU,미국선 '바이오항공유'뜨는데 한국선 법적기반 없다?", 2023.06.01, EU·미국선 '바이오항공유' 뜨는데 한국선 법적기반 없다? (bizwatch.co.kr)
2) 정상필 기자, 에너지플랫폼, "이산화탄소 감축 지속가능 항공유 원료로 '효모오일' 유망", 2023.12.26, 이산화탄소 감축 지속가능 항공유 원료로 '효모오일' 유망 < 석유 < 기사본문 - 에너지플랫폼뉴스 (e-platform.net)
3) 하종한 국가기술표준원 국가표준코디네이터, 에너지신문, "[전문가 기고] 표준화로 실현하는 바이오항공유 상용화", 2024.01.08, [전문가 기고] 표준화로 실현하는 바이오항공유 상용화 - 에너지신문 (energy-news.co.kr)
4) 김동훈 기자, 이투뉴스, "항공기연료 탈산소화 어려워 SAF 지원책 필요", 2023.12.22, "항공기연료 탈탄소화 어려워 SAF 지원책 필요" < 진단 < 기획 < 기사본문 - 이투뉴스 (e2news.com)
[SAF 제조 공정]
1) 오현영, 에너지경제연구원, "탄소중립을 위한 신석유대체연료의 개발,보급 현황과 정책 시사점: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를 중심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新석유대체연료의 개발·보급 현황과 정책 시사점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를 중심으로.pdf
[탄소 배출 감소의 치트키, 바이오 항공유]
1) Compare Private Planes,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SAF) - 알아야 할 모든 것", 2021.10.08,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SAF) - 알아야 할 모든 것 (compareprivateplanes.com)
[SAF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는 국내 기업]
1) 김수현 기자, 서울파이낸스, "대한항공, 바이오항공유 실증 운항 돌입", 2023.09.08, 대한항공, 바이오항공유 실증 운항 돌입 - 서울파이낸스 (seoulfn.com)
2) 김기봉 기자, YTN 사이언스, "항공기 탄소 배출 대안 '지속가능항공유(SAF)'", 2023.02.28, [날씨학개론] 항공기 탄소 배출 대안 '지속가능항공유(SAF)' (ytn.co.kr)
3) 최민경 기자, 머니투데이, "유럽은 2년 후 '바이오항공유' 의무..."우리나라는 언제쯤?"", 2023.05.21, 유럽은 2년 후 '바이오항공유' 의무…"우리나라는 언제쯤?" - 머니투데이 (mt.co.kr)
4) 조민수 기자, IT DAILY, "[글로벌]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 SAF가 널리 보급되지 않는 이유", 2023.06.21, [글로벌]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 SAF가 널리 보급되지 않는 이유 < 글로벌 < 뉴스 < 기사본문 - 아이티데일리 (itdail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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