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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대신기가 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by R.E.F. 24기 박선혜 2024. 7. 26.

대신기가 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용대, 23기 차승연, 24기 배장민, 24기 박선혜, 24기 이우진, 25기 구윤서

[서론] 

올해 5월 21일,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이 국민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반한다는 취지의 헌법소원에 대한 최종 공개변론이 진행됐다. 헌법소원의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기후위기 대응의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발표됐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38년 최대 전력수요를 모형수요 128.9GW, 추가수요 16.7GW를 더한 값에서 수요관리 16.3GW를 뺀 값인 129.3GW로 전망했다. 2038년 기준 목표설비 123.9GW에 (1+예비율 22%)을 곱하고, 확정설비 147.2GW를 뺀 신규 필요설비는 10.6GW로 산정됐다. 발전설비의 불시고장, 정비소요, 건설지연 가능성 등을 고려한 기준 설비예비율은 2038년 기준 22%로 도출됐고, 예비율을 감안한 2038년 목표설비는 157.8GW이다. 확정설비는 147.2GW로 크게 신재생에너지와 화력원자력으로 나누어 확인할 수 있다. 

[자료1.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전량 및 발전비중]

출처 : KDI 경제정보센터

[본론1 : 4차 산업 전력수요 반영]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따르면, 2038년 목표 설비 용량은 157.8GW로 산출됐다. 현재 확정된 설비 용량은 147.2GW이며, 이에 따라 신규로 필요한 용량은 10.6GW이다. 반면, 10차 목표 설비 용량은 143.9GW였고, 신규 필요 용량은 1.7GW에 불과했다. 이 두 수치를 비교해 보면, 10.6GW라는 숫자가 갖는 의미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료 2.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31~38년' 기간별 부족설비 물량(예상)]

출처 : KDI 경제정보센터

우선 2031년부터 2032년까지는 2.5GW의 신규설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간에는 무탄소전원의 기술개발 속도를 고려하여 LNG를 활용한 열병합 발전으로 필요한 설비를 충당할 계획이다. 2033년부터 2034년까지는 1.5GW의 신규설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간에도 무탄소전원의 기술개발 속도를 고려할 때 진입 여부가 아직 불명확하다고 판단하여 ‘수소혼소 전환 조건부 열병합 또는 무탄소’ 물량으로 두고, 차기 12차 전기본에서 전원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035년부터 2036년까지는 2.2GW의 신규설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중 0.7GW 분량은 현재 개발 중인 SMR에 할당했고, 나머지 1.5GW는 무탄소 입찰시장을 도입하여, 최적의 전원을 결정할 것을 권고했다. 2037년부터 2038년까지는 4.4GW의 신규설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4.4GW의 분량은 국내 신형 원전인 APR1400이 1.4GW 용량이므로 산술적으로 최대 3기까지 건설가능한 수치이다. 하지만 2024년 5월 21일에 보도된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현재 수립 중에 있고 신규원전 건설계획 등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추후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안이 발표될 경우 구체적인 추진 사항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본론2 : 장주기 ESS를 이용한 안정적인 계통운영]

11차 실무안에서는 10차 전기본의 연장선으로 양수발전 운영계획을 구체적으로 다루었고, 그 중요성을 드러냈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안정적인 계통운영을 위해 ‘38년까지 21.5GW의 장주기 ESS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으며, 양수발전과 BESS로 구분하여 충당할 예정임을 밝혔다. 또한 지난해(2023년)에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선정됐던 6개소의 신규 양수발전소(합천, 구례, 영양, 봉화, 곡성, 금산)의 경우 우선 사업자와 예비 사업자 모두 11차 계획의 확정설비로 반영했으며, 그 규모는 3.9GW임을 밝혔다.

[본론3 : NDC 현황]

대한민국 2030 NDC는 2018년 대비 2030년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40%로 설정했다. 발전, 산업, 건축, 교통, 농업, 폐기물 그리고 탄소흡수원까지 감축부문은 다양하다. 적응부문에서는 감시, 예측 및 평가를 강화하고 정책 결정에서 기후 적응을 주류화하여 기후 회복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이외에도 K-ETS를 활용한 시장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온실가스를 효율적으로 감축, 국제 탄소시장과의 연계를 협력하고자 한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안정적인 전력수급과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모두 고려하여 설정돼야 한다. 그러나 우선순위를 따지자면, 안정적인 전력수급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특히 NDC는 모든 부문의 감축목표를 설정하지만, 전기본은 발전부문에만 관여한다. 전력망이 부족한 문제 등의 이유로 아직은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만을 고집할 수 없지만, 향후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이행을 위하여 기존 발전원 체계 역시 지속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본론4 : 송전망 문제]

i. 국내 지형 특성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의 70%가 ‘산지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고, 대부분 외곽 지역에 발전소가 위치해 있어 전력수요가 많은 수도권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선 산지 지형에도 송전탑 건설이 불가피하다. 산지 지형은 자재와 인력을 투입하는 데 평지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고, 산림 지역의 나무를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산림이 파괴되는 문제가 있다.

특히 강원도에서는 국토의 대부분이 산악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어 송전설비를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강원 지역의 송전설비가 발전설비보다 부족해져 석탄화력발전소 간의 출력제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외에도 산불과 산사태로 인한 자연재해 문제가 있다.

경향신문의 2022년 6월 19일에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송전탑이 지나는 한울 원자력발전소 주변 산지는 침엽수림으로 산불취약지수 A, B등급 지역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즉 산불이 자주 발생할 수 있는 지역에 송전탑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송전탑 근처에 산불이 발생하면 송전선로가 송전불능에 빠질 수 있고, 송전 규모에 따라 전국단위의 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따라서 산지 지형에 송전탑을 설치할 때는 산불취약지수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자료 3. 송전선로 배제지역 기준]

출처 : 한국전력공사

다음은 산사태이다. 근처 산림을 제거하고 송전탑을 건설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산사태에 취약해진다. 이때 장마로 인해 산지에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지반이 붕괴돼 송전탑이 무너질 수 있고, 심각할 경우 인명피해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에서는 이를 고려해 산사태 발생 지역에는 송전선로를 배제하도록 ‘전력영향평가시행기준’에 반영다.

ii. 주민 수용성 문제

송전망 증축을 위해서는 지역 주민과의 대화는 필수적이다. 철탑 등의 구조물을 세우게 되면 이동이나 교체가 어렵고 오랜 기간 사용해야 하는데, 둔탁한 외관의 구조물과 24시간 흐르는 고압의 전류 때문에 송전망 증축 사업이 진행 시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얻는 것은 쉽지 않다. 대표적인 예시로 밀양 송전탑 사건이 있다.

밀양 송전탑 사건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경상남도 밀양시에서 발생한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갈등 사건이다. 신한울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송전하는데 765kV의 초고압 송전을 계획고, 이에 맞는 송전선로가 필요했다. 전력수요와 전력인프라 확충하기 위한 정부와 한국전력의 계획이었으나, 지역 주민은 건강 문제와 환경파괴 문제, 재산권 문제 등으로 반대했다. 한국전력과 밀양 지역 주민들 간의 갈등은 약 10년 동안 지속됐고, 그 과정 중 지역 주민의 분신자살 등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

우리나라의 송전망을 관리하는 한국전력은 송전망 증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토지 보상 등을 통해 주민들을 설득고, 2014년 계획된 송전선은 완공됐다. 하지만 완공 이후에도 여전히 갈등의 잔불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본론5: 송전망 문제 해결 방법]

송전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송배전망 투자를 회피하는 방법이 있다. 다양한 형태의 NWAs(Non-Wires Alternatives)가 이러한 해결책에 포함된다. 우리나라는 대규모 발전소와 장거리 송전망 건설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23년 6월 13일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제정, 공포했고 2024년 6월 14일부터 이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국내 분산에너지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분산형 에너지(RE, CHP, 상용자가), 유연성 자원(ESS, EV, DR), 열 및 수소 시스템으로 구분된다. 분산에너지 특별법의 기본 방향성은 대규모 발전소 기반의 중앙집중형 발전에서 지역 내 생산과 소비가 가능한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다. 기존의 선형 위주의 전국적 네트워크와 일방적인 전력 계통 체계에서 벗어나, 마이크로그리드와 프로슈머형 전력 플랫폼 기반의 양방향 계통 체계로 전력망의 체계를 전환한다. 이를 통해 계통 안정화를 도모하고, 지역별 전력 자립률을 평준화하여 국가 전체에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전력 수급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분산형 전원을 전기사업법과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에서 포괄적으로 정의했는데, 실무안이 아닌 구체적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이를 어떻게 명시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결론: 에너지 전환 과도기의 딜레마]

현재 우리나라는 NDC 목표 달성을 위해 석탄발전을 줄이고 당장의 발전량 보강을 위해 석탄발전을 LNG로 대체하는 과도기에 있다. 그러나  LNG는 발전 단가가 높고 국제 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에너지원이다. 따라서 유가에 따라 전기요금이 상승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반대 등으로 인해 당장 전기요금 올리는 데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한전의 적자는 더욱 심화되고, 그렇기 때문에 전력망 보강 비용 등을 충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력망 설비 확충이 필수적이지만 자금 부족으로 실행이 불가능한 것이다. 때문에 지금 당장 재생에너지를 많이 늘려도 그만큼 사용되지 못해 효용성이 떨어지는 상태이다. 게다가 이러한 문제로 인해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들도 수익성 감소 등으로 인한 피해를 겪을 수 있다. 이러한 에너지 전환 과도기의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어떤 에너지원을 사용해야 할지가 앞으로의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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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서론]

1) 구윤서, 도영현, “기후소송, 국가에 책임을 묻습니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24.05.27,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466

2)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본론2 : 장주기 ESS를 이용한 안정적인 계통운영]

1) 산업통상자원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현재 수립 중으로, 신규원전 건설계획 등은 정해진 바 없음”, 2024.05.21.,
https://www.motie.go.kr/attach/down/095a2dda9c864e1d90d751f7668a1117/c9c7c3cf7e92b35b1e7b1d88298e9aec

[본론4 : 송전망 문제]

1) 강한들, ‘산불 취약지역에 솟은 송전탑…“재난 위험 가중시켜”’, 2022.06.19., 경향신문,
https://www.khan.co.kr/environment/environment-general/article/202206191408001

2) 김선경, “밀양 765㎸ 송전탑 완공…주민 반발은 여전”, 연합뉴스, 2014.09.23,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07137293?sid=102

3) ‘밀양 행정대집행 10년…“전기 갈등은 계속된다”’, KBS뉴스, 2024.06.11,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985288&ref=A

4) 배장민, ‘전기를 생산할 수 없는 발전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24.04.24.,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452

5)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

6) 한국전력공사, ‘전력영향평가시행기준 개정 알림’, 2017.02.28.,
https://home.kepco.co.kr/kepco/KE/D/ntcob/ntcobView.do?boardSeq=21028333&parnScrpSeq=21028447&depth=0&boardNo=0&boardCd=BRD_000020&replyRole=&pageIndex=1&searchKeyword=&searchCondition=total&menuCd=FN280509

[본론5 : 송전망 문제 해결 방법]

1)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진행 경과 및 제도 개요, 산업통상자원부, 2023.08.23 

2) 이우진, 배장민, ‘한국 친환경 도시의 선두 주자, 솔라시도’,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23.11.1,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252

3) 정민호, "해외 송전망 문제 현황", 2023.12.15, http://www.keaj.kr/news/articleView.html?idxno=5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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