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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조류? 해초류? 환경을 지키는 '바다숲'

by R.E.F 21기 이태환 2022. 12. 26.

해조류? 해초류? 환경을 지키는 '바다숲'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21기 이태환

 

[나사가 주목한 남해]

작년 4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전남 완도군과 해남군 지역 일대를 지구관측 위성으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한국의 해조류 양식과 섭취 문화에 주목했다. NASA는 “한국은 돌김(Pyropia)을 양식하는 세계 최대 수출국”이라고 소개하며 “전통적으로 산모가 출산 후 한 달 동안 미역국을 먹으며, 흔한 생일 음식으로도 소비된다”고 언급했다. NASA에서 한국의 남해안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크게 두 측면에서 설명해볼 수 있는데, 해조류 양식이 다른 식량 생산에 비해 담수나 비료가 적게 소모되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으며, 다른 이유는 ‘블루카본’의 관점에서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상당하다는 것이었다.

[자료 1. NASA의 지구 관측 위성이 촬영한 전남 완도군, 해남군 일원의 모습]

출처 : NASA

이에 네티즌들은 ‘우리는 맛있어서 먹는 것인데 환경에 도움을 줄 줄 몰랐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문제는 이와 관련해 국내에서 많은 기사들이 해조류와 해초류의 개념을 혼동한 채 기재했다는 점이다. 영어사전에 ‘seaweed’를 검색하면 ‘해조’와 ‘해초’라는 뜻이 동시에 나온다. 이처럼 쉽게 혼용되는 개념이기에 본 기사에서는 해조류와 해초류의 차이가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각각 환경을 위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해조류와 해초류, 어떻게 다를까?]

해조류와 해초류를 혼동하는 가장 큰 이유는 둘의 생김새와 서식지가 비슷해서가 아닐까 한다. 그러나 둘은 전혀 다른 종이다. 먼저 해조류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바다에서 나는 모든 조류’이다. 조류란 은화식물의 한 무리를 지칭하는 단어로, 물 속에 서식하면서 엽록소로 동화작용을 한다. 뿌리, 줄기 잎이 구별되지 않고 포자에 의해 번식해 다른 기관이 없이 잎의 형태만 보인다.

[자료 2. 해조류(Algae)와 해초류(Seagrass)의 차이]

출처 : Smithsonian

이에 반해 해초류는 해양에 서식하는 속씨식물로, 서식지만 해양일 뿐 육상의 풀과 유사한 형태를 하고 있다. 계통발생학적으로는 백합과 식물이 근연관계에 있으며 육상 식물로부터 진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퇴적물 속에서 생장하는 수평 줄기와 뿌리를 볼 수 있으며 수분작용을 위한 곤충들의 관심을 끌 필요가 없어 매우 작고 눈에 띄지 않는 꽃과 씨앗을 갖고 있다. 두 종의 차이를 요약하자면 뿌리, 줄기, 잎의 형태가 명확히 구분된다면 ‘해초류’, 그렇지 않고 전체가 잎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해조류’인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본다면 해조류의 대표적인 예는 김, 미역, 파래 등이고 해초류는 쉬운 말로 잘피라고 불리는 거머리말이 있다.

 

[해조류의 변신은 무죄]

지금부터는 해조류와 해초류가 환경에 긍정적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해조류는 1세대 바이오매스(당류, 곡물, 식물류), 2세대 바이오매스(폐목재, 식물 줄기 등 목질계 바이오매스)에 이은 3세대 바이오매스로 촉망받고 있다. 해조류가 3세대 바이오매스로 조명받는 이유는 지난 1, 2세대에서 갖고 있던 한계들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세대인 옥수수와 사탕수수 같은 당류·곡물류의 문제는 식량인 곡물 자원의 가격 상승과 윤리적인 문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 도시화에 의한 경작지 감소 등 여러 요인으로부터 복합적으로 발생했다. 이어진 2세대 바이오매스는 앞선 문제를 최대한 해결할 수 있었으나 목질계 바이오매스 구성 요소인 리그닌과 헤미셀룰로오스의 전처리 기술 개발 한계로 더 이상의 발전이 어렵다고 비춰졌다. 이에 해조류는 성장이 빠르고, 경작지 사용 면적이 상대적으로 좁으며,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높고 식량자원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자료 3. 해조류 기반 바이오 연료 제조 공장]

출처 : 주간한국

이런 해조류 바이오매스를 전처리 과정 이후 당화 공정, 발효 공정, 분리 및 정제 공정의 생산 공정을 거쳐 바이오에탄올이 될 수 있다. 기존 화석연료들의 공급 불안정과 극심한 가격 변동을 겪으며, 효율적인 바이오에탄올 생산량 증진을 위해 투입되는 효소의 변화, 새로운 생산 공정의 개발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바이오매스 확보와 생산단가를 맞추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해조류 바이오매스는 바이오에탄올 생산 외에도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을 위해 이용되기 시작했다. 2015년 기준 3억 8,000만 톤이라는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생산량으로 인해 생산 공정 중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문제에 더해 미세플라스틱 문제, 폐기물 처리 문제까지 초래되고 있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이에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의 당위성이 지속적으로 언급되었고, 기존 플라스틱의 물성을 유지하면서 생산단가를 맞출 수 있는 소재를 찾는 노력이 이어졌다. 그 과정 중에서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하는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 공정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해조류 추출을 통한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이 수율이 낮고, 생산할 수 있는 종류가 한정적이라는 단점을 안고 있어 미생물 발효 공정을 통해 플라스틱 단량체로 전환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기술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시장의 규모도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앞서 언급했듯이 블루카본으로서의 활용 등 환경을 위한 해조류의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

 

[해초류로 만든 종이 접시, 자누담]

지금까지 해조류의 활용을 알아보았다면 이제 해초류의 활용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해초류 역시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블루카본 흡수원이지만 식생의 부족으로 해조류에 비하면 탄소 저장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이산화탄소 흡수의 개념보다 친환경 일회용기 생산의 관점에서 해초류의 활용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자료 4. 마린이노베이션 홈페이지]

출처 : 마린이노베이션 홈페이지

해초류 기반 친환경 일회용기 생산 업체로 소셜벤처인 ‘마린이노베이션’을 소개하고자 한다. 마린이노베이션은 ‘다음 세대를 위해 건강하고 깨끗한 지구를 만든다’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해초류를 통해 플라스틱 및 목재 대체재를 제작, 생산하는 기업이다. 플라스틱 사용량 증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해초류 부산물로 해초 종이접시, 종이컵, 계란판 등을 제작하고 있으며 생분해성 친환경 패키징 제품 브랜드인 ‘자누담’을 출시하였다. 지속적인 친환경 패키징 기술 개발을 정부 및 여러 기관으로부터 인정받아 ‘2021년 우수벤처기업’으로 선정되는 데 이어 최근 미국 최고 권위의 발명상인 ‘2023 에디슨 어워드’ 수상 후보기업으로 선정되는 데까지 이르렀다.

[자료 5. 자누담 생분해 해초접시 ⓒ이태환]

위 사진이 자누담의 “해초접시 가리비타입” 제품이다. 마린이노베이션에서 운영 중인 구매처(마린샵)에서 구매해 실제로 사용해보았다. 가격은 10개에 11,250원이며 모양에 따라 가리비 타입과 키조개 타입이 있다. 사이즈는 25cm 가량으로 접시 안쪽이 파여있으며, 마린이노베이션의 로고가 박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해초류로 제작되었다고 하나 특별한 향은 느껴지지 않았으며 목재 펄프의 향만 났다. 일반적인 일회용기와 달리 코팅이 되어있지 않아 매끈한 느낌보다는 약간 거친 촉감이었으며, 무게는 기존 일회용 접시와 비슷했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가운데 파인 깊이가 얕아 음식물을 많이 담기가 힘들다는 점과 국물 요리의 경우 접시가 금방 젖는다는 점이 있었다. 그리고 이전 인터뷰에서 “친환경 제품이 비싸고 품질이 좋지 않다’는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자누담’ 제품을 출시했다”고 밝힌 데 반해 1개당 1,250원이라는 다소 비싼 가격이 책정되어 있었다.

물론 생산 공장의 부족과 적은 수요로 판매가가 높게 책정되었을 수 있다. 이후 수요가 증가하고 생분해성 일회용기가 주류로 자리잡는다면 해결될 문제로 사료된다. 아직 단점들이 있지만 추후 보완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되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환경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기업의 마인드와 대중들이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켜야 할 바다숲]

[자료 6. 바다숲의 모습]

출처 : 한국수산자원공단

지금까지 해조류와 해초류의 차이와 각각의 환경을 위한 활용 및 적용 방안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해조류와 해초류를 통틀어 ‘바다숲’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과학적으로는 바닷속 대형 엽상해조류나 해초류 군락지로 태양에너지와 이산화탄소, 물을 이용해 유기물을 생산하고 그 산물을 어패류에 공급하는 바다 생태계 근간을 의미한다. 해양수산부는 2020년, 560억원을 들여 연안 일대에 이 바다숲을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탄소 저장고 역할과 바이오매스, 연안 생태계 역할을 하는 해조류와 해초류를 2,768ha 규모로 21곳에 심어 현재 바다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에 선순환적인 자연 구조를 구성하는 것이 목표다.

그런데 사업의 효율성을 두고 일부 환경단체는 바다숲 사업 자체를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업을 진행한 한국수산자원공단도 이를 인정했다. 비판을 수용해 한국수산자원공단은 바다숲 조성 방법의 변화와 철저한 식생 조사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을 시사했다. 어쩌면 미래 환경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도 있는 바다숲을 성공적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도처의 많은 관심과 국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지지가 필요하다.


바이오매스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해조류로 수소를 생산한다고?", 작성자(20기 김지원),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575

2. "Bio-material vol 3. Potential of Bio-Energy ", 작성자(13기 윤지혜),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2629 


참고문헌

[NASA가 주목한 남해]

1) 현인아, “NASA가 주목한 남해..‘바다숲’을 지켜라”, MBC 뉴스, 2022.09.13.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today/article/6407125_35752.html

2) NASA earth observatory, “Green Harvest in South Korean Waters”, 2021.04.23.

https://earthobservatory.nasa.gov/images/148215/green-harvest-in-south-korean-waters

[해조류와 해초류, 어떻게 다를까?]

1) “해조류[sea algae]”,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252097&cid=40942&categoryId=32669

2) 배석환, “같은 듯 다른 해조류·해초류 차이점은?”, 어업in수산, 2022.09.21.

http://www.suhyup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9650

3) “해초류[seagrasses]”, 해양학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684970&cid=64516&categoryId=64516

4) “Algae vs Seagrass”, Smithsonian

https://ocean.si.edu/holding-tank/images-hide/algae-vs-seagrass

[해조류의 변신은 무죄]

1) 라채훈, 선우인영, 김성구, “해조류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바이오에탄올 생산기술”, 생명과학회지, 26(8), p976-982, 2016.

2) 송철호, “해조류, 친환경 산업 ‘게임체인저’ 급부상”, 주간한국, 2021.07.02.

http://weekly.hankooki.com/news/articleView.html?idxno=6892631

3) 정규열, 우성화,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플라스틱 생산 연구동향”, 한국생물공학회소식지, 29(1), p31-35, 2022

4) 채덕종, “세계 첫 해조류 바이오에탄올 실증플랜트 완공”, 이투뉴스, 2013.06.24.

http://www.e2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0808

[해초류로 만든 종이 접시, 자누담]

1) 김재민, “SK이노 친환경 소셜벤처 ‘마린이노베이션’, 해초로 만든 종이접시 펀딩 인기”, 뉴스락, 2021.10.21.

http://www.newslock.co.kr/news/articleView.html?idxno=47898

2) 유정환, “친환경 해초 식품용기 미국 최고 권위 발명 어워드 후보 올랐다”, 국제신문, 2022.12.04.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200&key=20221204.99099000806

[우리가 지켜야 할 바다숲]

1) 이정하, “여의도 9.5배 면적 바다숲 조성…‘바다 사막화’ 막는다”, 한겨레, 2020.01.27.

https://www.hani.co.kr/arti/area/capital/925782.html

2) 장정욱, “[탄소 먹는 하마②]10년 공들인 ‘바다숲’…실효성 논란 극복 방법은”, 데일리안, 2022.08.24.

https://www.dailian.co.kr/news/view/1145214/?sc=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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