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재사용, 이제는 안전성 검사를 거쳐야 한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용대
[재사용전지 안전성 검사제도 시행]
[자료 1. 제주테크노파크 재사용전지 안전성검사기관 지정 수여식]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지난해 10월 19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재사용전지 안전성 검사제도’를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잔존수명이 70~80% 남아있는 전기차의 사용 후 배터리를 폐기하지 않고, ESS 등으로 안전하게 재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성 검사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검사제도가 시행된 배경에는 잔존수명이 70~80% 남아있는 배터리를 재사용하려는 수요가 있었음에도 안전성 검사제도가 부재해 차질을 겪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국가기술표준원은 2022년 10월 18일에 재사용전지 안전성 검사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을 일부 개정했고, 이후 1년의 유예기간 동안 △검사기관 지정, △책임보험 가입, △위반 시 과태료 부과, △재사용전지 안전기준(KC 10031) 제정 등 하위법령 정비를 마무리했다.
현재 국가기술표준원은 안전성 검사 수행에 필요한 요건을 갖춘 기관을 선별해 안전성검사기관으로 지정한 상태이다. 이로써 재사용전지 제조업자는 지정된 안전성검사기관으로부터 안전성 검사를 받고, KC마크 등의 표시사항을 부착한 제품에 대해서만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이때 안전성검사기관의 부실한 검사 결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에 대해서는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여 이를 보완했고, 검사기관 및 제조업자의 위법 사항이 있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재사용전지의 개념]
본 기사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재사용전지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료 2. 배터리의 재사용과 재활용 개념 비교]
출처: SKinno News
재사용전지란 배터리를 재사용한다는 개념에서 비롯된 단어이다. 배터리를 재사용(Reuse)하는 것은 배터리를 재활용(Recycle)하는 것과 대비되는데, 이 두 가지 개념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큰 차이점은 ‘잔존 수명’이다. 전기차를 오랫동안 사용하다 보면, 충ㆍ방전이 반복되거나 운전자의 습관 등에 의해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수명이 점점 줄어든다. 이때 전기차는 요구되는 출력이 높기 때문에 배터리의 수명이 약 80% 이하로 떨어지게 될 경우 운행 시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잔존수명을 측정하고 판별하는 과정을 통해 잔존 수명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우에는 ‘재사용’, 낮은 경우에는 ‘재활용’한다. 즉 재사용이 배터리를 분해하지 않고 용도만 변경해 ESS 등으로 재사용하는 방식이라면, 재활용은 배터리를 분해하여 니켈, 망간, 리튬 등의 소재를 추출하고 새로운 배터리를 제작할 때 재활용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자료 3. 재사용전지 활용 실증사업 사례]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배터리를 재사용하는 곳은 주로 전기차에 비해 높은 성능을 요구하지 않는 곳에 해당한다. 대표적으로 ESS, 이동형 충전기, 파워뱅크 등이 있다. 특히 ESS는 팩 단위의 사용 후 배터리를 연결하여 전력을 저장해두고 필요한 경우에 사용할 수 있어 전력 계통과 연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재사용전지 안전성 검사제도란?]
[자료 4. 사용 후 배터리를 재사용하는 과정]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현재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대부분 ‘리튬이온 배터리’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에는 액체 전해질과 코발트, 리튬, 망간, 니켈 등이 포함되어 있어 충격 등으로 인해 외부에 노출될 경우 감전이나 큰 화재의 위험성이 있다. 이를 고려해 사용 후 배터리를 재활용, 재사용하는 과정에서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자료 5.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주요 개정 내용]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따라서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2023년 10월 19일부터 ‘재사용전지 안전성 검사제도’를 시행할 것을 발표했고, 원활한 시행을 위해 2022년 10월 18일에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을 개정했다. 이를 통해 2023년 10월 19일부터 재사용전지 제조업자는 지정된 안전성검사기관으로부터 안전성 검사를 받고, KC마크 등의 표시 사항을 부착한 제품에 대해서만 판매 및 유통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여 안전성검사기관의 부실한 검사 결과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할 수 있게 했다. 만약 검사기관이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거나 제조업자의 위법 사항이 있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근거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업계의 검사 부담을 고려하여 재사용전지 제조업체가 일정 요건을 갖출 경우 안전성검사기관으로 지정해 스스로 안전성을 검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자료 6. 국내 재사용전지 안전성검사기관 지정 현황]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2023년 7월부터 안전성검사기관 지정을 위해 사전접수를 받았다. 이때 신청기관은 사업계획서 및 업무규정 등의 문서심사와 현장평가를 거친 후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에 따라 심의를 통해 안전성검사기관으로 지정되었다. 현재 전국적으로 재사용전지 안정성검사기관이 지정된 가운데, 제1호는 ‘제주테크노파크’가 선정되었다. 제주테크노파크에서는 2023년 11월 17일부터 재사용전지 및 전후방 연관 사업자를 대상으로 사업공고를 내고, 재사용전지 안전성검사 지원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전기차에서 배출된 사용 후 배터리와 활용 제품의 안전성을 본격적으로 검사 및 검증할 계획이다.
[지속 가능한 배터리 순환 체계를 위해]
현재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전기차는 국내에서 2023년 3월 기준으로 약 42만 대가 등록되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명은 평균적으로 약 5년에서 10년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앞으로 사용 후 배터리의 물량이 전기차 보급 속도에 비례해 증가할 예정임을 시사한다. 하지만 사용 후 배터리를 모두 땅에 매립할 경우 유독물질인 리튬과 코발트 등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어 적절한 처리가 필요한데, 오히려 좋은 방향으로 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자원 순환'이다.
특히 원자재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배터리의 자원 순환을 통해 원자재 의존도와 배터리 제작 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할 수 있어 매우 중요한 관점이 된다. 더불어, 올해 2월부터 시행될 EU의 배터리 규정과 이미 시행 중인 미국의 IRA와 같이 세계적인 배터리 순환 체계에 대한 관심은 우리나라의 발 빠른 대비를 알리는 신호가 된다. 이를 고려했을 때, 배터리의 재사용 및 재활용 인프라 기술은 향후 배터리 순환 체계에서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이며, 그 주축으로서 이번 '재사용전지 안전성검사 제도'가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배터리 재사용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작은 용기 하나로 배터리를 재활용하다!", 21기 곽서영, 23기 김태현, 23기 송태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065
2. "'EU 배터리 규제안'이 불러온 폐배터리 리사이클의 새로운 패러다임", 18기 이지수, 19기 이수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480
참고문헌
[재사용전지 안전성 검사제도 시행]
1) 기획재정부, "사용후전지의 안전한 재사용을 위한 안전성 검사제도 도입",
https://econedu.go.kr/mec/ots/dif/view.do?comBaseCd=DIFTYPCD&difField1=DIFFIELD25&difSer=e4b2133f-bbfb-4543-8999-cfaaf8dfe12f&temp=2023&temp2=HALF002
2) 산업통상자원부, "재사용전지 안전성 검사제도 본격 시행", 2023.10.18., https://www.motie.go.kr/kor/article/ATCLa3d66de4c/167953/view
3) 산업통상자원부, "재사용전지 안전성검사기관 4호 지정, 배터리 재사용 시장 확대 돕는다", 2023.12.21., https://www.motie.go.kr/kor/article/ATCLa3d66de4c/168383/view
4) 산업통상자원부, "재사용전지 안전성 검사제도 시행(안) 발표", 2023.03.29., https://www.motie.go.kr/kor/article/ATCLa3d66de4c/166992/view
[재사용전지의 개념]
1) 기술보증기금, 테크브릿지, "전기자동차용 폐배터리 재사용(Reuse)",
https://tb.kibo.or.kr/ktbs/board/tech-trend/tech_trend.do?mode=download&articleNo=626&attachNo=1507
2) 산업통상자원부, "재사용전지 안전성 검사제도 본격 시행", 2023.10.18.,
https://www.motie.go.kr/kor/article/ATCLa3d66de4c/167953/view
3) POSCO NEWSROOM, "[궁금한 THE 이야기] ⑥ 이제는 순환경제 시대, 다 쓴 배터리도 돈이 된다?!", 2023.02.01.,
https://newsroom.posco.com/kr/%EA%B6%81%EA%B8%88%ED%95%9C-the-%EC%9D%B4%EC%95%BC%EA%B8%B0-%E2%91%A5-%EC%9D%B4%EC%A0%9C%EB%8A%94-%EC%88%9C%ED%99%98%EA%B2%BD%EC%A0%9C-%EC%8B%9C%EB%8C%80-%EB%8B%A4-%EC%93%B4-%EB%B0%B0%ED%84%B0/
4) SKinno News, " “폐기물이 아닌 소중한 자원!” 전기차 배터리를 다시 쓰는 방법", 2022.02.11.,
https://skinnonews.com/archives/93130
[재사용전지 안전성 검사제도란?]
1) 경영혁신실, 제주테크노파크, "제주테크노파크, 재사용전지 안전성검사서비스 본격 시행", 2023.12.01.,
https://www.jejutp.or.kr/board/detail/16637
2) 산업통상자원부, "재사용전지 안전성 검사제도 본격 시행", 2023.10.18.,
https://www.motie.go.kr/kor/article/ATCLa3d66de4c/167953/view
3) 산업통상자원부, "재사용전지 안전성검사기관 4호 지정, 배터리 재사용 시장 확대 돕는다", 2023.12.21.,
https://www.motie.go.kr/kor/article/ATCLa3d66de4c/168383/view
4) 정지우 외 4명, "전기자동차에서 발생하는 폐배터리의 재활용 및 재사용: 리뷰", Journal of Korean Society of Environmental Engineers, 16pages, 2023.07.31.
[지속가능한 배터리 순환 체계를 위해]
1) 공공데이터포털, "한국전력공사_지역별 전기차 현황정보", 2023.05.10., https://www.data.go.kr/data/15039554/fileData.do
2) 정지우 외 4명, "전기자동차에서 발생하는 폐배터리의 재활용 및 재사용: 리뷰", Journal of Korean Society of Environmental Engineers, 16pages, 2023.07.31.
3) BATTERY INSIDE, "세상의 모든 배터리에 대한 궁금증 – 글로벌 폐배터리 산업의 동향은 어떻게 될까?", 2023.09.19.,
https://inside.lgensol.com/2023/09/%EC%84%B8%EC%83%81%EC%9D%98-%EB%AA%A8%EB%93%A0-%EB%B0%B0%ED%84%B0%EB%A6%AC%EC%97%90-%EB%8C%80%ED%95%9C-%EA%B6%81%EA%B8%88%EC%A6%9D-%EA%B8%80%EB%A1%9C%EB%B2%8C-%ED%8F%90%EB%B0%B0%ED%84%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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