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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후변화-환경

'마라탕후루' 열풍, 그 중독성의 이면

by R.E.F 25기 이예영 2024. 3. 30.

'마라탕후루' 열풍, 그 중독성의 이면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이예영

 

MZ라면? 마라탕후루!

요즘 번화가를 걷다 보면 꼭 만나게 되는 가게들이 있다. 바로 형형색색의 과일을 꽂아 만든 ‘탕후루’ 가게와 취향대로 다양한 재료를 조합할 수 있는 ‘마라탕’ 가게들이다. 최근 10대들 사이에서는 이 두 가지를 엮은, 이른바 ‘마라탕후루’가 유행하고 있다. 마라탕으로 식사하고, 디저트로 탕후루를 먹는 코스를 뜻한다. 

[자료 1. 마라탕]  

출처: 마시자매거진

배달의민족이 내놓은 ‘배민 트렌드 2022’에 따르면 10대가 가장 많이 주문한 메뉴는 마라탕이다. 2위는 매운 떡볶이, 3위는 치킨버거 세트였다. 떡볶이를 이긴 마라탕, 10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하나의 시장으로 진화했다. 특히 마라탕을 파는 음식점 가운데선 거대 프랜차이즈가 등장하기도 했다. 국내 마라탕 프랜차이즈 가운데 가장 지점 수가 많은 곳은 ‘탕화쿵푸마라탕’으로 전국에 450여개 지점이 있다. 400개 내외의 매장을 운영하는 맥도날드보다 많은 수치이다.

[자료2. 탕후루] 

출처:SRORY.W

지난달 22일 KB국민카드가 발표한 ‘디저트 전문점과 오락서비스업종의 신용카드, 체크카드 매출액과 신규가맹점 비중’ 분석 결과를 보면 디저트 전문점의 카드 매출이 전년보다 19% 늘었다고 한다. 이중 매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디저트 부문은 탕후루다. 지난해 전국 탕후루 전문점의 카드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678%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탕후루 전문점의 신규 가맹점 등록률도 1,339%로 급증했다. 이는 각 2위와 3위를 차지한 베이글/추로스 전문점, 아이스크림 전문점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이렇게 마라탕과 탕후루는 MZ세대의 지지를 통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됐다. 하지만 환경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는 과연 좋은 현상일까?

 

마라탕과 탕후루의 환경 오염

앞서 언급한 ‘배민트렌드 2022’를 통해 우리는 마라탕 배달량의 규모에 대해 어림짐작해 볼 수 있다. 만약 마라탕을 배달이나 포장으로 주문한다면, 하나의 마라탕 당 탕 용기 1개, 죽 용기 1개, 소스 용기 2개와 포장용 OPP비닐이 소비된다. 이는 전부 일회용품이다. 일회용품의 대표적인 문제점으로는 미세플라스틱 배출이 있는데, 한국소비자원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라탕 배달에 사용되는 용기들에서 무려 약 39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된다고 한다. 

[자료3. 일회용품 미세플라스틱 발생량]   

출처:뉴스웨이 

마라탕과 같이, 탕후루는 여러 일회용품 폐기물이 발생한다. 탕후루를 만들 때 사용되는 기다란 나무꼬치와, 수월하게 먹기 위한 작은 종이컵, 배달 시에 발생하는 포장재 등은 대부분 일회용이다. 젊은 층의 엄청난 탕후루 소비 증대에 따라, 탕후루는 대량 생산과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폐기물은 매우 많은 양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한 적절한 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자연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탕후루를 먹고 난 뒤 쓰레기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길거리가 오염되고 있다. 탕후루는 긴 나무꼬치에 여러 개의 과일을 꽂아 만든다. 때문에 뾰족한 나무꼬치가 쓰레기봉투를 뚫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쓰레기봉투가 뚫리면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다른 쓰레기봉투에 손상이 입혀져 모든 쓰레기가 쏟아지게 된다. 결국 쓰레기봉투가 제 역할을 못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하루살이와 같은 해충들이 많아진다는 문제도 있다. 

[자료 4. 탕후루의 쓰레기 문제] 

출처:뉴스1

마라탕과 탕후루는 공통적으로 ‘일회용품 소비’에 대해 환경업자들에게 우려의 목소리를 얻고 있다. 단순히 10대들뿐만이 아니라 SNS상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에, 유행을 따라가는 소비자들과 보여주기식 소비의 증대를 통해 이는 앞으로 더욱 문제가 될 것이다. 이를 해결하는 답은, ‘일회용품의 환경 문제’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일회용품 사용의 문제점

일회용품 폐기물들은 소각, 매립, 재활용으로 처리된다. 소각할 경우 인간에게 독이 될 수 있는 다이옥신이 검출되기 때문에 땅에 매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매립 시 분해되는데 최소 500년 이상이 걸려 심각한 토양 오염을 일으킨다. 종이는 분해되는데 2~5개월이 걸리며 우유팩은 5년, 일회용 컵은 20년 이상, 플라스틱 용기는 500년 이상 소요된다. 또한 쓰레기가 썩으면서 다량의 메탄이 발생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강력한 온실가스로 인체에 치명적이고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자료5. 일회용품 분해 기간] 

출처: 노컷뉴스

매립지에서는 침출수도 발생한다. 침출수는 매립지에서 흘러내리는 더러운 물로, 유기물 부하가 매우 높아 잘 처리하지 않으면 인근지역의 농작물 등에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침출수의 발생은 강우량과 매립장 면적, 특수계수 등 매립지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보통 강우량의 20~30%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재활용되지 않은 일회용품이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면 녹지 
못하기 때문에 바다에 가라앉거나 계속 떠다니게 된다. 컵, 빨대 등은 바다 생물의 몸에 끼거나 바다 생물이 먹이로 착각해 먹기도 해 목숨을 위협받는다. 바다에 버려진 일회용품은 바다생물뿐 아니라 인류의 안전도 위협할 수 있는데 이는 비닐 등 플라스틱은 순환 과정을 거치며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해양과학기술원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해양생물의 미세 플라스틱 검출을 조사한 결과 어류 6종과 조개류인 바지락에서 모두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얘기했다.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의 몸 속으로 들어오면 미세플라스틱에 첨가, 흡착한 유해 물질이 몸에 들어와 다양한 질환을 야기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일회용품 사용규제 돌아보기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일회용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가장 처리하기가 힘든 플라스틱 분야에 주목해 이를 알아보았다. 우리나라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플라스틱 일회용기의 퇴출을 여러 번 시도했다. 퇴치 전략도 다양했다. 사용을 금지하거나 극단적으로 제한하기도 했으며, 총 플라스틱 함량을 줄이고자 하는 절충적 정책도 시도됐었다. 

[자료 6. 친환경 일회용기]

 출처: 사이언스이그재미너

박근혜 정부 때는 플라스틱의 총량을 줄임과 동시에 생분해성 식품 일회용기 사용을 권장했다. 이른바 ‘친환경 일회용기’ 정책이다. 100% 플라스틱을 원료로 한 식품 일회용기 대신 플라스틱을 대체한 친환경 또는 환경 교란성이 없는 물질을 섞어서 만든 용기 권장 정책을 폈었다. 이 정책을 수치로 해석하면, 종전과 같은 정도의 식품 일회용기 사용 생활 습관을 유지한다고 할지라도 최종 매립 또는 소각해야 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양은 큰 폭으로 줄일 수 있었다. 환경부도 ‘환경마크 제도’를 마련해 시행하면서 최소한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무해성 물질을 첨가하지 않은 100% 플라스틱 일회용기는 설 자리를 점차 잃어가기 시작했다. 필자가 파악한 바로는, 시행 기간이 길지 않았지만, 다양한 친환경성 첨가 물질들이 개발됐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개발된 물질 또는 원료들을 이용한 일회용기들이 다량 출시됐었다. 

하지만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슬그머니 친환경 정책이 흐지부지되면서 또다시 온통 플라스틱 용기로 바뀌어 버렸다. 거의 플라스틱 원료 100%를 사용한 식품 일회용기들이 시장을 재탈환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관련 업체들이 거의 망하게 되면서 관련 업태도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이후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커피숍과 카페 등을 대상으로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 사용을 권장하면서 플라스틱 정책이 또 한 번 전환됐다. 하지만 앞서 플라스틱 퇴치를 위한 2~3번의 정책 시행과 ‘슬그머니 철회’가 되풀이되면서 정책의 전망이 밝지 못했다. 다회용기 사용 정책이 그간 일회용기에 길들어져 있던 시민들의 습관을 쉽게 바꾸어 내지 못한 것도 요인이겠지만, 수시로 정책을 바꾸어버리는 환경부의 정책에 대한 신뢰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다회용기 ‘사용 권장’에서 ‘사용 강행’ 단계를 넘지 못하고 환경부가 지난해 ‘일회용품 사용규제 철회’를 발표했다. 불과 1년여 만에 진행된 일회용기 관련 환경부 정책의 변화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2024년 11월 부산에서는 플라스틱 규제를 결정하는 유엔 국제협약 마지막 협상(제 5차)이 예정되어 있다. 국제 플라스틱 협상은 플라스틱으로 인한 지구 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구속력 있는 법적 규제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국제적인 움직임과 함께, 한국 또한 개최지로 선정된 만큼 적극적인 모습이 보여야 하지만, 실제 정책을 보았을 때는 이와는 역행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UN을 비롯한 세계 각국을 따라 우리나라 또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탈(脫) 플라스틱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조금 더 적극적인 플라스틱 퇴치 정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취재]세상에서 가장 큰 일회용품은 축제?", 23기 김태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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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MZ라면? 마라탕후루! ]

1) 김승언, “탕후루의 ‘달콤함’ 마라탕의 ‘화끈함’ 유혹에 넘어가는 MZ들”, 대경일보, 2024.03.05., https://www.dk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433276

2) 박이담, “’마라탕후루’ 이어 ‘밀크티’다... 10대가 가지고 놀면 생기는 일[비크닉]”, 중앙일보, 2024.03.03.,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344827?sid=101

3) 윤미지, “’탕후루,마라’ 계속되는 질주... 음식, 더 달고 더 자극적여지다”, HANDMAKER, 2024.03.13., https://www.handmk.com/news/articleView.html?idxno=20886 

 

[ 마라탕과 탕후루의 환경 오염 ]

1) 박다민, ““비싸기만한 설탕 덩어리 왜 먹나” 중국 인기 간식 탕후루, 건강 문제와 환경 오염 문제 터졌다.”, 2023.09.11., https://www.newskrw.com/news/articleView.html?idxno=22138

2) 박성범, “거리를 오염시킨 탕후루”, 동국IN, 2023.09.15., https://www.donggukin.or.kr/news/articleView.html?idxno=20158

3) 박희원, “’마라탕 끊어야 하나...’ 미세플라스틱 가장 많은 배달용기 보니”, 뉴스웨이, 2023.03.07., https://www.newsway.co.kr/news/view?ud=2023030709370138174

4) 정선아, “중국 간식 탕후루, 환경파괴에 생태계 위협까지?”, NEWSCOOK, 2023.09.01., http://newscook.co.kr/View.aspx?No=2930491 

 

[ 일회용품 사용의 문제점 ]

1) 김민아, “[환경기획1] 지구 생명의 근원을 파괴하는 일회용품”, 사이드뷰, 2023.05.10., https://www.sideview.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555

2)홍석천,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 일회용품 사용을 왜 줄여야 할까?”, 춘천사람들, 2023.01.30.,  https://www.chunsa.kr/news/articleView.html?idxno=5484 

 

[ 우리나라의 일회용품 사용규제 돌아보기 ]

1) 김회경, “[기자수첩] ‘그린워싱’,’일회용품 사용규제 철회’... 일관성 없는 환경부 정신 차려야”, 뉴스프리존, 2024.01.12., https://www.newsfreezo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1090

 

[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 ]

1) 박가영, “국제사회는 ‘플라스틱 규제 강화’... 한국은 ‘일회용품 규제 철회’”, ESG경제, 2023.11.15., https://www.esg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5161 

2) 장상유, “유엔 플라스틱 규제 국제협략 마지막 협상, 내년 11월 25일 부산에서 개최”, Business Post, 2023.11.20.,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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