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4대 지표로 읽는 미래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구윤서
[무시할 수 없는 기후 위기의 실체]
지구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 변화는 우리의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오늘 아침에 우리는 여전히 가벼운 플라스틱 컵과 플라스틱 빨대로 커피를 마시고, 자동차를 타며 일상적인 습관을 유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무심코 하는 행동들은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변화로 찾아오고 있다.
온난화로 인한 극단적인 기후 조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사라지는 섬, 식량 부족으로 인한 기아와 전염병의 증가 등은 이미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이러한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바다 건너편에서의 뉴스 기사나 책 속 이야기로만 들려오는 것 같은, 멀고 먼 이야기로 느낀다. 그러나 이는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으며, 우리의 무관심이 이러한 문제의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까지 우리가 무시해 온 기후 위기의 실체를 데이터 기반으로 알아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기상청 기온 데이터 분석 기반 체감 기후 변화]
우리가 사는 도시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기후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최근 몇십 년 동안의 기후 변화는 우리의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기온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가깝게 느끼는 기후 현상이다.
1960년부터 2024년까지의 서울 기온 데이터를 월별로 분석해 기후 변화의 추이를 살펴볼 수 있다.
[자료 1. 서울 기온분석 (1960 ~ 2023년 4월)]
출처 :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자료 2. 서울 기온분석 (1960 ~ 2023년 8월)]
출처 :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자료 3. 서울 기온분석 (1960 ~ 2023년 10월)]
출처 :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자료 4. 서울 기온분석 (1960 ~ 2024년 1월)]
출처 :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기상청에서 발표한 봄인 4월, 여름인 8월, 가을인 10월, 그리고 겨울인 1월의 기온 분석 자료는 위와 같다. 최고 기온과 최저 기온, 평균 기온 모두 1960년대보다 최근에 기온이 높아지는 경향이 보인다.
[기후 변화를 결정하는 4대 지표]
실제로 기후 변화를 판단하는 것은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기온이나 일교차보다는 4대 지표인 '온실가스 농도, 해수 온도, 해양 산성화, 해수면 상승'이다. 세계기상기구(WMO)에서 발표한 지구 기후현황 보고서(State of the Global Climate)는 ‘온실가스 농도, 해수면 상승, 해수 온도, 해양 산성화’을 주요 지표로 채택해 기후변화 현황을 판단한다.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대기와 해양은 따뜻해지고, 눈과 빙하가 녹아 양이 줄어들고 있다. 눈과 빙하가 녹음으로 해수면이 상승한다. 대기 중에 많아진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해양은 산성화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4가지를 기후변화의 주요 4대 지표로 선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후변화의 현황을 확인한다.
[자료 5. 기후 변화]
출처 : SBS 뉴스
[1] 온실가스 농도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육불화황(SF6) 등의 가스를 이른다. 온실가스 농도는 이 4가지 가스의 연평균 농도를 말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는 지구온난화를 직접적으로 추산하고, 배출원과 소멸원의 변화를 유추할 수 있는 좋은 근거자료가 된다고 한다.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질수록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2] 해수면 상승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바다가 이전보다 더 많은 열을 흡수하게 됐다.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 물의 부피가 팽창하게 된다. 바닷물의 팽창으로 인해 수면이 상승하고 기온이 계속해서 올라가니 육지 위의 얼음과 빙하도 계속해서 녹고 있다. 이렇게 녹은 얼음은 해양으로 유입되어 해수면 상승을 야기한다. 2만 년 전에 비해 100m 이상 상승했고, 최근 120년간 20cm 상승하였다.
[3] 해수 온도
바다는 배출된 이산화탄소 중 약 25%를 흡수한다. 그런데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인해 탄소 흡수량이 줄어든다. 그만큼 대기에 있는 총 이산화탄소 양은 늘어나는 셈이다. 바닷물이 따뜻해지면 빙하의 녹는 속도가 빨라져 해수면 상승도 가속화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해양에서 열을 흡수하면 해수면 온도가 높아져 전 지구의 해양순환 패턴이 변화해 해양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해빙이 녹아 해수면 높이를 상승시키며, 육상은 복사열 흡수로 인해 기온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지난 100년 동안 전 지구 해양은 약 1만1000년 전 이후 가장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4] 해양 산성화
해양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해양 산성화가 진행되고 있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기후변화 영향을 완화시키는 반면에 해양 산성도는 증가해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후 변화 4대 지표를 기준으로 본 우리나라 기후 변화 근황]
[1] 온실가스 농도
온실가스 배출원은 에너지, 산업공정, 농업, 폐기물로 구분된다. 전 세계적으로 주된 배출원은 에너지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 중 에너지는 전체의 87%에 달한다. 1990년에서 2020년 사이 에너지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137% 증가했다. 2021년 총 배출량은 6억7660만 톤CO2eq이다.
[자료 6. 국가 온실가스 통계]
출처 : e-나라지표
[자료 7. 대한민국 온실가스 배출량]
출처 : 국가지표체계
연평균 온실가스 농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 8.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 및 순배출량]
출처 : e-나라지표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총 배출량, 순 배출량이 증가했지만 최근 2019년 대비 2020년 6.4% 감소한 점은 의미 있는 변화이다. 계속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
[2] 해수면 상승
[자료 9. 국내 연평균 해수면높이 편차]
출처: 기상청 종합 기후변화감시정보
국내 조위관측소 21개 지점의 연평균 해수면 높이를 1989년의 해수면 높이인 0.0cm를 기준으로 변환한 그래프이다. 기준치와 비교해 매년 해수면 높이가 점점 상승하고 있다. 2020년 연평균 해수면 높이 편차는 기준치 대비 9.1cm 상승했으며, 2016년에는 9.5cm로 최댓값을 보였다고 한다.
해양기후 예측센터가 분석한 2021년 3월 해양기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도 해수면은 평년보다 대체적으로 높다고 한다. 특히 한국 주변해의 해수면은 평년(0.93m)보다 0.08m 높았다.
[3] 해수온도
해양기후 예측센터가 분석한 2021년 3월 해양기후에 따르면, 한국 주변 해역 평균 해면 수온은 16.6도로 평년(15.9도)보다 0.7도 높았고, 황해 및 동중국해, 동해 남부역의 상승이 두드러졌다고 한다. 국내 연평균 해수면 온도 편차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해수면의 온도는 1991~2020년 평균(17.1도)을 기준으로 온도의 높낮이를 측정하고 있다.
[자료 10. 국내 연평균 해수면온도 편차]
출처 : 기상청 종합 기후변화감시정보
[4] 해수 산성화
2022년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은 우리나라 바다가 전 세계 대양과 비슷한 수준으로 해양 산성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해역 표층수의 pH는 매 10년 단위로 0.019 정도 감소했다. 이러한 수치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합의체,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서 발표한 전 지구 대양 표층의 해양 산성화 경향(매 10년 단위 0.017~0.027 감소) 및 일본 기상청에 의한 일본 연근해의 해양 산성화 경향(매 10년 단위 0.016~0.023 감소)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전 세계 대양 및 일본 연근해에 비하면 우리 해역 산성화 요소의 계절 변동성은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최근 여름철 고수온과 겨울철 저수온의 잦은 발생과 같은 이상기후에 따른 우리 해역의 물리적 영향 때문으로 분석하였다. 수과원이 지난 8년간 실시한 우리나라 해양 산성화 모니터링 결과에서 확인됐다. 이는 국내 처음으로 발표된 장기 해양 산성화 관측 결과이다.
[자료 11. 대양(하와이 ALOHA 해양관측소)과 우리나라 연근해(정선해양관측)의 표층 pH 장기 변동 경향]
출처 : 국립수산과학원
[기후 변화의 진실, 데이터로 보는 우리의 미래]
4대 지표는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것 이상으로 우리가 지구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 현실을 명백히 보여준다. 이는 우리의 미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 신호이다. 극단적인 기후 조건은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들고, 우리가 사는 지역을 영원히 바꿀 수 있다. 기후 변화가 가속화되고 지구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순히 숫자와 그래프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보는 것이다. 4대 지표의 현황은 우리가 지구 환경을 보호하고, 우리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명확히 보여준다. 우리는 단순히 관심을 가지고 경고를 듣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를 대처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지구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개인적인 선택부터 시작해 에너지 절약, 재활용, 대중교통 이용 촉진 등의 간단한 행동을 통해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정책 결정자들에게 기후 변화 대응을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는 요구를 통해 정책적인 변화도 이끌어 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선택과 행동이 미래를 결정짓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지구가 열받은 만큼의 대가, 누가 죄인인가", 22기 유현서, 23기 고가현, 김경훈, 24기 김하은, 변지원,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171
2. "뿌린 만큼 돌아온 이상기후", 21기 곽서영, 정재혁, 23기 김용대, 진희윤, 24기 도영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176
참고문헌
[기상청 기온 데이터 분석 기반 체감 기후 변화]
1) 기상청,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조건별 통계", 2024.03.17., https://data.kma.go.kr/climate/RankState/selectRankStatisticsDivisionList.do?pgmNo=179
[기후 변화를 결정하는 4대 지표]
1) 유영규, "대기에 쌓은 온실가스만으로도 2.3도↑ 파리협약 목표 훌쩍 넘어", SBS 뉴스, 2021.01.07.,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160415
[기후 변화 4대 지표를 기준으로 본 우리나라 기후 변화 근황]
1) 기상청 종합 기후변화감시정보, "해수면높이 - 국내외 해수면높이", 2022.02., http://www.climate.go.kr/home/09_monitoring/marine/sl_alt
2) 한인성, 국립수산과학원, "수과원, 국내 처음으로 장기 해양산성화 관측 결과 발표", 2022.11.14., https://www.nifs.go.kr/news/actionNewsView.do?MENU_ID=M0000307&NEWS_SEQ=4116&selectPage=10&NEWS_D_DATE_BEGIN=2022-03-22&NEWS_D_DATE_END=2023-03-22&PARENT_NEWS_HG_CODE=&NEWS_D_SUBJECT=
3) 해양기후예측센터, "2021년 3월 해양기후 분석정보", 2021.03., https://www.ocpc.kr/8e6ebbc9-b648-4bc1-9cfc-6f23ad99ae42
4) 환경부, 국가지표체계, "온실가스배출량", 202401.04., https://www.index.go.kr/unify/idx-info.do?idxCd=4288#
5) 환경부, e-나라지표, "국가 온실가스 배출현황", 2024.02.13.,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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